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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 아래는 판잣집들이 얼기설기 모여 있었다. ‘큰대문집’이라는 대폿집이 있었고, 구두수선을 하는 아저씨의 창고 같은 집도 있었다. 백양메리야스라는 간판의 속옷 가게도 있었는데, 거의 30여년이 지난 지금, 유일하게 그 가게는 ‘BYC’란 이름으로 아직도 남아있다. 그게 전부다. 내 유년시절 남아있던 기억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것이. 이제 그곳은 전부 다른 건물들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판잣집에서 살아가던 그 수많은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어느 날 화재로 살아가던 터전을 잃어버린 구두 수선공 아저씨는 지금도 구두 수선을 하고 계실까. 아니면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닌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 집이 있다. 주위에 있던 집들은 모두 3~4층 짜리 단독주택으로 변해버렸지만, 우리 집은 여전히 50년 전 지은 그대로 한옥이다. 측간이 있어 똥을 모을 수 있고, 작지만 마당과 연못도 있다. 부뚜막도 그대로다. 물론 장작을 태워 밥을 짓는 구조는 아니다. 대신 연탄을 때워 밥을 했고, 물을 데웠다. 지금은 너무 낡아 사용할 수 없지만. 《신과 함께》는 오랫동안 집을 지켜온 가택신들. 우리나라의 전통 신들이 주인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저승차사들과 대결을 벌이고, 재개발로 집을 철거하려는 용역업체들과 싸운다. 집의 가장을 수호하는, 주로 대들보에 깃든다고 알려지는 성주신과 부엌과 불씨를 지키는 조왕신, 측간 즉 변소를 지키는 변소각시 측간신 그리고 집터를 인간에게 허락해주고 재복을 내리는 터주신(철융신) 등이 힘을 모아 저승차사, 인간들과 대결을 벌인다. 그러는 와중에, 인간들의 탐욕으로 오랫동안 지켜온 집을 부수려는 모습에 분노한 저승차사들이 가택신들과 힘을 모아 집을 지키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원래 이 둘은 서로 다투고 힘을 겨루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 땅에서 대대로 인간들과 함께 살아온 가택신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며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무엇이든 돈으로 환산하고, 가치를 따지는 무참한 시대에 전통은 버려야 할 악습이 되어버리고, 오래된 것은 곧 없애야 할 것이란 등식이 정당화된다. 그리고 함께 살아왔던 모든 것을 바꾸려 한다. 무엇이 진정 인간다운 삶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며 매일매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화려함과 풍족함 속에 정작 인간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처절한 극단이 만들어내는 비정함 속에, 우리는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고 무엇을 버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코끝이 찡해짐을 느꼈다. 내 유년시절이 생각났고, 나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벗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판잣집과 싸구려 불량식품, 떡볶이, 덤블링, 딱지가 떠올랐다. 가난했지만 누구도 차별받지 않았던 그 때가 생각났다. 눈물 나도록 그리운 시절이 스쳐지나갔다. 진보와 발전, 변화와 혁신은 분명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겉모습을 바꾸기 위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 오랫동안 지켜왔던 소중함마저 함께 묻어버린다면, 그땐 무엇이 보상으로 주어질까. 작가는 책을 통해 과연 우리네 삶의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그리고 아름다운 전통과 소박한 이웃의 정이 사라진 지금, 우린 행복한 것인지 묻는다. 대답하기 차마 어려운 슬픔이다. 이제 우리 집을 제외한 주변에 가택신들은 없을 것이다. 오직 우리 집에만 가택신들이 살아가고 있다. 측간에 들어가 똥을 누기 전, ‘에헴’하며 사람이 들어감을 알리고, 부엌에서 국을 끓이며 조왕신의 알뜰살뜰함을 함께 배운다. 대들보 위에는 성주신이 우리를 바라보며 가정의 화목함을 빌어주고, 안방엔 삼신 할머니가 인자한 얼굴로 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을 지키는 문왕신, 곳간을 지키는 업왕신 등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모르겠다. 언젠가는 우리 집도 철거하고 무지막지한 콘크리트와 벽돌로 꽉 막힌 건물이 들어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택신들도 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더 이상 어른들이 문지방을 밟지 말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장독대를 지키던 철융신도 떠나겠지. 내 아이들은 성주신과 조왕신, 측간신을 알 수 있을까.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지금도 수많은 집들이 사라지고 있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과 신들이 갈 곳을 몰라 떠돌고 있다. 그런 진보, 그런 발전이라면 더 이상 필요없지 않을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어야 귀신들도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천안함 좌초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 분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빈다. 하지만 난 그 분들과 함께 3년 전 용산에서 불에 타 숨져간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을 기억하려 한다. 개발이라는 이름의 살인으로 희생된 그 분들을 기억해야 난 비로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많은 울림과 슬픔, 그리움을 전해 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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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이승편입니다. 저승편은 재미있었는데 이승편도 재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승편 만큼은 아니라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해도 막상 읽으면 지루한 줄 모르게 되더군요. 그러나 읽는 동안에도 읽고나서도 내내 아아, 뭔가 아쉬워 아쉬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까닭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보니 일단 저승편처럼 버라이어티한 맛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것이지요. 이승편은 두 권임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수집하며 생활을 연명하는 동현네 이야기 그거 하나가 전부거든요. 뭐랄까, 어쩐지 이야기가 소진되고 말아서 억지로 이어져 나간다는 느낌이 사실 없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저의 개인척인 취향이 그래서이기도 한데, 저는 어설프게 사회상을 이야기로 엮어내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책이 주장하는 철거민들의 비애가 동정이나 현실을 각성케 해준다기 보다는 그냥 알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마치 두근두근 내 인생이나, 가시고기처럼 누구라도 인간이면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는 뻔한 상황 혹은 제아무리 냉혈한이라도 가슴이 짠해진다거나 다소 착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당연한 상황을 이야기랍시고 해놓으면서 착한 척 하는 거, 그거 아주 벌로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작가로서 좀 날로 드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이 책도 그러다보니 신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신은 변두리 마을 버스 정도 밖에 비중이 안 되고 비참한 동현네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그저 몇 명 동원되었을 뿐이라는 인상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뻔한 철거 이야기 누군 몰라서 재미있게 읽겠느냐 그말이지만 그나마 만화라서 재미 없진 않았다. 어쩐지 강풀의 아류작처럼 느껴지는 스토리인지라 조금 쩝스러웠어요. 아, 물론 우리가 잊고 사는 사회상의 일부를 잠시나마 돌아보게 할 목적이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하지만 나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잊고 사는 사회상 따위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고 돌아보게 만들라면 좀 뻔한 얘기말고 남들 모르는 진짜 빡치는 이야기들로 구성하든가. 게다가 마지막에 밝혀지는 동현의 정체가 결국 상상력 부족의 산물이 되어버렸달까, 뭥미스러웠달까 그런 식의 해피앤딩은 초딩용인거냐구. 전체적으로는 딱히 애들 보라고 만든 만화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인용도 아닌 것 같으니 뭐랄까, 중간 지대 엑스맨을 위한 만화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럭저럭 쏘쏘하다는 결론이에요. 좋은 일 하자는데 욕은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마음도 딱히 내키진 않는 그런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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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몸이야 썩을 테지만 과연 사후세계가 있을까 궁금하다. 죽은 김자홍이 저승으로 가는 초군문행 열차를 타고 변호사를 만나 49일동안 재판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각 지옥마다 진기한 변호사의 준비성으로 하나씩 대처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신과 함께 저승편'을 읽고 그 다음 이야기인 '이승편'을 찾아봤다. (저승편 하권, 강림이 강의에서 가택신들과의 대결을 언급하는데 바로 이승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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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현이 (8) 김천규 (76) 장학봉 저승삼차사 - 강림도령, 일직차사 해원맥, 월직차사 이덕춘 저승삼차사는 명부를 받는데 그곳에 할아버지 이름이 적혀있다. 그렇게 이승편은 뒤죽박죽 얼키고 설킨다. 집을 지키려는 가택신들,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는 차사들. 작가가 우리의 신화를 재해석한 신과 함께는 꽤 읽을만 하다. 가난한 이들에게 아파트를 준다며 재개발을 하지만 정작 아파트에 살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이 더 많은 현실. 저승편이 착하게 살자 다짐하는 계기를 주었다면, 이승편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면서 내 주변을 돌아보자라는 마음을 다잡게해준다. 누구나 외로울 수 있고 누구나 힘들수 있고 언제든 저승에 갈 테니까.
신과함께 저승편 도산지옥 화탕지옥 한빙지옥 착하게 살자 '신과함께 저승편-상' 검수지옥과 발설지옥 착하게 살자 '신과함께 저승편-중' 독사지옥과 거해지옥 그리고 재판의 끝 착하게 살자 '신과함께 저승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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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 이렇게 많은 신들이 있을줄이야... 집터를 지켜주는 성주신, 부엌의 신 조왕신, 뒷간 화장실 측신, 문의 지켜주는 문왕신, 장독대를 지켜주는 철융신 등 우리를 지켜주는 집안의 가신들에 대해 감사를 느끼는 시간이였다. 측신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지켜주겠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정말 감동이였다. 진짜 언제까지나 지켜주실꺼죠? 결혼 후 세번정도 이사를 하면서 좋은 날 보다는 이사하기 편한 날(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맞추어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동료직원이 그럴 땐 일단 밥솥만 먼저 좋은 날 새집으로 갖다 놓으면 된다고 해서 밥솥부터 옮겨 놓았던 적이 있다. 아마도 집안의 안방마님인 조왕신을 잘 모시면 된다는 뜻이였나 보다 이사하고 나서는 고사떡도 지어 부엌, 현관, 화장실 등에 놓고 잘 살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올 봄 이사에는 그걸 못했네... 그래서 요새 우리 집이 화목하지 못한걸까?
아파트에 뭐 그런게 있겠냐? 하겠지만 내가 믿으면 그만이지 뭐... 오늘부터라도 집안에 가신들을 잘 모시면서 화목하게 잘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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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로 된 책을 처음 접하거나 사야할 때는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첫 이야기의 성공 이후 막무가내로 찍어내는 식으로 만들어진 책을 시리즈로 묶어 파는 경우도 있고, 처음 느꼈던 감동이 두번째는 왠지 인위적이게 느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추천을 받아 책을 구매하더라도 반드시 서점에서 한 번 훑어보고, 인터넷 후기도 찾아본 다음에야 구매하는 경우가 상당한데, 안타깝게도 만화책은 서점에서도 내용 확인이 어려워서 거의 구매를 하지 않았고, 하더라도 시리즈를 모으기보다는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신과 함께 : 저승편』을 읽고 얼마 되지 않아 『신과 함께 : 이승편』을 구매해버렸다. 아마 6월 중순 쯤 마지막 시리즈인 '신화편'도 구매할 것 같다. 나는 처음 서울예술단 가무극으로 올라올 예정이라는 문구에 전혀 사전 조사 없이 『신과 함께 : 저승편』을 구매했는 데 어느 샌가 장바구니에 다음 시리즈를 넣어 두고 있었다. 네이버 웹툰 공개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는 작품이었지만 내가 만화책을 보는 기준이 '그림체'에 편중되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솔직히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주호민 작가가 처음 기획부터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총 세 시리즈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 『신과 함께 : 신화편』을 읽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유기적 구성을 띄고 있다. 『신과 함께 : 저승편』후기에서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적어두었는 데 단단한 연결 고리를 확인하고 싶고 내용의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라도 저승편 - 이승편 - 신화편 순서대로 읽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등장인물이 겹치기도 하고 이전에 나온 인물과 엮이는 이야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신과 함께 : 이승편』은 <저승편>에 등장했던 '저승삼차사'와 '성주신' '조왕신' '측신' 등 우리나라 전통 가택신앙에 기거한 신(神)들이 대거 등장하여 집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진한 감동으로 선사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어느날 저승삼차사는 '저승명단'에 기재된 곧 재개발될 마을에 살고 있는 한 남성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그 집에 기거하고 있는 '성주신'
과 '조왕신' , '측신' 등에 의해 쫓겨난다. 결국 할 수 없이 고민 끝에 강림도령은 그들에게 3개월이란 유예 기간을 주고 성주신, 조왕신, 측신은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쉽지가 않아 힘들어한다. 그러던 어느날 염라대왕의 명령을 받게 된 강림도령은 고민에 빠진다.『신과 함께 : 저승편』이 전통적으로 바라본 '저승'의 이야기와 권선징악 구도를 버무린 이야기였다면 『신과 함께 : 이승편』은 힘없는 사회적 약자(재개발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훨씬 더 현실적이게 다가온다. 가난 때문에 흩어진 가족, 하나 뿐인 손자를 위해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 보살펴 주는 가족 없이 홀로 쓸쓸이 죽어간 우리네 이웃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언제든지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 튀어나오는 일상 속 소외자들의 모습을 담담하고 현실적이게 가택신앙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다루고 있다.
현실과 판타지의 조합이 주는 시너지 효과가 의외로 강력하게 다가와 진한 감동을 주고, 현실을 직시해서인지 씁쓸한 느낌이 든다. 특히 마지막 '장례식' 장면은 보는 순간 소름끼칠 지경이었다.
전통 신앙과 현실을 절묘하게 섞은 『신과 함께』 시리즈가 이토록 감동을 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솔직히 초반에는 그림체와 전통 신앙 요소가 주는 익숙하면서도 익숙치 않은 판타지 요소에 기대치가 한풀 꺾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우리의 전통 신앙이 얼마나 이야기 거리가 풍부한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초가집/기와집이 아파트가 되고 '집'이 '집'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집'인 걸까.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버린 가택신들을 모실 때의 '집'은 지금의 집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사회 부조리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신과 함께 : 이승편』도 저승편처럼 공연과 영화로 다시금 관심 받아 아직 읽지 모한 많은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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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저승편을 재미있게 읽고 이어서 읽은 신과함께 이승편. 아무래도 1편인 저승편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몰랐던 우리나라의 토속신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재미있었다. 집안의 대들보 성주신, 부엌의 조왕신, 변소에 사는 측신 등 예전에 많이 듣던 장독대 신 같은 이야기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신과 함께가 더 재미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토속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만 보자면 철거촌에 사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가택신들의 싸움이지만 신 하나하나의 사연들이 또 다른 이야기가 될만큼 생각보다 큰 이야기가 있다. 처음 부분만 읽으면 부엌신인 조왕신과 변소의 측신이 굉장히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 나오는 그 들이 신이 된 사연을 보니 이 둘은 철천지 원수가 아닌가… 첫 부분에 아이를 지키기 위한 측신의 노력을 보고 굉장히 착한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측신이 더러운 뒷간의 신이 된 사연 역시 한 편의 이야기로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처음의 주인공은 철거촌에 사는 아이이지만 그 아이를 지키는 신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는데도 굉장한 재미가 있어. 우리도 몰랐던 우리나라의 전통 토속신앙과 신들에 대해 이런 만화책으로 재미있게 알 수 있다니.. 어릴적 보던 수학 만화 같은 책들이 생각 났다. 한동안 만화책을 읽지 않고 있었는데 신과 함께를 읽고 나서 다시 만화책에 푹 빠지게 됐다. 그저 단순한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토속신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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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 도서관까지 걸어가는데 왕복 1시간이라 몸이 너무 늘어지는 휴일엔 잘 안가게되는데 3일 연휴를 맞아 가족끼리 오랜만에 운동삼아 가게됐다 도착까지 힘들었던 애들이 매점의 소세지에 빠져있을동안 후딱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새책들에 빠져있다가 바닥칸에서 이 책들을 발견했다. 회사에서 몇일째 반납되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책을 ㅎㅎㅎ 철거민인 할아버지와 8살 손자가 사는 집에 저승사자들이 할아버지를 데려가려고 오자 집을 지키는 가택신들이 그걸 막는 이야기다. 죽음은 딱한 사정을 봐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하필 아무도 봐줄 수 없는 꼬맹이에 집도 곧 철거될 위기에 눈물이 났다. 다행히 꼬맹이도 부엌신의 아들이었던터라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현실에선 할머니,할아버지와 살면서 두 분이 돌아가시면 오갈데 없어지는 그런 애들이 많을거다. 곧 우리 애도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어려운 친구들이 주변에 있다면 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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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는 상당히 특별한 만화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분명 우리네 '신화'의 '신들'이 등장하고, 우리네 '신화'의 '저승'이야기를
한 작품이었음에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는 것에
서부터 그 특별함은 시작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신과 함께'는 그 적절하게 지금
의 우리네 삶과 잘 묶여서 우리에게 우리의 '신화'와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저승'
을 만나게 해 주었다. 더불어 '신과 함께 저승편'은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더 확실하
게 너무나도 도덕적인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게 '죽음' 이후에 우리가 가게 되는 세상, 우리 조상들이 생
각하고 있던 그 '저승'의 모습, 그래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이 당연함에도 너무나 낯
선 그 '저승'을 여행하면서 어느새 '죽음' 이후의 세상이 그 너무나도 철저한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우리의 지금 세상을 열심히, 그러면서도 착하게 살아야 한
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너무나도 명확하고, 착하게 살았던 이
들이 그래도 행복해지는 결말은 두려운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한 생각을 '착하게 살
면 잘 살 수 있는 곳'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신과 함께 저승편'은 '저승'
이라는 공간과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희망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그
리고 작가 '주호민'은 '신과 함께'의 '이승편'을 갖고 돌아온다. 하지만 그 '이승'의 모
습은 이 책의 중간에 나오는 말처럼 '지옥'과 같은 모습이다.
세상의 모든 나라의 신화, 그리고 종교의 사후의 세계는 사실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죽음 이후에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을 심판 받는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착하게 살았던 이들은 죽음 이후에 천국이든 아니면 다른 이름을 붙이든 편안한 이
세상과는 다른 편안한 세상을 살아가게 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
만큼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어느 이상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믿기만 하면 천국간다는 것과도 다르다. 그들이 믿는 종교에서도 단지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지옥에는 믿기
만 하면서 살았던 이들이 가는 지옥이 있다. 그것이 바로 저승과 이승의 공통된 모
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신과 함께 이승편'에서 보여주는 이승의 모습은 지옥
과 같다. 그리고 그 지옥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지는 너무나 적나라한 우리의 모습
은 그래도 조금은 신나게 읽었던 '저승편'과 달리 '이승편'을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
으로 읽게 한다.
'신과 함께 이승편'에는 '가택신'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전통적인 신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신들은 다른 나라의 고대의 신들처럼 우상의 이미지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지키고, 그 공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표출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승편'의 '가택신'들은 하나씩 자신들의 영역이 줄어드는 가운데에서
도 자신들이 머무는 집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우
리 이웃과 마음을 나누고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모습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서 '지옥'같은 '이승'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만들
어낸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 알려준다. 그 '지옥 같은 이승'을 만든 우리에게 작가는
다시 한 번 저승사자 '강림도령'의 입을 빌려서 말한다. '사람같아야 사람인 거다', 그
렇다.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우리는 과연 '사람'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이 만화의 마지막 철거하려는 용역들과 철거에 저항하는 못가진 우리들
의 이웃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예고된 죽음은 분명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
신이 괴롭힌 이들이, 남이라 이야기하면서 짓밟았던 이들이 바로 함께 살아야 할 우리
이웃이라는 것을 '신과 함께 이승편'은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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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리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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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미 작성했던 『신과 함께』상권과 하권의 리뷰를 합쳐서 정리한 것입니다. 신과 함께 이승편 상권 주호민 화백의『신과 함께』는 이미 몇 년 전에 인터넷 웹툰에서 읽은 바 있다. 또한 지난달에 이 책의 전편인『신과 함께 (저승편)』을 읽었고, 이어서 같은 작가의 작품인 『무한동력』1~2권 세트도 읽었다. 나로서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같은 작가의 작품을 여섯 번째 읽는 드문 사례 중에 하나인 셈이다. 그런 작품에서 느낀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신과 함께 (저승편)』의 감동이 이어졌다. 저승차사를 소재로 하면서도 이렇게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 또 있었을까? ‘저승편’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인 김자홍 씨가 저승에 가서 진기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재판을 받는 과정이 그려졌다면, ‘이승편’에서는 김동현이라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사연이다. 부모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동현이의 할아버지에게 저승차사가 찾아온다. 이를 딱하게 여긴 가택신들이 할아버지를 지키려고 애쓰는 것이 전체 줄거리이다. ‘저승편’에서는 인간을 돕는 인물로 진기한 변호사가 활약했다면, ‘이승편’에서는 성주신과 조왕신과 측신이 진기한 변호사의 역할을 맡고 있다. 염라대왕과 저승3차사는 여전히 같은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 인물은 바뀌고 무대도 저승과 이승으로 바뀌었지만, 감동은 여전하다고 할까? 둘째, 가택신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성주신, 조왕신, 측신 등은 어린 시절에도 들어본 이름이다. 다만 그때는 미신이거나 흉한 귀신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인간을 돕는 따뜻한 신으로 그려진다. 가택신들이 누구일까? 우리 선조들과 함께 웃고 울며 생활한 이웃이 아니겠는가? 그런 이웃이 있었다면 하는 선조들의 마음이 신으로 형상화 된 것이 그들일 것이다.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거나, 나는 질투하는 신이라고 하는 서방의 신에 비해 가택신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 몸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까? 셋째, 주호민 작가 캐릭터들의 카메오 출연이 재미있다. ‘저승편’에서 김자홍 씨가 내복을 선물한 착한 할머니가 동현이의 할머니인 것은 작품의 연계성에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무한동력』의 백수 취업준비생인 진기한이 정신을 차리고 고시 준비책들을 버리는 장면에서 동현이를 만나고, 피시방에서는 수자의 남동생 수동이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런 재미를 웹툰에서는 느끼지 못했었다. 그때는 『무한동력』을 읽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신과 함께 이승편 하권 주호민 화백의『신과 함께』는 ‘저승편 3권’ ‘이승편 2권’, ‘신화편 3권’의 8권 세트로 되어 있다. 저승과 신화를 잇는 가교라고 할 수 있는 ‘이승편 ’을 하루 만에 읽었다. 단숨에 2권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예전에 웹툰을 통해서 감동적으로 읽은 바 있고, 작품 자체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편 하권’ 역시 감동은 이어진다. 동현이 할아버지인 김천규 노인을 지키려는 가택3신과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려는 3인의 차사들의 대결은 이어지는데 이상하게 긴장이 안 된다. 결말을 알고 있어서라기보다는 양쪽 다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축구경기를 한다면 어느 쪽이 이겨야 할까? 우리는 당연히 한국을 응원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경기를 한다면 한국이 이겨야 하지만 져도 그리 기분 나쁠 것 같지는 않다. 결국은 같은 민족이 아니겠는가? 가택신과 저승차사 역시 같은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이웃 신들이다. 가택신은 자신들이 머무는 집의 가족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때가 되면 가야 할 것을 알고 있다. 차사들은 외친다. “어차피 그대들은 지게 돼 있잖소. 그대들이 이긴다면 세상엔 죽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테니까.” 그래도 가택신은 차사를 막으려고 애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에 그 답이 나와 있다. “우린 이 집의 신이니까요.” 착한 사람만 나오는 듯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현실은 반영하고 있다. 권력에 의해서 한울동 옛집은 철거되고 끝까지 남으려던 김천규 노인과 장학봉 노인 등은 결국은 세상을 떠난다. 그들의 죽음을 보면서 용산참사를 떠올린 것은 지나친 억측일까? 우리 사회의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들이 이 작품속의 염라대왕과 저승3차사와 가택 3신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악질적인 범죄형의 인간들이 그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탄식이 나왔다. 권말 부록으로 우리나라의 가택신으로 소개하는 꼭지도 재미있었다. 성주신, 산신(삼신), 조왕신, 터주신, 문왕신, 측간신, 업왕신들과 친숙하게 지냈던 옛 선조들…. 그들은 비록 살기는 힘들었을지언정 마음은 따뜻할 수 있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