|
방학때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댁을 가면 보았던 물건들이 한가득 책속에 나와서 얼마나 반가웠다. 물건은 안쓰면 없어지고 버려지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물건들을 값어치있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가 너무 좋았다.
이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아침마다 할머니가 쪽진 머리를 풀어서 참빗으로 긴머리를 빗고 다시 쪽을 지시던 모습이 생각났고 , 한겨울 방안에 화롯불에서 밤을 구워주시던 생각, 집댓돌위에 올려져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무신,부엌에 김이 나던 가마솥, 떡을 해주시던 시루 , 할머니와 엄마가 같이 빨래를 만지시던 다듬이소리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몇가지나 물건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시절의 물건들에게 사랑과 추억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끔 물건은 대를 이어 물려주던 전통이 있엇던 옛시절이 지금은 다 없어져버려 안타까움이 생긴다. 엄마는 시집올때 가지고 오셨던 몇 가지물건과 함께 친할머니가 물려주신 세간등등을 매일 아침 만지고 닦고 하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가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이야기 하실때 물건과 얽힌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외할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셨다. 시집갈때 잘 살라고 사리빗자루 손수 만들어주셨다면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와서 밤새워 3개를 만들어주셨다고 집에서 떠나는 첫째 딸에게 사랑하는 맘을 표현못했던 그시절 배고팠던 시절에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던 같다. 엄마가 그이야기를 할때면 눈빛이 젖어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헤매이고 있음을 알게된다 . 그런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속에 작가의 개인적인 수집사연과 함께 이야기되고 있어 재미있다.
이처럼 그녀의 물건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나의 기억과 만나는 순간들이 있어 더욱 반갑고 기쁘다 .
그중하나는 고무신장난감에 대한 이야기, 고무신 한쪽을 접어 다른 쪽에 쑤셔넣고 장갑차를 만들어논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때 고무신은 즉석 어항이 된다. 라고 하는 부분은 어린시절 시골가서 물가에서 어항삼아 놀았던 기억과 고무신을 반접어 동네 아이들과 들고 뛰었던 기억이 난다.
오래된 물건들이 속닥 속닥 소리를 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제목이 딱 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인것 같다. 한쪽에 방치되고 있는 물건들을 끄집어 내어 그녀만의 이야기로 만든 능력도 대단하지만 우리에게 조상의 물건들에 대한 소중함과 추억을 선사한 그녀에게 고마움이 든다. 그리고 엄마의 물건들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곁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또한 생각할수 있는 계기가 된것 같다. 결국 물건은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의 성장과 추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는 소중한 물건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우리 전통의 물건들에 대한 쓰임새와 지혜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 우리집에 오래된 물건부터 함 찾아봐야겠다 . |
|
언제부터인가 헌것 보다는 새것을 더 근사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하고 살고 있었다. 허나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젊은 시절에 보지 못했던 오래된 물건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래된 물건들이 주는 편안하고 고고한 멋이 느껴져 가끔씩 고가구 전시회장을 찾거나 우연히 마주치면 쳐다보곤 한다.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의 저자 이정란씨는 할머니를 통해서 오래된 물건들이 가진 이야기에 매료되고 금은보화보다 더 소중하고 귀중한 값어치를 가진 보물이란걸 느끼게 된다. 그런 저자의 눈에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한 옛 물건들은 자신의 공간에 원래 존재했던 것처럼 익숙함과 편안함을 제공하며 제자리를 잡아갔다. 하나의 물건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용하고 만진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섞인 삶의 흔적이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것이다. 그런 저자의 눈에 비친 우리의 오래된 물건들이 가진 아름답고 고고한 모습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일반인들이 알 수 있도록 소중한 추억을 꺼내 들려주듯 정감있고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책 안에 나온 오래된 물건들은 TV 사극이나 박물관 등에서 한번 이상은 다 보아왔던 물건들이다. 어떻게 생긴 물건인지는 알아도 이름까지 제대로 다 알고 있지 못했던 것도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이름으로 불리우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집에도 있고 시댁에도 있어 제사 때마다 꺼내서 쓰는 '병풍'은 솔직히 부피에 비해서 멋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 화려함이 물씬 느껴지는 그림들이 들어 있지만 미술전시회에 만나는 그림들과 달리 불필요한 물건처럼 느끼곤 했었다. 삼국시대 사대부 가정에서 주로 사용했던 병풍은 자신이 소망하는 것들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병풍안에 자신의 소망을 담아 냈다는 것도 좋게 느껴졌으며 그 안에 부부의 해로나 운수대통 등을 넣은 소원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소망을 담아낸 것들이라 우리 문화의 하나의 꽃으로 오래도록 진화하면서 계속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결혼 할 때 친정 엄마가 목화 솜으로 비싼 이불을 시부모님과 나에게 해 주셨다. 솔직히 침대 생활을 할 예정이라 굳이 우리는 필요치 않다고 했지만 엄마는 목화 이불은 보온성도 뛰어나고 온도와 습도까지도 조절해 주어 이불을 덮으면 느껴지는 묵직하고 따뜻함이 최고라며 기여코 해주셔서 유달리 추위에 약한 나와 옆지기는 겨울마다 아주 유용하게 썼었다. 몇 년 전부터 가볍고 따뜻하다는 이유로 극세사 이불로 바꾸면서 목화솜 이불을 버렸는데 다시 솜을 틀어 사용할걸 후회한 적도 있을 정도로 한번씩 엄마의 손을 잡고 목화솜 이불을 구경하던 시간이 생각이 난다.
지금은 한약방에서 한약을 다려서 가져 오지만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예전에 할머니가 우리집에서 같이 살 때는 약탕기를 사용해서 한약을 끊였던 기억이 있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제일 큰 손녀라 한두번인가? 할머니가 약탕기에 손수 끊여서 해주신 보약을 먹곤 했는데 약탕기를 보면서 할머니의 손길이 생각이 나고 그 약탕기를 가지고 작은 화분이나 숯을 담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저자의 글에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오래된 물건은 좋은 것은 골동품으로 인정 받아 갖고 있어도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현대의 세련된 가구와 비교해서 필요치 않다고 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에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하나의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생활 속에 묻어 있는 실용적이고 편리함까지 갖고 있는 오래된 물건들이 주는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생활속에 한 멋을 장식해 줄 수 있다. 오래된 물건들의 구입처나 보관법, 사용법 등까지 알려주고 있어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라 생각한다. 그동안 미처 몰랐던 오래된 물건들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한 아름다움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
|
어린 시절 부모형제,친구,이웃들과의 공동체에 가까운 삶을 살던 시절은 엊그제 같다.그러한 삶 속에서 자란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유난히도 추억과 기억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눈 감으면 초가삼간 우리집과 더불어 뒷집,앞집들의 사계의 풍경과 동네 고샅길부터 당산나무가 있는 새마을 회관을 거쳐 실처럼 길게 드리워진 신작로는 내가 초.중을 다니던 통학길의 정겨운 시절이 대체로운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이것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잊혀지지 않고 그대로 한 폭의 그림과 같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좋은 학교,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성년이 되었을 무렵 어느덧 시골은 노인들만 남은 곳으로 변해가고 농촌은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농촌을 떠나 도회지로 떠나면서 시골집에 있던 세간들이 버려지기 일쑤이다.그러한 세간들은 오랜 시간 조상들의 정성과 손길을 거쳐 온 생활용품이고 전통의 멋과 예스러움을 갖추고 있기에 현대적인 세간들과 비교해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값어치도 나가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찬찬히 뜯어 보면 세간들 하나 하나에 조상의 숨결,지혜,정성,가치 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에 요근래 시장에 나오는 화학제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체 건강에도 좋고 정겨워서 좋고 인간미가 담겨 있어 더욱 좋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외지로 장사를 하러 가셨기에 몇 년을 조부모님의 훈육을 따르며 자라왔던 나는 할아버지,할머니의 말씀,행동,농삿일,가사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배우며 몸으로 체득한 것이 많다.그 시절의 삶은 기계화 이전의 삶으로서 사람의 경험,지혜,손길,기다림,인내가 주가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비록 그 삶과 생활이 느리고 불편했지만 어른이 되어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니 그 시절이 그립고 정겨우며 사람사는 맛이 온전히 남아 있기만 하다.타임 머신을 타고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기만 하다.다시 현실로 되돌아 오면 나아가야 할 삶이 팍팍하고 무기력해지는 기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때가 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머슴과 같이 하루도 쉼없이 손과 발을 놀리지 않으셨다.할아버지께서 잘 만드셨던 것은 싸리 빗자루,수수빗자루,멍석,삼태기,채반 등이었다.봄볕을 받으시면서 흙벽에 몸을 기대어 두 손으로 재료를 하나 하나 엮으시면서 잠시 담배 한 대 물면서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셨다.일이 거의 끝나고 점심,간식 먹을 시간이 되면 볼기에 묻은 흙을 탈탈 털으시면서 할머니께서 차려 오신 밥상머리로 가셨던 기억 한 장면이 내 머리에 오래 남아 있다.또한 할머니께서도 부창부수와 같이 늘 몸을 놀리지 않고 무슨 일이든 만드셔서라도 하시곤 했다.메주를 쑤어 간장을 담그고 고추가루와 찹쌀을 이용하여 고추장을 바지런하게 담그시던 모습도 그렇고 오래간만에 이모할머니,작은아버지,고모댁에 출타하실 경우에는 솥에 물을 부어 따뜻해진 물로 머리를 감고 얼레빗으로 먼저 빗질을 하시고 아주까리 기름을 한손에 듬뿍 담아 머리에 윤기가 나도록 바른 후 참빗으로 곱게 머리결을 다듬으신 후 화룡점정과 같이 비녀를 예쁘게 꽂으셨다.할머니는 경대에 비친 당신의 모습이 흡족하신지 치마,저고리를 입으신 후 버선을 신으시고 나에게 "따라 올래?"하시면 얼씨구 좋다 하면서 졸졸 할머니 뒤를 따라 갔던 기억도 새롭기만 하다.
어머니는 장사일을 잠시 접고 명절을 쇠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장을 보시고 집에 오시면 쉬는 틈 없이 대목 준비에 바쁘셨다.구멍이 뚫린 시루에 떡을 앉히기도 하고 재배한 쥐눈이콩으로 기른 콩나물을 건져 오시기도 했다.그외 깨강정,유과,쑥떡,인절미를 할머니,작은어머니가 합심을 해서 만드시기도 하면서 굽어진 허리가 쉴 틈도 없이 그저 묵묵히 명절준비에만 몰입했다.특히 겨우내 먹을 수 있는 땅 속의 동치미는 꿀맛과 같이 시원하기만 했다.아삭한 사과,배,무가 입안을 돌면 밥맛도 절로 돌았다.번철에 익혀 낸 갖가지 적(표준어:전)과 불쏘시개로 익힌 재래김(시골에선 해우라고 함) 등도 명절날엔 그 어느때보다도 뿌듯하기만 했다.
지금은 잊혀져 가는 옛 것들이라고 하지만 불과 30년 전의 시골의 세간살이만 모아 놓은 옛 것들을 접하면서 과연 현대적인 세간들이 모두 좋은 것인가라고 자문자답해 본다.이정란저자는 친정에서 쓸만한 예스러운 물건들을 가져 오면서 조상들의 숨결,지혜,생활철학,삶의 가치,의미 등을 되새겨 보고 있다.사람의 몸에 걸치는 것들도 있고 세간살이에 유용한 물건들도 다수 실려져 있다.이 글을 읽으면서 조상들은 비록 느리지만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자연의 질서를 거스리지 않으려는 순수한 정신을 지녔다고 생각한다.게다가 사람의 몸에 전혀 무해한 것들이기에 보면 볼수록 새롭기만 하다.자칫 잊혀질 수 있는 지난 시절의 물건들이지만 현대인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함으로써 그 가치와 의미,생활의 지혜는 더욱 숙성되어 가지 않을까 한다.
|
|
딸 자식들 모두 결혼시키구 홀로 적적해하시는 엄마에게 큰 딸인 내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 오시길 수차례 권한 끝에 엄만 마지못해 찬성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결혼해 신접살림차리신 이후로 새로 집을 짓기위해 옆집으로 잠시 주거지를 옮기신 걸 제외하곤 단 한번도 이사란 걸 모르신 채 한 장소에서 줄곳 사셨으니말이다. 손떼묻고 세월이 스쳐간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 집을 떠나가 어디 쉬우셨을까 싶다. 하지만 지척에 모시고 자주 뵙고 싶은 딸의 마음을 받아 들이신 것이리라. 이사짐은 얼마 없다시더니 그동안 하나둘씩 모아오신 살림살이가 꽤나 많아 쓸만한 것들만 추리셨지만 못내 버리기 아까운 오래된 물건들이 엄마의 발걸음을 잡는다. 그깟 고물단지 누가 거져줘도 반기지않을 거라며 아까워 마시라 했지만 반들반들하게 윤이나는 항아리며 할머니께 물려 받은 재봉틀이며 다딤이돌, 홍두께, 소쿠리에 반닫이 등 아파트에는 들여놓기 버거운 덩치 큰 돌절구까지 이웃에게 소용되면 가져가라 되려 통사정을 하신다. 버리기는 정말 아까우셨던가 보다.
모든 물건은 버리는 사람에게는 쓰레기, 재활용하는 사람에게는 보물이라 말하는 방송작가 이정란에게 빛바랜 옛 물건들은 그야말로 보물단지나 다름없다. 그녀의 눈에 띄어 버려질 뻔한 물건들이 보물로 뒤바뀌게 된 것들이 어디 한 두개인가. 어떤 것들은 장식용 소품이되기도 하고 생활용품으로 되살아난 원래의 쓰임새와 가치를 되찾고, 때론 기품있는 골동품의 자리를 꾀차도록 제자리를 찾아준다. 이 책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은 저자의 탁월한 안목으로 찾아낸 보물과도 같은 오래된 물건들과의 첫 만남부터 그것들을 만드는 과정, 쓰임새 등에 관한 이야기며, 곁에 두고 보면 볼수록 새록새록 정이든다는 저자의 옛 물건들에 대한 사랑이 듬북 담겨져 있다. 책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스물스물 떠오르며 동시에, 이사 올 때 두고온 추억의 물건들이 지금은 어딘가에 버려지거나 천덕구러기가 되어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고 괜히 엄마한테 미안해 진다.
내 기억속의 엄마는 할머니와 다듬이돌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풀먹인 천을 박자를 맞춰가며 방망이질 하시던 모습이다. 혹여 손이 다치진 않으실지 보는 내가 다 가슴이 조마조마했지만 어느새 리듬을 타고 경쾌하게 들리는 방망이질 소리에 선잠이 들곤 했었다. 밤이 이슥도록 다듬잇소리가 울려 오곤 했다.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신 할머니께서 손수 재봉틀로 모시적삼을 지어 입고 남은 자투리 천으로 선녀의 잠자리 날개같은 원피스를 만들어 주셨는데... 더운 여름날 다듬잇돌을 베고 잠들면 입이 돌아간다는 할머는 말씀도,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도 이젠 기억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그리움으로 자리한다. 내가 그러할진데 생활 속에서 그 물건들과 함께 했을 엄마는 오죽했을까 싶다. 할머니와 엄마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았을 그 물건들이 당장 쓸모가 없더라도 빈방에라도 두자고 다 가져 올것을.
반닫이, 뒤주, 함, 사방탁자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셨던 물건들과 소반, 시루, 약탕기, 옹기, 수세미 등은 엄마의 살림살이들을 꺼내서 다시 보는 듯 하다. 장식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옛 물건들을 적당히 배치해 장식효과를 높인 작가의 감각이 돋보인다. 옛물건들을 보며 이렇듯 그리움에 안타까워 할 줄을 정말 몰랐었다. 만든이의 정성이 담겨있고 곁에두고 사용하던 이의 야무진 손끝이 묻어나는 옛물건들에는 정겨움과 그리움의 숨결이 살아있다. 그나마 할머니의 재봉틀에 모터를 달아 현대식으로 만들었지만 길이들어 윤이나는 아름다운 몸체와 아직도 잔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가만히 두 눈 감고 들어보면 속닥속닥 옛이야기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무엇을 만드시는지 궁금해 재봉틀을 떠나지 못하는 나는 가무륵 잠이들고 꿈결처럼 차르륵차르륵 패달밟는 소리가 들렸었는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시던 다정한 고부지간인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도. 도닥도닥, 똑딱똑딱, 또드락 딱딱······. 이웃집 다듬잇소리 무애 양주동의 시 「다듬잇소리」가 절로 떠오른다.
|
|
골동품 가게를 지나다 보면 손때가 묻은 물건이나 어딘가 한쪽 귀퉁이가 깨지기도 하고, 푸른 이끼가 끼어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 오래된 물건을 보면 나보다 더 나이를 많이 먹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오면서 이 곳까지 왔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선뜻 구입하지 못하는 것은 비싸기도 하지만 왠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있지만 내 것은 아니라는 느낌...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은 방송작가로 활동한 이정란 님의 글입니다. 오래된 물건에 관심을 가지고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수집한 자신의 것들을 풀어놓은 이야기입니다. 그러기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교양을 쌓기 위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면 실망을 하였을 테지만, 저처럼 관심은 있지만 모르는 게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참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래된 물건 하나하나를 수집하게 된 동기, 오래된 물건에 관한 작은 정보들까지 참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버린 물건이 이정란님에게는 보물을 찾은 것 같고, 그 가치, 그 물건의 아름다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아이들은 별 관심없지만, 저로서는 신기할 뿐입니다. 아이들의 공부가 될까 하고 찾아온 박물관이 저에게는 어렸을 때 사용했던 것들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직 어렸을 때 살았던 그 집에 있는 것들인데... 이정란님의 책 속에서도 나오는 다듬잇돌과 방망이..를 보면서 어렸을 때 할머니의 다듬잇질이 정말 신기해 보여서 따라해본 경험이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책을 읽으면서 나의 추억이 하나하나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참 많아서 좋았습니다. 낡은 창호지를 뜯어내고 새하얀 창호지를 바르던 기억..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 덮었던 목화솜 이불.. 혹시 이라도 있을까봐 종종 엄마가 머리검사를 하느라 사용했던 참빗... 떠오르는 추억만큼이나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참 그리운 어린시절입니다.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지금보다 더 정겨웠던 기억이 나는 것은 무었때문일까요?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무엇을 추억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오래된 물관과 속닥속닥>을 읽는동안 잊고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고, 옛 물건의 소중함 또한 그 가치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골동품가게에 머무는 시간이 좀더 길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
우리는 물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살다보면 자꾸 물건이 쌓이게 된다. 광고를 보면 갖고 싶은 물건도 많아지고, 항상 새롭게 생겨나는 물건들이 세상에는 가득하다. 그렇게 늘어나는 물건들에 우리의 정신을 빼앗기곤 한다. 아무리 정리를 하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물건을 빼지 않으면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동안 정리를 하면서, 사용하지 않거나 실용적이지 못한 물건들을 빼버렸다. 그러다보니 정말 소중한 물건만 내곁에 남고 있다.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렸지만 속이 후련하다.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제야 오래된 물건들 중 소중한 물건이 내 눈에 들어온다. 반닫이, 뒤주, 병풍, 화로, 목화솜 이불, 약탕기, 보자기 등이 나에게 남아있는 골동품이다.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치워버릴 뻔한 골동품들이 여전히 내 곁에 남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물건들은 오랜 세월을 담고 있다. 나보다 더 오랜 시간 이 세상에 존재하기도 했고, 제각각 사연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시점이 그런 나의 마음과 맞아떨어져서 더욱 의미를 준다. 나에게 있는 물건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며, 저자의 물건들은 어떤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새로운 물건들이 가득찬 세상에서 옛 물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골동품을 그냥 장식용으로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서 재탄생 하게 한다. 오랜 세월과 이야기를 간직한 물건들이 다시 멋지게 태어나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니 세월과 함께 멋진 기운을 뽑아내는 물건들을 살펴보게 된다. 우리는 왜 우리 곁의 소중한 물건들을 그 값어치를 해주지 않으면서 살았던 것일까? 실용적이면서 멋스러운 물건들을 이제야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을 보며 나도 골동품을 잘 활용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된 물건을 이용하는 데에 한 수 배운 느낌이다. 정말 실용적이고 소중한 물건들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쓰레기를 줄이자는 개그맨들의 이야기를 잠시 보았다.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일회용품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아파하는 지구에게 조금이라도 관심과 애정을 쏟으려는 노력을 하고 싶어졌다. 나의 생각에 작은 변화를 준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나의 생각에 작은 변화를 주었다. 골동품이라 버리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못했던 물건들에 대해 소중하게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생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킨 이 책,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
|
옛날 물건에 대한 추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였다. 그러고 보니 여러가지가 떠올랐다. 메주를 방안에 놓고 띄운다거나, 장마철에 홍고추를 아랫목에 말릴때면 고추와 메주와 동침을 했어야 했다. 맵고 코가 썩어 들어가는 냄새가 난다. 전에는 기와 지붕이였는데 지금은 가짜 무늬만 기와인 지붕을 둘러쓰고 있다. 볼때마다 얼마나 어색한지 모르겠다. 전에는 지붕에 물이 새거나 할때 기와를 들어내고 수리를 하곤 했었고 집집마다 지붕이 이어져 있어서 지붕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바라볼때의 느낌이 좋았다. 재미있는 건 그때 기와를 얹은 집들도 모두 가짜 기와 지붕을 얹고 있다.
추억의 물건으로 반닫이로부터 시작된다. 그러고보니 할머니 방에 반닫이도 있었고 큰방에 자개장도 있었다. 반닫이 안에는 옷에서부터 다양한 추억의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손을 넣어서 휘젓는 맛이 있다랄까. 무슨 물건이 손에 잡힐지 모르는게 매력적이였다. 그다음 물건은 '함'이였다. 그러보니 요즘엔 "함 사세요."라고 외치면 신고 들어갈지도 모른다. 한참을 동네방네가 떠내려갈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그런 시절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요즘엔 쏙 들어가 버렸다.
제사때 뒷 배경으로 병풍이 보였다. 아마도 그때 난 태어나지도 않았을때 였다. 집에 있었던 병풍은 언니의 책던지기 신공으로다가 망가졌다고 후문으로 전해졌다. 회중시계와 쾌종시계 편에서는 지금은 멈춰버린 쾌종시계가 생각났다. 마루벽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었던 쾌종시계의 소리를 들어본지 오래 되었다. 쾌종시계 사진을 보니 집에 있는 것과 비슷해서 무척 반가웠다. 밥을 줘야 하는데 이제는 그런 시계방을 찾아보기 싶지 않아서 오랫동안 마룻벽에서 버티다가 창고로 들어갔다. 백자기와 화로는 박물관에서나 보았던 것이다. 지금도 시골집은 여름엔 모기장을 바르고 겨울철에는 창호지를 바른다. 전에 살던집은 계절감이 살아있다. 지금은 안에 있으면 여름이 되어도, 겨울이 되어도 계절을 잘 느끼지 못한다. 시골집에서는 창호지가 살아 숨쉬기에 마루를 통해서 햇살이 자연스레 들어온다. 요즘처럼 유리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빛이 아니기에 눈부시지 않다. 환하게 비춰주는 느낌이였다. 밤에는 달빛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오면 창호지안의 풍경은 다양해진다. 스산한 바람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풀벌레 소리도(솔직히 시골생활을 하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녀석들 모조리 숨통을 끊어 놓고 싶을때도 있다. 내가 특별나게 과격한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가을밤에 귀뚜라미가 하도 울어대서 미칠지경이기도 하고 아침엔 참새들의 숨통을, 에지간히 좀 짹짹 거렸으면 좋겠다.)
생활의 추억이 듬뿍 담긴 옛 물건과 만나는 일은 즐거웠다. 고무신에서는 할머니의 향기가 느껴졌다. 할머니께서는 늘 고무신을 즐겨 신으셨기 때문이다. 솜이불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어린시절에는 솜이불을 덥고 가운데 끼여서 자면 제대로 숨쉬기가 힘들었다. 어찌나 무겁던지 돌아눕기도 쉽지 않았었다. 주택에 살때도, 지금의 높은 집에 이사와서도 언니는 솜이불을 무척 사랑한다. 솜타기가 쉽지 않아서 전에 솜이불을 새롭게 만들지 못했다. 목화솜을 새로 사서 솜이불을 만들었는데 어찌나 무겁던지 아침에 갤때마다 허리가 휘청거린다. 그래서 무게를 재어 보았더니 자그만치 10kg이였다. 휴~ 빨래줄에 널기도 두렵다. 솜이불은 안에 홑청이 잘되어 있지 않으면 솜이 스물스물 빠져나온다. 그리하여 솜이 좀 빠져 몸무게가 8kg이 되어 버렸다. 솜이 빠져서 많이 아쉽긴 했지만 조금은 편해졌다.
어머니도 전에는 버선을 즐겨 신으셨다. 시루나 약탕기를 만나니 반가웠다. 할머니께서 시루에 길러주던 콩나물도 생각났고 약탕기에 약을 다리던 한약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아무래도 약은 정성이다. 요즘엔 편의상 팩에 든 약을 먹지만, 여전히 약탕기에 다리던 약이 더 몸에 좋다고 생각된다. 번거롭지만 그만큼 정성이다. 뚜겅에 한지를 두르고 부채질을 하면서 약을 졸이기를 기다리며~ 지금은 다려도 가스불에 다리겠지만. 좋고 편리해진 물건들이 많이 나왔다. 좋은 물건을 고르는 방법과 그 물건의 사용법과 구입처도 소개되어 있다.
<북카페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
예전에 방정리를 하면서 책상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옛물건들과 마주한적이 있다. 이사올 때 빛바래고 손때묻은 것들을 보며 낡고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대거 정리하여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키거나, 그나마 운좋게 살아남은(?) 물건들은 모아놓았는데 그렇게 서랍 한구석에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때는 버리기 바빴었는데, 어렸을 때 썼던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문득 들여다보니 추억과 함께 익숙함과 편안함을 그것에서 찾아내게 되었다. 어렸을 때 사진속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빛 바랜 이불, 엄마가 시집올 때 해서 가져왔다던 그 이불이 낡아서 불편하게 느껴지는게 아니라 왠지 오래된 친구처럼 기분좋은 편안함이 그 속에 있었다.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을 보면서 이렇게 나에게 잊혀졌던 예전의 물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책 표지에는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는데 책을 보면서 이 글귀처럼 저자의 옛 물건에 대한 사랑이 잘 느껴졌던것 같다. 책에서 소개되는 옛물건 중에서는 내가 아주 익숙한 물건들도 있고 약간은 어색한, 사진으로만 봤던 물건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 일상생활에서 우리와 함께 했던 물건들이라는 점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하게 느껴진다.
옛물건이라고 해서 시대에 뒤쳐지는 것, 손이 안가는 물건들이라고 생각하고 홀대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오래된 물건이야 말로 그 물건만의 매력이 담긴 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물건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으니, 요즘 물건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정갈함이라던가, 소박함이 깃들여져 있음을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옛물건에 대한 느낌도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추억들이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싶다.
|
|
어떤 물건이든 자신에게 필요치 않으면 쓰레기가 되는 것이고 또, 그 물건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보물이 되는 것처럼 같은 물건이라도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방송작가인 저자 이정란씨는 낡은 친정집을 허물면서 옛날 물건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하나 둘 씩 집으로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 언제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도 몰랐지만 어느새 제 자리를 잡고 저자또한 그 물건들을 오랫동안 사용하던 것처럼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외갓댁에서 밤이면 불 밝혀주던 호롱이 너무나 신기해 전기불이 들어오면서 쓸모없게된 호롱을 집에 가져온 적이 있는 내게는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고 친근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깊은 멋은 세월과 함께 빛을 발한다, 귀한 물건은 사람도 귀하게 한다, 손때가 묻으면 생활의 향기도 짙어진다의 3장으로 나누어 모두 스물 여섯 가지의 물건들은 특별하게나 아주 귀한 물건이기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라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 새것, 새로운 것만 좋아라하고 오래된 것 낡은것은 귀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별 쓸모없다고 생각하면 쌓아두기 못하고 버리기 일쑤였는데 저자는 그런 물건들에 이야기를 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정말 속닥속닥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물건들은 대부분 저자가 사용하는 것들로 이것들을 얻기위해 때로는 할머니께 또 때로는 언니들을 설득하기도 했으며 또 아주 가끔은 운(?)좋게 누군가 쓸모없다고 버린 것을 주워오기도 했으며 아주 가끔은 필요치않아 저렴하게 내 놓은 것을 사들이기도 했다고한다.
엣날 온돌방에서 생활하던 문화가 서서히 침대를 사용하는 문화로 바뀌면서 많은 물건들이 자리바꿈을 한 게 사실이다. 또 그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했었는데 저자의 글을통해 옛것과의 만남이 많은 이야기들을 안고 있다는 것을 새삼느낀다. 그 물건들 속에는 이야기 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까지 함께 스며있음을 말이다. 새것만 좋아라했다면 놓치고 말았을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하고 싶은마음에 여기저기 돌아본다, 나도.. 표주박이 있는가하면 외갓댁에서 가져온 호롱도 있다. 회중시계도 서랍에서 나오고 장롱에는 아직도 목화솜이불이 고이 모셔져있다. 의미없이 흩어져 있던 내 오래된 물건들이 새삼 소중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언젠가는 의미없이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을 많은 아이들에게 이젠 의미를 부여하려한다. 그리고 골동품이나 명품은 아니지만 내 손때가 묻은 소중한 아이들로 고이간직하려한다.
|
|
나의 어린시절과의 조우 예전에 나도 시골에서 살아서 오래된 물건들을 사용해 본 기억이 있다. 아주 꼬마적에는 디딜방아도 직접 발로 눌러서 곡식또 찧어보고, 시골 할머니들과 멧돌을 같이 돌리던 기억, 집안 옷장에 있던 한자책이 즐비했던 기억등이 이책을 보는동안 새록새록 생각이 났다. 오래된 물건에 대한 가치를 나이가 듬에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것 같다. 단순히 오래된 물건이라서도 의미가 있긴 하지만 거기다 어린시절의 추억이 함께 어우러지니 "골동품이 내게로와 명품이 되었다"라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책속에 나오는 물건들의 일부는 얼마전 박물관에서 본것도 있었고, 어릴적에 사용해본 것들도 상당히 많았다. 얼마전 박물관에서 본 뒤주를 난 참 마음에 들어 했는데, 크고 열쇠도 듬직하니 달려있어서 진귀한 것을 넣어두면 딱이겠다 싶었다. 예전에는 쌀이 그런 역활을 했다고 하니 쌀이 뒤주의 주인이 됨은 당연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역사속 인물 사도세자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뒤주안에서 갖혀 죽어갔던 어린 사도세자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어릴적 우리집에도 괘종시계가 있었다. 시간이 되면 "댕댕" 거리며 종을 울렸는데, 어느날 시간이 안가면 시계밥을 줘야 한다며 할아버지가 옆에 있는 구멍에 열쇠같은걸 집어넣어서 돌리면 다시 시계는 잘가게 되고 소리도 우렁차게 내었던 기었이 난다. 책에서 오랫만에 어릴적에 봤던 괘종시계를 보니 정말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괘종시계가 아닌 나의 어린시절의 추억과 마주하게 되니 입가에 훈훈한 미소가 번진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과 닥풀을 섞어 만들기 때문에 '닥종이'라고도 한다. 예전에 할아버니자 닥나무 껍질을 벗겨서 파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인지 문득 소죽을 끓이시면서 거기에다 닥나무 껍질을 불려 벗겨내는 모습이 떠올랐다. 어릴때는 나무 껍질을 왜 벗기시나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할아버지의 닥나무에서 멋진 한지가 탄생되어 누군가가 필요한 한지가 되을거라 짐작해 본다. 작가님도 한지로 도배를 했다고 한다. 방온,방풍,통기성과 자동습도 조절, 천연재료의 엄청난 장점들의 설명으로 도배를 한다면 한지로 해도 정말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화솜 이불, 예스러운 이불 디자인이 예전엔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목화는 식물성 천연섬유이고 보온이 잘되고, 온도와 습도 또한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고 히니 목화솜 이불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다가왔다. 목화솜 이불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구입해서 사용해 볼까? 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수세미외 하고 번철(무쇠 팬) 이였다. 천연재료인 수세미외를 구입해 설거지할때 쓰면 좋겠다 싶었고 번철 또한 기존 후라이펜 보다 좋타고 하니 관심이 생기고 구입해서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상하게 구입가능한 연락처와 인터넷사이트 그리고 가격대가 적혀있어 좋았다.
이책을 통해서 오래된 물건에 대한 지혜로움과 소중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예전엔 미쳐 몰랐던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이책을 통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 선조님들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생활속 문화를 엿보는 계기가 되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