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는 지금의 세계에서 행동하는 지식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표상이라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엔인권이사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하면서는 세계의 빈곤과 기아문제를, 그리고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 일하면서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문제를 파헤쳤다. 사회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 강대국의 정치적 이해 속에서 발생하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그는, 여러 책을 통해 우리에게 그 실상을 알려주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유엔에 대해서 말한다. 평생을 유엔기관에 몸담아오면서 유엔 내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직접 보고 겪은 그는 유엔이 왜 초기 설립되었을 때의 꿈과 이상을 잃고서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는지, 그런 유엔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우리는 유엔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국전쟁 당시 유엔이 최초로 유엔군을 파견했고, 그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려서 배운 교과서에는 유엔에 대한 기술이 많았고 역대 유엔사무총장의 이름을 외우기까지 했었다. 즉, 우리는 유엔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우리의 관점에서만 피상적으로 보아온 셈이다. 그러기에 마치 아이가 어른에게 고자질하듯 국내문제를 유엔에 대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글러는 이 책에서 먼저 지금의 세상에서 유엔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세계질서를 알아본 다음, 유엔의 토대가 되는 원칙과 이 원칙이 생겨난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자신이 유엔인권이사회 소속으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을 통해 유엔이 처한 현실과 그런 유엔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1945년 6월 유엔헌장이 채택된 후 10여 년 동안 유엔과 함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국가의 주권이 약화되어가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파괴되었다고 지글러는 말한다. 범인은 금융자본의 소유주인 소수의 지배집단으로, 이들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이윤을 추구한다는 유일한 법칙으로 세계를 짓밟았다. 그들이 내세우는 건 항상 시장의 자유였다. 그 결과 국가의 결정권이 국가의 정부에서 초대륙적이며 세계화된 자본을 가진 소수 지배집단의 손으로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쇠퇴하는 국가의 뒤를 이어 공공재를 보호할 임무를 맡은 국가 간의 기관, 초국가적인 기관이 필요하지만, 유엔의 상태는 상당히 나쁘고 수많은 회원국이 처한 비참한 상황이 이 국제기구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유엔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전략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전략은 두 가지가 있는데, 미국이 펴는 제국주의적 전략과 유엔이 내세우는 보다 겸손하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다자외교가 그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글러는 ‘유엔이라는 조직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다자외교와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론은 상반된다. 하지만 유엔은 미국의 지지없이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153쪽)라고 말한다. 미국은 제국주의적 이론을 가지고 유엔 곳곳에 침투하고, 유엔을 도구화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제국주의적 목표에 따라 유엔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만일 유엔을 도구화하지 못하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들은 노골적으로 폭력에 의지한다. 유엔이 힘을 잃고 꿈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유엔은 엄격한 구조를 지닌 조직이라기보다는 23개의 전문기구, 고등판무관, 관리조직, 기금, 프로그램 등이 중앙행정기구를 옆에 두고 공존하는 조직으로 대부분의 기구는 서로 독립해 있다고 한다. 회원국이 시행하는 인권정책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국제법을 새롭게 규정할 권한을 가진 유엔인권이사회는 5개 대륙의 국가 비율에 따라 47개국을 선정해 만든 기구이다.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기구로, 1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보조하고 있다. 지글러가 일 한 곳이 바로 이 자문위원회이다. 그럼에도 인권은 유엔헌장에서 15번이나 언급되고 있지만 유엔이 취할 수 있는 제재조치 항목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인권은 무력으로 강제되지 않으며, 인권이사회는 설득을 통해서만 결의안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인권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엔은 끝내 유명무실하게 사라지고 만 국제연맹의 망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의 승자들이 이끌어 낸 국제연맹은 타협과 중재를 신뢰했다. 즉,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예 배제되어 있었다. 그런 제재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공동의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유엔 역시 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끔찍한 대량학살의 기억 위에서 설립되었다. 그래서 초국가적인 세계조직을 창설하면서 보편적인 가치를 명시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했다. 안전보장이사회가 침략자를 굴복시키고 평화를 다시 정립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루게 된 이유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엔의 무기력은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에서 비롯되었다고 지글러는 강조한다. 지금의 시리아문제가 러시아의 거부권에 의해, 수단문제가 중국의 거부권에 의해, 그리고 팔레스타인문제가 미국의 거부권에 의해 유엔이 중재 혹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인도적 범죄와 관련되는 모든 갈등상황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어야 하고, 상임이사국 지위를 모든 국가가 교대로 돌아가며 맡아야 한다는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상임이사국 모두가 거부했다고 한다. 유엔의 사무총장은 미국의 지지 없이는 될 수가 없다. 그러나 사무총장이 되고나서는 유엔을 위해 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무총장이 된 후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유엔을 위해 일하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미국의 하수인이 되는 사람들에 대해 지글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그럼에도 지글러는 유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가 희망을 가지는 것은 지금의 유엔이 아니라 변화된 유엔을 말한다. 적극적인 대외활동에서 물러난 후 지난시간을 돌아보고 앞날을 계획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지글러. 그는 사람들의 의식이 반기를 들 때가 가까워오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몰락하기 직전인 유엔이 재기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선의라는 무기를 제공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국제사회의 시민연대에 대한 희망, 유엔의 개혁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그에게 희망을 발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우리 앞에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한 명의 지식인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며 오로지 사회적인 운동과 결합할 때에만 역사적인 실존에 이를 수 있다. 요컨대 민중세력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106쪽)는 그의 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싶다. 그의 빠른 귀환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
|
대부분 사람은 그 자신이 자신을 잘 모른다. 자신이 보는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춰 보아도 모른다. 자신이 보는 자신의 상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어쩌면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을 겪은 주변 그 누구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에서 확대 해보자. 숲속에 들어서는 나무는 보지만 정작 전체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매일 치열하게 겪어야 하는 어느 조직원으로는 그 조직의 본질을 모르는 거다.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사람, 좀 더 넓고 깊고 높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더구나 얼마 전까지 그 조직 일선에서 치열하게 몸담고 조직을 겪은 사람, 그런 사람이 한 발짝 물러나 조직을 본다면 조직에 대한 생각은 누구보다 다를 것이다.
『UN을 말하다』는 세계 식량 할아버지 장 지글러가 2018년 일선에서 물러나 UN이라는 자신의 조직에 애증 어린 평을 한 책이다. 이미 장지글러는 『스위스, 부와 죽은자들』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라는 책을 통해 조국 스위스에 애증을 표했다. 애증이 과해 고초도 겪었다. (9장 '나는 왜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되었나'에 상세하다) 이런 이력으로 또, 그 독한 비판성을 기반으로 지금도 UN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조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독자는 같은 현재시제인 '말한다'가 아닌 '말하다' 에서 그 고발성을 이미 알고 읽는 거다.
총 9장으로 나눠 설명한 책을 통해 그 세워진 역사와 그리고 굵직한 성과, 그리고 세부적인 조직체계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 위원들이 선출되는 방식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사무총장도 어떤 식으로 선출되는지 알게 된다. (반가운 반기문씨는 참 씁쓸하다) 또 그 뒷얘기를 듣는데 알만한 나라들이 참 못 땐 짓거리를 많이 하고 있고 여기에 연유된 UN의 무기력함에 지글러 할아버지는 강한 비판을 한다. 안보리 상임 5개국이 행사하는 '거부권'이 그것이다. 중국의 거부권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던 '다르푸르 대량 학살사건', 러시아가 거부했던 '시리아 사태와 난민들', 미국이 거부했던 '팔레스타인 희생'을 대표적으로 들었다. 모두 알고서도, 아니 바로 옆에서 UN기를 들고서 무고한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열강의 이기주의다. 안보리 상임국의 '거부권'이 생겨난 이유 ㅡ독일 나치가 비밀투표에 의한 지극히 민주적인 다수의 표를 얻어 정권을 잡은 것에 집중한 처칠은 이 같은 재앙이 반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표씩 행사되는 개별 회원국 위에서 2차대전의 5개 승전국에 각각 거부권이라는 안전장치를 두었다 ㅡ또한 참 이해는 가지만, 이것이 지금의 UN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소말리아 전쟁, 유고슬라비아 전쟁과 대면해야 했던 코피 아난 사무총장(1997~2006, 7대)도 이 거부권으로 괴로워했고 유언처럼 내놓은 개혁안을 소개했는데 그 힘의 균형과 원칙이 상식적이다. 하나, 반인도적 범죄와 갈등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둘, 상임국 지위는 대륙별로 모든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것.
이 모든 UN의 이야기를 장지글러는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지난 25년을 돌아보며 회고록처럼 말하고 있다. UN이 생겨난 과거부터 어려웠던 모험담, 그리고 미래의 전망을 순서대로 자신이 겪었던 일화와 만났던 인물들과 함께 말한다. 고발과 함께 현재의 UN이 절망적이라는 것이 전체적인 견해지만 결코 희망을 접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책을 쓰고 있다. 한가지, 책의 이런 흐름에서 첫 1장을 '벌처펀드' 고발로 시작한 것이 의외로 다가왔다. 현재 세계 기아 문제의 최대의 적이 거대 자본세력에 의한 '벌처펀드'다. 이 '벌처펀드'에 대한 정의와 자세한 설명이 책이 주는 큰 깨침이기도 했다. 파산한 채무국의 폭락한 채권을 사드렸다가 이후 국제 재판으로 발행 초기 100% 가격으로 그 국가가 사들이도록 공격하는, 상상을 초월한 부유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정하는 국가들. 채무 상환에 시달려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국가와 그 국민들. '벌처펀드'에 의한 기아를 1장으로 먼저 꺼내며 무기력한 UN을 고발하는 것은 어쩌면 일선에서 물러나서도 지글러 할아버지에게 기아는 최대 업적이자 또 업일 지도 모른다.
서두로 돌아가자. UN을 말하는 사람과 책은 참 많다. 그러나 그들이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숲에 들어갔다고, 그곳에서 제일 높은 나무에 올라도 봤다고 다 숲을 말 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이 그 조직에서 마냥 몸담았다고, 또 최고 수장도 해봤다고, 그래서 그 조직에 대해서 말한다고 해서 그 모두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은 평생 그 조직에서 출세를 위한 줄타기를 했을 수도 있으니깐. 사람의 과거 이력이 그만큼 중요하다. ㅂ 씨가 말하는 UN? 장 지글러가 말하는 UN? 선택은 자유다.
|
|
제가 왜 이제껏 지글러 선생을 몰랐던가!! 최근에 지글러 선생의 책들을 폭풍 구매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껏 저는 전 세계의 기아와 빈곤, 홍수와 가뭄의 피해들은 어쩔 수 없는 자연재난이고 피해자들이 안쓰럽긴 하지만 대대로 물려받은 가난과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 해 왔습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첫째는 그 가난이란 것이 역사적 환경적으로 결정지어진 것이라 단기간에 떨쳐내기 힘든 것이라는 전제를 이미 깔고 있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첫째 문제와 직접 연관된 것인데, 자연재해란 것이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전제입니다. 과연 그러한가 지글러 선생은 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그것은 잘못된 전제라고 주장합니다. 때로는 제3세계의 가난이 워낙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때로는 열대 기후가 때로는 민족적 인종적 특성이 너무 수동적이라서 라는 등의 이유로 고통받는 제3세계의 가난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 해 왔던 것이 알고 보니 그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그러한 이유가 아니라 제1세계의 교묘한 착취구조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라는 책에 나오는 짧은 토막 일화에서 적나라하게 그 원인이 폭로됩니다. 브라질에 대한 차관 대출 심사과정에서 사회당 의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붇기 식 차관 대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고 질문하자, 그에 대한 답변으로 ‘존경하는 의원님들 브라질에 있는 00광산을 생각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읽은지가 고작 한두달 밖에 안되었는데 구체적인 기억이 안나네요 ㅜ) 즉 제3세계에 대한 막대한 차관으로 이자를 받아먹으면서 그 나라들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구실로 노른자 천연자원을 독점하고, 그러한 제1세계의 이익을 보장 해 주는 사람을 앉혀서(이 점이 제3세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최고 이유인 것 같습니다.) 반대세력을 탄압하기만 할 뿐 자국의 발전에는 전혀 관심 없는 악당이 지배하는 국가들로 전락시킴으로써 발전은 고사하고 발전을 위해 헌신할 사람이 출현할 수 있는 통로조차 막힌 것입니다. 간혹 그런 사람이 출현하면 암살이나 쿠데타로 간단하게 제거되기도 하구요. 이런 악당들이 지배하면서 난민기구로 인권을 위하는 척만 하는 조직이 유엔이라고 생각 해 왔는데, 지글러 선생이 유엔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많은 사람들과 기구를 소개 하는 걸 보니 유엔에 지글러 선생같은 분이 있는 한은 유엔은 이용가치가 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궁극적으로는 많이 가진 자의 탐욕으로부터 제3세계의 민중을 지켜줄 수 있는 조직화, 정치세력화가 궁극적인 문제라고 보이며, 지글러 선생도 이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
![]() #유엔(UN)을말하다 #장지글러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 [저자가 말하는 유엔의 현 문제점] * 자본주의를 주도하는 소수 지배집단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빠른 이익을 내는데만 힘쓰고 있다. * 또 공동의 안정 보장 임무를 맡은 상임위원회의 거부권은 이해득실 계산에 따라 잘못 행사되고 있다. ![]() 2016년 가을이었나? 뉴욕 1번가에 높게 자리 잡고 있는 UN 본부에 견학갔을 때, 미국의 작은 초등학생 무리와 함께 유엔 투어를 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한 유엔의 노력이 매우 숭고하게 느껴졌다. ![]() ![]() 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 폭탄에 의해 녹아내려버린 쇳덩이가 전시되어 있어 전쟁의 참상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고, 실제로 분주하게 토론 중인 생생한 회의장의 현장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 UN은 조직을 좀먹는 힘의 논리에 의해 통제권을 잃고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80세가 넘는 지긋한 나이에 유엔의 개혁을 외치는 행동가 장 지글러의 힘 있는 목소리 하나하나가 전해지는 것 같아 정신이 바짝 든다. 좀 무겁지만 #인간답게살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 국가와 인종, 종교를 초월한 #다수를위한가치 를 지켜나가야 할 UN의 변화를 기대한다. 나 역시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실천해 봐야겠다. ---------------------- 우리 연합국 국민들은 일생에 두 번이나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인류에 가져온 전쟁의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고,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고, 또한 정의와 조약 및 기타 국제법의 연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의무에 대한 존중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확립하며,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형상을 촉진할 것을 결의했다. - 유엔 헌장 서문 - 유엔이 참전한 최초의 전쟁이자 지금까지 가장 많은 피를 흘린 전쟁은 한국전쟁이다.(1950~1953년) -176p. - 우리는 모두 함께 유엔의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저항해야 한다.-341p. - 2001년 9월 11일에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건물과 워싱턴의 펜타곤을 대상으로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감행했을 때, 62개국 출신의 2,97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끔찍한 비극, ‘쌍둥이 빌딩’에서 일어난 참사의 잔혹한 광경은 세계 전역으로 전달되며 수억 명 시청자의 의식을 흔들었다. ...(중략)... 그런데 유엔의 통계수치를 보면, 같은 날에 10살 이하의 아이들 3만 5천명이 기아나 영양 실조로 죽었다. 또한 제 3세계에서는 15만 6,368명의 사람들이 죽었는데, 원인은 결핵, 에이즈, 설사, 소아병, 말라리아, 나병, 호흡감염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의 죽음은 전 세계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감정도 불러 일으키지 않았다.-346p. - 만일 자연이 인간에게 이성을 지탱하기 위해 연민을 주지 않았더라면, 인간은 괴물에 불과했을 것이다-35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