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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벽초 홍명희의 미완성 다부작 ‘임꺽정’은 우리 나라 역사 소설 중에서 조정래가 쓴 ‘태백산맥’과 더불어 과거와 현재의 우리 민족의 역사의 진한 자취를 일깨우는데 꼭 읽어 보아야 할 소설로 주저 없이 추천할만한 책이다. 적어도 한 시대의 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 두 권의 소설만큼은 누구나 읽어 봄으로써 시대의 상처와 아픔의 현장을 가늠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백정의 신분으로 1550년대 봉건 통치 체제에서 분연히 일어난 농민 무장대의 두령이었던 임꺽정과 그를 중심으로 모여든 의형제들과 억압받는 최하층 천민들로 구성된 농민 무장대들의 의분에 가득 찬 싸움의 현장은 이 소설 곳곳에서 감동과 전율로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저자 홍명희는 철저한 사실 기록과 역사적 사료를 중심으로 풍부한 어휘력을 발휘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잊혀져 가는 시대의 현상을 적나라하게 볼수 있는 소설이었다.
상하 두권으로 엮어진 이 책은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줄여서 만든 축약본으로 원문의 생생한 의미를 전체적으로 다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두권으로 정리된 핵심 내용을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지루하지 않고 이 소설이 전햐 주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접하기엔 적절하다고 본더.
이 책이 쓰여진 때로부터 430년 전 명종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었다. 을묘왜란이 일어난 1555년 늦여름으로부터 시작된 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당시 왕이었던 명종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실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상 나라의 모든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왕의 외삼촌인 윤원형에 의해 부정 부패는 극을 달하고 있었고 농민과 하층 신분의 백성들은 숱한 수탈에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아픔과 고초를 겪고 있었다.
설상 가상으로 왜놈들의 출몰로 저자는 당시 극소수의 권력 계층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서민들은 세상에서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생지옥같은 딱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당대의 사회적 상황과 시대적 고뇌를 세도가나 기득권의 눈이 아닌 하층민들의 절절한 삶의 질곡을 핏발이 선 눈으로 조목 조목 그려 주고 있어 우리의 지난 민족의 상흔이 어린 뿌리를 되찾게 해 준다.
김홍신의 ‘인간 시장’이 최근 시대의 상황을 고발한 것이라면 홍명희의 ‘임꺽정’은 여전히 되풀이 되고 있는 부정 부패와 가렴주구의 현상의 뿌리와 근원을 발견하게 해 준다.
똑똑하고 교활한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는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한 시대의 뒷 모습을 읽어 내면서 오늘 우리들이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역사를 재해석 해야 할지를 알려 주는 소설이 아닌가 생각한다.
임꺽정과 의형제들은 마지막까지 함정인줄 알면서도 일신의 안일을 버리고 오로지 의로써 최후를 마감하려고 다짐하면서 인질로 잡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최후의 혈전을 갖게 되는 장면을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로 주고 있다.
구월산의 은은한 메아리.... 임꺽정이 부르짖는 한 마디가 귓전을 울리고 있다. ‘ 아 ------ 원통하다! ’ 이 땅에 이런 절규가 없도록 남은 역사의 증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되돌아 보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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