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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패너를 버리거나 스패너가 나를 분해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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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나는 즐거워세상은 온통 고장 난 것들 뿐이니 모퉁이, 농담들모퉁이일 때가 사람의 진면목이래가로등을 세우다 우리가 쉰다쉰다,는 콧잔등에 맺힌 땀방울에 대한 예의그의 옆구리도 열둘의 제자가 지켰다던데결국 옆구리만 한 사원도 없다는 거야?아니, 가로등을 심는 건 우릴 심는 거라니까지구도 잠시 자전을 멈추고흙더미 붉은 귓바퀴를 곧춘 채 듣는다무엇을 세우려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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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나는 즐거워

세상은 온통 고장 난 것들 뿐이니

모퉁이, 농담들


모퉁이일 때가 사람의 진면목이래

가로등을 세우다 우리가 쉰다
쉰다,는 콧잔등에 맺힌 땀방울에 대한 예의
그의 옆구리도 열둘의 제자가 지켰다던데
결국 옆구리만 한 사원도 없다는 거야?
아니, 가로등을 심는 건 우릴 심는 거라니까

지구도 잠시 자전을 멈추고
흙더미 붉은 귓바퀴를 곧춘 채 듣는다
무엇을 세우려고 구덩이를 파는 건 인간뿐이란 말이지?

그리고 한동안은 질문이자 대답인 농담들

우린 모퉁이잖아, 가로등처럼?
그래, 허공에 과녁을 새기는 십자가처럼
날 저문다, 어서 일 마저 끝내자고

구덩이 가득 붉어지는 지상의 일몰
그런데 대체 언제쯤 우린

됐어! 우린 서로가 돌아들어야 할 모퉁이라니까

연금술사들

유리를 빻으면 갇혀 있던 빛이 질려 하얘지지

발바닥이 지워진 날
1:1로 유리와 빛이 섞인 과거형을 매장한 적이 있지요

벌거벗고 거울 앞에 섰던 날이에요

유골함에서 무릎으로 흘러들던 열기
운구차 창문을 할퀴다가 미끄러지는 물방울들

생은 우묵한 데 담겨지고 있을
우리와 빚을 1:1로 섞는 동안이랍니다


* 한 채의 정갈한 詩의 집을 거닌다. 인스턴트 집이 아닌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수제의 맛과 향이 스며 있다. 즐거운 수리공의 흥얼거림과 일터에서의 단단한 공구들마저 벗이 되는 다정함을 만나면 쇳가루가 날리고 까맣게 햇볕에 그을린 건강한 미소가 떠오른다. 결국엔 말랑말랑해지는 공구들은 우리들의 얼굴이 되는 연금술사를 펼친다

장단의 재주와 눈속임따위로 무장한 시들과는 다른 땀, 의 이야기가 알알이 밝혀 있다. 한 손엔 건반을 한 손엔 주름을 펼치고 접는  아코디언처럼 그의 시는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 다양한 겹눈을 깜빡인다. 이 세계에 '임재정'이란 간판이 걸려 있다.

나는 또다시 이 詩의 집에 올 것을 다짐한다. 깊은 사유와 손맛이 제대로인 시를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  단골손님으로.

입소문을 타고 그의 詩집이 눈송이와 꽃잎과 바람소리로 가득 붐빌 것이다.

j*****a 2018.03.2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