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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가아더, 작가 자신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리레스"에 도서박람회에 참석차 들렀다가 한 고서점에서 "플로리아 서첩"이라는 낡은 편지 한묶음을 발견하게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플로리아 서첩은 지금의 천주교회, 더 넓게는 프로테스탄트 기독교에까지 "삼위일체론"과 "자유의지론"등의 교리를 확립한 "교회의 아버지"인 로마시대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이며, 성인으로 추앙받는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354~430 ,Aurelius Augustinus,성 어거스틴)"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신화등의 다신론을 배격하고 기독교를 국교로 확립되었던 시기에 힙포 레기우스 교구의 주교로 있으며, "신국론" 을 통해 국가와 교회의 위상을 정립한 서로마 후기의 인물로 중세의 정치, 사회적 구도의 정당성을 종교적으로 확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 가아더의 시점을 "현실"이라고 독자들에게 인식시키며 바깥틀로 만들고, 방대한 주석문과 역사적인 고증을 거치며 플로리아 서첩의 내용을 역사적인 사실로 만들어 액자 속의 소설로 만들어 보여준다. 가아더는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거릴 틈도 없이, 마치 소설 속의 내용이 역사의 한부분으로 읽혀지게 만들어 버린다. 소설 속의 주인공, 플로리아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개심하기 전 오랫동안 동거를 했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들인 아데오타투스의 어머니, 그리고 성녀의 칭호를 받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의 눈밖에 난 며느리로 등장하여,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을 반박한다.
가아더는 플로리아의 입을 빌려, 인간에게 주어진 식욕, 성욕, 애정욕, 기타의 욕망들을 온전히 세속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그것의 무용함을, 그리고 그것을 억제함으로서 얻어지는 종교적 평화와 위로를 구하는 것만이 참된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이라 강요하던 교회에 대한 반성이었던 것이다. 플로리아는 자신과 아우구스티누스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었던 믿음과 사랑, 그리고 우정의 순수하고 아름다움에 대해 추궁하며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속에 나타난 비겁함을 따져나간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감정들, 인간적인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멸시하고 배척하는 것은 오히려 신의 참 뜻에 거스르는 것이라며 참회록 속에 나타난 모순들을 꾸짖는다.
소설은 시종 편안하고 읽기 편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정다감하고 때로는 유머와 위트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론 어렵지 않은 철학이나 로마신화를 보여주며 지적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나는 이 책을 단단하고 경직된 교회윤리, 혹은 교리에 의해 자신의 생활과 정체성, 욕망, 감각기관을 부정한 것으로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신앙심까지도 흔들리는 혼란에 빠진 친구들에게, 혹은 사회가 규정하는 여러 가치들, 즉 도덕시간이나 윤리시간에 배운 것들을 고정관념화시켜버린 많은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그래요,아우렐. 아마 당신은 당신 자신의 그림자에 불과할 거예요. 신학자들의 어두컴컴한 미로에서 고위성직자로 사느니, 차라리 당신은 가난한 농부 집에서 날품팔이로 일하며 사는게 나을걸요.----"죽어버린 자들이 모든 것을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느니보다는 가난한 농부로 사는게 좋을"거라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중 아킬레스를 인용한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