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서영은의 목소리를 더 새겨듣게 된 계기는 드라마음악을 즐기면서부터다. 물론 그 전에도 조금씩 그녀의 노래를 듣기는 했으나, 드라마 음악 특유의 그 영상과 함께 들려오는 맛은 무시할 수가 없었나보다.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삽입된 노래들과 드라마의 장면들이 같이 떠오르니까. 지금이야 B가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ost의 대세라고 하던데, 내가 생각했을 때 한때 ‘드라마음악 = 서영은’의 공식이 성립될 수 있을 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절절했다. 물론 지금도 그 매력은 변함이 없으나 드라마음악과는 조금 뜸했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렇게 음반이 나와 주니 더없이 반갑다.
표지를 보는 순간 딱 ‘서영은이구나’ 싶었다. 나는 이상하게 서영은이나 서영은의 노래를 듣다보면 초록에 가까운 푸르른 색이 저절로 떠오르더라. 내지를 펼쳐보면 가을에서 겨울의 길목으로 가는 순간에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도 보이고.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나온 것 같다. 이번 음반은 미니앨범이란 이름으로 나왔는데, 모두 여섯 곡이 담겨 있다. 노래 다섯 곡, 연주곡 한 곡. 서영은이 소화하지 못할 음악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서영은의 목소리에 더 잘 어울리는 것은 발라드가 아닐까 한다. (다섯 곡 모두 발라드인데 그 중에는 조금 경쾌한 느낌의 곡도 한 곡 있다)
다섯 곡 중에서 네 곡을 서영은이 가사를 썼다. (웃음) 그녀 이번 앨범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보다. 가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어떤 것이 간절했는지도……. ^^ 특이하게도 노래 제목이 다섯 글자다.(5번 트랙 빼고) 모두 ‘그......’ 그... 그...... 20여분의 시간이 지나면 한 바퀴가 다 돈다. 짧다. 말 그대로 미니앨범.
추워지고 밤이 깊어지는 요즘에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음악들이다.
|
|
서영은... 가수들을 알게 되는 계기는 두가지가 있다. 노래를 알고 가수를 아는 경우 다른 하나는 가수를 알고 노래를 아는 경우. 서영은이란 가수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였는데 드라마에서 들리는 노래를 듣고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마 드라마 제목도 노래와 같았던 것으로 기억은 하고 있었는데 첫사랑이었나... 신성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후렴구가 너무나도 절절해서 또 한창 그때 내가 좋아했던 사람의 컬러링으로 그 부분이 들어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외워졌고 그러다보니 좋아졌다. 이번 음반은 잘 들어보면 왠지 서영은의 목소리에서 백지영의 목소리가 느껴진다. 그녀보다는 조금 덜 허스키 하고 조금 덜 강하며 여리여리한 목소리. 그렇지만 느낌상 그렇게 들리는 것이었을까.
음반을 받자마자 나가야 해서 오가는 동안 차에서 들었다. 찬바람이 몹시도 몰아치는 날씨에 차가운 공기가 떠다니는 차안에서 들리는 애절한 목소리는 가뜩이나 추운 가슴 속을 더 시리게 만들었다.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시린 바람을 느꼈던 그런 하루였다. 그녀가 직접 쓴 가사가 대부분인 이 앨범에서 가사가 쓰인 부분을 보고 한참을 읽고 또 읽었다. 말줄임표가 유달리 곡마다 빠지지 않는 이번 음반에서 가사는 한편의 시를 보는 양 또 한번 가슴이 시렸다. 음반제목이 그...여서 나는 처음에는 그 남자 .he.를 의미하는 줄 알았지만 그보다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저 너하나, 그리고 하루, 그게 너라서, 그대였나요... 이렇게 이어지는 제목을 보고 그... 라는 제목의 실체를 알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에서 보면 가사속에 하루이틀 사흘나흘... 일초이초삼초사초라는 가사가 나온다. 그 노래를 듣다보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들을수 있는 가사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여서 그런지 매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속에 새겨진다. 실제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체 6곡의 노래중에 1곡은 반주음악이니 5곡의 노래중에서 유일하게 사랑노래라고 느껴지는 그대였나요... 가사를 보면 분명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렇지 슬프지 않은 아니 오히려 밝은 감정의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이별 노래들 속에 묻혀서일까 그 노래마저도 슬프게 들려버린다. 차라리 이 노래 말고 다른 가사의 노래를 넣었더라면 일관성 있어서 좋지 않았을까. 갑자기 생뚱맞은 느낌조차도 든다. 들어보면 앞뒤의 곡과 별달리 분위기의 반전이 없어서 가사를 듣지 않고 듣는다면 아마도 이별노래라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그녀의 목소리는 가슴이 시리다. 그게 그녀의 목소리의 매력이다. 이 겨울 시린 가슴을 더욱 시리게 만들 가사들로 구성이 되어 버린 노래지만 그게 더 강점이다. 꽁꽁 얼어 이 겨울을 날수 있다면 봄이 오는 그 시점에는 그 얼음들이 녹아 버릴수도 있지 않을까. 그 시기에 듣는 그녀의 노래는 아마 지금 듣는 감정과는 다른 느낌으로 들을 수도 있을듯 하다. 같은 노래를 다른 계절에 듣는다.. 그게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그녀의 목소리의 마법같은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