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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자매들 - 세자매 행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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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에 빠져사는 아버지 덕에 이름도 세익스피어 작품 속 인물에서 따온 로절린드, 비앙카, 코델리아. 세 자매의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그저 어쩌다보니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첫째 로절린드는, 전형적인 큰언니 캐릭터. 다 챙겨주고 돌봐주고 하면서 투덜댄다. 내가 없으면 이것들은 제대로 하는게 없어!! 둘째 비앙카. 파티퀸, 명품을 온몸에 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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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에 빠져사는 아버지 덕에 이름도 세익스피어 작품 속 인물에서 따온 

로절린드, 비앙카, 코델리아. 세 자매의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그저 어쩌다보니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

첫째 로절린드는, 전형적인 큰언니 캐릭터. 
다 챙겨주고 돌봐주고 하면서 투덜댄다. 내가 없으면 이것들은 제대로 하는게 없어!! 

둘째 비앙카. 파티퀸, 명품을 온몸에 두르고 예쁘기도 하지만 늘 속이 텅 빈것 같다 생각한다. 
나이 들고 나니 술집에 가서 남자를 꼬셔도 젊은애들이게 치이기만 하고.
나는 첫째언니처럼 잘나지도 못하고, 막내처럼 사랑스럽지도 않아...!! ㅠ 

셋쩨 코델리아는 사랑스러운 말괄량이 캐릭터! 
히피처럼 돌아다니다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여태까지 내것은 하나도 없었어. 늘 물려받았으니까. 하지만 이 아이는 온전히 내꺼야! 

여튼, 이런 기이한 자매들이 다시 집에 모였다. 
엄마가 유방암 판정을 받는 바람에. 
엄마 걱정겸, 본인 문제로 갈데가 없기도 해서 오랫만에 집에 다 모여서 티격태격 하면서 자신을 찾고, 성장해 간다는 이야기.

셰익스피어가 쓴 단어는 'wyrd'에 가까운데 이 단어의 의미는 아주 다르다. 'wyrd'는 운명을 뜻한다. 우리는 무얼 하도록 운명 지워지지 않았다. 스스로 우리 삶을 선택했다. 운명 따위는 없다, 고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세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배경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각 자매의 이름을 따온 캐릭터에 분명 의미가 있었을 텐데. 누구였던지 기억도 안나고, 이름만 대충 기억나는 정도라 비교해가며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집안에서 끊임 없이 인용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들도 깨알 재미였을 것 같다.

어찌보면 조금 지루하고, 느리고, 뻔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사실 같게 느껴졌다.

"그래놓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로즈 언니 빼고." 코디가 말했다.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누구 기준으로? 너희는 셋 다 똑같이 그런 말을 하는구나. 대체 누가 너희한테 서른 살이 되면 자기 분야에서 일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는지 모르겠다."


이 나이가 되었지만, 자매들이 서로 비교하면서, 왜 난 이모냥이지 하는 모습들이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아쉬운 점이 이래저래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뜨끔. 

한번은 사귀던 남자친구가 무심하게 일 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몇백 권 정도." 빈이 말했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 그는 놀란 듯 물었다.
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 지 궁리해보았다. 볼 게 없다고 투덜거리면서 텔레비전 채널을 몇 시간씩 돌리고 앉아 있지 않으니까? 일요일 낮시간을 오롯이 경기 전 방송, 경기, 경기 뒤 방송을 보는 데 허비하지 않으니까? 매일 밤 터무니없이 비싼 맥주를 마시면서 보내지 않으니까? 줄을 서서 기다릴 때, 헬스클럽에서, 지하철에서, 점심 먹을 때, 줄이 길다고 불평하거나 멍하니 앉아 있거나 반짝이는 표면마다 내 모습을 비춰보지 않으니까? 그럴 때 난 책을 본다고!
"몰라" 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 그 외 밑줄쳤던 부분

"우린 모두 어리석고도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죠. 내 경험상 좋은 사람은 자기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곤 해요. 당신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심하게 길을 잃긴 했지만,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믿어요. 그게 핵심이에요.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것"

일종의 역겨운 운명 같은 거였으니까. 자매로 태어났으니 계속 자매여야 할 운명이다. 우린 거기서 이미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가족의 악덕인 무질서와 문학이 고스란히 담긴 저녁의 한 장면. 우리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는 법이 없었다. 자유롭게 타고 내리는 버스 투어의 관광객처럼 단어들 사이로들어갔다 나오곤 했다. 부엌에 책을 내려놓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다른 책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읽었다. 아버지야 물론 셰익스피어가 쓰거나 셰익스피어에 관해 쓴 책만 읽었지만 어머니는 우리의 독서와 교육을 여러 방면으로 넓혔다. 
로절린드, 비앙카, 코델리아.  

사이좋게 지내는 자매들이야 많지만 콩 반쪽도 나눠 먹는 자매들이 대체 어디 있나? (...)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그저 어쩌다보니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 

"언니라면 당연히 안 그러겠지. 하지만 우린 언니처럼 와완벽하지 않아."

"은퇴하셨을 줄 알았어요."
랜드리지 부인이 웃음지었다. "일을 놓기에는 너무 늙었지. 일을 해야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다가오는 걸 잊을 수 있으니."

만약 내 이름이 이미 누군가가 충분히 누리고 살았던 이름, 누군가와 아주 뚜렷하게 연결된 이름이라 입 밖에 내기만 해도 원래 주인이 떠오르고 내 존재는 부록처럼 느껴진다면?

우린 우리 이름을 무거운 짐처럼 지고 산다. 벗어나려고 애써봤지만 그 영향이 이미 우리에게 스며들었고 우리가 그 인물들의 삶을 따라 산다는 걸 자꾸 깨닫게 된다.

"나는 못 갈 것 같아."
"그럼 변명이 안 되는 거야. 엄마가 어떻게 되든 아니든 그건 언니 미래와는 아무 상관 없어."
"무슨 말이야?"
"내 말은, 언니, 언니가 여기 머무르는 건 오로지 언니가 원해서라는 거야."

모든 일이 코델리아에게 닥친 일이지, 코델리아가 자발적으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름이 코델리아니 스스로 위엄을 느낄 만도 한데 코디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 이름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면 부당함에 대한 희미한 분노가 유일했다. 게다가 코델리아처럼 코디 시 분노를 느껴도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다. 코델리아는 선해야 한다는 의식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탓이라지만 코디는....왜 그럴까? 게을러서? 두려워서? 알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은 늘 심오한 감정을 사백 년 전 죽은 사람의 말을 빌려 전달해왔다.

이게 빈의 삶이었다. 겉모습은 멀쩡하고, 속은 썩었다. 그래, 빈은 상한 사과였다. 속속들이 썩은.

"제가 필요 없으세요?" 로즈가 애원하듯 물었다.
"아, 로즈, 물론 네가 여기 있으면 난 좋지. 하지만 난 뭐든 네가 행복해지는 걸 하면 좋겠구나. 넌 지금 행복하지 않잖니?"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내내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 가구 딸린 방을 빌리듯 완전하게 형성된 성격을 골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을 찾으려고 했다. 그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고 집주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방으로 할게요."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이 세계와 접촉했다. 빈은 십대 잡치를 통해, 로즈는 소설을 통해, 코디는 희한한 꿈을 통해.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그게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말해주었다고 해도 우리가 듣지 않았을지 모른다. 저마다의 아픔에 파붇혀 있어,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 어머니에게조차. 

어머니와의 대화가 다시 떠올랐다. 어머니의 눈에 살짝 비친,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한 갈망과 그리움이 떠올랐다. 로즈도 자기 삶에서 그런 순간을 무수히 떠올릴 수 있었다.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었던 순간, 브레이크 대신 셀을 밟을 수도 있었던 순간.
순간까지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로즈가 우리 때문에 포기한 게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로즈 스스로 손을 뻗어 발치에 묶은 줄을 풀어야 하늘로 자유롭게 떠갈 수 있다는 사실을.

어쨌건 우리는 아버지의 집착을 조금씩은 물려받았다.

자매들과 비교해서 스스로를 정의하지 마세요. 언니, 동생이 남겨둔 빈자리에만 존재할 필요는 없어요. 살다보면 우리의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때가 와요. 하지만 과거를 두고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는 바꿀 수 있어요. 그러면 미래도 바꿀 수 있지요.


f********r 2018.07.2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