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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트릭스 포터의 흔적을 따르다가 제일 먼저 만난 작품집이다. 제목에 이미 '미니'라는 말이 나와 있듯이 책의 크기가 손바닥만하다. 그러나 두께는 만만치 않다. 앞쪽 3/4은 한글판에 컬러로 된 그림이 실려 있고 나머지 1/4은 흑백의 원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값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구성이다.
여기서 궁금한 것,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읽을 대상을 어떤 독자로 삼은 것일까 하는 점이다. 글자의 작은 크기로 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삼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 나 같은 어른? 어른이 되도록 피터 래빗을 모르고 살았던 가여운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믿고 기꺼이 빠져 보려고 한다.
작가가 지은 책이 23권의 전집으로 나와 있는 것도 봤다. 그렇다면 양이 어마엄마하다는 것이고, 이 책에 실린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이해가 된다. 나는 토끼만 나오는 줄 알고 있었다. 토끼 가족뿐 아니라 이 책에는 고양이 가족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실려 있다. 게다가 귀여운 동물 그림에 평온한 풍경화까지.
동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의 마음 안에는 어떤 정서가 담겨 있을까. 어떤 동물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리라는 경고는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동물이나 인간이나 같은 생명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당부도 전해 받는 기분이 든다. 이런 마음은 분명히 나 스스로를 넉넉하고 너그럽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겠다.
어려서는 몰랐던,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최근까지 모르고 살았던 동물과의 교감 그리고 식물과의 교감까지, 이만큼이나마 알게 되고 누리게 된 것을 고맙게 여긴다. 이 책에는 11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도 예쁘고 글도 짧으니 천천히 더 빌려서 보아야겠다. 들여다 보고 있는 시간이 흐뭇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