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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이것이 시인의 삶이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이것이 시인의 삶이다" 내용보기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 때 사회를 맡아, 하늘을 향해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절규했던 시인 도종환. 지난 번 <@좌절+열공>에 소개된 그의 강연을 접하며 좌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참된 삶에 크게 감동을 받았었다. 한평생 첩첩 질곡의 생애를 살아온 그가 안타까웠고, 한편으론 구구절절 기막힌 사연이 마음 아팠었다.도종환 시인의 신작 에세이 <꽃은 젖어도 향기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이것이 시인의 삶이다" 내용보기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 때 사회를 맡아, 하늘을 향해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절규했던 시인 도종환. 지난 번 <@좌절+열공>에 소개된 그의 강연을 접하며 좌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참된 삶에 크게 감동을 받았었다. 한평생 첩첩 질곡의 생애를 살아온 그가 안타까웠고, 한편으론 구구절절 기막힌 사연이 마음 아팠었다.

도종환 시인의 신작 에세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를 만났다.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란 부제가 이 책의 모든 것이다. 어려서는 찢어지는 가난과 배고픔에 울었고, 대학시절은 술과 분노로 점철됐으며, 교사가 되어서는 전교조 활동으로 10여 년의 해직 생활을 했다. 참교육 실현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며 감옥살이도 했다. <접시꽃 당신>의 주인공인 아내는 둘째를 낳고 암으로 죽었고, 복직 후 이제야 평탄한 삶을 살게 되리란 기대도 잠시 자율신경 실조란 희귀 질환으로 몸담고 있는 교직을 떠나야만 했던 그다. 이런 질곡의 삶이라니.

좌절의 시대를 온몸으로 건너야했던 도종환 시인.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그의 불행은 쉼없이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늘 시였다. 내게도 '도종환'은 참교육 실현을 위한 투사로서, 접시꽃 당신을 그리는 여린 시인으로서 중첩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 그에 대한 갖가지 오해들. <접시꽃 당신>의 초대박 베스트셀러 등극은 여러모로 그를 괴롭혔다.

아마도 앞으로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의 시대를 지나, 서사 중심의 영상의 시대를 건너오고 있는 시점에서 시집의 대성공은 놀랄만한 사건이라 하겠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그의 시를 폄하했고, 독자들조차 '아내의 죽음을 미끼로 장사하는 시인'이란 말을 서슴치 않게 했으며, 그가 재혼을 했을 때는 분노하기까지 했다.

투사로 살았다면 적어도 김남주 시인처럼 살면서 시도 확실하게 쓰거나, 여린 시인으로 살았다면 박용래, 천상병, 이성선 시인처럼 살았거나, 아니면 아예 시를 쓰지 말거나 했어야 독자들이 혼란스럽지 않았을 겁니다. -P265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에 소개된 시는, 모든 시가 도종환 시인의 삶 속에서 잉태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건져지는 시인의 노래. 생생한 현장의 시어들. 대중성과 상업성에 영합한다는 대부분의 평가에 난 강한 반기를 든다. '시를 보는 눈'이란 잣대로 얘기한다면 나 또한 할 말은 없겠지만, 베스트셀러 시인이란 말에 쌍심지부터 켜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예는 비단 도종환 시인뿐만 아니라 <홀로서기>의 서정윤 님,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님 등도 마찬가지다.

많이 팔린 시집, 즉 베스트셀러라면 작품성에 심대한 문제가 있는 걸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비롯 인문서적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도 그러한가? 장르를 확장시키지 않더라도 시란 무엇인가? 그것을 읽음으로 스스로를 정화시키고, 위안을 얻으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절대 언어 아닌가? 왜 많이 팔린 시가 작품성 혹은 효용성의 대척점에 서 있어야 하는가? 의문이다. 

온갖 고초를 이겨온 도종환 시인에게 '자율신경 실조'는 결국 커다란 축복이었다. 외딴 오두막에서 유폐되듯 시작된 삶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생물과 교감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전해주었다. 물론 종교의 힘도 컸지만, 본디 도종환 시인이 가지고 있는 섬세한 삶의 촉수, 즉 시인의 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치열하되 거칠지 않은 시, 진지하되 너무 엄숙하지 않은 시, 아름답되 허약하지 않은 시, 진정성이 살아 있되 너무 거창하거나 훌륭한 말을 늘어놓지 않는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P354

여린 심성의 시인은 평생 좌절 속에서 살았지만, 그의 시는 좌절하지 않았다. 투사와 시인의 경계에서 늘 서성이는 삶이었지만, 그 투쟁조차도 시인의 온전한 삶의 일부였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책 제목처럼, 도종환 시인의 삶은 그대로 시가 됐다. 그 시는 홀로 깨우쳐 남을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서로를 의지하며 벽을 넘는 담쟁이처럼, 늘 말을 걸어오는 꽃처럼 '함께' 이겨내는 시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인의 생애를 추적하고,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감동적이다. 시를 쓰는 것이 곧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란 다짐 앞에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종환 시인의 시집을 제대로 읽어본 적 없지만, 이제라도 도종환 시인의 삶의 증거라 할 수 있는 그 시집들을 찬찬히 읽어볼 생각이다.

계절 탓도 있겠지만, 요즘 시를 읽는 시간이 새롭다. 고즈넉한 새벽녘, 시행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가며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지난 달에 이어 이문재의 <마음의 오지>, 심보선의 <눈앞에 없는 사람>, 문태준의 <가재미>, 문지 400호 시선집 <내 생의 중력> 등이 내 안으로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마치 시를 읽는 행위만이 삶에 서정이 깃드는, 그래서 조금은 신중하게 사색하고, 깨달음을 구할 수 있다는 듯. 마지막으로 교사가 직업인 분들에게 도종환 시인의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를 꼭 추천하고 싶다. 



t******2 2011.11.16.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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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고통이 지난 후 만나는 지극한 아름다움
"세월의 고통이 지난 후 만나는 지극한 아름다움" 내용보기
세월의 고통이 지난 후 만나는 지극한 아름다움 자기 고백은 언제나 고독하다.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에 자기고백은 그 세상과 일대일로 맞서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이런 고독한 순간을 마주하는 사람은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온 시간과의 마주함이다. 이 마주함은 자신의 내면과의 만남을 기반으로 삼고 세상 속에서 이룬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두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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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고통이 지난 후 만나는 지극한 아름다움

자기 고백은 언제나 고독하다.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에 자기고백은 그 세상과 일대일로 맞서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이런 고독한 순간을 마주하는 사람은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온 시간과의 마주함이다. 이 마주함은 자신의 내면과의 만남을 기반으로 삼고 세상 속에서 이룬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두루두루 살피게 된다. 자신과의 만남과 사람들 사이 관계는 솔직함과 진실함이 무기가 된다. 솔직함과 진실함은 때론 무겁게 다가온다. 그 무거움은 자기고백을 하는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진중함에서 기인하기에 이를 대하는 사람에게 전염되어 함께 내면의 성찰로 이끌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기고백으로 만나는 사람은 도종환이다. 대학시절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와 영화로 만났던 사람이다. 아내를 잃은 절절한 사부곡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그로인해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열정적인 선생님,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암울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던 사람, 신념을 지키기 위해 투옥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교육운동가 등으로 알려지면서부터 더욱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길을 걸었던 사람에게 대중들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산골에 거처를 마련하고서 자기 안에 숨 쉬던 생명의 기운으로 다시금 대중과 소통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자기고백을 담은 고백서이면서 내면과 직면한 성찰의 결과를 가지고 대중들 사이로 길을 나섰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라는 책이 그것이다. 충북 보은 땅에 마련한 황토 집에서 지난 자신의 삶을 하나하나 되짚어본 자전적 이야기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 학교생활과 가난으로 어쩔 수없이 선택한 대학에서의 생활, 교단에서 선생님으로 학생들과 생활하며 느낀 아픈 현실 그리고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을 만들고자 열정적으로 달려갔던 전교조 활동 등 가난과 외로움과 좌절과 절망과 방황과 소외와 고난과 눈물과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 문학, 문학 속에서 자신을 가꾸어 오며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얻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 시의 꽃밭’과 순수한 열정과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는 청년기의 ‘접시꽃 당신’, 전교조 활동의 시기를 담은 ‘쇠창살에 이마를 대고’, 출옥 후 현실과 자신의 삶이 중심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와 지금 현재의 속내를 내비치는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등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저자의 이야기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낄 줄 모르면 그는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이상으로 끌어올려 아름다워진 마음을 선한 마음으로 바꿀 줄 알 때 사랑은 더욱 깊어집니다. 텅 비워 청정해진 공간에 선함과 다디단 향기가 채우는 진공묘유의 봄기운. 거기서 비로소 공즉색(空卽色)입니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영화를 보며 눈시울을 적셨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 접시꽃만 보면 자연스럽게 도종환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러나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중에서)로 다신 만난 도종환은 세상과 사람을 보는 따스한 눈길에서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온기로 다가왔다. 우리 말이 아니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긴 따스함이 이렇게도 아름답고 좋을 수도 있구나 싶은 마음에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하지만,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를 대하는 오늘 그를 미처 알지 못한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지극한 아름다움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일으켜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 바탕에는 극한 어려움과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지낸 후에서야 비롯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도종환이 걸어온 길은 비록 많은 사람들의 일상 그것과 구체적 모습은 다르지만 마음 속 깊은 생채기를 남기는 현실의 고통을 그대로 담고 있으므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희망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리라.

 

인생의 시간대에서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는 어디쯤일까? 정오를 지난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막바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이 있다는 것이기에 그 남은 시간을 살아갈 무엇인가를 가진 시기가 분명하다. 그 남은 시간 무엇으로 채워갈지 오직 자신 스스로에게 달렸을 것이다. 그 시간동안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로 만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m*****8 2012.03.11.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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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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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도종환/한겨레출판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저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보는 자서전적인 에세이다. 우리는 그동안 저자의 진면목을 많은 부분에서 오독하여 왔다. 특히,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후 오랜 시간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해 온 사실은 그가 남긴 감성 깊은 시들을 떠올릴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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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도종환/한겨레출판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저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보는 자서전적인 에세이다.

우리는 그동안 저자의 진면목을 많은 부분에서 오독하여 왔다.

특히,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후 오랜 시간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해 온 사실은 그가 남긴 감성 깊은 시들을 떠올릴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그동안 쌓인 섭섭하고 억울한 심중 일단을 내비치고 있다.

낳은 지 네 달 조금 넘은 딸아이를 두고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부인을 위해 쓴 <접시꽃 당신>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래서 그가 어린 자식에게 어머니를 갖게 해 주기 위해 재혼을 했을 때 쏟아지는 엄청난 비난의 화살도 혼자서 묵묵히 감당해야만 했다.


자신에게 쏟아진 오해는 비단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가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일부에서는 아예 시로 취급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말과 함께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개인적인 눈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대적인 아픔에 대한 문학인의 책임은 회피한 채 출판사들의 얄팍한 상업주의에 영합하고 있다고 혹평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 고락에 매몰되지 않고, 동시에 세상 고락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쓴 <흔들리며 피는 꽃>마저도 또다시 “함량 미달”이라고 폄하한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작품만이 문학적 가치가 있다는 문학계의 귀족주의적 평가가 더 위험한 것은, 독자들을 한결같이 문학적 수용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매도해 버림으로써 대중적 성공이 곧 저급한 문학이라는 등식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식은 오늘날 신춘문예를 위한, 신춘문예 전용 시를 낳게 만든 뿌리가 되었으며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에 대한 시인의 책무를 강조한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시인의 성공을 시기한 일방적인 질투에 다름 아니라는 심정은 지울 수 없다.


저자는 고백한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본다면 함량이 조금 미치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시가 가자는 대로 떠나고 싶은 때도 있다고.

독자들이 원하는 것도 문인이나 비평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어려운 시가 아니라

조금은 전문가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시를 원한다.


10년 만에 복직한 후 만신창이가 된 몸은 이름도 낯선 병을 얻어 산에서 혼자 요양을 하는 신세가 되어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였지만 시인은 비로소 그 숲속에서 안식을 얻었다.


저자의 한 가지 바램이라면,

밤이 오기 전 찬란한 하늘을 가득 물들이는 황홀한 시간이 한 번쯤 오리라는 믿음과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아름다운 시 한편을 쓰는 것이다.


꽃을 유난히도 좋아하고 아직도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이기 때문에 그가 염원하는, 가슴의 방파제를 뒤흔들면서 파도처럼 부서지는, 숨을 멈추게 하는 선율로 존재하는 한 편의 시를 건져낼 것을 믿고 기다린다.

그것이야말로 저자 스스로 줄 수 있는 가장 큰 표창장이 될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5 2012.08.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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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문화부장관, 할 만 하지 않은가!
"이 정도면 문화부장관, 할 만 하지 않은가!" 내용보기
현재 문화부장관을 하고 있는 시인 도종환의 자서전적인 이야기. 꼭지마다 시가 한 편씩 들어 있어 덕분에 지금까지 봤던 걸 다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철수의 판화 역시 기억에 남고.   때로는 격앙되기도 하고 아쉽고 서운한 감정 역시 애써 숨기고 꾸리려 하지 않고 대체로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그 마음이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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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화부장관을 하고 있는 시인 도종환의 자서전적인 이야기. 꼭지마다 시가 한 편씩 들어 있어 덕분에 지금까지 봤던 걸 다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철수의 판화 역시 기억에 남고.

 

때로는 격앙되기도 하고 아쉽고 서운한 감정 역시 애써 숨기고 꾸리려 하지 않고 대체로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그 마음이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몇 년 전 큰 애 학교에서 시 낭송회 할 적에 나는 가죽나무를 읊었더랬다. 그걸 작자의 소개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정도면 문화부장관, 할 만 하지 않은가!

r****l 2018.07.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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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내용보기
기구한 삶을 살아온 도종환 시인,힘든 상황 속에서도 감성적인 마음만은 꼭 품고 살아온 그가 한국의 시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다.그의 에세이인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은 오로지 도종환 시인, 한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의 시만을 이해할 뿐이다. 또, 그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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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삶을 살아온 도종환 시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감성적인 마음만은 꼭 품고 살아온 그가 한국의 시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그의 에세이인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은 오로지 도종환 시인, 한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의 시만을 이해할 뿐이다. 또, 그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의 시와, 그에게 위로를 할 수 있는 시를 읽으며, 누구나 고통을 겪어야지만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보고 들을 것이다.

오롯이 그의 아내를 위한 시들을 읽으며, 이처럼 애절한 사랑과 인생이 어디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도종환 시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가 온다.'라고 말하는 것도 감성적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4차원적이라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는 그 시인은 누구보다 애절하고, 아프고, 사랑하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일 것이다. 난 그와 동시대에,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저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s*****3 2016.01.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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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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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가야…   도종환의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가 배달되고 나서야, 전에 한겨레 신문에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라는 코너에 연재되었던 산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의 글이 실릴 때마다 나는 열심히 스크랩하고 색연필로 밑줄까지 그으며 읽었었다. 다시 한 번 읽게 되니 내용을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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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가야…

 

도종환의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가 배달되고 나서야, 전에 한겨레 신문에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라는 코너에 연재되었던 산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의 글이 실릴 때마다 나는 열심히 스크랩하고 색연필로 밑줄까지 그으며 읽었었다. 다시 한 번 읽게 되니 내용을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도종환은 <접시꽃 당신>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렀던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신문에서 읽기 전에는 서정시인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시인도 "사람들은 아직도 시인의 이미지와 교육 운동,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의 이미지가 뒤섞여 혼란스럽다고 말합니다. 두 얼굴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 역시 그렇습니다. 나 역시 그게 하나가 되는 얼굴을 찾아가는 중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나 역시 투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기에는 그의 인상이 너무 부드럽고 글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여기에 실린 시들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이 없다'라는 시처럼 그의 삶은 지난하기 그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했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꿈도 포기해야 했다. 참고서 한 권이 없어 친구들한테 빌려서 공부해야했고 대학시절에도 돈이 없으니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소극적이었다. 그는 고개를 땅바닥을 향해 떨어뜨리고 걸었다.

 

화가가 되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좌절이 나를 술 마시게 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이 나를 절망하게 했습니다. 그 절망과 좌절이 폭음과 만행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책가방에 소주병, 소주잔을 넣어 가지고 다니다 교수님이 돌아서서 판서를 하는 동안 술병을 꺼내 따라 마시기도 했습니다. 교정 어딘가에 쓰러져 있는 나를 친구들이 발견해서 자취방에 끌어다 놓았다 기억이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47쪽)

 

승진과 출세가 보장되는 안정된 길을 가지 않고, 징계와 좌천과 해직이 있는 길을 선택한 그는 박사과정을 수료하던 해에 감옥에도 갔다. 민주화를 위해 독재 정권과 싸우면서 수많은 집회와 시위와 농성에 참여했지만 정작 화염병과 각목은커녕 돌멩이 하나도 손에 들어보지 못했다. 오월 광주 민중항쟁 때 군복을 입은 그는 군인으로 시민군과 대치해야 했을 때, 소총의 실탄을 거꾸로 장전하며 부당한 사격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아, 이런 아름다운 청년이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벅차오르는 일이냐!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대의 질서를 과감히 어긴 사람이 있었다니 이 얼마나 가슴 뜨겁고 목이 메이는 일인가 말이다.

 

그러한 심성을 가진 자여서 일까. 그는 길을 가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걸음을 멈춘다. 꽃이 부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티 없이 푸른 하늘을 보면 일을 멈춘다.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장면을 만나면 그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내가 그 사물, 그 장면과 만나게 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들리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라",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좋지 않는다", 이런 시 구절은 대개 그런 순간과 만나면서 그 자리에서 베껴 적은 언어들입니다.(17쪽)

 

이리도 고운 심성을 가진 자가 온갖 투쟁을 한 것은 아마 그가 살아가면서 수 없이 흔들렸기 때문일 것이다. 편하게 자라고 별 어려움 없이 큰 사람이라면 자신을 험한 길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당한 것에 목소리 높여 바로잡으려 노력했고, 직접 행동으로 실천한 아주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이다. 고통의 삶을 걸어 온 그는 울면서 시를 썼다. 우린 울면서 쓴 그의 시를 울면서 읽는다. 진실은 전해지기 때문이다.

 

고통의 한 가운데를 묵묵히 뚫고 나가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주저않아 있지 말고, 급하게 달려나가지도 말고, 말없이 고통의 가운데를 걸어가자고 생각했습니다. 아픔에 정직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내 아픔에 정직한 뒤, 남의 아픔, 우리 모두가 겪는 아픔에도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아픔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아픔이라고 과장하지 말고, 이 세상 사람들도 저마다 남모르는 아픔 하나씩 고통 하나씩 지니고 산다는 걸 잊지 말자고 했습니다.(125쪽)

 

누구든 말로 하기는 쉬울 것이다, 고통이 찾아 왔을 때 그저 묵묵히, 급하지 않게 그대로 건너가자고 다독이며, 정직할 수 있겠는가. 빨리 그 고통속을 빠져나가고 싶어 소리도 지르고, 분노도 하고, 좌절도 하게 마련이 아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으면 고통의 순간에도 도통한 사람처럼 의연할 수 있었겠는가.

 

살아있는 동안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꿈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원하던 것을 이루는 일이 아니라 "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가는 일"입니다. "텅텅 비어버린 꿈의 적소에서 다시 시작하는"일입니다. (347쪽)

 

 

내 나머지 생이 

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내 생이 여기서 거덜나도 좋겠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 중에서

 

 

그의 소망처럼 치열하되 거칠지 않고, 진지하되 너무 엄숙하지 않으며, 아름답되 허약하지 않으며, 진정성이 살아있되 너무 거창하거나 훌륭한 말을 늘어놓지 않는 그의 시를 앞으로도 가슴으로 느끼며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도 한 편의 시 앞에서는 두렵다. 생각처럼 시가 써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시를 쓰겠다는 소망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l 2012.08.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내용보기
도종환(2011). 한겨례출판. ★★★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   2012. 02.  도종환이란 사람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치에도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보수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 같기도 하고..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소은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그제야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시 또한 내 관심 대상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내용보기
도종환(2011). 한겨례출판. ★★★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

 

2012. 02.

 

도종환이란 사람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치에도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보수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 같기도 하고..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소은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그제야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시 또한 내 관심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소설이 낫지 싶다. 그런데,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다. 한 남자의 삶에 대해 마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의 삶이 내 생활과 비슷한 부분 하나 없으나, 그의 삶이 우리 역사고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잘 몰랐던, 별로 알고 싶단 생각도 없었던, 그러나 그것이 내 이웃의,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이었다. 정치가 흔들리고, 교육계가 흔들리고, 우리 현실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흔들림을 통해 점차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지만, 그 안에 내가 몰랐던 아픔과, 피흘림, 억울함이 참 많았다는 것을 난 이 책을 통해서 간접체험 할 수 있었다. 
 
책 중반 쯤에 '내 삶에 대한 자신감 결여' 문구가 있다. (책을 읽으며 표를 해 두었어야 하는데, 정확히 어떻게 쓰였는지 찾기가 어렵다.) 이 문구가 마치 잠언서처럼 내 가슴에 오래 머무른다. 매일 밤 곱씹고 곱씹게 된다. '내 삶에 대한 자신감 결여'
나의 20대 역시 물론 열심히 살았고, 열정적으로 살았다 자부하지만, 내 삶에 대한,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나. 생각해보건데, 별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재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강원대를 택했을지 모른다. 물론 당시엔 가정경제도 생각해서 결정했다 주장하지만, 서울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동대학원에 진학했을지 모른다. 물론 당시엔 우리 교수님이 정말 좋아서 결정했다 주장하지만, 취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결혼을 서둘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당시엔 이 남자만큼 날 사랑해줄 남자 평생 없을거라 주장했지만(물론 이건 사실이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지금 내 인생의 시계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다. 내 동생이 출근 준비하는 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업무를 시작하기 전. 준비하는 시간 쯤일 것이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출근 준비하면 되지. 그런데 어떻게 준비하지? 뭘 입고 가야할까? 편하게 입어도 되나? 정장을 입고 가야하나? 메이크업은 기초만 해도 될까? full makeup 해야 하나? (full makeup 할 줄도 모르면서..걱정만 앞서는거 봐라...쯧!)
교통편은? 버스타고 가려면 서둘러야 할텐데.. 아직도, 여전히, 나의 직장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  
다시 막막해져 온다. 또 달력을 보며, 아이들의 나이를 세 보며, 내 나이를 계산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내 삶의 고질병이다. 30대엔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기대해보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야고보서 2:17). 회개란 단순한 죄고백이 아니라, 반드시 행동의 변화가 수반되야 한다. 학습의 결과는 행동 변화에 있다. 행동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학습이 이루어졌다 할 수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용기있게 내 삶에 마주하길 원한다. 겸손함은 잊지 않은채. 
 
이 책이 보다 내게 감동으로 다가온 건 저자 역시 지금 광야의 끝에 서 있기 때문이다. 가난과 굶주림의 10대, 방황의 20대, 개혁과 민중의 30대에서 그는 현재 광야의 40대를 살아가고 있다. 곧 찬란히 떠오를 노을을 바라보며. 그 광야를 통해 오히려 그는 더 많이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 듯했다.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부드러운 직선'을 향해. 
 
 


높은 구름이 지나가는 쪽빛 하늘 아래

사뿐히 추켜세운 추녀를 보라 한다

뒷산의 너그러운 능선과 조화를 이룬

지붕의 부드러운 선을 보라 한다

어깨를 두드리며 그는 내게

이제 다시 부드러워지라 한다

몇 발짝 물러서서 흐르듯 이어지는 처마를 보며

나도 웃음으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저 유려한 곡선의 집 한 채가

곧게 다듬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것을 본다

휘어지지 않는 정신들이

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 잡아

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
사철 푸른 홍송숲에 묻혀 모나지 않게

담백하게 뒷산 품에 들어 있는 절 집이

굽은 나무로 지어져 있지 않음을 본다
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
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앉아 있는
-<부드러운 직선> 도종환. 

 

j****9 2018.0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