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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의 도발적이고 수위 높은 성적 표현, 그러나 반쪽의 에로티시즘-북상기
"19세기 조선의 도발적이고 수위 높은 성적 표현, 그러나 반쪽의 에로티시즘-북상기" 내용보기
정확하진 않지만 십여년 전인가 마광수 교수의 몇몇 소설들이 외설로 규정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마광수 교수는 80년대부터 꾸준히 성적 표현이 물씬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이목을 끈 바있다. 사실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표현의 자유를 성취한 역사을 보자면 외설시비는 끊이지 않았고, 그 예술과 외설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가 확장돼 왔던
"19세기 조선의 도발적이고 수위 높은 성적 표현, 그러나 반쪽의 에로티시즘-북상기" 내용보기

 

정확하진 않지만 십여년 전인가 마광수 교수의 몇몇 소설들이 외설로 규정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마광수 교수는 80년대부터 꾸준히 성적 표현이 물씬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이목을 끈 바있다. 사실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표현의 자유를 성취한 역사을 보자면 외설시비는 끊이지 않았고, 그 예술과 외설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가 확장돼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경직되고 닫힌 사회일수록 표현에 있어서 금기사항이 많지만 특히나 성적 표현에 외설의 잣대를 들이대며 억압하기 마련인데, 그런 의미에서 유학을 이데올로기로 삼았던 조선사회에서 '북상기'같은 작품이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록 유학의 강고한 이데올로기체제가 조금씩 균열되던 19세기라 할지라도.

 

나름 고등학생때 교과서에 실렸던 국문학사를 줄줄 외우고 있었는데, '북상기(北廂記)'라는 작품은 금시초문이었고 더욱이 동고어초란 작가도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더욱 낯설었던 것은 이 작품의 쟝르가 요즘으로 치면 뮤지컬적 성격이 가미된 희곡이었다는 점이다.

어..조선시대에도  희곡이 있었네!하는 생소함과 함께,고려시대만 해도  에로틱한 표현이 적지 않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 남여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나 사리부재(詞俚不載)라며 기록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이런 파격적인 성적 묘사에서 이제 조선에서도 더이상 개인적인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 발산하기 시작하는 조짐을 읽을 수 있었다.

 

신체를 표현하는 단어가 한자어라 어떤 뜻인지 짐작은 했지만 정확하게 알지는 못해서  설마설마했는데 요즘 말로 하자면 섹드립 수위가 상당했고 농밀했다. 그리고 이런 도발적이고 성적 묘사와 대화체, 감각적인 시적 표현은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대목에서는 춘화도를 연상하게도 했다. 

표현에 있어서 쾌락적이고 도발적인 성애를 드러낸 것은 조선의 주류 이데올로기에 대한 도전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성을 표현하는 어휘구사는 뜨거우면서도 의뭉스러운가 하면 순옥이라는 이름과 달리 성애에 은근하게 눈떠가는 여심도 포착했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 아낌없이 환호하게 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표현 면에서는  조선의 금기를 깨고 진일보한 편이 있었지만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성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반인 낙안선생이 관동에서 으뜸가는 기생 순옥에게 반해서 그녀에게 연서를 보내는데 그런데 순옥은 기생이지만 꿋꿋하게 처녀성을 지키며 일부종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그런만큼 자신을 버리지 않겠다는 약조를 받고 낙안선생과 함께 하기로 하는데..낙안선생이 내기를 하다 지게 되자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순옥은 자신이 노비로 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런데 두 사람의 나이 차가 엄청나다 낙안선생의 나이가 환갑이고, 순옥은 이제 18세, 증조부와 증손녀뻘이다. 거기에 양반과 기생이라는 신분차도 그렇고.

에로티시즘의 기본이 신분, 나이 등 세속적인 조건에서 벗어나  한 남성과 여성으로 성의 쾌감을 누리는 것이라면 이 작품에서는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여전히 신분과  일부종사라는 사회의 굴레에 얽매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뒷 부분은 '이춘풍전'을 연상하게도 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남성중심의 성모럴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진 것이 없어 보였다. 단어나 표현이 옛스러운데다 형식이 낯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농염한 표현으로 인해 작품에 활기가 돌았다. 예상컨대 조선시대에는 공개적으로 이 책을 읽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암암리에 유통되고 읽혔을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전 세대 청춘들이 청계천이나 세운상가에서 포르노 비디오나 성인잡지를 몰래 구해봤다는 뒷얘기가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에서도 그러지 않았을까.

 

'북상기'는 근엄하게 공자와 맹자를 찾던 사대부들도 숨기고 억눌러 두었던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작품이었고 ,형식과 표현면에서 다양해지는 조선의 문화적 욕구를 반영하고 또 변화해가는 사회상과 개인들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한 작품이었다.

조선후기 에로티시즘의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남성 중심의 성 이데올로기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아직은 반쪽만의 에로티시즘이라는 한계 또한 뚜렷했다.

 

 

e****0 2015.10.06. 신고 공감 10 댓글 20
리뷰 총점 종이책
소설이라고 해 두죠 뭐!
"소설이라고 해 두죠 뭐!" 내용보기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그러나 의외로 구미가 당기는 책입니다. 그런 것만을 생각하시는 분은 안사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녀상열지사이긴 하지만 뭐랄까? 표현은 점잖은 표현을 썼습니다. 한 번 보십시오. 봐서 나쁠 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리뷰를 잘 쓰는 편도 아니고, 글발이 있는 편도 아니지만, 볼만한 책이라고 봅니
"소설이라고 해 두죠 뭐!" 내용보기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그러나 의외로 구미가 당기는 책입니다.

그런 것만을 생각하시는 분은 안사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녀상열지사이긴 하지만 뭐랄까? 표현은 점잖은 표현을 썼습니다.
한 번 보십시오.
봐서 나쁠 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리뷰를 잘 쓰는 편도 아니고, 글발이 있는 편도 아니지만,
볼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역주가 오히려 구미가 당깁니다.
묘한 책을 추천하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c********a 2011.11.1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