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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원 한편에서 아름다운 여성의 사체를 발견한다. 아름답지만 생명의 온기는 없는 그녀를 보고 그들은 끔찍하다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를 산책시키던 그녀는 약혼자와 갈등 문제가 더 신경 쓰이는 중이고, 미성년자들은 가방에 들은 마리화나 걸릴 걱정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문제가 경찰에 신고하는 문제보다 1g이라도 더 무겁기 때문에 그들은 누군가 신고하겠지 하고 돌아선다.
현대인들의 무관심이란. 분명 누군가 한 명은 신고를 했긴 했겠지 싶지만, 나 하나쯤이야 하고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여성의 사체가 그곳에 머물러 있을 시간과 가능성은 늘어날 뿐이다.
그들은 물론 죄책감을 느낀다. 자기 일도 잘 안되는데 내가 그녀를 모른척했기 때문일 것 같다. 하지만 신고해야지 하는 순간 자신의 일들이 발목을 잡으면 어쩔 수 없이 또 돌아서고 만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나간 그들은 그녀의 사체가 사라졌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데. 여기서의 반전은, 그 사체가 연구용 마네킹이었다는 것.
그렇게 타인을 무시하며 자신의 문제에 올인했으면, 잘 풀렸으면 좋았을 것을, 그들의 결말은 또 얼마나 애처로운지. 짧은 글에 강한 메시지. 재미있게 읽었다. 아니 씁쓸하게.
** 밑줄 그녀는 조금 전에 피상적이고 이기주의적이며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응고는 적극적인 생명 활동 과정이거든. 그래서 죽은 몸속에서는 혈액의 밀도가 높아지지 않고 조직 속으로 확산되면서, 응고되지 않고 고여 있다잖아..."
"야코포, 맨날 말만 해봐야 아무 소용 없어.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발렌티나는 강을 향해 걸어가면서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제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처럼 저도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제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처럼 저도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 저에게 매일 먹을 빵을 주세요,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해요, 그러니 이제 꺼져. 너희들 모두 이제 꺼지라고, 모두 꺼져 버리라니까. 나를 가만 놔두라고. '
집에 도착한 다음에야 여자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 모든 일이 닥쳤는지, 어째서 자신의 삶이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침몰했는지 깨달았다. 그건 강가에 죽어 있던 여자를 모른 채 버려두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러니까 여자가 비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방금처럼 부끄러운 일을 당하는 것도 당연했다. 인생에서는 언제가 되었든 결국 계산을 치르기 마련이니까.
"어쨌거나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것이 내 입장이니, 당신들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이 정도면 내 의무는 다한 것 같군요." 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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