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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학교 앞에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다린다. 자기 아이 비 맞을새라 우산을 준비해 온 엄마들. 그리고 한 켠 노란 우산을 쓰고 빗 속에서 얼른 빠른 걸음을 재촉하는 한 아이. 마음이 짠하게 다가온 첫 장면이다. 그림책 <비 오는 날에>이다. 나도 비 오는 날이 좋았다. 주인공 아해처럼 엄마 아빠는 모두 일터로 나가시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집엔 나 혼자였다. 비 오는 날에 눅눅한 습기가 방안으로 가득 찼을때, 보일러를 틀고 아랫목에 이불깔고 덮고 혼자서 텔레비젼 보면서 라면 끓여먹을 때가 나름 좋았다^^ <비 오는 날에> 주인공 아이를 들여다보았다. 아파트인지 혼자서 열쇠로 문을 여는 아이, 이불을 들고 머리까지 뒤집어 쓴 채 식탁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음료수에 빨대 하나 꽂아있고,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엄마가 차려놓은 듯 보이는 저녁 밥상이 정갈한 베 보자기에 덮여있다. 혼자서도 잘 하는 아이, 혼자서도 잘 할 줄 알고 믿어주는 엄마... 그리고.... 뒤 창문엔 번개가 치듯 그렇게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요즘의 우리네 가정의 자화상인 듯 싶다.
비가 많이 내린다. 그리고, 혼자 있는 아이에게 친구들이 찾아온다. 비 맞은 가엽은 친구들. 마음이 따뜻한 아이도 외롭다. 찾아 온 친구들을 자연스레 맞이한다. 개미, 고슴도치, 고양이,.... 그리고 곰까지.... 집 안까지 물이 찬다. 물이 출렁출렁 차고, 창문이 밖을 향해 있는 것 보니... 아무래도 컨테이너로 지은 조립식 집인 것 같다. 어항의 금붕어도 온 집안을 헤어쳐 다니고.. 다락방까지 올라가고.... 악어도 보이고, 긴수염고래의 등도 타보고.... 아이는 <비 오는 날에> 만난 친구들과 여행을 했다. 신나고 즐거운 여행... 그리고 비 그친 뒤 무지개도 함께 보고^^ 긴수염고래 구름도 보고....
비 오는 날에 아이는 아마 꿈 속 여행을 다녔나보다. 외롭고 춥고 무섭고..... 그래서 잠 속으로 파고들면서 아주 신나는 무섭지 않은 꿈 속 여행^^ 환한 웃음을 잃지않는 혼자서도 지혜롭게 잘 하는 아이를 만났다. 꼭 내 어릴 적 모습이랑 닮은 아해^^ 꿈을 다 꾸고 어렴풋이 깨어나면 아마 또 다시 따뜻한 엄마 품 속에서 더 꿀맛 같은 단잠을 자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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