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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벨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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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만발한 설원을 누비며 속력 있게 내려오는 스키어들이 활강하는 현란한 놀림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설원 위에서 레이스를 벌이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의 향연을 벌이는 스키어들에게 스키장은 각별한 공간이다. 신게쓰 고원의 스키장은 호텔 건물 바로 앞에 슬로프가 펼쳐져 있어 스키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스키 시즌 개장을 앞두고 관계자들은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로프웨이 관리뿐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곳까지 면밀히 검토한다. 운영진은 젊은이들을 고객층으로 확보하기 위해 스노보드 금지를 풀었지만 기대이상으로 방문객 수가 증가하지는 않았다. 면밀한 검토 없이 스키장의 규칙을 풀어 임시방편으로 대처한 사장의 기업 경영이 달갑지는 않았지만 상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스키어들이 본격적으로 신게쓰 고원의 설원을 찾을 무렵 슬로프 운영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지만 기업의 이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자는 두 개의 슬로프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지구 온난화로 초래된 눈 부족 현상의 원흉으로 스키장을 꼽으며 환경 파괴와 무관한 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을 들어 위자료를 청구한다는 매장자의 협박 메일은 스키장 관계자들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갔다. 이상기온 현상을 일으키게 만든 주범인 스키장에 위자료 3천만 엔을 청구하며, 이를 지급하지 않을 시에 스키장을 폭파하겠다는 경고를 서슴지 않았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해 협박범의 요구와 지시에 따라 돈을 건네고 사건을 은폐하자는 경영진들의 결정에 패트롤 요원들은 위자료가 든 돈 가방을 운반하기에 이르렀다.
스키장을 찾는 이들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안전수칙을 지켜야함에도 불구하고 모험심이 발동해 금단의 영역을 활강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적이 드문 호쿠게쓰 구역에서 스키를 즐기는 동안 요시유키의 아내는 금단의 지름길을 감행한 스노보더와 충돌하여 사망하고 말았다.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아들의 충격은 이후 폐쇄적인 성향을 보여 심연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사고 현장을 다시 찾은 요시유키였다. 그는 아내의 죽음 이후 가족의 단란한 행복은 깨어지고 말았지만 스키장 당국에 대한 원망보다는 아들이 상처를 딛고 바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바람을 비췄다. 고객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사고 지역을 폐쇄하는 것으로 갈무리하였지만 실상은 사고 구역을 열었을 때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는 스키장 시즌 최대 행사인 크로스 대회를 앞두고 정의감이 강한 스키장 패트롤 요원 네즈와 후지사키 에루는 위험을 무릅쓰고 협박범의 꼬리를 잡으려 그들의 뒤를 밟았다. 이들은 협박범에게 돈을 건네주는 임무를 맡게 되었고, 그들은 목숨을 걸고 숨 막히는 레이스를 펼쳤다. 협박범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계산하여 스키장 관리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묘한 방법으로 요구한 돈을 산 위에서 탈취하여 갔다. 요구 조건을 들어주면 일이 바로 수습될 줄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돈을 손에 넣은 협박범은 폭발물이 묻힌 장소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스키장의 모든 고객을 인질로 삼아 또 다른 돈을 요구해 왔다. 이미 6천 만 엔을 협박범에게 건넸지만 일은 간단없이 얽히고설켰다. 협박범의 요구에 순응하는 스키장 총책임자의 안일한 태도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치달았다.
협박범의 음모를 눈치 채지 못하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은 본격적인 스키 시즌과 크로스 대회 일정이 임박하자 각기 다른 목적을 안고 스키장으로 몰려들었다.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 중인 정체불명의 노부부, 스노보드 대회에 출전하려고 온 세리 치아키와 그의 사촌 형제, 지역 경제를 되살리려는 호쿠게스타 구역 인근 마을의 관공서 직원들이 함께 하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각기 본질은 숨긴 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스키장에 온 이들은 스키장 폭파 사건에 관여하며 스키장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켜 갔다. 실리적인 목적보다는 고객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정의감 넘치는 네즈를 포함한 패트롤 요원들은 그동안 협박범이 제공한 단서를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설원을 누볐다. 본질을 위장한 채 패트롤 요원으로 들어 온 신입사원으로부터 협박범의 범행 동기는 백일하에 드러났다.
경영난으로 압박받았던 고스케 사장은 자본가의 이익 극대화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관공서 직원들과 모의하여 특정 구역에 폭발물을 묻었다. 손익 계산을 따져 이익이 나지 않을 슬로프 구역에 폭발물을 묻어 눈사태를 위장한 폐쇄 방침을 세웠다. 슬로프 구역 폐쇄 신고를 하면 그동안 벌목했던 나무를 다시 심어 삼림을 가꾸는데 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컸다. 삼림 복구 비용을 탕감하려는 사장의 술수와 각종 민원에서 벗어나려는 관공서 직원의 협잡이 낳은 부정한 계략은 가진 자의 전횡으로 남을 것이다. 윤리 강령에 따른 기업 경영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워 스키장 고객들을 인질로 삼는 반윤리적인 음모가 드러남으로써 협박범의 진상은 규명되었다. 요시유케 아내와 충돌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앞으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사죄하는 대목이 작위적이지만 일은 귀정대로 돌아갈 것처럼 비춰진다.
지시에 불응하면 언제든 폭탄물을 터뜨릴 것이라던 협박범의 무자비한 음모는 이권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의 발로였다. 고객을 인질로 삼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동조하는 관공서 직원들의 묵인 이래 자행되었던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올바른 양심으로 솔선해 가는 과정이 뒤따라야 함은 자명해졌다. 스키장 간부에서 물러나게 되더라도 정의감으로 무장한 패트롤 요원들은 일련의 사태에 의구심을 가지고 의연히 대응하여 기민하게 움직여 일의 아퀴를 지어 나갔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구촌의 재앙 소식은 욕망을 충족하려는 인간들의 무분별한 소비 생활과 겹쳐져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개발만을 일삼아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자본가들에게 기업 경영 윤리를 지키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업 구상에 힘을 실으라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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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선생님이다... 새로운 도전으로 구성한 이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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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본 소설을 좋아하고, 그래서 관심도 많고 자주 읽곤 한다. 그러는 동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도 많이 생겼는데 그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그의 이름조차 몰랐던 시절, 영화 <비밀>을 보고 한동안 멍해 있었고, 책을 즐겨 읽게 된 뒤로는 그의 소설을 탐독하며 여러 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이사카 고타로, 온다 리쿠와 함께 지금도 깊은 애착심을 갖고 있는 작가이다.
매번 그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눈에 불을 켜곤 하는데, 이 책 <백은의 잭>을 알게 된 순간도 역시 그랬었다. 그러나 스키장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내가 과연 이 소설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초반에는 생소한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 역시나 싶었지만, 몇몇 자주 나오는 용어만 눈에 익히고 나니 술술 읽혀서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새삼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스키나 스노보드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이유로 이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다른 독자들을 위해 이 점을 미리 언급해본다.
제목의 통해서 이미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스키장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펼쳐지는 인질극을 다루고 있다. 버블경제 붕괴 후 점점 하향세를 보이는 어느 스키장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3천 엔을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폭발시키겠다"는 수상한 협박장이 도착한다. 스키장 내부에서는 "경찰에 알려야 한다."와 "외부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범인과 타협하자."는 두 의견이 대립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범인의 뜻에 따르자는 경영진의 의견에 초점이 맞춰져 스키장 직원과 범인의 기묘한 현금 조달이 시작된다.
역시나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대가 하가시노 게이고인지라 이번 작품에서도 가독성이 무척 뛰어나다고 느꼈다.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딱 좋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이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고객의 안전을 뒷전으로 하는 모습에서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소설 속 이야기라지만 이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 절대 있을리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내가 모르는 곳에서, 아니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소비자를 우롱했던 기업들의 만행이 여럿 떠올라 문득 씁쓸한 감정이 밀어오기도 했다.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무차별 인질극뿐만 아니라, 규칙을 지키지 않은 누군가의 잘못으로 목숨을 읽은 끔찍한 사고와 기업 내외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비리가 이 작품이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가벼운 소설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그를 둘러싼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긴강감이 절정에 달한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마무리였다. 두드러진 권선징악을 내세운 결말이 조금은 성에 차지 않았달까. 어찌됐든 해피엔딩이 기분 좋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왠지 어디서 봤음직한 전개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낮간지럽다. 뭐 그렇더라도 끝없이 즐겁고 흥미진진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작가의 재능에는 이번에도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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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 히가시노 게이고>
가장 짧은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소설. 통쾌한 질주, 압도적인 속도감. 설원에서 펼쳐지는 서스펜스!
라는 소개띠지의 글!!!
백은 - 은색설원을 뜻하고, "hijack"라는 납취,탈취, 장악을 뜻하는 두단어의 결합!
제목과 띠지의 글만 보고도 하얀눈덮힌 곳에서 숨막히는 일들이 벌어질 예감이 든다~
히가시노의 책! 오랜만에 그와 만나게 된 신간이었다~
은백색 설원의 신게쓰 고원 스키장! 눈의 적설량도 충분한 이 겨울, 시즌이 시작될 무렵 익명의 메일이 도착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 스키장이 이상기온을 일으키게 한 주범으로써 거기에 대한 위자료 요구, 거기에 불응할시 스키장을 폭파시키겠다" 는 협박 메일이었다. 기업의 이윤 추구가 목적인 경영진과 스키를 즐기기 위해 온 고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스키장 관리 책임자 쿠라타와의 대립! 결국 협박범의 메일 내용에 따르기로 한 경영진. 어쩔 수 없이 경영진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쿠라타는 스키장의 패트롤 요원인 네즈, 후지사키, 키리바야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런 와중에 시즌 시작을 알리는 손님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일년에 한번 있는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온 치아키와 그의 사촌형제들. 호텔 스위트룸에 장기투숙하는 의문의 노부부. 지난해 스키장에서 아내를 잃은 이리에씨와 그의 아들 타쓰키. 그리고 그 사고로 인해 스키장에서 폐쇄시켜버린 호쿠게쓰 구역의 관리자들.
이들 모두가 위험에 처한 스키장에 같이 발을 들여 놓게되고, 본의 아니게 폭파사건과 연관을 띄게 된다.
범인은 스키장에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거라고 확신하고 돈을 요구하면서 그 돈을 기묘하게 빼앗아 간다. 1차 성공, 2차 성공, 3차까지 돈을 요구하는 이들. 그들은 과연 스키장과 무슨 연관이 있는 사람들일까?
책을 손에 잡은 순간,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특징답게 빠르게 읽히면서 그뒤의 반전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어느정도 중반이 넘는 순간부터 과연 누가 ? 라는 생각과 이들중에?라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나타난 반전에 사실 맥이 좀 빠졌다. 너무나 큰 반전을 기대한 것이었을까?
하지만 설원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서일까? 스키에 대한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다) 머릿속을 상상하면서 시원함과 동시에 속도감까지...머릿속에 그려 달리니 어느새 소설의 말미부분까지 와 있었다. 겨울에 아주 잘 어울리는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화 되었다니 그 설원에서 펼쳐지는 모습이 너무 기대된다!!>
이 분의 소설을 읽다보면 항상 무언가 하나를 제시해주시는데, 이번엔 환경문제에 관한 이야기!!!! 한번쯤은 그런 시설을 이용하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긴 했다. 스키장 하나를 건설하고 그것을 이용하면서 우리의 자연은 얼마나 많이 아파하고 있는지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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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나 히가시노게이고의 글들을 좋아한다. 올해는 많은 나라의 추리소설을 접할 기회를 얻었었는데 주로 소아성애자라던가 아니면 끊임없이 벌어지는 연쇄살인에 관한 책들이 많았었다. 읽으면서도 어둡고 가라앉는 기분과 함께 사람의 마음이 어디까지 악할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함께 가지고 있던차에 만나게 된 백은의 잭은 살인이 등장하지않는 책이라 더 반가웠다. 사람이 죽지않는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고일뿐 인명을 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이책은 오랫만에 무겁지않게 읽을수 있었던 추리소설이었다. 이제 곧 눈이 쏟아지는 겨울이 올 것이다. 그러면 많은 이들이 스키장을 찾게될텐데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폭탄이 스키장 어느곳엔가 매설되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은백색 설원이 펼쳐진 신게쓰 고원 스키장 스키시즌이 시작되자마자 한통의 메일이 익명으로 도착한다. 스키장으로 인해 이상기온이 발생한다면서 위자료 명목으로 3천만엔을 요구하면서 만일 요구에 불응할시에는 스키장에 매설된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협박성메일이다. 경찰에 신고를 하자는 의견과 돈을 주고 사건을 덮어버리려는 경영진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쿠라타는 결국 경영진의 명령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것으로 가닥을 잡고 스키장 패트롤 요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처음에는 3천만엔이었다. 큰 돈이기는 하지만 스키장의 존폐여부를 따지기에는 적다고 할 수 있는 돈인 3천만엔을 건네자 다음에 또다른 메일이 도착한다. 이번에도 똑같은 3천만엔의 요구, 그리고 폭탄이 매설되어있지않은 구역의 이름 이렇게 한번을 끌려가기 시작하자 범인들의 요구에 연이어 끌려다닐수밖에 없다. 스키장을 찾은 고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실무책임자와 범인들의 요구에 따르고 있으니 안전할것이라는 경영진의 태도, 그리고 범인의 꼬리라도 잡고싶은 패트롤 요원 네즈, 범인들이 노리는것이 정말 '돈'이기만 한걸까? 그렇다면 처음부터 6천만엔을 요구하지않고 왜 그것을 나누어 요구해야핬을까? 범인의 요구에 맞춰 돈을 갖다 두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돈들은 어떻게 사라질수 있었는지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닌가운데, 일년전 사고로 아내와 엄마를 잃은 일행이 스키장을 찾아온다. 그 사고로 인해 사고가 났던 구역은 폐쇄가 되고 스키장을 찾는 손님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구역의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워져 스키장을 찾아와 다시 스키장을 개방해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경영진의 생각은 그들과는 다르다. 두번의 거래가 성사되고 이번에는 5천만엔이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죄에 가담되어 있는 사람들은 쿠라타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던 인물들, 도대체 그들은 왜 이런 선택을 해야만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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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제목은 일단 생소했다. ‘스키장에 폭탄을 묻었다.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든 폭파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신게쓰 고원 스키장은 거대리조트 단지다. 십 여개가 넘는 슬로프 어디에 폭탄이 묻혔다는 것일까. 환경파괴 운운하며 보내진 협박문에서 요구되는 금액은 터무니없이 작다. 이 때문에 스키장폐쇄로 이어질까 두려워 자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영진들과 손님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스키장 운영팀간의 갈등까지 초래된다. 시즌오픈과 함께 몰려드는 사람들. 1년전 이곳에서 아내를 잃은 부자, 그 사건으로 폐쇄된 슬로프와 관련된 지역관계자들, 코앞으로 다가온 스노보드 국제대회를 위해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 스위트룸에 투숙하고 있는 의문의 노부부.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서서히 사건과 연관되는데...
범인은 지구 온난화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스키장 경영진을 지목한다. 물론 이후의 협박메일에서, 그리고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과정에서 그 메시지는 사건과 별 접점을 찾지 못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인가? 이 문제는 좀 애매하다. 어느정도 염두에 둔바가 있긴 하겠지만 이 메시지가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가 환경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집필한 것은 아닌듯 싶다. 단지 사건 구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 정도랄까(원래 테러범들이 내세우는 목적이 좀 거창한 것 처럼) 때문에 도입부에서의 거창함은 협박대가로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작다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일부 독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을 부분일지 몰라도 사건의 시발점이 된 첫 협박문에서의 도발성 강한 메세지는 다수의 독자들로 하여금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다음 사건 전개에 대해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게 한다.
특정한 주인공은 없지만 다수의 인물들이 사건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 스키장 관리책임자 쿠라타. 그는 경영진의 방침에 맞서보지만 결국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중간관리자다. 정의감에(혹은 젊기에 부릴수 있는 호기?) 불타는 패트롤 요원들을 다독이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려는 그의 모습이 오늘날의 40-50대의 가장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패트롤 요원 네즈와 에루는 손님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범인과의 숨막히는 추격신을 통해 소설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그리고 가끔 감초처럼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 이들 모두가 소설이 지루하게 흐르지 않도록 흥도 불어넣어줬다가 김도 쫙 빼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건 전개능력,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인력에 대해서는 다들 높게 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로 이끄는 마지막 과정에서의 다소 격한 전개(아마 2권으로 나왔으면 구성이 더욱 짜임새 있었을 듯 싶다)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이 책을 접한 것에 감사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비슷비슷한 교양서적들 자서전들 사이에서 발견한 휴식처 같다고나 할까. 그의 다음 작품에도 또 기대를 걸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