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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상위권 대학(잠깐 편의상 대학 줄세우기를 인용함) 신입생의 상당수가 1년 이내에 자신의 전공학과 선택을 후회한다고 한다. 그들이 후회하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건 그 전공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후회를 거두기 위해서 그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한다. 전과를 하기도 하고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생각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한 학기만에 다시 대입에 도전하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위 말하는 '반수'다. 그래서 이런 웃픈 이야기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서울대에 입학생을 가장 많이 내는 곳은 어디인가?" "그건 연세대, 고려대지." 공부깨나 한다는 대입 수험생의 대학 학과 선택의 기제가 그렇다. 이건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풍속도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견고한 진로 선택의 고정관념의 산물이다.
학교현장에서 이런 고정관념은 꽤 만연되어 있고 아주 고집스럽다. 수험생과 그들의 학부모 그리고 지도교사들의 생각은 암묵적으로 일치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학생 진로를 기반으로 한 진로의 탐색과 설계를 강조하는 진로교육이 강화되어 오긴 했지만, 대학입시 앞에서는 아직 그 힘이 미약하다. 고집스럽게도 대학 진학 설계는 철저하게 대학 중심에서 그리 벗어나질 못했다.
아이들과 상담실에서 마주하고 그들의 진학 설계에 대해서 들어보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대학 중심으로 진학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물론 그 아이들도 자신의 장래 희망직업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희망직업에 진출하려면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인식하고는 있다. 그러나 대학 진학만은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막상 진학 계획을 세울 때가 되면, 자신의 꿈이나 희망진로보다는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을 먼저 손에 꼽게 된다. 그러고 나서 학과를 다음 순위로 고려하는 모습을 흔히 발견한다. 자신의 진로희망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합격 가능한 대학을 먼저 생각하고 합격 가능하다면 그 대학 내에서 좋은 학과를 찾는다.
대학과 학과의 선택은 잠깐이지만 그 전공학과에서 공부하는 건 최소한 4년인데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한 전공이 자신의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러니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전공 선택에 집중하지 못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후회로 나타나고, 물질적 심리적 낭비를 감수하고 대학이나 전공학과를 바꾸는 시도를 하게 된다. 대학이나 전공을 바꾸지 못하는 경우에는 대개 자기 학과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취직시험 준비 등으로 또 다른 낭비로 귀결된다.
진로기반 전공선택 스토리북은 이런 면에서 참으로 의미 있는 시도이다. 대학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지만 이들을 지도하고 조언하는 어른들이 우선 참고해볼 만한 지침서이다. 이번에는 7개 대학 학과에 대해서 전공 선택에서부터 졸업 후 진로에 이르기까지 5개 챕터로 나누어 자상한 전공 설명을 내놓았다. 자못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공들이다.
사실 대학 네임밸류 중심의 대학 학과 선택이 큰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학 학과 선택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참으로 요구되는 점은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학과에 대한 충분한 이해이다. 자신의 희망 전공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면 자신의 진로희망에 토대를 둔 대학 학과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진로기반 전공선택 스토리북은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 전반을 바라보는 긴 안목을 가지고 자기 진로 로드맵의 토대 위에서 대학 전공학과를 선택하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의 진로진학 지도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에게 우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이 고려하는 전공학과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얻는 길잡이로 삼기를 바란다.
따라서 진로기반 전공선택 스토리북이 품어 내는 대학 전공학과의 종류와 갯수가 속히 확대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