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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책 한권을 만났다. 황송노인주간보호센터, 박경남 공저로 되어있는 표지가 산뜻한 책을 한권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묘하다. 별게 없다. 그림한장, 그림에 대한 설명한장이 전부다. 그런데 이 설명이 과히 어르신 바보여야만 쓸 수 있는 글들이다. 아이에 어린시절 앨범을 보다보면 말도 안되게 그려놓은 그림에 설명을 적어놓은것이 몇개 있다. 지금 보면 이게 뭔가 싶은데, 그 당시에는 아이가 동그라미 하나만 그려도 천재가 아닐까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주절이 주절이 설명도 길다. 이 책이 딱 그렇다. 별 그림이 아닌 그림 하나에 설명은 종이한장이 모자랄 정도로 많다.
교회 전도사님 중에 나이 지긋한 분이 계시다. 노인요양관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셔서, 주중에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을 하시는데, 전도사님이 매번 어르신댁에 가실때 마다 가지고 가시는것이 있으시다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유치부 아이들에게 주는 색칠하기.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맞는 그림 그리기를 아이들에게 한장씩 주는데, 그 중 몇장을 어르신댁에 가실때 마다 가지고 가신단다. 처음엔 힘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가지고 하나하나 색칠을 하시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는 다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으시다. 그때는 전도사님이 별걸 다 하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를 읽다 보니 잘하시고 계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박경남씨는 그림을 그리는 분이 아니다. 황송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에 글쓰기 지도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시다. 처음엔 어르신들의 글쓰기 지도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군다나 몸이 불편하신 어른신들이셨으니 말이다. 자기소개로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절반이상의 어르신들이 소극적이 었을뿐더라, 몸이 불편해서 볼펜을 손에 쥘 힘조차 없으신 분들도 계셨다고 한다. 결국 작가는 치매, 뇌혈관성질환, 파킨슨병과 같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터득하게 된 어르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분들과 함께 매주 1회 주제를 정해 그림그리기를 시작했단다. 그렇게 10개월여 동안 그림 그리기를 통해 얻어진 어르신들의 작품이 이 책속에 들어 있다.
그림을 통해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색연필을 제대로 쥐기도 힘들었던 분들, 생전 처음으로 그림을 그려본 분들, 대부분 그림 그리는 것과 무관하게 살아오셨던 분들에게 그림을 그리자고 했을때, 혼쾌히 고개를 끄덕이시는 분들이 몇분이나 계셨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한 분 한 분의 삶이 그려지기 시작하고, 그분들의 간절한 소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나의 점들이 선을 이루고, 그 선을 통해서 그분들에 열망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1부 어르신들의 그림 이야기와 2부 자식으로 산다는 것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엔 황송노인주간보호센터에 계시는 분들에 그림과 설명으로 되어있고, 2부는 자식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물론 그림과 설명에 분량이 훨씬 많다.
유치부 아이들에 그림같다. 그런데도 따스하다. 글이 글쓰는 사람의 생각을 드러내 듯 그림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상관이 없다. 이 엉성하고 투박한 그림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그림속에 들어있는 생각때문일것이고, 그 생각을 읽어내는 작가의 사랑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야기한것 처럼 작가는 어르신 바보다. 사랑이 없으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이야기를 잘 하시는 것도, 그림을 잘그리는 것도 아닌 분들의 그림을 사랑으로 보고 읽고 그분들에 삶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작가. 작가에 말처럼 어르신들에 주름진 손이 마치 꽃으로 피어나는 것 같아 책을 펼치는 이들에 가슴도 먹먹하게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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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 라는 제목이 너무 이뻐보였다.
삶의 끝자락에서 세월을 부르며.. 라는건 이 책에 소개되신 분들 모두 파킨슨병이나 치매에 걸려서 삶의 끝에 계신 분들이기 때문이다. 황송 노인주간보호 센터는 이런 분들의 치료를 담당하는 불교 단체 하에 있는 센터다. 어른들이 유일하게 친구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 병의 진행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프로그램들을 하는 곳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참 많이 났던 것 같다. 치매를 두번씩이나 앓으셨었고 할아버지는 신장투석을 하ㅡ몇년간 하셨던지라 힘들게 돌아가셨던 모습들이.. 나이가 드실 수록 아이가 될 수 밖에 없는 듯한 걸 표현한 이청준의 '할미꽃운 봄응 세는 술래란다' 란 책의 인용문구가 많이 마음에 와닿았었다. [그것은 할머니께서 은지에게 나이를 덜어 주실 때 그 나이에 담긴 지혜도 함께 나눠주시기 때문이야. 할머니 나이 속에는 여러가지 지혜가 담겨 있는데, 그것을 은지에게 나누어 주시니까 은지는 지혜로워지도 할머니는 반대로 어린아이처럼 변하여 가는 거란다. -p.31] 이렇게 치매의 진행 상황을 이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싶다. ![]() 그림은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걸 무의식 중에 그리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미술치료사는 아니지만 그 분들을 접하면서 그 분들의 삶과 그림을 연관해서 글을 쓰고 있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은 '녹슨 우산을 끌고'란 제목의 그림이다. 두개의 우산이지만 작은 우산이 큰 녹슬은 우산을 끌고 가는 모습.. 보는데 지금 현재의 삶을 너무 현실적으로 그린것 같아 놀라면서도 왜 이리 마음이 아프던지.. ![]() 눈이 잘 안보여서 못그린다고 말하셨던 할머니의 자화상.
너무 귀엽게 잘 그리신 그림이라 인상 깊다. 색동옷을 입고 부모님께 사랑받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느껴지는 그림이다. ![]() 같은 우산을 소재로 그린거지만 또 다른 표현의 그림.
아플 때에는 자신의 모든걸 드러낸다는걸 알기에 뒤집힌 우산을 그리신게 맞으신걸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뒤집혀 있는 우산 밑에 계신 늘 졸면서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인상깊다. ![]() 나에게 고마운 사람을 생각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부모님이나 가장 가까운 지인들이 떠오를만 한데.. 어르신께 가장 고마운 사람이 보호사님들이였다. 보호사님들에게는 보람이 있을 찌는 몰라도 자식들은 죄송한 시간이 되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소박한 노인 분들의 모습들에 웃음도 나고 슬퍼지도 하고.. 어릴 때 우리는 평생 부모님 품에서 자라는데 나중에 나이드신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는 건강하지 않으시다면 어려울 때도 많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시설에 계신 부모님을 많이 찾아뵙는다는게 살다보면 참 어렵고 힘든 일인데 그러다보면 우리가 잊혀져갈 수도 있다는게 더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이젠 사회적으로 보호사 쪽도 발달이 되가고 있기때문에 집에서 꼭 모시고 병을 치료하지 않기도 하는 시대지만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잊지는 않는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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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다녀오랴 친구네 다녀오랴 바빴던 주간에 받았던 책 한권. 틈틈히 앉아 펼치던 책 한권을 읽는 속도가 더뎠다. 한단락씩 읽어내려갈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책. 그렇게 생각에 빠지다보면 책장을 넘기던 손길이 멈추고 그래서 더 음미하듯 천천히 읽어내려가게 된다.
이 책은 치매에 걸리신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는 황송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글쓰기 지도를 부탁받았던 저자가 글쓰는것을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글쓰기대신 그림을 그리는 수업으로 대체를 하게 된다. 생전처음 그림을 그린다는 분도 계셨고 그림에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하는게 맞는것인지 자꾸만 선생님에게 물어본다. 그림을 그리는 대신 잊어버릴까 수업시간 내내 자신의 이름을 종이가득 써내려가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짠해진다. 그림그리는건 재미없고 싫다던 어르신들은 자기손과 자화상을 그리는 일에는 집중해서 그리셨단다.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랴 주름지고 못생겨진손을 바라보며 아마 어르신들은 그 손이 창피하기보다 자랑스러우셨으리라. 손그림옆에 또박또박 이 손으로 자식 다섯을 키웠다고 적은 글에 어르신의 자부심도 느껴졌다. 신기한점은 자화상을 그릴때 본인의 모습을 지금의 주름진 얼굴이 아니라 소년, 소녀시절 앳된 얼굴로 그리신다는거다. 나이가 든다는것은 껍데기일뿐이지 정신까지 나이들지 않는다. 신체가 늙어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것이지 치매어르신들의 마음까지 문제가 생긴것은 아니니말이다.
한페이지에는 어르신들이 그리신 그림과 한페이지에는 그 그림을 그린 어르신들의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힙겹게 그림을 그려나가신 그림을 보며 내 마음까지 경건해지는 기분이었다.
책을 덮고나면 이상하게도 자꾸만 엄마,아빠가 떠오른다. 엄마의 뭉툭하고 두꺼운 손과 아빠의 벗겨진 머리, 내리사랑이라고 하지만 살아계실때 내 자식보다 부모를 먼저 챙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자꾸만 자꾸만 부모님께 잘못했던 일이 떠올라 연신 눈시울을 딱아내었다. 엄마, 아빠.... 하고 이름만 불러도 눈물부터 나면서 만날때마다 잘해드리지는 못할망정 서운하게만 해드렸나 후회가 든다.
책을 다 읽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의 노후는 어떻게 지낼지 뭘 하며 지낼지 불꺼진 방에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열심히 살다 그래도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하고 눈감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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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나이가 70이 넘는 다면 어떤 나이들은 어른이 되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내가 나이가 든다면 내가 좋아했던 할머니, 할아버지 같이 멋진 자상함이 나에게도 나올까? 아니면 무엇인가 모자란 사람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제발이지 나의 노후는 인자하고 편안해 보이면서 부족한 것 없이 그저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고 싶다. 특히나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본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황혼기는 무엇인가 다르게 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게 되었다. 특히 주인공인 할머니나 할아버지들과 같이 멋진 황혼기를 말이다. 물론 멋지지 않은 분들도 나오지만 그래도 주인공인 에블린역의 주디 덴치 같은 그런 여자를 꿈꿔본다.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 』는 노인 분들의 그림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저자인 황송노인 주간보호센터, 박경남의 어르신들의 그림을 하나씩 관찰하고 봄으로서 그분들의 그리움 아픔, 사랑, 아니면 여러 가지 그림으로 표현한 것들을 글로 남기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읽는 내내 어르신들의 그림이 내 눈에 보이고 그 그림의 듯을 보면서 더욱 잔잔한 웃음과 그 그림의 뜻을 생각하니 애잔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특히 어르신들의 마음이 많이 들어간 그림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분이 좋다. 특히 저자의 글은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 』에서 15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적은 그런 책을 먼저 읽은 나로서는 그때도 주변 인물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은 바가 있는데 이 책을 읽게 되니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고 실제적으로 다가왔다.
주제를 하나 정해 그것을 그리라고 하니 어르신들은 스스럼없이 그리셨다. 그 솜씨들이 대단하고 그 그림에 들어간 뜻을 알기에 그림의 값어치는 정말이지 더욱더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들의 삶과 그림이라는 치유 방법에서 아이가 어릴 적에 무엇인가를 그림으로서 부모의 역할이나 그런 것들을 알기에 어른들의 그림에서는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다. 주름진 손으로 그리는 어른들의 그림이라는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고 사실 책을 읽으면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림에 하나같이 의미와 뜻이 있다는 것이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막상 나에게 무엇인가를 그림으로 그리라고 한다면 망설여 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어르신들은 정말이지 멋진 그림으로의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여러 모습을 보여주신 것에 우선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책 표지에 이 말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색연필도 제대로 힘들었던 어르신도 계셨고, 생전 처음으로 그림을 그려본 어르신도 계셨다. 대부분 어르신들이 그림 그리는 것과 무관하게 살아오셨던 터라 굉장히 낯설어 하셨다. 그럼에도 매 시간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셨다. 점선 하나 긋기 힘들었던 어르신은 어느 새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당신 마음속에 건강하고자 하는 열망이 그림으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누구든지 노력한다면 다들 멋진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 속의 그림들은 어르신들의 그림이라는 점에서 더욱 멋지고 아름답고 그림 하나에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어르신들의 그림이야기이고 2부는 자식으로 산다는 것이다. 그 2부에서 이 말이 가슴에 콕 박히게 와 닿는다. 어느 청개구리의 변명 중에서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는 큰 산을 잃은 것 같았는데, 엄마 돌아가시니까 세상 전부를 잃은 것 같아.” P235 이 말이 가슴에 아프게 다가온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효도하고 안부를 묻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부모님의 마음들은 그저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신 것 같다. 물론 나도 나의 자식에게 그런 마음이다. 그렇지만 내가 나이 들고 앞으로 우리 세대들의 부모님들은 더욱 걱정이 된다. 앞으로 더욱 삭막해져 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는 어느 누구도 탓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들 자기 자신들이 만들어 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내 부모에게 이 만큼 하니 나의 자식들도 나에게 이만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대접 받으려면 나의 부모에게 좀 더 잘하는 그런 사람이 되면 되는 것이다. 누가 알아주기 보다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마음 말이다. 어르신들의 주름진 손에서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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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젊어보이기 위해 비싼 화장품을 바른다. 주름을 펼치기 위해 보톡스를 맞고, 심지어 수술까지 감행한다. 단순히 외모지상주의 때문에 이런 일들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지상에 존재한 이래, 늘 젊음을 갈망하고 숭배했다. 젊음은 단순히 육체의 신선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열정과 가능성, 시간과 기회 등 수많은 가치가 녹아있다, 심지어 불사(不死)의 개념까지도 은밀히 내포한다. 반대로 늙음은 이 모든 가치를 상실해 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이 과정을 흡사 ‘저주’처럼 여긴다. 그러나, 늙어간다는 것은 ‘저주’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젊음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해왔던가. 수많은 타인을 잣대짓고, 판단하고, 단절하고, 밀쳐내며 살아왔다. 젊음의 한 때에만 할 수 있다며 후회할 짓을 자랑스럽게 저지르고 다녔다. 꿈을 이루어야 행복해질 줄 알고,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전부 놓아버렸었다. 늙음은 이 고삐풀린 짐승을 인간으로 바꾸어준다. 인간성을 회복하게 만드는 쓰디쓴 약과 같은 것이 늙음이리라. 늙고, 병들고, 죽음을 코앞에 두고서야. 우리는 진정한 인간성을 회복한다.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의 어르신들은 회복된 인간상을 보여준다. 세월의 흐름속에서 병과 늙음을 얻었으나, 그들의 인간미는 청춘보다 훨씬 눈부시다. 색연필로 그린 작은 그림 하나에 미소지으며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했듯이, 어르신들은 늙어감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는다. 현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악다구니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마치 어린아이가 감기약을 먹지 않기 위해 때쓰는 듯한 모습들이다. 신이 만들어 놓은 순리를 역행(逆行)하기에 그들은 아름답지만 불행하다. 반대로, 늙음은 초라하지만 행복하다. 진정한 인생의 의미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는 어르신들의 주름진 미소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깨달음을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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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접해보고서 그냥 마음에 애잔했습니다.. 서툴지만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정성을 다했을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 곳이 짠해지더군요. 노인성 질병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어르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한 그림을 책으로 만들었네요.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어르신이 직접 그린 그림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어르신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처음 보면 마치 초등학교 가 입학한 친구들이 그린 그림처럼 보여서 귀엽기까지 한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눈물이 나곤 하네요. 책을 읽어 가면서 우리 부모님이 그린 그림을 한번도 본 적이 없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히 부모님들도 어린 시절에는 학교에서 그림을 그렸을 건데... 웬지 부모님이 예전에 그려셨던 그림과 지금 만약 그리고 싶은 그림이 무엇이 궁금해지네요. 그림 치료가 어르신들과의 소통에 아주 적합하면서 교육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도 한 그림을 통해서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니 솔직히 그림이 달리 보였습니다. 그림 그림마다 사연이 잇고 그림하나로 어르신들의 살아오신 과거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고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좋은 프로그램 같습니다. 1부에는 어르신들의 그림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고 2부에서는 아버지 세대의 '자식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2부를 찬찬히 읽다보면 우리네 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부턴가 아버지, 가장이라는 이름은 집에서 참 인기가 없죠. 돈벌어주는 아버지로만 인식되어 참 안스럽기까지 합다. 그런 아버지의 조그마한 변명을 이야기 하는데 웬지 모르게 슬퍼집니다. 우리네 아버지도 그 아버지들에게 아쉬움이 있고 자식들에게는 좀 더 다가가고 싶은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잘 표현했네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입니다. 얼마 전에 봉사 활동으로 다녀오 곳에서도 어른들과 어린이를 위해 벽화 수업을 보고 오면서 그림이 참 아름다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정말 좋은 도구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미술을 너무 못해서 싫었는데 가끔씩 그림일기를 한번 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와 소통하는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그 마음은 똑같지 않을까 싶네요..책 참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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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아이가 되어간다'는 말이 떠오른다. 어른이 되면 다 내려놓게 되고, 순수한 마음의 어린아이가 되어버린다. 우리들 내면 깊숙한 곳에는 보편적으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늙고 병들지 않아도 동심으로 돌아가는게 자연의 순리인 것처럼 되어진다. 삶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다소의 변화는 있겠지만 저마다 아이같은 돌봄이나 사랑을 필요로 한다. 이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는 점점 기억이 쇠하여 지고 늙고 병든 어르신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그리움이나 추억, 사랑과 우정등을 저자의 시각을 통해 소박함과 진실함으로 담아낸 작품 모음집이다.
글이나 그림은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은 어르신들의 마음속 감성들이 그림으로 표현된 것을 저자가 가슴속에 흐르는 세밀한 감정을 관찰하고 그것을 그림과 함께 덧붙인 설명이 담겨있다. 또한,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의 궤적을 쫓아 개인별로 가슴속 아픔까지 받아들이며 삶의 흔적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였다.
<아이가 되어버린, 아이 같은 어르신>을 보면 순수한 마음의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어르신이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이 가기도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소의 변화는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내면 깊숙한 곳에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이러한 어르신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어 안아주는 자식들, 젊은 우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겠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짠해지기도 하고 부모님 생각이 나 울컥 눈물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비교적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스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끝까지 하는 힘>을 읽어 보면 뇌졸중으로 인한 우측 상하지 마비, 치매와 만성 폐질환까지 진행되고 있는 어르신에게 색연필을 쥐어 주게 한 이야기가 있다. 의사 소통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그 어르신에게는 줄을 긋는 것조차 버거움이요 선하나 긋는 것에 너무나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여기서 그 어르신이 힘겨워 한다고 옆에서 보면서 조바심을 내며 거들어 들이려 하게 되는데 결코 그렇게 해선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였다. 아무리 긴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어르신 스스로 하게끔 배려하여야만 어르신 나름대로의 생각을 한 줄 선긋기에라도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끈기있게 해 냈을 경우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 드려야만 한다. 나는 이 어르신이 가장 공을 들여 그리신 자화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콧끝이 찡하였다. 친정 엄마에게도 파킨슨이란 병이 작년부터 찾아왔다. 손도 덜덜 떠시고 점점 기억력도 감퇴 되고 걷는 것조차 힘겨워 하기 시작한 엄마를 보면서 이 어르신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가슴이 아프도록 베어왔다.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그림으로 감정을 드러내면서 하고 싶었던 것이나 가슴에 응어리 진 것들을 표현 할 수 있는 이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게 여겨진다.
소 걸음이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또한, 꽃의 흔적은 일년을 가고 사람의 흔적은 백년을 간다.는 말처럼 어르신들이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감정은 살아온 흔적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표현 된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알아 보게 되는 이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어르신들의 모습과 저자의 마음 씀씀이를 들여다 보며 어르신들의 소걸음에 격려와 위로, 인내와 사랑을 전하면서 한 평생 살아온 어르신들의 흔적들을 우리들 가슴에 품게 된 것에 대해 참으로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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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남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 북씽크
책을 보면 유명한 사람, 아는 사람이라 괜시리 정감이 가는 책이 있고, 알려지지 않고 잘은 모르더라도 정감이 가는 책이 있다. 이 책 꼭 알려진 작가의 베스트셀러는 아닐지라도... 한사람 한사람 귀하지 않고, 사연없는 생이 어디있을까요. 그가 담아내고자 했던 분들의 삶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듯한 그런 진귀함을 기대했고 정말 그걸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황성노인주간보호센터 글쓰기 지도 자원봉사를 통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글쓰기 지도였으나 이곳에 오시는 어른들은 낮 시간 동안 시설에서 보호가 필요하고, 질병과 노환으로 인해 일상생활 및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60세 이상의 어르신과 65세 미만으로서 노인성 질병(치매, 뇌혈관성질환,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어 장기요양법에 의해 3등급 이상의 판정을 바으신 어르신들이 주성원을 이룬다. 그러니 글쓰기는 처음부터 만만치가 않아 어린이들과 했던 것을 떠올려 그림그리기로 방향을 바꾼다.
미술치료 전문가도 아니고 심리치료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기에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서평하듯 어르신들의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을 어르신들의 상황과 함께 이야기로 엮어 보았으니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독자 스스로 느끼는 감정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저자는 부탁한다. p.14
최근에 알게된 것인데, 글도 하나의 치유 효과가 있어 작가중에 사실은 자신의 치유를 위해 시작하고, 지금도 그래서 열심히 쓰면서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세계라고 들은바 있다. 그림도 그러하다고 한다. 그리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추상들이 이미지로 표현된다. 어르신들의 삶과 생각이 녹아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 ![]() ![]()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어느 소년이 찾아와 고도가 온다고 말해 두 사람은 끝내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것도 오지 않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기다림은 오히려 어르신들에게 더 익숙한 것이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말 끔찍하다." 에스트라공의 푸념은 어쩌면 어르신들의 현실이 아닌지 씁쓸한 웃음을 짖게 한다. p.93
"너희들은 아직 먼줄 알지? 금방이여" 자식네 집을 이리저리 전전하시던 어르신께서 하셨다는 말씀이 떠나질 않는다. 자식 낳아 기르며 줄줄만 아셨던 어르신들. 이제 살만 하니 갑작스레 찾아온 병앞에 속수무책으로 황망히 서 계시는 모습들이 남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당장은 살아계신 나의 엄마가 떠오르고, 나 또한 언제일지 예외는 아니니까 말이다. 마음에 간직하고 계셨던 그분들의 자아상들이 한땀 한땀 놓아진 수처럼 점점 마음이 묵직해 진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와 못다 읽은 2부를 읽으면서는 내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정말 모르는 누군가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었다.
"느그 할머니 살아 계실 때, 밭에 갔다 오면 발을 씻고 방으로 들어가는데도 흙물이 그대로 묻어 들어가 타박 여러 번 했제. 음식을 만들 때도 꼭 흘리고 다녀서 제발 그러지 좀 말라고 했는디 말이여. 지금 내가 그러는구나. 그것이 늙는 것이어서 그런 건디. 나는 안 그럴 줄 알고 내 앞길 모르고 느그 할머니한테 내가 그랬더라." p.222
모두 두파트로 이루어진 구성에서 시작부분에 아래 사진처럼 사진틀에 단원의 제목을 넣고 시작을 했는데 이야기가 모두 마쳐진 마지막 장에 이 액자같은 모습이 크게 그려져 있다. 무슨 의미일까? 자식으로서도 작가 자신처럼 비만 오면 우는 청개구리 되지 말라고 우리들에게 말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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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가족을 위해 몸 바친 어르신들께서 삶의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을 표현하신 멋진 그림과 어르신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주름진 손등에 꽃을 그리다>를 만났다.
한 평생을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애쓰신 황송노인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의 그림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데, 난생 처음 붓을 들고 혹은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었고, 나의 친정아버지 또한 뇌경색으로 지금도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밖으로 결코 쉽게 표현하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속에 담긴 진심을 그림으로 이해하면서 어떤 분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또 어떤 분들은 아직도 자식과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시고 계시며,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선생님께서 칭찬해주시길 기다리시는 분등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더 어린애 같다는 것을 실감하였고, 순수한 마음과 그림 그리고 힘겹게 글까지 곁들이시는 정성은 정말로 뒤늦게나마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처음엔 색연필을 쥐는것 조차 힘들어하셨던 어르신들이 나중에는 그림과 색칠을 제대로 하시기도 하고, 마지막 유작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나신 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아들을 그리시고는 ‘우리아들’이라고 써 달라고 하시는 어르신께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을 여전히 사랑의 마음과 그림으로 표현하시는 것을 보면서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였다. 투박하면서도 세련되지 못한 그림으로 솔직히 유치원 어린아이들의 그림수준도 있었지만 창의력 면에서는 여느 전문 화가들의 생각을 뛰어넘으신 정말로 표현력이 대단한 그림도 있었다. 그러기에 어르신들의 그림 속엔 더 정감이 있고 사랑이 있으며 동심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르신들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우리 부모님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면 어떤 그림을 그리시게 될지 내심 궁금하기도 하고 솔직히 부모님의 마음속에는 정말로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식은 나이가 들어도 부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면서 몸이 불편해지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을 헤아릴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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