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을 모르는 아이가 있다
상황은 이해가 가는데 당최 ‘콧똥’이 뭔지 몰라서 물었더니 “코를 계속 문지르니까 묻은 새까만 것”이란 답이 흘러나왔다. 코를 계속 문지르느라 인형 섬유에 배긴 때를 말한 것이었다. “곰돌이도 씻어야 한다고 잘 설득해봐.”라 눙쳤더니 “다시 묻히면 된다고 했어”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 조카는 푸 인형에 코를 박고 예의 그 소중한 ‘콧똥’을 새로 묻히는 중이었다.
|
|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건 ‘왜 그 사건이 일어났는가.’다. 어떤 동기로 사건이 일어났는지, 사건과 사람들의 관계를 파헤치길 대중은 좋아하는 것 같다. 때문에 이유가 없는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경악하게 되는 것 같다. 이유가 없는 사건은 그 어떤 예방책도 내놓을 수 없으니까. 어른들은 혹은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사건을 일으키고 벌을 받는다. 하지만 만약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연루된 것을 안다면, 우린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교토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소네 토시야. 토시야는 어머니 방 서랍에서 수상한 카세트테이프와 노트를 발견한다. 노트에는 제과회사의 이름 깅가와 만도가 적혀 있고 이를 본 토시야는 31년 전 일본을 뒤흔든 미제 사건을 떠올린다. 범인 집단이 대형 식품회사들에 협박을 하고 돈을 갈취하려 했지만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 피해 기업 중 깅가와 만도가 있었다. 호기심에 카세트테이프를 재생하자 깅가 만도 사건 당시 협박에 사용된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것은 어린 시절의 토시야. 분명 자신의 목소리였다. 평생 양복만 만들며 살았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혹 자신의 가족이 이 사건에 관련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 이에 토시야는 아버지의 친구인 홋다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고 소네 집안과 깅가 만도 사건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이니치 신문 문화부 기자 아쿠쓰 에이지. 그는 사회부의 악마라 불리는 사건 부장에게 호출 당한다. 바로 미해결 사건을 조명하는 연말 특집의 특별 취재팀에 지명 되었던 것. 에이지는 깅가 만도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같은 사건을 쫓는 소네 토시야와 만나게 되는데....
이 사회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이 사회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또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범한 국민들일 것이다. 계중에는 으싸 으싸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조용히 지내게 된다.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시위를 하고, 누군가는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선량한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면 얼마나 마음 한쪽이 아플까? 또한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니 아무런 판단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일까?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처음엔 집중 조명을 받듯 난리가 나지만 그 사건들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당히 기억 속에 사라지거나 희미해진다. 하지만 사건 당사자들은 그걸 마음 안에 품고 살 수밖에 없다. 혹 누군가 기억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결국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이 죄 값을 받았다면 이런 혼란이 덜하지 않았을까? ‘사건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어찌 보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범인들이 조용히 사라졌으니까. 과거 사건으로 가족들이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을까? 범죄에 아이들을 이용하는 것. 이런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
|
죄의 목소리 ; 시오타 타케시 지음 요새 읽은 책은 꽤 많은데 귀찮아서 리뷰를 안 했다. 오랜만의 리뷰. 죄의 목소리. 죄의 목소리는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사회파 소설 같은 느낌이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오래 전, 일본의 대기업들을 상대로 협박을 한 납치범 일당이 있다. 그들은 대기업 사장을 납치하거나 기업에서 나온 먹거리에 독을 타는 등의 협박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그들의 특이점은 협박문을 어린아이에게 읽게 했다는 데 있다. 깅만 사건이라 하여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범인들은 돌연 모습을 감추고, 한참 시간이 흐른다. 시점은 두 개로 진행된다. 오래 전의 미제 사건인 깅만 사건의 취재를 하게 된 기자.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자신의 어릴 때 목소리로 녹음된 협박문 테이프를 발견한 양복집 주인. 기자와 양복집 주인은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깅만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려고 한다. 상당히 긴 소설이고, 사회적인 이유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솔직히 지루했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