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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고층빌딩과 수많은 사람들, 차량들이 만들어내는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이질적인 소음에 시달리고, 꽉 짜여 무력감을 야기하는 단조로운 일상의 지루함과 피곤에 쪄들어 있는 나를 느낄 때면 어딘가를 무작정 걷고 싶은 충동으로 헐떡이곤 한다. 메마른 아스팔트와 시멘트길이나 인공적인 장소가 아닌 그 어떤 곳, 마냥 홀로 걷다가 사위를 둘러보고 또는 가던 길 멈추고 나무나 바위에 앉아 무념의 여유를 자연과 호흡하고 싶은 그런 욕구에 시달리곤 한다. 그렇다고 인파가 즐비한 유명한 산이나 계곡, 관광지를 찾아 나설 마음은 추호도 없으며, 어딘가를 올라 세상을 저 아래로 내려다보며 호연지기 같은 걸 느끼고픈 허영도 없으니 마땅히 이 모호한 심사를 받아 줄 장소가 흔쾌히 그려지지 않곤 했다.
이런 내게 사는 곳 가까이에 언제라도 다가가 내 몸과 정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도보 길을 안내해 주는 이 책은 마치 내 마음 속의 간절한 정화의 욕망을 알기라도 한 듯한, 좀 과장하자면 성스런 경전과도 같은 고마움이라 할 수 있다. 그저 작은 준비로 배낭 하나 둘러메고 가볍게 향할 수 있는 자연과 어우러진 길, 도심에서 수 십 미터만 벗어나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길, 구태여 산 정상과 같은 목표를 가질 필요가 없는 길, 그저 무념무상 터벅터벅 내 발걸음과 흙이 마찰하는 소리만을 들리는 그런 길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었으니 그리 과장이랄 것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초행길일 밖에 없는 내게 소개되는 서울과 수도권에 개설된 수십의 둘레길, 게다가 둘레길 마다 저마다 고유의 특색을 지닌 코스들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 경로로부터, 둘레길 내비게이션이랄 만큼 혹여 경로에 잘 못 들어설까 꼼꼼하고 상세하게 기술된 안내는 길눈 어두운 나 같은 이에게는 진정 완벽한 트레킹 지침서가 아닐 수 없다. 열 세 개의 코스로 이뤄진 남양주 소재 다산길이나, 무려 스물한 개 코스로 구성된 북한산 둘레길처럼 각 둘레길마다 너 댓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비교적 평지인 곳, 약간의 구릉이 있는 곳, 강변길이 이어진 곳, 사찰과 유적 등 역사와 이야기가 흐르는 곳, 숲과 호수와 계곡이 있는 곳 등 둘레길마다 고유의 성격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 내 감정의 느낌에 따른 선택이 가능토록 설명되어 있다는 것도 아주 유용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지속적인 체력단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내겐 둘레길의 코스별 거리나 소요시간, 요구되는 걷기의 난이도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가볍게 운동화신고 별다른 의복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등산화나 트레킹 전문화가 요구된다거나 스틱, 여벌의 옷 등이 필요하게 되면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소개되고 있는 일백여 남짓한 코스마다 별 한개 두 개 등 난이도의 표시와 코스의 고저 등 중요한 특징, 정확한 코스연장과 음료나 휴식처 유무는 내 자신의 능력에 기초한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내 성향과 체질에 맞게 느껴지는, 호감이 가는 몇 개의 둘레길 코스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난이도에 별 세 개가 표시된 북한산 둘레길 제14구간인‘산너미길’은 왠지 체력적 자신감이 붙고 나면 찾아야지 하고 미루게 되고, 북한산 생태 숲이 있는 별 하나짜리 4구간‘솔샘길’은 마음에 새기게 된다.
특히 북악산 툴레길은 방송매체에서도 수차례 소개되었음에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건만 창의문에서 시작하여 백사실계곡을 지나 홍치문으로 이어지는 2코스는 인상적인 자연의 풍광과 미술관, 이국적 카페까지 어울려 하시라도 달려가고픈 심정으로 유혹한다. 또한 다산 정약용선생의 유적지에 이르는 다산실 2코스의 폐철로와 연꽃마을로 이어지는 여정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경기도 시흥 늠내길 제4코스인 옛길은 여우고개, 소래산 마애상, 청룡약수터와 어울려 각각에 서린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려 올 것만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외에도 군포의 진산이라는 수리산 자락에 펼쳐진 일명 바람고개길(수릿길)이나 화성시에 있는 융건릉둘레길의 솔숲은 마냥 낭만적인 정취로 유혹해댄다. 예술의 향기를 느끼고 싶을 때, 자연 속에서 한껏 고독의 멋을 부리고 싶을 때, 옛 선현들의 그윽한 향취에 물들고 싶을 때, 그저 자연의 숲과 강이 발산하는 순수함에 깃들고 싶을 때, 그러한 다종의 느낌에 따라 내가 하시라도 내 딛을 수 있는 길들이 나를 위한 길처럼 손짓하고 있다는 매혹에 젖어든다.
이제 내겐 나를 해소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변명의 구실이 사라졌다. 언제라도 마냥 걸으며 자연의 신비로운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던 욕망의 길이 내게 펼쳐졌으니 말이다. 그저 갇혀있어 막혀있던 내 숨통이 그야말로 탁 트일 것만 같다. 아마 이 책은 내 배낭에 담겨 의기소침하고 표정을 빼앗아 갈 때면 나를 위한 위로와 충전의 길을 동행할 것 같다. 절로 마음이 상쾌해지고 의욕이 솟는 어떤 즐거움이 몰려온다. 겸손함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말에도 불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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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바람부는 날, 가까운 바닷가에 다녀왔다. 평소보다 높은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고 물보라가 퍼져 몸에 닿을 듯 다가오자 놀라 뒷걸음쳤다. 맘잡고 여행을 떠나기에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적절한 거리를 걷는 건 부담되지 않는다. 갔던 길을 또다시 가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만 좀더 발을 넓혀 수도권 근교는 어떨까.
책은 북악산, 남산, 관악산, 월드컵공원을 다룬 서울둘레길을 시작으로 경기 동부(산정호수, 남양주, 남한산성)와 서부(문수산성, 심학산, 강화, 시흥), 남부(서울대공원, 수원화성, 군포, 융건릉), 북한산으로 나누어 거리와 소요시간, 난도, 찾아가는 길, 주의사항, 볼거리를 채워넣었다. 서울대공원, 남산같은 곳은 친근하지만 이런 길과 사연있는 건물, 숨은 이야기가 있었나 싶다.
여러 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곳이 바로 수원화성이어서 자세히 살폈다. 5.8km 거리에 2시간 20분이 걸리는 걷기 쉬운 평지코스이다. 정조의 꿈이 담겨져 있는 곳으로 모든 건조물의 모양과 디자인이 다르게 지어졌다고 한다. 출발시간이 오후라면 장안문에서 시작해 시계반대방향인 화서문, 서장대쪽으로 걸으면 노을과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배가 고프면 안되기에 보영만두집과 지동시장 순대타운도 외워둔다.
북한산 둘레길은 21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체력에 맞게 몇 코스를 걸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진과 글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시원스럽게 풀리는 기분이 들어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감고 도는 북한산 둘레길은 예전에 다니던 오래된 길을 찾아내 샛길과 샛길을 잇고, 산자락 마을을 돌고 돌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그런 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삽질로 만든 인위적인 길이 아니라 있는 길을 다듬고 되살려 만든, 정겹고 편안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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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여행이 대세이다.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 등 온나라가 걷기여행열풍이 부는 듯하다. 이런 온 국민의 관심에 호응하여 각 지자체에서도 걸을 수 있는 곳이면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여념이 없을 정도로 걷기여행 코스를 발굴하는데 온 정열을 쏟아붓고 있는 듯 하다. 덕분에 여행의 패턴도 과거 유명관광지를 중심에서 호젓하지만 걸으면서 많은것들을 사색하며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 걷기여행으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가 확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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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여행이 대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구나 길을 나서고, 또 누구나 그 길 위에 선다. 이미 전국은 둘레길, 올레길, 걷기 좋은 길들로 넘쳐나니 사방 천지가 갈 곳이고 길을 걷는 설렘과 그 길 위에서 느끼는 뿌듯함도 크다. 하지만 길을 걷는 것에도 방법이 있다고 한다. 아무 생각, 아무 준비 없이 무턱대고 걷는 것보다는 몸도 마음도 가볍고 편안해야 즐거운 여행길이 된다. 결국 걸으며 채우는 여행인 만큼 편안한 옷차림이나 장비를 갖추면 그뿐이지만 요즘은 거기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세상이다. 그냥 적당한 옷차림에 운동화 하나만으로도 걸을 수는 있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마음은 물론 신체리듬까지 즐거워지는 걷기 여행이 될 수 있다. 걷는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꽉차는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유유자적 보내는 시간이 행복으로 가득찬다. 행복한 시간과 더불어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보기도 하고, 걸음으로써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유익한 시간인가...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역사를 만나는 도심 속 숲길 여행 - 관악산 둘레길> 관악산 둘레길은 도심을 거치는 둘레길이라서 가끔 도로가 길을 막아서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돌고 돌아 둘레길은 이어지고 산기슭과 중턱을 오르내리며 느끼는 수려한 자연과 생태경관,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악산 둘레길을 조성하는 과정도 남달랐다. 관악구청 공원녹지과 직원 세 명이 시민 모임인 '관악산 숲 가꿈이' 회원 10여 명과 함께 무려 다섯 달 동안이나 산을 샅샅이 훑으며 경로를 짰고, 기존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고자 숲길 훼손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조성했다. 특히 훼손한 등산로를 정비하고 숨이 가빠질 정도로 걸었다 싶으면 그 지점에 땅을 다져 쉴 곳을 만들었다는 후담도 있다. 또 가파른 등산로 높이를 조정하는 계단이나 방향을 알려 주는 표지목, 구간별 목판 지도 등은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고사목을 활용했다고 한다.
<잔잔한 설렘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산책길 - 산정호수 둘레길>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산정호수의 매력은 둘레길이다. 호수를 빙 둘러싸고 있는 이 둘레길은 도보 여행자들 사이에서 '설렘을 주는 아름다운 산책길'로 회자된다. 그리 길지도 힘들지도 않고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빼어난 경치가 이어지는 이 길을 편안한 쉼과 사색의 시간을 주는 길로 통한다. 호수 안에 꾸며진 현대적 느낌 물씬한 조각공원에서 독특한 멋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예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인들과 또 가족들과 산정호수에서 추억의 한 장면을 남길 최고의 포토 포인트로도 조각공원은 안성맞춤이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기 전후해 인근의 갖가기 테마 파크들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가을이라면 명성산의 억새꽃 군락지를 둘러볼 만하다. 수도권 억새 감상의 일번지라는 명성에 걸맞는 약 20만㎢의 억새밭에서 느끼는 가을 산의 정취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한국의 자생식물과 전 세계의 식물 7,000여 종 그리고 동양 최대 규모의 고산식물원 등을 갖춘 평강식물원과 한과를 만들고 배울 수 있는 한과박물관 한가원도 들를 만한 곳이다.
<화려한 볼거리 뒤에 숨은 아름다운 숲 속 오솔길 - 서울대공원 둘레길> 서울대공원이 매력적인 것은 세계 곳곳에서 온 동식물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고, 재미와 스릴을 더해 주는 놀이공원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곳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으로 조금만 접어들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천국이 펼쳐진다. 그곳에는 마치 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은 듯 울창한 숲이 있고, 그 속에 또 보석과도 같은 둘레길이 있다. 서울대공원 둘레길은 빼어난 풍광과 걷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그 길을 걷는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다. 서울대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을 즐기기 위해 오지만, 둘레길 코스가 입장료를 내야 하는 동물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대공원에 산림욕장과 둘레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대공원 둘레길이 여유롭고 한적한, 나 홀로 걷는 듯 호젓한 오솔길로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얼음골 숲의 산림욕 Tip : 산림욕은 녹음이 짙은 숲에 들어가 그 향기(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시키고 아울러 맑은 공기와 신비스런 자연의 소리,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져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자연 건강법이다. 산림욕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 사이에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간편한 옷차림으로 숲을 찾아 산책이나 동식물 관찰, 독서, 명상 등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생각하는 숲과 자연과 함께하는 숲 사이에 위치한 얼음골 숲은 서울대공원 둘레길 최고의 산림욕 명소다. 초봄에도 얼음이 녹지 않는다고 알려진 이곳은 계곡이 깊고 천연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가 계곡에 정체된다. 또한 계곡의 습도와 온도가 높은 계절에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의 발생 농도가 최고조를 이뤄 시원함을 더 느끼게 되고 산림욕의 효과도 더 커지게 된다.
<원시의 숲에 부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 - 군포 수릿길(바람고개길)> 군포는 묘한 도시이다. 그곳에서는 도시 혹은 농촌, 그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지을 수 없는 묘한 풍경과 매력이 곳곳에서 풍겨나고 있다.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 도시라고 하기엔 아직 때묻지 않은 자연의 속살이 너무도 신비롭고, 농촌이라고 하기엔 사람의 삶이 너무도 편리하게 영위되는 곳이다. 도시와 농촌의 이질적인 풍경들이 어우러져 사람이 살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내는 그곳은 겉으로 보기엔 고층 아파트가 늘어선 신도시이지만 도심에서 10분 정도만 벗어나면 순간적으로 공간 이동이라도 한 듯 한적한 시골 마을의 풍경이 펼쳐지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 대신 흙냄새 솔솔 피우는 마을길과 숲 속 오솔길이 이어진다. 군포 수릿길은 수리산 둘레길(숲 속 산책로)을 비롯해 수리산 임도길, 자연 마을길, 도심 테마길로 크게 나뉘고 그 안에 각각의 걷기 좋은 길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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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걷기 예찬에 관한 책을 넘어 이제는 어디를 어떻게 어떤 장비를 갖추고 가야하는 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들이 많아졌다. 그 수많은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떻게 가야할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가장 직접적인 조언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도서 [수도권 둘레길 여행 바이블]은 이전의 책들의 장점은 물론 한가지를 더 포함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초보 걷기 여행자를 위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장시간 혹은 험난한 코스가 무리였던 이들에게 가장 희소식일 것 같다. 왠만해서 가지 못할 길을 아에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봄 수술한 이후로 걷기에 관련된 책을 3권 정도 집중에서 읽었었다. 다 좋았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책에 소개된 길을 전부 갈 수가 없다는 점이 참 속상했었다. 단지 거리상의 이유로 멀거나 비용 발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난이도를 보아하니 이제 나이가 드신 부모님과 함께 걷는다거나 아이와 함께 걷기에는 무리라는 점이었다. 물론 소개된 모든 길을 갈 수가 없었다는 점을 단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아니다. 다만 이 책의 장점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이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길을 이전에도 다녀왔었고 책을 읽는 동안에 한번 더 방문하게 된 곳들도 있는데 서울대공원 둘레길, 수원화성 둘레길, 군포 수릿길이 그랬다. 혼자서 걸을 때는 무작정 걷게 되고 과연 이길의 끝은 어디인지, 무엇을 염두해두어야 하는지를 몰라 그렇게 재미난 길이 아니었다. 들고다니기에는 무거웠지만 일부러 맨 뒷페이지에 수록된 한 페이지의 지도뿐 아니라 이 책을 들고 책에 쓰여진 내용을 다시금 확인 해가며 걸었다. 멀기만 했던 길이 이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걷기만 위한 눈이 아닌 '걷기를 즐길 수 있는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이전에 소개된 길들이 많아 다소 무난한 길들 혹은 호평을 받았거나 여전히 인적이 드문 아쉬운 곳을 골라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더 추워지기 전에, 지금의 이마음이 시나브로 사라지기 전에 몇 곳을 더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에 책을 완전히 덮어두고 방치할 틈이 없는 것 같다. 옆에 두고, 이른 아침부터 여유로운 주말에는 도심 한가운데서 헤메이지 말고 둘레길 여행을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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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것 중 하나가 걷기이다. 목적지 1-2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것도 자주 있는 일이고 멀지않은 거리는 그냥 걸어다니는게 일상이다. 그래서 여름즈음부터는 친구와 만날때면 서울 구석을 돌아보는 일이 잦아졌다. 아기자기 예쁜골목도 좋고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도 좋다. 그냥 커피숍에 앉아 차를 홀짝이며 수다를 떠는 것보다는 천천히 길을 걸으면서 차를 마시는게 더 좋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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