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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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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유명한 마요 컬리지 고등학교의 식사시간,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소서"      교사가 된 이후, 가끔씩 포기하듯 읊조리는 주변인의 말들이 귓가에 달랑대며 애써 굳혀놓은 심기를 어지럽힌다. 공교육이 무너졌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아이들을 망쳐놓았다. 요즘 아이들 무섭다. 잘못 건드리면 뼈도 못 추린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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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유명한 마요 컬리지 고등학교의 식사시간,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소서"

 

   교사가 된 이후, 가끔씩 포기하듯 읊조리는 주변인의 말들이 귓가에 달랑대며 애써 굳혀놓은 심기를 어지럽힌다. 공교육이 무너졌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아이들을 망쳐놓았다. 요즘 아이들 무섭다. 잘못 건드리면 뼈도 못 추린다... 등등. 그런데 이런 말들은 사실 '고부갈등의 필연성'에 대한 입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꼭 모두에게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

 

   진심은 통한다고 믿는다. 진심을 다해 노력한 만큼 언젠가는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믿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따라가 보면 그 속에는 ‘학생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삶의 철학’의 부재를 목격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떠했던가. 늦은 저녁, 위태로운 눈빛으로 담배를 피워대는 그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소서”라고 진심을 담아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던가? 굶주리며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과 살을 뺀다고 다이어트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 그 부조리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를 주었던가! 입시 위주의 교육이 문제라고 하면서도 정작 “왜 공부해야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니?”라고 질문하거나 “출세를 위해 공부하지 말고, 학문을 위해 공부하라”는 깊은 뜻을 함께 나눈 적이 있는지를 되물었을 때,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봤을 때, 난 야간자율학습을 심하게 빼먹는 학생이었다. 노을이 지는 걸 보거나 낙엽들이 발치에 쌓이며 속삭이는 소리를 듣느라 늘 늦게 들어갔고, 이래저래 공상하다가 실제 공부한 시간은 두 시간을 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어서 성적이 안나오거나 선생님께 혼날 때는 나의 생존 가치까지 의심했었다. 수학을 잘 못했던 나는 서울대가 아니라는 자격지심에 아이들을 닦달하던 수학쌤의 밥이었다. 5분 테스트를 할 때면 매번 꼭 한 두 대 씩은 손바닥을 맞는 정규멤버여서 수학시간이 지옥 같았다. 왜 내가 잘하는 영어나 국어, 사회 성적에는 관심도 없으시면서, 노력해도 잘 안 나오는 수학성적만으로 그렇게도 괴롭혔는지 지금도 담임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다. 선생님 중 단 한분이라도 그런 나의 표정을 알아봐주셨더라면, 행복이란 어떤 건지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이라도 해주셨던 분이 계셨다면 참 다른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 같다. 그저 착한 학생이 되기 위해 선생님 뒤를 졸졸 쫓아다녔던 내 모습을 떠올리면 참 서글프다. 더 안타까운 건, 스승의 날이면 찾아뵙거나 아련한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가 되던 그 해,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내주었던 숙제는 ‘마음의 스승’을 찾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다녀도 학교 식구들 외엔 서른 명도 보기 힘든 시골로 첫 발령을 받았던 나는 마음의 스승을 책 속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스승님들의 말씀을 고스란히 소리내어 말하고 있다.

 

   “교사의 첫 번째 임무는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노트 갈피에 살짝 끼워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순수하고 진실한 가치를 건네주는 것이다”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어떤 교육철학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를 지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교사의 숙제이고, 교사의 이러한 노력에 대한 학생들의 모범답안은 아마 ‘진심으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교사로 일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 나의 입장에서 보자면 역시 ‘필요해서 하는 공부’의 효과는 엄청나다. 본인의 부족한 면을 알아내고, 그걸 보완하기 위해 자료들을 뒤지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정보의 연결고리들을 찾게 되는 그 과정은 정말이지 신난다. 그런 면에서 공교육이고 사교육이고를 떠나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이 빠진 수업은 시간낭비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그 근거를 들어 ‘메타인지 Meta Cognition'에 대해 언급하는데 참 시원시원한 원인과 결론 찾기에 내가 다 들떴었다.

 

 

‘메타인지 Meta + Cognition’란 ‘상위인지’라고도 하는데 한 단계 더 고차원적인 인지로서, 자신이 어떤 사실을 안다는 그 사실을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고, 한 차원 높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말한다.

 

 

 

 

 

 

   그림으로 설명해 보겠다.

   지식에는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있고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 있는데, 사실 후자는 진짜 지식이 아니다. 그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EBS 제작진이 했던 실험 결과 중 아주 흥미로웠던 것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와 풀 수 없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 즉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수록 메타인지의 발달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수록 실패 경험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 사이의 격차를 자주 경험해볼 때 메타인지가 길러지는데, 이것은 문제를 풀면서 틀렸던 경험의 반복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 번 배운 내용을 스스로 복습하거나 다시 정리해 보면서 ‘내가 이건 몰랐구나’ ‘이건 정확히 알고 있다’라는 것을 직접 깨닫는 경험이 많아야 하는 것이다. 뭐랄까,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진리를 무엇보다도 솔직히 보여주는 것이 공부 같다.

 

   평생학습 개념이 자리잡아가면서 연령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늘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얻는 기쁨은 어마어마하다. 공부라는 것이 입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하면 좋은 벗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부의 목적 또한 개인의 영달이라는 소심한 시선에서 벗어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비전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한다. 소싯적 내가 깨닫지 못했던 그 많은 행복들을 숨은그림 찾듯 하나하나 득템해 나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평생 보며 사는 것이 소원이다. 늘 부족한 나지만, 책 속에서 눈물나게 했던 한 선생님의 독백을 덧붙이며 공개적으로 평생 노력할 것을 맹세해본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많아서,

눈빛 하나, 말 하나로도 꿈을 줄 수 있어서,

선생님이어서 항상 가슴이 먹먹합니다”

s****1 2013.0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