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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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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사찰과 문화재, 자연을 사진에 담은 이와 화엄사를 비롯해 여러 곳을 다니며 시를 쓴 이의 조화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여유가 있어 느낌이 좋다. 시는 시이지만 일상이고 삶의 행적인 시인의 감맛처럼 달달한 시와 막사진이라 부르지만 한 장이 모두 따라가고 싶은 사진은 막사진이 아니라 대신해 느껴 볼 수 있는 감성처럼 느껴진다. 한 편의 시와 한 장의 사진이 같은 곳에서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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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사찰과 문화재, 자연을 사진에 담은 이와 화엄사를 비롯해 여러 곳을 다니며 시를 이의 조화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여유가 있어 느낌이 좋다. 시는 시이지만 일상이고 삶의 행적인 시인의 감맛처럼 달달한 시와 막사진이라 부르지만 장이 모두 따라가고 싶은 사진은 막사진이 아니라 대신해 느껴 있는 감성처럼 느껴진다.

 

편의 시와 장의 사진이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것도 아닌데 이렇게 어울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 가을, 마음, , 어떤 단어를 정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단어들을 말하기만 해도 잔잔하게 남아있는 여운을 따라가고 싶은 작품 『화엄사에 가고 싶다

잠들기 따뜻해진 날씨에 조금 몸이 좋아지면 어디를 가볼까 생각도 해본다. 2018년에 맞이하는 여름은 어떤 계절일지 상상도 해보고

결혼하면서 가보지 못했던 절에 대한 고즈넉한 여유로움까지 그리워해본다. 가고 싶다. 가지고 싶다. 잃어버렸던 여유로움도 풀내음 가득하고 나무냄새 나던 곳도, 향기도 탐이 난다. 책을 보는 재미는 이런 같다. 전공서적은 인상을 쓰며 보지만 일상을 담은 시와 사진은 마음을 여유롭게 때로는 그립게 해준다.













, 한잔 벗하랴

내원의 낙엽 떨어지는 소리는 달빛에

사르르 벗어 놓고 달아나는데

바람은 무엇을 잡으려 하나

뻗어 세월 잡으려 헛손질만 연발하네

없이 여름이 오는 같더니  겨울이고, 다시 여름이 오고 부질없이 지나가는 계절에 씁쓸하고 기대되는 마음을 책에서 아지랑이 마냥 아른아른 거려 괜시리 간질간질거리는 느낌













처마밑 고요를 흔드는 풍경소리, 숨소리 적시며 내마음 쓸어가고

허망한 생각 끝없이 이어지는데

, 가을 달빛은 어느새 코를 골고 있네

날씨만 절만 있는게 아니라 마음도 담겨져 있어 애타는 기분 『화엄사에 가고 싶다













그리움으로 생을 풀어 앞세워 놓은 것에

뒤꿈치의 고립감을 더욱 그리워하며 살자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채색하고,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이야기하면서

평생의 그리움을 올곧게 숨쉬며 살자

봄맞이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여름이 와버리니까 괜시리 마음도 답답한 요즘 트인 풍경에 시를 읽는 시간이 그저 좋은 밤이다.



j*****3 2018.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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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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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 책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엮은 책이겠구나..시집이겠구나...할 수 있다.그런데 시라는 것이 설마 종교적인 특정인들을 위한 시만 적혀 있진 않겠지..생각해 보니, 사찰은 산 속 공기 좋고 풍경 좋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우리는 여행을 가거나.바람을 쐬러 가거나,등산을 하러 갈 때 그 곳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사찰을 보면 돌아오는 것이 아닌, 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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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 책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엮은 책이겠구나..시집이겠구나...할 수 있다.

그런데 시라는 것이 설마 종교적인 특정인들을 위한 시만 적혀 있진 않겠지..

생각해 보니, 사찰은 산 속 공기 좋고 풍경 좋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여행을 가거나.

바람을 쐬러 가거나,

등산을 하러 갈 때

그 곳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사찰을 보면 돌아오는 것이 아닌, 안으로 들어가 주변과 어울리는 풍경도 보고

그러다 사진도 찍고 잠시 쉬기도 한다.

누구나 제약없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곳이다.

그러다 보니 그 곳에서 받은 느낌은 일상 생활에서 받을 수 없는 다양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작가 역시 그랬겠지? 그래서 이렇게 그곳에 가서 보고 느낀 감정을 그대로 적어 내려갔겠지..했다.



수정없이 보고 느낀 감정을 그대로 끄적여 옮겼다 하던데...

단어 하나의 사용도 깨끗하고 맑다는 기분이 들었다.



 

 잊는다는 것


사는 것은 잊어가는 것이다.


청춘의 날을 잊고

시련의 상처를 잊고

불면의 어둠을 잊고

미래를 기억하기 위한 저장고

추억에 놓아두어야 한다.


아름다운 꽃말에 쓰는 인생은

과거를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했던 사람을 잊어야 하고

비록 가을이 화려했을지언정

미래의 겨울에 손내밀기 위해


잊어야 하리라. 기필코!



chapter마다 주제가 있어 시의 내용도 조금씩 바뀐다. 처음부터 한 장 한 장 읽지 않았다. 목차를 보고 먼저 눈이 가는 내용부터 읽어내려 갔다. 시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싶다. 

그렇게 읽다보니 잠깐 제목에 대한 나의 편견이 없어지기도 했다. ㅋㅋ

아름다운 사진도 사진첩처럼 담겨 있는데 갑자기 사진 속 모습이 낯익어 나의 사진첩을 찾아보았다.

역시나..

사람의 머리속에 남긴 기억은..추억은..언제 어디서 뿅 하고 나타날지 모르는 것 같다.

너무나 익숙해서 찾아보니 사진속에 담겨진 그 장소에 나 역시 가보았던 기억이...ㅋㅋ

그래서 시 한 구절 한 구절이 더 재미났고 와닿았다.

도 저런 감정을 느꼈었지..싶고...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글과 사진이 담긴 책인것 같다.

d******o 2018.03.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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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N) 화엄사에 가고 싶다
"(CPN)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 흰 표지가 반듯한 느낌을 준다.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표지를 들춰내면 화엄사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 스님의 염불소리가 들리는 듯, 전국 팔도의 알지도 못하는 그 절들 어딘가를 걷는 기분으로 시를 읽게 된다.괜스레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고즈넉한 절간의 고요함 속에도 있어보고 싶고 절을 품은 숲 속을 말없이 걸어보고도 싶다.바쁜 도시생활에, 커가는 아이들 보며
"(CPN)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흰 표지가 반듯한 느낌을 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표지를 들춰내면 화엄사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 스님의 염불소리가 들리는 듯, 전국 팔도의 알지도 못하는 그 절들 어딘가를 걷는 기분으로 시를 읽게 된다.
괜스레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고즈넉한 절간의 고요함 속에도 있어보고 싶고 절을 품은 숲 속을 말없이 걸어보고도 싶다.
바쁜 도시생활에, 커가는 아이들 보며 요즘은 인생의 속도가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 밖은 2배속, 3배속인데 나는 늘어진 테이프 같다.
그래서 이 시들이 나를 더욱 위로했는지 모른다.
 


사진에도 한참, 시에도 한참 눈길이 따로따로 머무른다.
화엄사를 가 본 적은 없지만 뭔가 정적 속에 힘이 느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달빛을 잡아다 차 한잔하려 한다는 시 문구가 화엄사와 잘도 어울린다.
화엄사 시들은 외롭다. 그리고 서글픈 옛 시조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유배된 어느 선비의 글처럼 ~
 




시라기보다는 수필처럼 느껴진다.
나는 금강 스님을 만난 적은 없지만 뭔가 글에서 그 사람에 대한 향기가 나는 듯하다.
꽃이라 꽃 같고, 풀이라 풀 같아서 스님을 생각하면 입술 동그랗게 미소가 머금어진다는 스님을 향한 저자의 마음이 설레는 짝사랑의 그것과 닮은 것 같다.
 



사진을 보고 그곳을 상상한다.
저자가 이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시를 썼을까 궁금해졌다가 사진을 보며 이해한다.
그리고 나도 보광사 토방에 앉아 독경소리를 들으며 가을을 바라보고 싶다.
나이가 드니 고즈넉함이 좋고 조용함이 좋다.
불교인이 아니지만 절이 좋은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일까?
 


절을 찾는 그의 시에는 외로움이 묻어나는데 그리고 유독 사랑에 대한 시가 많다.
외로움과 사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니던가?
쉽지 않은 단어와 쉽지 않은 내용~
그의 시는 쉽사리 읽혀지지가 않는다. 꼭꼭 씹고 또 곱씹어 본다.
그래야 머리가 이해를 하고 마음이 이해를 한다.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이 저절로 간다.
주제별로 비슷한 제목의 시들을 이어서 읽다 보면 이 시인이 그 주제에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를 살짝쿵 알 것도 같다.
어쩌면 내 멋대로 해석하고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뭐 어떠랴~
시는 원래 읽는 사람의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는 거 아닌가? 하고 되지도 않는 우기기를 해본다.^^
비 오는 날 구멍 난 신발 밑창으로 비가 들어오는 것을 가을이 스미고 있다는 표현이 그저 좋았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시인은 정말로 시인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햇살을 쓰고 사랑을 쓰고 별의 선율을 쓰고 숨소리를 쓰고 내 가슴을, 단지 사람을 쓴다고 했다. 그것이 쉬운 일인가?
그는 시인이다. 그가 비록 부정을 한다 해도~~
 



내가 바라는 이생의 마지막 날은 어떤 날일까?
시인의 마지막 날은 참으로 시적이군.
반백의 머리카락 내 가슴에 비처럼 날리는 날.
그런 날은 어떤 날일까 궁금도 하다.
 

전체적으로 고즈넉한 절을 닮은 시들이었다.

꽃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외로움에 차있는 저자의 글들이 때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뭔가 깊이가 느껴진다.

순간순간  저자에게 시상이 떠오른 그 순간에 시를 쓴 느낌이 들 정도로 현장감이 느껴지고 또 어떤 시에서는 지독한 고독감과 우울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이면으로 진심으로 사랑하고픈 마음이 보여지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이 있어 이 분이 어떤 걸 좋아하는구나 느껴지기도 했다.

어려워서 천천히 읽어야 하는 시들도 있었고, 가벼운 사랑 이야기 느낌도 있었고, 옛 선비가 쓴 시조 같은 느낌도 있었다.

오래간만에 feel 충만한 시를 읽으며 절에도 가고 가을도 가고 봄에도 다녀왔다.

봄이 오면 진짜 절에 가고 싶어진다
r****7 2018.03.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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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깊어지면 시詩가 되는 것 같습니다.<화엄사에 가고 싶다>는 시詩와 사진이 어우러진 책입니다.한 사람은 전국의 사찰과 문화재,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에 담아냈고, 또 한 사람은 화엄사를 비롯한 여러 곳을 거닐며 시를 썼습니다.순전히 취미로 사진을 찍는 한 사람은 자신의 사진을 막사진이라 부르고, 또 한사람을 가리켜 막시의 일인자라고 부릅니다.막시와 막사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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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깊어지면 시詩가 되는 것 같습니다.

<화엄사에 가고 싶다>는 시詩와 사진이 어우러진 책입니다.

한 사람은 전국의 사찰과 문화재,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에 담아냈고, 또 한 사람은 화엄사를 비롯한 여러 곳을 거닐며 시를 썼습니다.

순전히 취미로 사진을 찍는 한 사람은 자신의 사진을 막사진이라 부르고, 또 한사람을 가리켜 막시의 일인자라고 부릅니다.

막시와 막사진의 만남, 이 또한 인연이요 운명이라는 것이 당사자들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시는 시, 사진은 사진인 것이지, 거기에 '막'이라는 표현은 너무 겸손의 극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고집하겠다면, 이 책을 읽는 저 또한 막독자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느껴지는 대로 시를 음미하고, 그냥 보이는 대로 사진을 감상하면 될 일...

한 권의 책 속에 시와 사진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 새로운 건 아닌데, 왠지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의 작품을 각각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어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서로 어떤 연결고리를 찾을 필요 없이 각각 따로따로 즐기는 방식이랄까...

시와 사진.

결국 자신이 담고 싶은 걸 각자의 방식으로 담아내는 것일뿐.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딘가로 가고 싶다는 마음을 한꺼번에 뭉뚱그리면 '그리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리운 마음으로 시들을 마주하니 깊숙하게 감춰 두었던 마음들이 떠올랐습니다. 문득 그리워질 때,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습니다. 어디, 누구, 무엇... 그 대상을 향한 마음이 깊어질 때 내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시인은 아니지만 끄적끄적 써지는 글들이 있고,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찰칵찰칵 찍어대는 사진들이 있듯이.

이 책 속에서 <시인>이라는 시를 보며 공감했습니다. 우리는 꼭 무엇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저 사람으로 살며 느끼며 사랑하면 된다고.


시인

            

                                      -  이재호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햇살을 쓸 뿐이다

가끔 바람을 손가락에 모아서

가슴의 뜨거움을 가라앉힐 뿐이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사랑을 쓸 뿐이다

늘 두고온 세월의 뒷골목에 잊었던

상실의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할 뿐이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별의 선율을 쓸 뿐이다

지루하지 않은 들풀에 숨어있는 어둠의 빛을 그릴 뿐이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숨소리를 쓸 뿐이다

하늘의 새근거리는 구름의 나직함과

정당한 색의 산을 채색하는 붓을 들었을 뿐이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내 가슴을 썼을 뿐이다

한때 우울했던 날의 기억을

졸렬함으로 남기지 않기위해 가슴을 토했을 뿐이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사람을 썼을 뿐이다

YES마니아 : 로얄 a*****7 2018.0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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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가고 싶다] 이재호 지음, 김태식 사진, C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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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가고 싶다]라는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단순히 수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엄사라는 사찰이름이 있으니 절에 관한 내용일 것이고, 어느 스님이 어떤 내용을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그러나 책 소개를 통해 수필이 아니라 사찰이라는 장소에서 지어진 아주 특별한 시집이었다.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또 배웠다.책 소개에 앞서 우선
"[화엄사에 가고 싶다] 이재호 지음, 김태식 사진, CPN" 내용보기
[화엄사에 가고 싶다]라는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단순히 수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엄사라는 사찰이름이 있으니 절에 관한 내용일 것이고, 어느 스님이 어떤 내용을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책 소개를 통해 수필이 아니라 사찰이라는 장소에서 지어진 아주 특별한 시집이었다.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또 배웠다.

책 소개에 앞서 우선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책 표지였다. 여백의 미를 표현한 듯 눈이 새하얗게 내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듯한 바탕에 풍경 하나만 달랑 그려져 있지만 풍경 소리가 마음 속에 잔잔히 울리는 듯 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조금씩 움직여 마찰되어 울리는 풍경 소리는 경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딸랑 딸랑 딸랑...나는 그런 풍경소리가 참 좋다.
이 책도 나에게 그런 마음을 주지 않을까 하여 읽게 되었다.

우선 목차는 총 10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 절간 그리고 쉼표를 이야기하다
2. 그리움, 그 진함을 색칠하다
3. 가을, 그 뒷모습을 따라가다
4. 마음에 부서지지 않는 별빛을 향하다
5. 겨울의 끝없는 발자국을 따라가다
6. 사람 그리고 여행을 만져보다
7. 봄, 꽃으로 입술에 물들이다
8. 슬픔의 아우성으로 노래하다
9. 사랑에게 말을 건네다
10. 사랑, 그 오로지 한사람을 위한 잠언

하기는 책에 소개된 시 몇 가지와 시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이다.

P. 8<화엄사 홍매화>
겨울이 옷고름 풀고 살색 햇살 늘어놓으면
밤새 잠든 별의 새순을 털면서 일어나는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 가겠네

삼월 젖동냥에 지친 바람을 잠재우고 피어나는 홍매화
아, 성삼재로부터 뼛골 시린 엄동을 지켜낸 홍매화
원통전에 글 한줄 놓고, 그 향기에 취해 천년을 살아지려나
아, 탄하고 탄해서 무릎 헤지도록 달려온 바람과 함께
나는 삼월이면 어김없이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 가겠네


화엄사에 가본 적은 없지만, 3월에 통도사에 핀 홍매화를 본 적이 있다. 다른 꽃들은 아직 새순이 돋지 않았는데 활짝 핀 분홍색 홍매화를 보며 봄이 왔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다. 뼛골 시린 엄동을 지켜낸 홍매화란 표현을 통해 홍매화 나무가 겨울을 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람만 겨울에 힘든 것이 아니라 식물도 겨울을 나느라 고생을 한 건 마찬가일테니 말이다.

P. 57<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건 가을비에 젖어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건 눈밑이 퉁퉁 부을 때까지 울어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건 한없이 낙엽 깔린 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건 노을에 얼굴 붉어져 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건 가을바람에 옷깃을 열고 그대 안아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건 달빛에 그리움 걸어놓고 기도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이 시에서 느낄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달빛에 그리움을 걸어놓고 그 사람이 잘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요즈음 가벼운 만남을 즐기는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P.135 <소나무>
나는 한 그루의 소나무가 되련다

독야청청
바람에 흔들려도 푸른잎 떨구지 않는
결기를 가지고 살련다

비바람의 질투에도 하늘만 바라고
푸른 날의 굵은 핏기를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살련다

가끔 달빛이 놀다가고
별빛 욱신거리는
영롱한 밤하늘의 견골 되어
산새에게 어깨 내어주는
넉넉한 소나무가 되련다

천년 노송 대들보가 되어
은혜 하듯이
의절의 충절로 온 산을 지켜
지기성으로 한 사랑을 잇는
소나무처럼 그대를 지키련다

이 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필인 이양하 수필가의 <나무>를 떠올리게 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난하거나?환경을 탓하지 않고, 욕심없이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서 있는 나무의 자세가 엿보였다.

P. 214-215 <그저 그런 듯 살자>
그저 그런 듯 살자
하루를 열심히 닦아도
석양에 다 가려지고 마는 것
즐거울 때 즐겁고
괴로울 때 괴로운 것
그저 그런 듯 살자

칼끝으로 찌른들
승리할 수 없는 인생
천부의 말보다
스스로에게 엄하고
상처남기지 말고, 부드럽게
그저 그런 듯 살자

웃음으로 구름을 살피고
웃음으로 햇빛을 살피고
웃음으로 사랑을 살피면서
허리 굽은 들판의 암꽃처럼
엉덩이 실룩대면서
그저 그런 듯 살자

나보다 못난 사람
하늘 아래 한명도 없다
땅바닥에 엎드려 하늘을 보면
다 나보다 높은 곳이라
사람 두렵게 여기고
사람 살뜰하게 여기면서
그저 그런 듯 살자

눈밑에 검버섯 피어나고
손등이 쪼글쪼글해지면
석양에 낙조인 듯
밤하늘의 별빛인 듯
포장지 걷어낸 스스로를 보면서
이만하면 잘 살아온 거야, 할 수 있도록
그저 그런 듯 살자


이 시에서는 욕심부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늙는 것을 포장지 걷어냈다는 표현이 참신했다. 욕심을 버리고 늙어서 내가 인생을 참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불교의 색채를 거의 느낄 수가 없다. 저자가 우려했던 부분이 책제목이 불교 색채가 강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불교를 믿는 사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단다. 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불교에 관한 내용으로만 지어진 시가 아니었다. 단지 시를 지은 장소가 불교 문화재라는 것이지, 그리고 이따금씩 불교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읽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 하나 하나, 그림 하나 하나가 내 마음 속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보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숙제다.

P. 213 <인생이 별거더냐>
꽃이 피는 것도 한순간
꽃이 지는 것도 한순간

평생 도를 닦아도 한순간
평생 업을 씻어도 한순간

즐거움도 괴로움도 한순간
분노도 성냄도 한순간

수평의 저울질도 한순간
치우침도 모자람도 한순간

태어남도 죽음도 모두 한순간
처음도 마지막도 한순간

뜨고 지는 것도 한순간
첫 장도 종장도 한순간

점과 열도 한순간
우주와 미물도 한순간

스님과 목사도 한순간
죽은 자와 산 자도 한순간

아, 기억하라 우리는 모두 티끌인 걸
늘 한순간 차를 곁에 두고 아슬함에 있다는 사실을
p******5 2018.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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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가고 싶다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Chapter1. 절간 그리고 쉼표를 이야기하다2. 그리움, 그 진함을 색칠하다3. 가을, 그 뒷모습을 따라가다4. 마음에 부서지지 않는 별빛을 향하다5. 겨울의 끝없는 발자국을 따라가다6. 사람 그리고 여행을 만져보다7. 봄, 꽃으로 입술을 물들이다8. 슬픔의 아우성으로 노래하다9. 사랑에게 말을 건네다10. 사랑, 그 오로지 한사람을 위한 잠언희곡과 소설을 쓰던 이재호님의 시와 연합뉴스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Chapter

1. 절간 그리고 쉼표를 이야기하다

2. 그리움, 그 진함을 색칠하다

3. 가을, 그 뒷모습을 따라가다

4. 마음에 부서지지 않는 별빛을 향하다

5. 겨울의 끝없는 발자국을 따라가다

6. 사람 그리고 여행을 만져보다

7. 봄, 꽃으로 입술을 물들이다

8. 슬픔의 아우성으로 노래하다

9. 사랑에게 말을 건네다

10. 사랑, 그 오로지 한사람을 위한 잠언


희곡과 소설을 쓰던 이재호님의 시와 연합뉴스 김태식님의 사진이 만났다. 희곡과 소설을 써오던 저자의

첫 시집인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고요한 사찰 안 바람 한 줄기 스치는 한가운데 서서 눈을 감고

바람과 시간과 고즈넉함을 느끼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마냥 화엄사로 달려가고 싶게 만들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사찰과 문화유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삶에 대해 때로는 소설 같은 힘으로

때로는 평범한 일상의 기록으로 풀어냈다. 어떤 시는 마치 시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연륜에서 느껴지는 어떤 통찰력과 아직은 겪어보지 못한 날 것처럼 느껴지는 생활의 일부분을 느끼기도 했다.


화엄사에 가고 싶다이지만 화엄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주 마곡사, 고창 선운사, 남양주 봉선사,

남한산 성불사, 보성 일월사 등 전국 각지 사찰과 라오스에 관한 시들도 몇편이 실렸다.


스님들에 관한 시도 눈길을 끌었다. 노스님과 여러 스님들의 사진과 시는 아직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지만

정감이 가는 느낌이었다.


연극을 보는 듯 소설을 읽는 듯한 시, 사찰에서 느꼈던 삶과 일상의 한조각을 그려낸 시들과 닮은 사진을

담은 김태식님은 자신의 사진은 막사진이라며 막시의 일인자와 막사진이 만났으니 이것은 인연이며

운명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이 시집에는 시와 사진으로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또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삶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사찰과 오래된 것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삶의 희노애락이 전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진리 중에 평범함 속에 행복이 있다고 했다. 저자의 시인이라는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나는 단지 사람을 썼을 뿐이다.」

멋지다. 사람을, 사람이 사는 일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에 쓰고 있다.


「봄이여 얼어 죽기 전에 달려와 내 몸을 사랑해다오, 뜨겁게!」


삶에 대한 열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종교에 편중된 시집이 아니라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요즘의

절간은 그 아름다움이 약간은 퇴색되기도 했지만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힘은 아직 그대로 일 것이다.


한적함과 자연 친화적인 배경은 소담스럽고 쉴 수 있는 어떤 공간적인 의미로서도 청량감을 준다.

 

 

b*****2 2018.02.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평화로운 휴식을 위한 아름다운 사진과 시
"『화엄사에 가고 싶다』평화로운 휴식을 위한 아름다운 사진과 시" 내용보기
신경이 날카로우면 평화로운 시간을 갈구하게 됩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선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지만 최근엔 날씨가 좀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피곤함이 짙었던 지라 집에서 시집을 읽는 걸로 평화를 찾아보려고 했는 데요. 너무 어려운 시보다는 읽기 편한 산문시, 그리고 시와 관련된 아름다운 사진이 있는 시집을 골라보았는 데요, 바로 <화엄사에 가고 싶다>라
"『화엄사에 가고 싶다』평화로운 휴식을 위한 아름다운 사진과 시" 내용보기

신경이 날카로우면 평화로운 시간을 갈구하게 됩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선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지만 최근엔 날씨가 좀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피곤함이 짙었던 지라 집에서 시집을 읽는 걸로 평화를 찾아보려고 했는 데요. 너무 어려운 시보다는 읽기 편한 산문시, 그리고 시와 관련된 아름다운 사진이 있는 시집을 골라보았는 데요, 바로 <화엄사에 가고 싶다>라는 책입니다. 깔끔한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시 내용도, 사진도 너무 좋았어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시피 문화재에 관한 사진이 많이 나와요. 물론 문화재에 대해서만 있는 건 아니구요, 관련된 차 사진이라던가, 스님 사진도 있습니다. 즉 문화재를 구경하러 가면 볼 수 있는 풍경들이 가득한 사진들이지요. 예전엔 참 문화재 보러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사진만 보고 있으니 아쉽단 생각이 물씬 들더라구요. 여하튼 확실히 역사와 관련된 문화재들은 씁쓸함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을 평온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일단 사진을 먼저 중심으로 보고 훑었습니다. 시를 읽기 전에 마음을 좀 다스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시는 사진과는 달리 문화재에 대해서만 관련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관련없지는 않았지요. 조금 생각해보면 과거, 역사,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시였습니다. 사진과 찰떡같은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시와 사진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읽는데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한줄한줄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떠군요. 확실히 어려운 느낌도 들지 않고 아마도 이런 시겠구나, 하는 혼자만의 해석을 하기에도 적당했습니다. 머리를 식힌다고 해야 할까, 눈과 마음이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잔잔한 하루를 보내는 느낌도 주고 문화재라고 하면 좀 딱딱한 느낌도 사실 있잖아요? 그러나 그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 잊을 수 없는 은빛별에 잠들었던 날

찻잔의 향이 고독해질 때

별은 나선의 방점을 찍으며

사랑을 버리고

거룩한 여행을 하리라


-별의 여행-



사진도 사진이지만 생각보다 시도 마음에 드는 게 많았던 시집이었어요. 좀 어려운 느낌의 시보다는 확실히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로 아름다운 문장을 그려내는 시가 더 마음에 들어요. <별의 여행>이란 시 아래에는 하동 쌍계사 대웅전의 흑백 사진이 같이 있는 데, 시만 봤을 때는 이게 무슨 소릴까? 했던 것도 사진과 함께 깊숙히 와닿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a********k 2018.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도 해가 바뀌고 3월이 되니 파릇한 봄 기운이 올라온다. 화창한 햇살과 함께 살랑대는 봄바람이 어루만지면 앙상한 가지 끝에서 숨 죽이고 지냈던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한반도의 남쪽에서 북상하면서 봄꽃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때맞춰 '화엄사에 가고 싶다' 라는 책이 출간되었다.책의 앞표지는 여백의 미가 주는 여운을 살리고 있다. 제목, 지은이 아래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 내용보기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도 해가 바뀌고 3월이 되니 파릇한 봄 기운이 올라온다. 화창한 햇살과 함께 살랑대는 봄바람이 어루만지면 앙상한 가지 끝에서 숨 죽이고 지냈던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한반도의 남쪽에서 북상하면서 봄꽃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때맞춰 '화엄사에 가고 싶다' 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의 앞표지는 여백의 미가 주는 여운을 살리고 있다. 제목, 지은이 아래 작은 풍경 하나가 달랑 매달려 있다. 절에 가면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미세한 바람결에 따라 일렁이면서 은은한 종소리를 울린다. 고즈넉한 산사가 풍경 소리로 활기를 띤다. 화엄사에 가면 풍경을 볼 수 있겠지.

책의 뒷표지에 추천사가 있다. 소설가 이재호가 시집을 낸다고 하니 어설퍼 보였다. 그런데 그의 시를 가만히 마주하고 보니 그것은 또 다른 재미있고 아름다운 쉼표로 다가온다.

작가는 굳이 형식을 따져가면서 글을 쓰지 않는다. 작가의 순간적인 감정을 몇 줄에 불과할지라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시일 수도 있고 에세이일 수도 있다.

저자 이재호는 희곡 '세익스피어 바로알기'를 시작으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그런 그가 한동안 여행과 술에 심취해서 전국을 떠돌다가 문득 여행지에서 만난 민족의 자산과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김태식은 순전히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자신의 사진을 일컬어 막사진이라고 부른다. 이재호의 시는 김태식의 사진과 만나서 '화엄사에 가고 싶다' 라는 시집으로 탄생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절간에서 잠깐 사진을 찍듯이 시를 써 내려갔다. 시의 깊이가 없다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시를 자꾸만 수정하면 처음 맛이 떨어지니 거침없이 쓰는 방식을 택하노라고 한다.

시를 쓰는 데 정해진 수순은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긁적이면 된다. 그게 마땅찮으면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지는 것이다. 시에 관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챕터를 보면 10개의 소제목으로 뭉뚱그렸다. 챕터의 소제목을 두 눈으로 훑기만 해도 시인의 거니는 발자취와 머무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에 수록된 모든 시를 인용할 수 없다. 책장을 넘기면서 싯구를 음미하고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속세를 초월한 듯 맑은 시심이 전해진다.

<1. 절간 그리고 쉼표를 이야기하다>
시인의 발걸음이 머물렀던 절에서의 시심을 풀어내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불교를 적극 장려했기에 전국에 수많은 사찰들이 남아 있다.?

화엄사에서 마곡사, 미황사, 광덕사, 옥천사, 남한 성불사, 대비사, 용문사, 성륜사, 내소사, 회암사, 일월사, 연곡사, 간월암, 보타사, 현등사, 남양주 보광사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절이란 절은 다 찾아다녔나 보다.?

그동안 알고 있는 절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 많은 절들은 세월 속에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지금에 이르렀다. 따라서 절에 머무는 시인의 마음도 달라진다. '간월암을 지나며'를 읽어볼까?

간월암을 지나며

바람의 뼛골 잡아 흔드는 간월암
세월보다 서러운 달빛 차오르면
청파의 고운결 타고 그리움 출렁
육백년 해송 고독함에 눈물 멎네

대부분의 암자는 절보다 작아서 산 속 깊은 곳에 있다. 스님이 기거하면서 도를 닦는다. 그런 암자에 접어들면 사람들이 드나드는 절과는 다른 적막감에 휩싸인다. 어둑해진 밤하늘의 달빛과 해송에 그리움을 의지해 본들 사무치는 고독감을 이길 수 있으랴.

<2. 그리움, 그 진함을 색칠하다>
그리움의 대상은 누구일까? 그리움이 겹겹이 덧칠하듯 그 농도가 진해져 간다. 계절이 주는 상념과 자연 현상이 맞물려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노을'을 읽어볼까?

노을

저 노을 속 타들어 가리라
한점도 소유를 버린 채 우주의 미물되어 사라지리라

가슴속 그리 뜨겁던 유희의 날
사랑 탐하다 사라진 별자리 향해 타들어 가리라

아, 장렬하라. 한 줄에도 지지 말고
창공되어 티끌 쓸어내고, 불안을 태워 버리리라

석양이 질 무렵 하늘 언저리를 빠알갛게 물들이는 노을은 환한 낮 시간을 서서히 삼켜 버린다. 끝내 노을 자신까지도 타들어가서 자취를 감춘다.

시를 쓰고 다듬지 않은 탓에 때론 격정적이다. 시인이 매번 시를 쓰면서 간절히 담아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랑이다. 사무치는 그리움도, 구구절절 외로움도 사랑으로 가득한 시인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시를 읽으면서 시의 의미를 낱낱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시를 되뇌이다보면 싯구가 독자들의 내면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해도 가끔씩 꺼내어서 찬찬히 음미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시의 사이사이에 끼여 있는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사진이 군더더기 없이 선명하다. 취미로 사진을 찍기엔 그 재능이 아쉽다. 다행히 이 책은 시인과 사진가의 콜라보로 한 권의 작품이 탄생했다.

올 봄이 지나기 전에 구례 화엄사에 다녀와야겠다. 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를 들고 화엄사 경내에서 시를 나즈막히 낭송해야겠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9001265
g*****s 2018.03.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