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이 선언은 오천 년 동안 이어 온 우리 역사의 힘으로 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정성을 모은 것이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시대의 흐름이며, 전 인류가 함께 살아갈 정당한 권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우리 독립을 가로막지 못한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우리 민족이 수 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억눌리는 고통을 받은 지 십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살아갈 권리를 빼앗긴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며, 정신을 발달시킬 기회가 가로막힌 아픔이 얼마인가. 민족의 존엄함에 상처받은 아픔 또한 얼마이며, 새로운 기술과 독창성으로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를 잃은 것이 얼마인가.
아, 그동안 쌓인 억울함을 떨쳐 내고 지금의 고통을 벗어던지려면, 앞으로 닥쳐올 위협을 없애 버리고 억눌린 민족의 양심과 사라진 국가 정의를 다시 일으키려면, 사람들이 저마다 인격을 발달시키고 우리 가여운 자녀에게 고통스러운 유산 대신 완전한 행복을 주려면,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이천만 조선인은 저마다 가슴에 칼을 품었다. 모든 인류와 시대의 양심은 정의의 군대와 인도의 방패가 되어 우리를 지켜 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아가 싸우면 어떤 강한 적도 꺾을 수 있고, 설령 물러난다 해도 이루려 한다면 어떤 뜻도 펼칠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이 1876년 강화도조약 뒤에 갖가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일본을 믿을 수 없다고 비난하는 게 아니다. 일본의 학자와 정치가들이 우리 땅을 빼앗고 우리 문화 민족을 야만인 대하듯 하며 우리의 오랜 사회와 민족의 훌륭한 심성을 무시한다고 해서, 일본의 의리 없음을 탓하지 않겠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도 바쁜 우리에게는 남을 원망할 여유가 없다. 우리는 지금의 잘못을 바로잡기에도 급해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결코 오랜 원한과 한순간의 감정으로 샘이 나서 남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 민족이 바라지 않았던 조선과 일본의 강제 병합이 만든 결과를 보라. 일본이 우리를 억누르고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따라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이 생겨나고 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또한 울분과 원한에 사무친 이천만 조선인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동양의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니다. 이는 동양의 안전과 위기를 판가름하는 중심인 사억만 중국인들이 일본을 더욱 두려워하고 미워하게 하여 결국 동양 전체를 함께 망하는 비극으로 이끌 것이 분명하다.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이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조선의 독립이 어찌 사소한 감정의 문제인가!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는구나. 지난 수천 년 갈고 닦으며 길러온 인도적 정신이 이제 새로운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새봄이 온 세상에 다가와 모든 생명을 다시 살려내는구나. 꽁꽁 언 얼음과 차디찬 눈보라에 숨 막혔던 한 시대가 가고,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볕에 기운이 돋는 새 시대가 오는구나.
온 세상의 도리가 다시 살아나는 지금, 세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우리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양심이 나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나와 함께 나아간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것이다. 수천 년 전 조상의 영혼이 안에서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기운이 밖에서 우리를 지켜 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저 앞의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나아갈 뿐이다. |
|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는 학창 시절 국사시간에 배웠던 사람들이 다 였다. 이 책을 읽기 전 머리에 떠오르는 독립운동가는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유관순, 김좌진, 홍범도 정도이고, 친일부역자는 을사오적이라 불리지만 이완용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박시백의 <35년> 1권에서 눈여겨 볼 것은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가 나온다는 사실이다. 특히 부록 인명사전에서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의 삶과 행적을 정리해서 책에서 놓친 부분을 더욱 상기시키고 보충을 해 준다. 또한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특징에 맞게 얼굴을 그려 더욱 실감이 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명감을 가지고 35년을 그리고 있는 작가 박시백에게 리뷰를 쓰기 전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박시백의 <35년> 1권은 1910년 일본에 국권을 피탈 당한 후 1915년 무단통치 시대에 시작된 저항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제1장 "조선총독부"에 대한 내용으로 총독에 의한 통치하게 된 배경과 헌병, 경찰의 무단통치, 차별과 동화주의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제2장 "식민지의 삶"은 친일에 앞장 선 친일부역자들의 행태와 그 아래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제3장 "망명하는 사람들"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망명하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제4장 "국내의 저항"은 신민회, 마지막 의병항쟁 등 국내에서의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제5장 "해외의 저항"은 연해주, 만주, 미국, 중국 등에서의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하고 있고, 부록으로 연표, 인명사전, 사료 읽기, 참고문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은 메이저유신 이전에 이미 조슈번의 스승이라는 요시다 쇼인이 조선은 물론 만주, 중국, 인도까지 침공할 것을 주장했고, 메이지유신의 주역인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모토, 이노우에 가오루는 그 스승의 가르침으로 조선 침략은 당연 시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국내외 격랑 속에 일본은 훗카이도, 류큐를 편입하고, 타이완을 식민지 하면서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에 통치 방식을 연구했고, 영국, 프랑스 등의 식민지 정책 중 프랑스의 동화정책을 우리나라에 사용하게 된다. 프랑스의 동화정책은 이념, 종교를 동화시키는 방법으로 프랑스어를 익히게 하고 카톨릭으로 개종시키게 하며 반항하면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조선총독부를 세우게 되고 총독부의 통치 방향을 확립하게 된다. 바로 무단통치로 찍소리가 못 나오게 만들고 동화정책으로 서서히 일본화시켜서 조선을 안정시키는 방법이었다. 헌병과 경찰은 물론 공무원, 교사까지 제복에 칼을 차고 다니면서 무단통치, 곧 공포정치를 이어갔다. 무단 통치 속에 주요 요직은 대부분 일본인이 차지하게 되었고, 일본에의 동화란 곧 총칼의 위협 아래 강요된 동화였고, 궁극적으론 조선민족말살정책 뿐이었다.
일본의 무단통치를 피해 연해주로 망명하는 이들이 있었고, 이 시기 안창호 등 7인이 발기하여 조직한 신민회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회영을 중심으로 한 형제들의 독립을 위한 망명은 망명하는 독립운동가들 중 제일 눈에 띄는 장면으로, 이회영, 이건영, 이석영, 이철영, 이시영, 이호영까지 6형제는 급히 가산을 처분(오늘의 시세로 치면 소값 기준 수백 억이 넘었다고 한다.)하고 일가 60명이 강제 병합된 그해 겨울 망명길에 나선다.
계몽운동가인 안악 지방의 안명근은 동료들과 함께 지역의 부호들을 상대로 군자금 모집에 나서나 신천 부호 민씨의 고발로 평양역에서 체포되고 이 일을 계기로 일제는 계몽운동가들을 무차별 검거하게 된다. 이 때 신민회를 일망타진하기 위해 서북 지방을 중심으로 무려 600여 명의 계몽운동가들을 검거하고 무자비한 심문 과정을 거친 끝에 백수십 명을 기소하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105인 사건이다. 재판을 하는 동안 사건 구성 곳곳에서 결점이 나타나고 반대 증거가 속출하여 일제의 무리한 사건 조작이 탄로나지만 일제는 105인에게 유죄를 선고하게 된다. 그러나 내외의 여론이 들끓어 2심에서 6명을 제외한 99명에게 무죄가 선고된다. 이 일을 계기로 결국 신민회는 해체를 하게 된다. 그 밖에 책은 마지막 의병항쟁 이야기, 대한광복회, 연해주, 미국, 중국 내의 독립운동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는데, 특히 이승만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었던 2편에 이어서 자신만을 생각했던 이기주의적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하와이에서 박용만과 함께 독립운동에 힘을 쓰지만 뚜렷한 양자 노선의 차이로 금이 가기 시작한다. 대한인국민회 집행부가 박용만계쪽으로 꾸려지자 <태평양잡지>에 성명서를 발표해 분란을 야기시키더니 하와이 각 섬을 순회하며 대한인국민회 개혁을 역설하고 지지세력을 조직해 나가 임시대의회를 소집, 정족수 미달이었지만 이승만 세력은 회의를 강행하여 이전 체제를 뒤집어버리고, 하와이 법정에 고소를 하기에 이른다. 또한 박용만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테러도 불사하는데, 결국 하와이 교민 사회는 분열하게 되고, 대한인국민회 내에서 가장 막강했던 하와이 지방총회는 이승만 사조직으로 변질되고 만다.(2편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이승만은 조국의 독립보다는 자신의 권력욕이 더 높았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리뷰 서두에 이야기 했지만, 박시백의 <35년> 1권은 부록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1권에 나온 독립운동가와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 대한 자세한 인명사전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기억할 수 있게 되었고,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지금도 사회의 주류가 되어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 있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와 후손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만화책이지만 딱딱한 내용으로 아직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책꽂이 잘 꽂아둬서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읽게 하여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며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겠다.
|
|
친일의 역사를 광복한 지 76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로 세우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책은 출간 직후에 바로 읽었지만 쉽사리 리뷰에 옮기지 못한 까닭은 '민족배반자'들에 대한 단죄의 방법을 결단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도 '개인의 영달'만 추구한 매국노들에게 단죄를 속히 내리지 못한 까닭은 또 무어란 말이냐. 허나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리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민주주의'가 바로 서지 못한 탓이 가장 크고, '경제적 부'를 자유로이 누리지도 공평하게 나누지도 못했던 탓이 더욱 크다. 이 땅에 민주주의와 경제적 안정이 어느 정도 갖춰진 지금에서야 겨우 '친일적폐의 단죄'를 논할 여유가 생겼으니 말이다. 늦었지만 바로 세워야 한다.
친일의 대가로 오래도록 호의호식하던 이들은 늘 말한다. "그때는 다 그랬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니 과거는 묻고 미래만 말하자" 반론의 여지는 분명하다. '독립운동가'들이 그 근거다. 그들의 피, 땀, 눈물이 없고서 '광복'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피, 땀, 눈물의 대가를 친일파들이 가로챈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대다수의 국민들 목소리를 묵살하고, 기필코 대한민국을 '그들만의 천국'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말할 것도 없다. 이승만이 옹호한 세력, 박정희가 구축한 세력, 그리고 둘이 만든 기득권 세력에 빌붙어서 떵떵거리며 배불린 '적폐들'만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으로 대한민국을 만들고 말았다. 그들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그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물음을 풀 열쇠는 바로 '일제 35년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열쇠를 만 천하에 공개하였고 말이다.
1권은 1910년부터 1915년까지의 일제시대를 밝혀 놓았다. 일제는 대한제국(조선)의 국권을 침탈하기 위해 철두철미의 작전을 짜놓았다. 자신들이 서구 열강에게 당한 방법 '그대로' 말이다.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이라는 '이권'을 톡톡히 챙긴 열강들은 조선에도 찝쩍거렸지만 큰 이득을 챙길 수 없을 거라 여겼는지 '두 차례의 양요' 이후에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조선과 수호조약을 맺은 미국조차 '필리핀'이라는 이권을 챙기기 위해 일본의 조선 침탈을 묵인(가쓰라테프트 조약)한 상태였다.
암튼, 일제는 1910년에 '강제병합'을 한 이후에 조선에 천인공로할 온갖 인권유린을 저지르며 가혹한 식민통치의 서막을 보여주었다. 이렇다할 전쟁이나 저항도 없이 꼴랑 '문서 나부랭이(을사늑약)'의 결과였지만, 매국노들조차 일제의 만행이 어떠할지는 아무 것도 짐작할 수 없었던 셈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은 이 시절에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식민지의 삶은 처참했다. 몇몇 친일 행적을 보인 이들을 제외하고 '일본인'과는 사뭇 다른 '2등 국민'으로 살게 되었고, 한순간에 삶을 유린 당한 하층민들의 절규는 어느 하나 들어주는 사람조차 없는 절박한 처지로 내몰렸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조선시대 하층민들의 삶 또한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왜 일제시대 하층민들의 삶만 처참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맞다. 어느 시대나 '파렴치한 무리들'이 횡행하였고, 그들의 단죄하지 못해 힘 없는 백성들의 무고함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없다 하겠다. 허나 자기 나라 백성들이 헐벗고, 우리 나라 국민들이 못살겠다고 절규하면 모두가 나서서 구휼하고 발 벗고 도와주는 훌륭한 임금과 믿음직한 정부가 있었다. 그런데 일제시대에는 그렇지 못했다. 조선인은 매로 다스렸고, 오직 수탈의 대상일 뿐이었다. 똑같이 처참했을지언정 긍휼이 여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다.
이런 처참한 삶이 펼쳐지자 '뜻 있는 이'들이 독립운동을 발벗고 나섰으니 이들이 바로 '독립운동가'들이다. 의병항쟁, 신민회, 대종교, 대한광복회 등 굵직한 행보를 한 이들도 있었고, 국내에서 활동하기 힘들어져서 망명을 통해 독립운동에 앞장선 이들도 엄청났다. 어디 그뿐인가 국외에서도 독립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간도, 연해주, 상하이, 만주, 중국내륙, 그리고 하와이와 멕시코 등 실로 전세계 어디서든 한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의 기치를 높였던 것이다. 물론, 친일파들의 활동도 만만찮았다. 이들의 대다수는 지식인이었으며, 관리들이었고, 지주들이었다. 또한 어지러운 시대를 틈타 '풍운의 꿈'을 안고 출세욕으로 가득찬 이들도 '민족배반'에 앞장서서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발에 땀나게 움직였다.
박시백은 이런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들의 행보를 일일이 나열하였다. 때론 현미경을 들이밀고 핀셋으로 잡아낼 듯 세세하기도 했고, 위성사진을 펼쳐놓은 듯 큰 그림을 살펴볼 수 있게 망라하기도 했다. 세세한 내용은 책 속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특히, 1권에서 주목할 내용은 '이승만의 행보'다. 사학자들이 말하듯, 그의 행보는 "독립운동이 2할이면 친일활동은 8할이다"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만은 도대체 왜 이랬던 것일까?
이승만의 행보가 확연하게 달라진 사건으로 '105인 사건'을 빼놓고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다. 독립운동으로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던 그가 정작 '신민회' 소속 독립운동가들이 대부분 감옥에 수감될 적에 유유히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 뒤 미국에서 한 행보도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스티븐슨 저격 사건의 변호를 거부한 것이나,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도 조선의 독립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통치를 찬성한다고 씨부린 것이나, 박용만이 주도해서 하와이에 만든 독립운동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개인소유'로 유용하고서 흥청망청 써버리고서는 공중분해시켜 버린 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이승만이 추구한 독립운동 노선이 '외교'였다고는 하나, 부국강병하지 않고 '외교의 성과'를 얻은 나라가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이승만 개인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듯 싶을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행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 겨우 5년간 동안 있었던 일을 나열할 뿐인데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에 놀라고, 친일파들의 약삭빠름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일제의 치밀한 잔혹함에 또 한 번 놀랄 것이다. 이 모든 놀라움을 우리는 똑바로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 무엇 하나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의 부정할 수 없는 위대함, 친일파의 부정할 수 없는 뻔뻔함, 그리고 일제의 무단통치에 아직까지 신음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말이다. |
|
35년 1 1910-1915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
고압적 한 발. 그 무거움와 무서움 사이.
나는 무거운 35년의 짐을 지고 있는가? 나는 무서워 35년의 짐을 제쳐 두었나?
표지와 제목을 보고 '무겁다'와 '무섭다', 두 단어를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나의 선조는 '친일파'였나?, '독립운동가'였나?는 질문을 수없이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성을 가진 친일파도 독립운동가도 없었다.
그렇다고 나의 선조는 '친일파'가 아닐까? 그렇다고 나의 선조는 '독립운동가'가 아닐까? 그 무엇이든 무섭고, 무겁다.
다만 아들인 안중생(안중근의 아들)은 뒷날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을 만나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는 이벤트에 이용당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빈축을 샀다. - p150
1권에서 잊을 수 없는 사람은 단연 '안중생'이다.
안중생은 아버지의 이름이 무겁고 무서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안중생, 자신의 이름이 무겁고 무서웠을 수도 있다.
다만, 나는, 나의 이름을 짊어질 수 있는 힘이 있기를 바란다.
|
|
믿고 보는 박시백의 35년입니다. 1권에서는 1910년 강제 병합 이후 조선총독부는 조선을 식민지의 그늘로 몰아 넣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대륙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단통치, 그리고 동화주의로 조선을 통제하고 경제 영역까지 장악 식민지 경영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작위를 받으며 친일에 앞장선 이완용같은 관리들이 많이 나왔으며 그 지역 지주들은 대다수 부역자의 길을 택했다고 나옵니다. 이완용의 시대가 이떄 부터 열린거라 생각됩니다. 지금까지도 꺠끗하게 제거 못한게 아쉬울뿐 |
|
35년. 일제 강점기 나라를 수탈당한 35년 동안의 역사 만화. 일제 강점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역사이다. 하지만 정말 자세히 알고 있는것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던 35년동안 국권을 회복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른다.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몇분을 제외하고. 그러기에 버젓이 친일행각을 벌였던 이들이 지금의 기득권을 차지하게 뒀는지도.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35년동안의 역사를 아주 자세히 만화로 아주 쉽게 읽히도록 해준다. 책을 읽으며 그생각이 들었다. 나도모르게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배로 우리나라에서 물러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것. 물론 사실이다. 하지만 나라를 되찾겠다는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그들을 지지했던 많은 그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열망을 무시했던 것은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정말 대단하고 치열했다. 고작 20살, 30살밖에 되지 않은 이들이 나라를 찾겠다는 일념하나로 다 버리고 뛰어든 그들의 삶이. 그리고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것. 그시대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탈하고 침략하면서, 걔들도 아주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일본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계몽시켜주고 있다, 잘살게 하고 있다는 세뇌?를 하게끔 수많은 방법을 썼음에도 (사실 이 전략에 넘어간 사람들도 꽤 된다는.) 우리가 우리를 지키겠다고 벌렸던 많은 사업, 운동, 활동들이.
다른 나라의 역사에도 있을까. 뭐 다른 나라의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 역사는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의 뚜렷한 자국에 대한 민족성의 대단함을 다시금 느꼈다.
아직은 일제 강점기 초기인 1권만 읽었지만, 아마 2권, 3권을 읽으며 더 많은 것에 놀라겠지.
이 책을 읽으며 박경리 선생님께서 쓰신 일본산고라는 책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원하지도 않은거 해줬다고 생색내는 꼴이 가당찮다는 그말.
아주아주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강력추천! |
|
[만화로 보는 조선왕조실록]르오 유명한 박시백 화백이, 이제는 조선왕조실록 그 이후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일제치하에서 강점기를 보낸 35년에 대한 역사기록, 그 첫번째다. 일제시대를 세 시기로 나누었을 때, 첫번째 시기는 조선 말기, 외세의 압박을 견디면서 어떻게 결국 일제 치하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때 한민족은 어떤 움직임과 극복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준다. 본격적인 항일움직임이 일어나게 될 두번째, 세번째 이야기에 대한 그 배경으로,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내일은 없단"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한다.
|
|
믿고보는 박시백 작가님의 2번째 대하역사만화... 조선왕조실록의 마지막편이 20권 망국이죠. 망국을 보고나서 일제강점기 이야기도 했으면 하면 기대감이 있었는데.. 5년간의 사전답사를 통한 자료수집을 통해 다시 나왔네요.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 시기의 독립운동투쟁사를 볼 수있는 계기가 되어 기쁩니다. 1910년대는 신민회가 독립운동의 기반을 다졌던 남만주의 경학사-부민단-서로군정서. 여기서 이회영 일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유명하죠.
이외에도 신흥무관학교, 독립의군부,대한광복회 연해주의 대한광복군정부 권업회 성명회 등 무장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된 시기입니다. 3권까지 출판되었네요 2019년 완간된다고 하니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를 다시 한 번 후손들에게 각인시켜주는 명저가 될거라 믿습니다. |
|
강제 병합이 이루어지자 이회영은 형제들을 모아 독립운동을 위한 집안 차원의 망명을 역설한다. 이건영, 이석영, 이철영 등의 형들과 함께 신민회 활동을 해온 아우 이시영, 그리고 이호영까지 6형제 모두 선선히 동의했다. 내로라하는 갑부였던 둘째 이석영을 비롯해 형제들은 급히 가산을 처분했다. 오늘의 시세로 치면 소값 기준으로 수백억원이 넘는다.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이들이 존경스럽다 |
|
박시백 작가님의 35년 1권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작가님의 일제 강점사 35년 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조선총독부의 무단통치 상황에서 가혹한 탄압 속에 움트는 항전의 서막! 이 펼쳐집니다. 국민 필독서라 할 수 있는데 이제서야 접하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