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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역사적 실체이자 논쟁의 대상인 '동이(東夷)'의 기원을 탐구한 역사서이다. 국내외 학자가 쓴 8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인이 읽기에 쉽지 않다. 선사시대 문화권역의 흐름과 고고학 발굴을 다룬 몇몇 편은 상당히 까다롭다. 힘겹게 읽었다. 고대사에 탐구에 목마른 독자가 아니라면 더 쉬운 책을 고르시라.
책의 요지는 간결하다. 첫째, 중국 사서에 등장하는 '동이'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리의 조상 '동이'는 반은 같고 반은 다르다. 신석기에서 청동시 시대에 산동반도 일대에 존재했던 '동이'는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 정치, 사회, 혈연 집단이 아니다. 중국 고대왕조, 즉 상(商), 주(周)가 들어섰던 중원에서 바라봤을 때 동쪽 산동지역에 산재했던 여러 집단을 통칭하던 용어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때의 '동이'와 이후의 '동이'는 서로 다른 지역, 다른 집단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상, 주가 산동반도를 장악한 이후, '동이'는 현재의 만주와 한반도의 이민족으로 가리키는 용어로 변경되었다. <한서>, <후한서>, <삼국지> 등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동이'는 당연히 후대의 '동이'이다.
둘째, 현재 중국은 영토 안의 여러 문화를 모두 중국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동이'도 그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겉으론 '동이'의 문화를 가장 우수한 것으로 칭송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중국역사의 본류인 하화문화로 흡수통일되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바라보는 '동이'의 관점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셋째, 한민족의 시각에서 '동이'는 시간적, 영토적 외연 확장을 위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지만 고고학 발굴 결과만으로만 본다면 '동이'는 (동이족이 세운 국가, 그래서 현재의 한민족과 같은 뿌리라고 믿고싶은) 상(商)과 정치, 사회적 연결을 증명할 수 없으며, 산동반도의 '동이'와 만주와 한반도의 '동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고대사의 뿌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실망스러운 대목이지만 분명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도 있다. 역사는 기대와 믿음만으로 증명되지 않으니까. 다만,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요하문명, 홍산문화 등 요하지역 신석기, 청동기 문화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아쉽다. 책에서도 잠시 언급된 '동이'와 관련된 '새' 토템, 2021년 네이처에 발표된 '트랜스유라시아어족 언어의 기원'에서 증명된 언어의 이동, '편두'와 같은 종교적 관습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