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제패'라는 말이 유명해진 것은 '슬램덩크'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백호'와 '서태웅', 그리고 '채치수'와 '북산의 선수'들이 외치던 그 '전국제패'라
는 말은 그 악동들의 모습과 함께 그들의 열정으로 더욱 의미있는 이름이 되었다. 그
래서 '전국제패'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노로조'의 이 앨범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벌써 5집을 내놓은 '노라조'는 그 이름만큼이나 재미있는 그룹이다. 그들이 그동안 보
여준 모습은 신나는 그들의 음악과 재미있는 안무만은 아니다. 그리고 그 단순히 재미
있는 모습만을 갖고 있는 그룹이 아니기에 '조빈'과 '이혁'의 '노라조'는 긴 생명을 갖
고 여전히 사랑을 받으면서 5집이라는 앨범까지 달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노라조'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냥 재미있는 또 하나의 '엽기 밴드'가 등장
했다고 생각했다. '엽기'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빈'의 의상과 안무, 그리고
그 옆에서 더할 수 없이 진지하게 노래하는 '이혁'의 모습이 더해져 '노라조'는 그 이름
만큼이나 재미있는 그룹으로, 그리고 그 노래는 쉽게 귀에 들어오는 가사와 멜로디의
참 재미있는 그룹으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노래는 '야
구장'이나 '야구 중계'를 볼 때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응원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재미만을 주는 그룹이었다면 '노라조'가 지금까지 달려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재미의 밑에 깔려있는 그들의 음악에 대한 진
지한 접근과 고민이 있었기에 그들이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슨 '노
라조'의 음악에서 진지한 고민을 찾을 수 있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노라조'의 음악을
처음부터 귀 기울여 들어보면 그들은 80 - 90년대 록음악의 전성기에 만날 수 있었던
그 하드한 록음악을 기반에 깔고 노래를 들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록그룹'의 보
컬이었던 '이혁'의 과거가 또한 그러한 성격에 일정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그러한 기
본에 자신들의 색을 입힌 '조빈'의 모습 또한 그들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힘이
되었던 것을 그들의 음악을 진지하게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재미있지만 음악에는 진지
한 '노라조'의 모습을 그들은 그동안 들려준 노래로 충분히 보여왔다. 그리고 그 가장
대표적인 선언은 바로 지난 앨범에서 그들의 부른 '록스타'가 아닐까 한다. 그 가사에
서처럼 춥고 힘들어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지만 '노라조'는 자신들이 부르고 싶은 스타
일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그룹이다. 그래서 이 앨범의 제목인 '전국제패'는 의미가 있
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앨범에서 '환골탈태'한 '노라조'가 이제 '전국제패'를 노린다
는 의미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80 - 90년대 스타일의 록음악을 듣고 자란 이들에게는 요즘의 록음악들은 조금은 부
족한 무엇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조금더 복잡하고, 조금더 장대한 무엇인가에 대한 향
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과거에 우리는 '멍키헤드'라는 이름의 '록음악을 기본으로 한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던 그룹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발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노라조'가 아닐까 한다. 이번 앨범에서 '노라조'는
철저하게 80 - 90년대 스타일의 록음악을 기본에 두고 그들의 장기인 일상적인 이야기
를 낙서처럼 풀어내는 가사를 더해서 자신들이 색깔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첫곡인
'Desperado'에서는 과거의 그 남자다운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판매왕'에서는 치
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살짝 보여준다. '효도'에서는 모두가 생각하지만
결코 쉽게 하지는 못하는 그 마음을 건드리고, '김치'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라면과 구공탄'의 자매곡같은 느낌의 '김치에 대한 찬가'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더불
어 이 앨범에는 단순히 재미있기만 한 노래들이 아닌 진지하게 '노라조'가 음악에 접근
한 그 노래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노라조'는 자신들의 색을 찾고, 자신들이 하고 싶
은 노래를 통해서 계속 아주 작은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자신들의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 전한다.
이 앨범을 통해서 '노라조'가 '전국제패'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전국제패'라는 말이 만들어내는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든, '노라조'는 이 앨
범을 만들고 그들의 음악을 듣는이들의 극히 일부에게라도 그들의 진지한 마음이 전해
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라조'와 함께 재미있으면서도 진지
한 노래의 세계를 즐겨보자. '전국제패'를 향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