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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진 시인의 시집을 오래 기다렸다. 우리들이 끝마쳐야 할 시 ‘오늘의 일과’ 끝에는 ‘산꿩이 제 이름을 부르듯’ 우리도 우리 자신을 되물으며 귀가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시인의 눈은 우리가 시 ‘광어’처럼 시간에 의해 천천히 발려져 가고 있다는 걸 발견해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죽음 가까이에 다가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 ‘팽이론’의 ‘팽이’처럼 현기증이 나는 일상을 벗어날 수 없다. 스스로에게서 파생된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운명을 끝끝내 버텨내야 하는 것이다.
시 ‘고향 아주머니’의 인사에도 어줍짢게 안부를 묻는 시인은 아마도 현실에 적응이 힘들 것 같다. 사실을 너무 사실대로 알아서 힘든 일상에 안주하지 못하고 시 ‘산꿘이 운다’에서처럼 자신의 ‘이름’을 찾듯 시‘구례 어딘가를 지나가는 잠’에서는 화순 최씨 본관을 찾는다.
나 같은 백수에게는 시 ‘도서관은 없다’처럼 도서관엔 의자에 의자들만 가득 앉아 있다.
내가 품고 있는 이 시대의 불만과 내 현실을 너무 쉽게 들켜버린 것 같다.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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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고 시인에게 미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