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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사회’ 분야 서가에 핑크색의 아담하게 예쁘장한 책이 (왠지 가만가만히) 놓여져 있어 눈길이 갔다. 아마도 페미니즘 편에 선 책이겠지 싶었다. 저자는 두 사람 김은덕과 백종민은 부부라고 했다. 몇 달 전 텔레비전 방송에서 본 적이 있다. 두 사람은 삶을 책으로 편집해 세상에 내놓는다. 5년 전부터 인생을 직업삼아 여행을 중심으로,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에도 도전 중이다. 부부는 요즘 페미니즘에 도전 중이고 이 책은 바로 그 요즘의 생각을 주로 내놓는다.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라는 이유로 포기하거나 타협했던 쉬운 선택들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어 보기 희망한다. 그럼으로써 사랑을 포기하는 대신 싸우더라도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서문의 한마디처럼 이 책을 보는 2/3 정도는 부부싸움 구경이다. 해외여행 중의 싸움은 좀 위태로워 보이고 음식물쓰레기버리기와 물건 정돈 같은 사소한 에피소드는 내 얘기처럼 얼굴이 붉어진다. 이 부부는 남녀관계의 전문가다. 전문가의 조언이랍시고 남자의 무심함과 여성의 감상성을 스테레오타입화하는 인생코치들은 얼마나 게으른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20년 전 카피를 내면화하려 꾸준한 노력은 누구를 위한 음모임에 틀림없다. 솔직히 나는 이런 책을 보기엔 너무 늦었다. 싸울 시간과 기력도 부족하다. 지금이 배우자와 싸울 때냐.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좋았다. 나머지 1/3을 비롯해 이 책이 어떻게 사랑하는지 알려주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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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리뷰를 쓰면 욕먹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불편하다. 물론 기본적으로 에세이니까 저자의 생각과 주장이 쓰여진 책이다. 그걸 감안 해도 불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가령 본인들이 작은 결혼식을 했고, 이후 그런 결혼식이 늘어나길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은게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내가 돈이 있는데 꼭 작은 결혼식을 해야하나? 돈이 있어도 작은결혼식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가진만큼 호텔을 빌려서 한들 그게 나쁜건 아니다. 정작 본인들은 해외에서 몇년씩 여행을 하며 돈을 쓰지 않았는가? 어떤 사람들 입장에선 그게 더 낭비일 수도 있다. 그냥 본인들이 작은 결혼식을 했고, 그게 좋았다에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대체로 그런식이다. 남녀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물론 본인의 생각은 존중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들을 폄훼하는 것은 좀 아닌듯 하다. 가령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라는 호칭대신 이름을 부르길 요구한다. 여기까진 이해한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다른사람에게 자신을 "며느리"라고 호칭하는 것까지 참견한다. 시어머니가 자신의 친구나 친척에게 본인을 "며느리"라고 부르는게 잘못인가? 두 사람사이에선 자신을 부를때 어떻게 불러달라 요구할수 있지만 타인이 본인을 제3자에게 말할때는 욕을 하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부르든 그게 잘못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남녀평등이란 한계에선 못벗어난다. 왜 남녀만 평등한가? 남녀노소 인간은 모두 평등한대... 본인도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말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말고 이름을 불러야 하는것은 아닐까? 해외에서 오랜동안 생활하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이름을 부르고 평등하게 대화하는 보고선 왜 한국에 와서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어머니는 어머니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본인이 아주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사람에게는 얼마든지 평등하지 않을 수 있다. 가령 본인은 집에서 정리정돈을 좋아하고, 자신의 룰을 남편에게도 따르길 바란다. 하지만 책속의 일본의 이야기를 보면 정작 본인은 다른 나라의 룰을 전혀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걱정하는 남편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뭐랄까? 그냥 내생각은 이렇다 정도에서 그쳤으면 이해했을 책이다. 전작은 재미있게 보았고 공감도 되었다.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의 사는 방식이 있음을 안다면 남녀평등이라는 것도 역시 일부의 사람들의 주장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자유로운 생활에는 지지하지만 난 그렇게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럼 내가 잘못된 삶을 사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부의 삶의 방식엔 여전히 지지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