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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 때 사회를 맡아, 하늘을 향해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절규했던 시인 도종환. 지난 번 <@좌절+열공>에 소개된 그의 강연을 접하며 좌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참된 삶에 크게 감동을 받았었다. 한평생 첩첩 질곡의 생애를 살아온 그가 안타까웠고, 한편으론 구구절절 기막힌 사연이 마음 아팠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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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고통이 지난 후 만나는 지극한 아름다움 자기 고백은 언제나 고독하다.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에 자기고백은 그 세상과 일대일로 맞서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이런 고독한 순간을 마주하는 사람은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온 시간과의 마주함이다. 이 마주함은 자신의 내면과의 만남을 기반으로 삼고 세상 속에서 이룬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두루두루 살피게 된다. 자신과의 만남과 사람들 사이 관계는 솔직함과 진실함이 무기가 된다. 솔직함과 진실함은 때론 무겁게 다가온다. 그 무거움은 자기고백을 하는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진중함에서 기인하기에 이를 대하는 사람에게 전염되어 함께 내면의 성찰로 이끌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기고백으로 만나는 사람은 도종환이다. 대학시절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와 영화로 만났던 사람이다. 아내를 잃은 절절한 사부곡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그로인해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열정적인 선생님,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암울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던 사람, 신념을 지키기 위해 투옥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교육운동가 등으로 알려지면서부터 더욱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길을 걸었던 사람에게 대중들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산골에 거처를 마련하고서 자기 안에 숨 쉬던 생명의 기운으로 다시금 대중과 소통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자기고백을 담은 고백서이면서 내면과 직면한 성찰의 결과를 가지고 대중들 사이로 길을 나섰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라는 책이 그것이다. 충북 보은 땅에 마련한 황토 집에서 지난 자신의 삶을 하나하나 되짚어본 자전적 이야기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 학교생활과 가난으로 어쩔 수없이 선택한 대학에서의 생활, 교단에서 선생님으로 학생들과 생활하며 느낀 아픈 현실 그리고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을 만들고자 열정적으로 달려갔던 전교조 활동 등 가난과 외로움과 좌절과 절망과 방황과 소외와 고난과 눈물과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 문학, 문학 속에서 자신을 가꾸어 오며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얻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 시의 꽃밭’과 순수한 열정과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는 청년기의 ‘접시꽃 당신’, 전교조 활동의 시기를 담은 ‘쇠창살에 이마를 대고’, 출옥 후 현실과 자신의 삶이 중심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와 지금 현재의 속내를 내비치는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등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저자의 이야기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낄 줄 모르면 그는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이상으로 끌어올려 아름다워진 마음을 선한 마음으로 바꿀 줄 알 때 사랑은 더욱 깊어집니다. 텅 비워 청정해진 공간에 선함과 다디단 향기가 채우는 진공묘유의 봄기운. 거기서 비로소 공즉색(空卽色)입니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영화를 보며 눈시울을 적셨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 접시꽃만 보면 자연스럽게 도종환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러나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중에서)로 다신 만난 도종환은 세상과 사람을 보는 따스한 눈길에서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온기로 다가왔다. 우리 말이 아니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긴 따스함이 이렇게도 아름답고 좋을 수도 있구나 싶은 마음에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하지만,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를 대하는 오늘 그를 미처 알지 못한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지극한 아름다움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일으켜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 바탕에는 극한 어려움과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지낸 후에서야 비롯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도종환이 걸어온 길은 비록 많은 사람들의 일상 그것과 구체적 모습은 다르지만 마음 속 깊은 생채기를 남기는 현실의 고통을 그대로 담고 있으므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희망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리라.
인생의 시간대에서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는 어디쯤일까? 정오를 지난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막바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이 있다는 것이기에 그 남은 시간을 살아갈 무엇인가를 가진 시기가 분명하다. 그 남은 시간 무엇으로 채워갈지 오직 자신 스스로에게 달렸을 것이다. 그 시간동안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로 만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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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도종환/한겨레출판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저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보는 자서전적인 에세이다. 우리는 그동안 저자의 진면목을 많은 부분에서 오독하여 왔다. 특히,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후 오랜 시간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해 온 사실은 그가 남긴 감성 깊은 시들을 떠올릴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그동안 쌓인 섭섭하고 억울한 심중 일단을 내비치고 있다. 낳은 지 네 달 조금 넘은 딸아이를 두고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부인을 위해 쓴 <접시꽃 당신>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래서 그가 어린 자식에게 어머니를 갖게 해 주기 위해 재혼을 했을 때 쏟아지는 엄청난 비난의 화살도 혼자서 묵묵히 감당해야만 했다. 자신에게 쏟아진 오해는 비단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가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일부에서는 아예 시로 취급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말과 함께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개인적인 눈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대적인 아픔에 대한 문학인의 책임은 회피한 채 출판사들의 얄팍한 상업주의에 영합하고 있다고 혹평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 고락에 매몰되지 않고, 동시에 세상 고락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쓴 <흔들리며 피는 꽃>마저도 또다시 “함량 미달”이라고 폄하한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작품만이 문학적 가치가 있다는 문학계의 귀족주의적 평가가 더 위험한 것은, 독자들을 한결같이 문학적 수용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매도해 버림으로써 대중적 성공이 곧 저급한 문학이라는 등식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식은 오늘날 신춘문예를 위한, 신춘문예 전용 시를 낳게 만든 뿌리가 되었으며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에 대한 시인의 책무를 강조한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시인의 성공을 시기한 일방적인 질투에 다름 아니라는 심정은 지울 수 없다. 저자는 고백한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본다면 함량이 조금 미치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시가 가자는 대로 떠나고 싶은 때도 있다고. 독자들이 원하는 것도 문인이나 비평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어려운 시가 아니라 조금은 전문가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시를 원한다. 10년 만에 복직한 후 만신창이가 된 몸은 이름도 낯선 병을 얻어 산에서 혼자 요양을 하는 신세가 되어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였지만 시인은 비로소 그 숲속에서 안식을 얻었다. 저자의 한 가지 바램이라면, 밤이 오기 전 찬란한 하늘을 가득 물들이는 황홀한 시간이 한 번쯤 오리라는 믿음과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아름다운 시 한편을 쓰는 것이다. 꽃을 유난히도 좋아하고 아직도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이기 때문에 그가 염원하는, 가슴의 방파제를 뒤흔들면서 파도처럼 부서지는, 숨을 멈추게 하는 선율로 존재하는 한 편의 시를 건져낼 것을 믿고 기다린다. 그것이야말로 저자 스스로 줄 수 있는 가장 큰 표창장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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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화부장관을 하고 있는 시인 도종환의 자서전적인 이야기. 꼭지마다 시가 한 편씩 들어 있어 덕분에 지금까지 봤던 걸 다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철수의 판화 역시 기억에 남고. 때로는 격앙되기도 하고 아쉽고 서운한 감정 역시 애써 숨기고 꾸리려 하지 않고 대체로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그 마음이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몇 년 전 큰 애 학교에서 시 낭송회 할 적에 나는 ‘가죽나무’를 읊었더랬다. 그걸 작자의 소개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정도면 문화부장관, 할 만 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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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삶을 살아온 도종환 시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감성적인 마음만은 꼭 품고 살아온 그가 한국의 시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그의 에세이인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은 오로지 도종환 시인, 한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의 시만을 이해할 뿐이다. 또, 그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의 시와, 그에게 위로를 할 수 있는 시를 읽으며, 누구나 고통을 겪어야지만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보고 들을 것이다. 오롯이 그의 아내를 위한 시들을 읽으며, 이처럼 애절한 사랑과 인생이 어디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도종환 시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가 온다.'라고 말하는 것도 감성적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4차원적이라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는 그 시인은 누구보다 애절하고, 아프고, 사랑하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일 것이다. 난 그와 동시대에,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저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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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2011). 한겨례출판. ★★★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
2012. 02. 도종환이란 사람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치에도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보수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 같기도 하고..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소은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그제야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시 또한 내 관심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소설이 낫지 싶다. 그런데,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다. 한 남자의 삶에 대해 마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의 삶이 내 생활과 비슷한 부분 하나 없으나, 그의 삶이 우리 역사고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잘 몰랐던, 별로 알고 싶단 생각도 없었던, 그러나 그것이 내 이웃의,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이었다. 정치가 흔들리고, 교육계가 흔들리고, 우리 현실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흔들림을 통해 점차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지만, 그 안에 내가 몰랐던 아픔과, 피흘림, 억울함이 참 많았다는 것을 난 이 책을 통해서 간접체험 할 수 있었다. 책 중반 쯤에 '내 삶에 대한 자신감 결여' 문구가 있다. (책을 읽으며 표를 해 두었어야 하는데, 정확히 어떻게 쓰였는지 찾기가 어렵다.) 이 문구가 마치 잠언서처럼 내 가슴에 오래 머무른다. 매일 밤 곱씹고 곱씹게 된다. '내 삶에 대한 자신감 결여' 나의 20대 역시 물론 열심히 살았고, 열정적으로 살았다 자부하지만, 내 삶에 대한,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나. 생각해보건데, 별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재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강원대를 택했을지 모른다. 물론 당시엔 가정경제도 생각해서 결정했다 주장하지만, 서울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동대학원에 진학했을지 모른다. 물론 당시엔 우리 교수님이 정말 좋아서 결정했다 주장하지만, 취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쩌면 결혼을 서둘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당시엔 이 남자만큼 날 사랑해줄 남자 평생 없을거라 주장했지만(물론 이건 사실이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지금 내 인생의 시계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다. 내 동생이 출근 준비하는 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업무를 시작하기 전. 준비하는 시간 쯤일 것이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출근 준비하면 되지. 그런데 어떻게 준비하지? 뭘 입고 가야할까? 편하게 입어도 되나? 정장을 입고 가야하나? 메이크업은 기초만 해도 될까? full makeup 해야 하나? (full makeup 할 줄도 모르면서..걱정만 앞서는거 봐라...쯧!) 교통편은? 버스타고 가려면 서둘러야 할텐데.. 아직도, 여전히, 나의 직장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 다시 막막해져 온다. 또 달력을 보며, 아이들의 나이를 세 보며, 내 나이를 계산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내 삶의 고질병이다. 30대엔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기대해보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야고보서 2:17). 회개란 단순한 죄고백이 아니라, 반드시 행동의 변화가 수반되야 한다. 학습의 결과는 행동 변화에 있다. 행동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학습이 이루어졌다 할 수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용기있게 내 삶에 마주하길 원한다. 겸손함은 잊지 않은채. 이 책이 보다 내게 감동으로 다가온 건 저자 역시 지금 광야의 끝에 서 있기 때문이다. 가난과 굶주림의 10대, 방황의 20대, 개혁과 민중의 30대에서 그는 현재 광야의 40대를 살아가고 있다. 곧 찬란히 떠오를 노을을 바라보며. 그 광야를 통해 오히려 그는 더 많이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 듯했다.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부드러운 직선'을 향해.
높은 구름이 지나가는 쪽빛 하늘 아래 사뿐히 추켜세운 추녀를 보라 한다 뒷산의 너그러운 능선과 조화를 이룬 지붕의 부드러운 선을 보라 한다 어깨를 두드리며 그는 내게 이제 다시 부드러워지라 한다 몇 발짝 물러서서 흐르듯 이어지는 처마를 보며 나도 웃음으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저 유려한 곡선의 집 한 채가
곧게 다듬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것을 본다 휘어지지 않는 정신들이 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 잡아 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 사철 푸른 홍송숲에 묻혀 모나지 않게
담백하게 뒷산 품에 들어 있는 절 집이 굽은 나무로 지어져 있지 않음을 본다 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 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앉아 있는 -<부드러운 직선>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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