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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에세이] 책 읽다가 이혼할 뻔
"[책읽기/에세이] 책 읽다가 이혼할 뻔" 내용보기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우연찮게 연속적으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책을 읽었다. 그중 <책 읽다가 이혼할 뻔>은 제목에 확 끌렸다. 사실 '이혼할 뻔'이 아니라 '책 읽다가'에 눈에 꽂혔다. 어떤 부부이길래 고작 책 좀 읽는다고 헤어짐을 감수해야 할까 싶었다. 처음에는 재미가 있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가볍지도(아, 약간 재미는 있다.) 어쨌거나 전혀 가볍지 않다는 생
"[책읽기/에세이] 책 읽다가 이혼할 뻔" 내용보기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우연찮게 연속적으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책을 읽었다. 그중 <책 읽다가 이혼할 뻔>은 제목에 확 끌렸다. 사실 '이혼할 뻔'이 아니라 '책 읽다가'에 눈에 꽂혔다. 어떤 부부이길래 고작 책 좀 읽는다고 헤어짐을 감수해야 할까 싶었다. 처음에는 재미가 있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가볍지도(아, 약간 재미는 있다.) 어쨌거나 전혀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마음에서 뭔가 일어난다고 하긴 어렵고 구체적으로 잡아낼 수도 없지만 어쨌든 기분은 딱 그렇다. 좀 어렵나?

"옛날에는 심각했다고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도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 중요하다." 133, 낙원까지 몇 마일 <꽃에 묻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제목에 낚였다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판 재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다 이런 책을 샀지?”라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다. 서로에게 서로의 취향은 무시한 채 권하기'만'하는 독후의 결과는 책에 대한 감상의 내용보다 자신의 일상이나 기분 심지어 몸무게 측정 따위의 생활 고백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이 지점이 애매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일상에서 부부의 티격 거림이나 전혀 다른 성향들에서 소소하게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정작 독후의 내용이 짧거나 무성의(?) 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다시 한번 "어쩌다 이런 책을 샀지?"라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심지어 연작 같은 시리즈는 1권부터 읽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말을 <삼색 고양이 홈즈>를 들먹이며 똑같은 문장을 반복하기도 한다.(저자의 고백이 뒤에 있긴 하다.) 



이 책이 그렇다고 딱히 후회스럽진 않다. 세상에 읽을 책들은 널려있고 요즘 일본 작가의 책이 흥미롭기 때문에 그냥 마저 읽기로 했지만 "어쩌다"라는 생각은 읽는 내내 멈추지 않았다. 

"이전 연재에서 남편은 표지가 무서운 책이 싫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한 가장 무서운 표지의 책을 골라야지. 참고로 현재 남편은 아파서 이불 안에서 끙끙거리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읽는 <쿠조>는 또 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 43, 인생은 예측할 수없다

뭐랄까.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번역의 백미라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읽으면서 조마조마하게 되는 이유는 책 내용 때문이 아니라 이 부부의 상태 때문이다. "이 부부 괜찮을까?", "괜찮겠죠?", "아직까지는 부부이겠죠?"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나도 아내와 책을 주고받으며 그 속에 담긴 이해의 과정도 공유하고 싶으면 어떨까? 그런데 정작 아내는 책을 읽는 자체를 싫어한다. 우리도 연재를 시작한다면 이 부부처럼 될까.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곰 같은 아내와 사는 엔조 씨는 곰에 대한 이해가 그다지 깊어지지 않지만 정작 이 게임 같은 연재를 시작한 곰 다나베 씨는 곰 같은 아내와 사는 엔조 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을 느낀다. 결국 인간에게 곰은 곰일 뿐인가 싶다. 다나베 씨에게 마늘을 먹으라고 알려줘야 하나?

결국 이 부부가, 아니 엔조 씨가 깨달은 사실은 다름 아닌 "상호 이해가 달성되면 해산이라는 거"다. 그러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게 왜 씁쓸한지 모르지만 그렇다.

그나저나 오사카 멀미 증상을 호소하는 다나베 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일본도 한국처럼 지역감정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떠랴 싶은 생각이 들 즈음 궁금증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누구한테 물어보지?

230쪽 15째줄 카톨릭, 가톨릭




c********u 2018.03.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