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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관한 기억 -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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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관한 기억>은 어느 소설집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참 정성스러운 소설집이다.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진심 어린 말과 행동들이 녹아있다는 게 느껴진다. 한국의 특정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작가가 어떠한 삶을 경험했고 어떠한 일들에 주목했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가장 좋았던 건 '당신은 아직 오로빌에 있나요'이다. 읽으면서 이 소설집에서 가장 튀는 소설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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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관한 기억은 어느 소설집이 그렇지 않겠냐만은참 정성스러운 소설집이다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진심 어린 말과 행동들이 녹아있다는 게 느껴진다한국의 특정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작가가 어떠한 삶을 경험했고 어떠한 일들에 주목했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가장 좋았던 건 '당신은 아직 오로빌에 있나요'이다읽으면서 이 소설집에서 가장 튀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이유로는 일단 소설 속 낯선 배경을 꼽을 수 있겠다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오로빌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대한민국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찾은 공간이라는 점그리고 아주 낯선 공간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신선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전형적이지 않아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한여름의 지독한 더위에 대한 묘사갈증에 대한 묘사그리고 그것들이 육체와 연결되는 것이 재미있었다개인적으로 소설의 주제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재미있었던 것은 '개털'이다. IMF를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은 세대인 내게는 농촌 소설이라는 것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사실 농촌 소설이라는 것이 자칫해서는 뻔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이 소설은 뻔한 듯 하면서도뻔하지 않은 느낌이었다뒤엉키고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정밀하고 깔끔하게 쓰여진 느낌이었다압축과 생략 또한 적절하게 이루어져서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반면 '손에 관한 기억'은 책의 제목이자 소설집의 첫 페이지를 여는 소설인 만큼 그 의미가 큰 소설인데약간 아쉬웠다읽으면서 묘하게 읽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그 이유를 나름대로 들어 보자면일단 묘사가 꽤 빽빽하다게다가 여러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다. ‘에 관한 기억들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기억들의 조각조각을 이어 붙여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 안에 내용이 너무 많다나와 같이 집중력이 약한 독자들에게는 조금 벅찬 소설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제도 참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는데조금 더 생략시켜서 빈틈을 만들면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 또한 아쉬웠다소설 속 이름들은 ‘K’, ‘P’ 등 이니셜로 표현되거나 남자’, ‘여자’ 등의 성별로만 지칭되거나 비교적 평범한 이름들로 불린다사실적으로 느껴지는 듯 하면서도 그것이 오히려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조금 아쉬웠다. ‘ 더욱 개성 있는 이름들을 부여했다면 어땠을까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폭을 좀 더 넓힐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쉬움도 남았지만 마음에 들었던 점 또한 분명히 있었다소설집 전반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작가의 뚝심이다이 소설집은 IMF라는 시대를 겪어 나간 다르면서도 비슷한다양한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모든 이야기들이 이 큰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다그렇기에소설집 안의 모든 소설들간의 연결이 자연스럽다소설들이 각각 개성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나는 IMF 세대를 잘 모르고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그렇지만 이 소설들을 읽으며 몰입하게 되는 것은 이 소설이 사람 사는 냄새를 진하게 풍기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에 대한 짙은 관심이 소설집 전반에 드러나고 있는데그것이 괜히 뭉클하고 사랑스럽다우리의 삶을 그냥 흘러 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잡아보려 하는 것그러한 끈질김이 인상적이었다.

모두들 그렇겠지만나도 잘 살고 싶다스스로 이 말을 무겁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n****t 2018.03.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