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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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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김태실코드미디어/2018.2.16.sanbaram   수필은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과 같다. 그것도 하나의 창문이 아니라 다방면에 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수필 쓰기가 쉬운듯하면서도 막상 쓰고 보면 만족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기억의 숲>에서는 5개의 창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 2부 그대 갔어도.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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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

김태실

코드미디어/2018.2.16.

sanbaram

 

수필은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과 같다. 그것도 하나의 창문이 아니라 다방면에 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수필 쓰기가 쉬운듯하면서도 막상 쓰고 보면 만족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기억의 숲에서는 5개의 창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 2부 그대 갔어도. 3부 할미와 손녀. 4부 기억의 숲. 5부 사라지지 않는 책 한 권 등이 그것이다. 전체가 이별과 그리움이 배경처럼 깔려 있는 수필집이라 할 수 있다.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멀리 미국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딸과의 이별과 만남, 남편이 가고 그 빈자리를 외손녀가 들어와 앉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수필집이다. 저자는 한국문인수필부문 등단, <문파문학시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이사,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회원, 3회 동남문학상, 8회 한국문인상, 2013년 한국수필 올해의 작가상, 34회 한국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시집 그가 서기에>, 수필 집그가 말하네>, <이 남자>, <기억의 숲등이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에서는 어려서 접었던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현재를 주제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별의 아픔이 곳곳에 배어있다. 지인이 이승의 숨을 놓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순간 도토리 속에서 생기 있게 움직이던 하얀 벌레가 생각났다. 겉은 멀쩡했으나 속은 파 먹히고 있던 도토리, 자신의 몸에 길을 내는데 속수무책 당해야만 하는 안타까움이다. 벌레를 털어내고 남은 살로 만든 묵처럼 그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었으리라 믿는다. 생을 마무리하며 혈관의 흐름이 멈추기까지 서서히 눈물도 말려야 했을 그는 고운 가루가 되어 세상의 먼지로, 흙으로 돌아갔다. 또 한 번의 태풍을 맞은 환생 중인 도토리는 가루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p.12)” 가루가 된다는 것의 일부다. 화장을 하여 이승의 끈을 놓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가을 날 산에서 주어온 도토리를 손질하여 가루내고 묵을 쑤면서 생각한다.

 

“2014년 여름은 뜨거웠다. 국제연극제 배우가 되어, 열이틀을 살았다. 100명의 여인들은 연극제 무대를 떠나 각자 집이란 무대로 돌아갔다. 가정 안에서 배우가 되어 삶의 탑을 쌓아야 한다. 곡절 많은 가정은 더욱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무대다.(p.36)” 이처럼 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인생은 마술처럼 환상적인 연극이라고 말한다. ‘가슴을 흔들어대는 천둥소리도 온몸으로 막아내며 가정을 지키는 마술사. 연극 같은 인생길에서 최고의 연기자만이 할 수 있는 역할로 살아간다.’고 여인이 가는 길을 한 편의 연극에 비유해 표현한다.

 

2부 그대 갔어도 에선 사별을 하고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이웃과 지인들의 사랑과 위로를 그린다. 구구절절이 빈자리의 허전함을 달래가는 마음이 드러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시간에서 생은 희망의 산실이다. 오늘은 생명이고 현존이며 기회이다. 지금까지 누린 행복은 감사요, 아침마다 안겨지는 새로운 하루는 선물이다. 세상은 모두 잃은 듯해도 그 안에 살아갈 기쁨은 스며 있다. 떠날 때까지 즐겁게 살아낼 제목 하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슬픔을 하나하나 걷어내리란 믿음의 눈으로 하늘을 본다.(p.67)” 이렇게 슬픔과 기쁨이 하나로 연결된 현실에서도 하늘을 보는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다.

 

또한 목소리에선 돌아간 사람의 목소리는 그리움을 삭일 시간을 준다. 슬픔을 견디게 하고 현실을 바로 볼 용기를 준다. 그리 길지 않는 기간 동안 동행 아닌 동행을 하며 눈물을 추스르고 정신을 차리게 한다. 가을 낙엽 지듯 떨어져 내려 못내 일상처럼 들려준 목소리,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고 메시지를 해독하려 애쓴다. 삶의 허무를 느끼며 한동안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생에 주는 사랑의 토닥임이리라. 영원의 세계에 닿는 기도를 올린다. 남편은 어머니를 만났는지, 어머니는 아들을 만났는지. 먼저 떠난 모든 친인척을 만났을까.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p.69)”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돌아보면 허전한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저승에서 먼저 간 가까운 이들과 잘 만나 못다한 말과 정을 주고받으라는 기도를 올리는 승화된 그리움이 배어나온다.

 

3부 할미와 손녀에선 손녀가 태어나기 전에 미국의 친척들이 벌이는 베이비 샤워부터 친정에 온 딸과 손녀를 맞아 100일 잔치를 차려주는 할머니의 정성과, 맞벌이 부부인 둘째딸 내외가 출근하면 보아주던 손녀와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기도 하면서 나이 듦에 대한 깊어지는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특별한 선물에서 크든 작든 선물을 주고받는 일은 햇살처럼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존재의 기쁨, 삶의 보람, 마음의 행복을 안겨주는 풍요의 언어가 되어 우리를 살게 한다. 베이비 샤워를 경험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한없는 사랑을 알고 있을까. 탄생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빛, 가족에게 안길 아기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그는 우리에게 오는 특별한 선물이다.(p.105)” 이렇게 기쁨의 빛으로 새로운 가족이 되어 내게 오는 외손녀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4부 기억의 숲에서는 딸 내외와 함께한 미국 여행을 하며 보고 느낀 것들이 잘 정리되었다. 미국 샌디에고에 둥지를 튼 딸 부부와의 여행은 일생 처음 느끼는 감동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우리 부부는 딸과 사위의 안내 덕분에 편안히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를 출발해 그랜드 캐니언을 향해 가는 길,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의 경계선에 있는 후버 댐에 들렸다. 221m 높이의 이 댐에 발전량은 135KW이다. 바위산에 세워진 수많은 송전탑이 신기했고 대협곡에 거대한 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p.142)” 이렇게 시작한 왕복 2000Km의 여정이 사랑과 그리움으로 알알이 새겨져 있다. ‘신들의 나라시리즈에서는 네팔을 여행하며 그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지난날 우리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모든 것에 신이 있다고 믿는 그들의 가치관과 가난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통해 바쁘게 살아온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유럽 나들이시리즈에서는 동유럽 4개국 천주교성지를 돌며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여 표현한다.

 

5부 사라지지 않는 책 한 권에서는 마음에 남는 13권의 서평을 통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그들로부터 우리의 삶과 연계된 것들을 사금을 캐어 정제를 하듯 하나씩 짚어가면서 표현하고 있다.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의 서평에서 이해인(수녀, 시인)야생초에 대한 그의 관찰과 연구는 전문가 수준이며 이 관찰은 식물적인 견해를 넘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인간관계에 대한 묵상으로 까지 확산(p.11)된다고 했다. 군중 속 고독을 느끼거나 실타래처럼 엉킨 삶에 발버둥치는 독자에게 이 책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단물이 되어 줄 것이다.(p.222)" 한편의 소설도 헛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삶의 창고에 하나씩 저장해 가는 모습에서 경건하게 사는 일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기억의 숲에는 20년 가까운 저자의 수필 이력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k******4 2018.03.14. 신고 공감 9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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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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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과 같다. 그것도 하나의 창문이 아니라 다방면에 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수필 쓰기가 쉬운듯하면서도 막상 쓰고 보면 만족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기억의 숲>에서는 5개의 창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 2부 그대 갔어도. 3부 할미와 손녀. 4부 기억의 숲. 5부 사라지지 않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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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과 같다. 그것도 하나의 창문이 아니라 다방면에 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수필 쓰기가 쉬운듯하면서도 막상 쓰고 보면 만족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기억의 숲에서는 5개의 창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 2부 그대 갔어도. 3부 할미와 손녀. 4부 기억의 숲. 5부 사라지지 않는 책 한 권 등이 그것이다. 전체가 이별과 그리움이 배경처럼 깔려 있는 수필집이라 할 수 있다.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멀리 미국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딸과의 이별과 만남, 남편이 가고 그 빈자리를 외손녀가 들어와 앉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수필집이다. 저자는 한국문인수필부문 등단, <문파문학시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이사,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회원, 3회 동남문학상, 8회 한국문인상, 2013년 한국수필 올해의 작가상, 34회 한국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시집 그가 서기에>, 수필 집그가 말하네>, <이 남자>, <기억의 숲등이 있다.

 

1부 꿈꾸는 예술가에서는 어려서 접었던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현재를 주제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별의 아픔이 곳곳에 배어있다. 지인이 이승의 숨을 놓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순간 도토리 속에서 생기 있게 움직이던 하얀 벌레가 생각났다. 겉은 멀쩡했으나 속은 파 먹히고 있던 도토리, 자신의 몸에 길을 내는데 속수무책 당해야만 하는 안타까움이다. 벌레를 털어내고 남은 살로 만든 묵처럼 그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었으리라 믿는다. 생을 마무리하며 혈관의 흐름이 멈추기까지 서서히 눈물도 말려야 했을 그는 고운 가루가 되어 세상의 먼지로, 흙으로 돌아갔다. 또 한 번의 태풍을 맞은 환생 중인 도토리는 가루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p.12)” 가루가 된다는 것의 일부다. 화장을 하여 이승의 끈을 놓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가을 날 산에서 주어온 도토리를 손질하여 가루내고 묵을 쑤면서 생각한다.

 

“2014년 여름은 뜨거웠다. 국제연극제 배우가 되어, 열이틀을 살았다. 100명의 여인들은 연극제 무대를 떠나 각자 집이란 무대로 돌아갔다. 가정 안에서 배우가 되어 삶의 탑을 쌓아야 한다. 곡절 많은 가정은 더욱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무대다.(p.36)” 이처럼 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인생은 마술처럼 환상적인 연극이라고 말한다. ‘가슴을 흔들어대는 천둥소리도 온몸으로 막아내며 가정을 지키는 마술사. 연극 같은 인생길에서 최고의 연기자만이 할 수 있는 역할로 살아간다.’고 여인이 가는 길을 한 편의 연극에 비유해 표현한다.

 

2부 그대 갔어도 에선 사별을 하고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이웃과 지인들의 사랑과 위로를 그린다. 구구절절이 빈자리의 허전함을 달래가는 마음이 드러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시간에서 생은 희망의 산실이다. 오늘은 생명이고 현존이며 기회이다. 지금까지 누린 행복은 감사요, 아침마다 안겨지는 새로운 하루는 선물이다. 세상은 모두 잃은 듯해도 그 안에 살아갈 기쁨은 스며 있다. 떠날 때까지 즐겁게 살아낼 제목 하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슬픔을 하나하나 걷어내리란 믿음의 눈으로 하늘을 본다.(p.67)” 이렇게 슬픔과 기쁨이 하나로 연결된 현실에서도 하늘을 보는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다.

 

또한 목소리에선 돌아간 사람의 목소리는 그리움을 삭일 시간을 준다. 슬픔을 견디게 하고 현실을 바로 볼 용기를 준다. 그리 길지 않는 기간 동안 동행 아닌 동행을 하며 눈물을 추스르고 정신을 차리게 한다. 가을 낙엽 지듯 떨어져 내려 못내 일상처럼 들려준 목소리,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고 메시지를 해독하려 애쓴다. 삶의 허무를 느끼며 한동안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생에 주는 사랑의 토닥임이리라. 영원의 세계에 닿는 기도를 올린다. 남편은 어머니를 만났는지, 어머니는 아들을 만났는지. 먼저 떠난 모든 친인척을 만났을까.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p.69)”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돌아보면 허전한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저승에서 먼저 간 가까운 이들과 잘 만나 못다한 말과 정을 주고받으라는 기도를 올리는 승화된 그리움이 배어나온다.

 

k******4 2018.08.16.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