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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고정관념, 불편하다면 바꿔야...
"성 고정관념, 불편하다면 바꿔야..." 내용보기
남들이 웃으면 따라 웃었다. 다수의 군중과 하나 될 때 마음이 편했다. 모난 돌이 정 맞는 것처럼 주목받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내 생각이 존재함에도 거스르는 행동을 자주 해야만 했고, 그 때마다 이유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한 번은 다수결의 원칙이 곧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건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게 진리가 아니듯 다른 사람과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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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웃으면 따라 웃었다. 다수의 군중과 하나 될 때 마음이 편했다. 모난 돌이 정 맞는 것처럼 주목받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내 생각이 존재함에도 거스르는 행동을 자주 해야만 했고, 그 때마다 이유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한 번은 다수결의 원칙이 곧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건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게 진리가 아니듯 다른 사람과 생각이 같다는 이유로 정당화 될 리가 없음을 깨달았다. 생각과 행동은 따로 논다. 언행일치는 실로 어려운 일이어서 이게 아닌데생각을 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할 때가 잦다.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할까봐 두려워서 일 수도 있다.

미국은 여러 모로 우리보다 앞선 사회라는 시선이 강했다. 자유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국가로 이제껏 여겨져 온 이 나라는 제 의도와 달리 타국의 모범을 보여야 할 때가 잦았다. 그러나 천하의 미국도 언제나 바른 생활 국가일 순 없었다. 속을 들여다보면 숱한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문제를 고스란히 미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해지고는 했다.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사람들은 오늘날의 여성들이 드세졌기 때문이라는 식의 이유를 들먹이고는 했다. 예전엔 지금과 달랐다는 말이, 그러나 오늘날 여성들이 전적으로 틀렸음을 의미하진 않는다. 예전 여성들이 인내력이 뛰어났거나 오늘날 여성들이 참을성이 부족해서라는 식의 이야기도 옳다고 보기 힘들다. 과거에 비해 오늘날의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한 것만은 분명하다. 나의 부모 세대만 하여도 결혼을 하면 여성은 직장을 관두는 게 당연시 여겨졌다. 뭔가 불편한 진실을 목도할지라도 가정과 소수의 친지 외에는 털어놓을 곳이 없었으므로 의견을 피력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다. 모든 존재에게 변화에 적응을 얼마만큼 잘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시대가 달라졌다면 우리 또한 달라질 필요가 있다.

나름 평등하다고 여겨온 미국에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이상적이진 않았다. 저자는 동일한 상황에서 남성과 여성을 달리 보는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다르다는 사실이 문제가 된다 하여 전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해 달라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차이는 존중하되 차이를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차이가 곧 차별의 근거여야만 한다는 식의 이론이, 일종의 학문인 것마냥 여겨지고 있는 현실에 있다. 믿기 힘들지만, 가슴이나 자궁이 집안일을 남성보다 잘 해낼 수 있는 증거로 언급되기도 한다. 애초에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이와 같은 논리도 성립할 수 없었으려나. 그러나 차이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신체 능력에 있어서의 차이에 기대지 않은 주장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대개의 여성은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낮추어 본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었다. 반면 남성은 실제보다 스스로의 능력을 과장되게 드러내는 데 강하다고도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책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사회에서 보편적인 시선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에게는 당연시 여겨지는 일이 참 많았다. 일례로 가사노동이나 육아의 경우, 여성이 직장에서 퇴근해 저녁식사를 차리거나 집안 청소를 하는 등의 일은 당연히 해야만 하는 무언가이므로 칭찬의 대상이 아니다. 아이를 돌보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최선을 다해 아이 곁에 머물지라도 제 커리어를 유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에게 소홀하다는 평가를 듣기 일쑤다.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적은 시간 동안 집안일을 한다거나, 어쩌다가 한 번 아이와 놀아만 주어도 훌륭한 아버지로 인정을 받는다. 가사노동과 육아가 예전부터 여성이 해온 분야라는 점이 곧 이 분야의 일은 오로지 여성만 할 수 있음을 뜻하지는 않음에도 그러하다. 같은 방랑을 행해도 남성은 그럴 수도 있다며 넘어간다. 반면 여성은 어딘가 비효율적이고 사치 따위에 능한 인물로 그려진다. 왜 그럴까. 성 고정관념이라 하는 것이 왜 이토록 우릴 옭아맨단 말인가!

익숙한 건 편하다. 확실히 새 신발을 신었을 때보단 노상 신던 신을 신었을 때 발이 자유롭다. 그렇다 하여 현재의 신발을 십 년, 이십 년 혹은 그 이상 신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남성이, 여성이 오래 전부터 그래왔으니까, 더는 설명 않고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편할 수도 있긴 할 거다. 하지만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편하지도 않다. 마음이 불편하다면, 우리의 마음이 뒤틀려서가 아니라 현실이 옳지 않아서다.


q*****2 2019.10.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