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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 노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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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강철의 숲'의 작가 미야시타 나츠의 에세이집이다.곰과 북방 여우, 훗카이도 사슴이 출몰하는 그곳에서 가족끼리 꼭 끌어안고 딱 일 년만 살아보기로 했다는 작가님의 옆 집에서 나도 꼭 붙어 살고 싶다. 요즘 예능 프로 뿐만 아니라 지인들 사이에서도 한 달 정도나 방학 기간동안 제주도나 외국의 도시에서 힐링하고 오는 것이 유행인지 많이들 떠나는 데 나 역시 가고 싶지만
"신들이 노는 정원" 내용보기

'양과 강철의 숲'의 작가 미야시타 나츠의 에세이집이다.

곰과 북방 여우, 훗카이도 사슴이 출몰하는 그곳에서 가족끼리 꼭 끌어안고 딱 일 년만 살아보기로 했다는 작가님의 옆 집에서 나도 꼭 붙어 살고 싶다.

 

요즘 예능 프로 뿐만 아니라 지인들 사이에서도 한 달 정도나 방학 기간동안 제주도나 외국의 도시에서 힐링하고 오는 것이 유행인지 많이들 떠나는 데 나 역시 가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었는데 좋아하는 작가님이 이렇게 짐을 꾸려서 떠나셨으니 나는 책으로나마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했다.

 

사랑스런 표지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일반적인 책보다 작고 얇아서 딩굴거리면서 책을 읽기에 최적화 된 책이긴 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러스트가 없다.

책 값도 비싸면서 일러스트 한 장도 볼 수 없다니 좀 괘씸한 책이지만, 책 내용이 위트가 넘치고 재밌어서서 용서가 된다.

에세이집이라고 하지만 에세이집이라기 보단 일기 형식의 글이라서 정통적인(?) 에세이 형식의 글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 뭐지라는 기분이 들 것도 같지만 작가님의 유머 코드가 잘 맞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훗카이도에서 살아보는 것이 꿈인 작가님인 남편 때문에 가족들은 1년간의 이사를 떠나게 된다.

'가무이민타라'

신들이 노는 정원이라고 불린 정도로 풍경이 멋진 곳으로 여름은 짧고 가을은 더 짤고 대개는 영하권에 머물러 눈 속에 쌓여있는 곳, 슈퍼는 산길을 내려가 37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초중학교 합쳐서 학생이 10명 남짓 있고, 휴대폰은 불통에 텔레비젼은 난시청 지역에 북방여우 오줌 냄새도 나고, 곰과 영역을 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그곳에...

 

하루 이틀 잠시 머물렸다 가는 것이라면 몰라도 사람도 많이 살지 않는 한적한 산 속 마을에서 1년간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작가님의 가족들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적응한다.

잘 사셨으니까 책도 쓰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도시에서 살던 사람들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록 가족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훗카이도를 정말로 가고 싶어했던 작가님의 남편 이야기보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이 책은 자녀들과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데 도무라우시의 아이들은 등산을 가서 소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낚시도 하고 양 내장으로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교복도 없고 체육복을 입은 채 등교해도 되고, 시험도 숙제도 없는 학교...

물론 열정 넘치는 멋진 선생님들과 열심히 공부도 한다.

우리나라나 도시의 아이들 처럼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이런 근사한  경험을 하는 도무라우시의 아이들이 무척 부럽고 우리의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세상을 살아보니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린 나이에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아이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건데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 조차 만들어 주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이 참 부끄럽고 미안하다.

 

1월 이사를 계획하고 4월에 훗카이도로 들어가서 1년 동안의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지저분하게 공식으로 수학 문제를 풀지 않고 재치있게 완벽하게 이해해서 아름답게 수학 문제를 풀고 싶다는 장남, 칠흑의 날개라는 가명을 가진 책가방 없이 빈손으로 학교도 가게 된 차남과 동물을 사랑하고 언제나 행복함으로 가득 찬 막내딸의 엉뚱발랄하면서 유쾌하고 사랑스런 가족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 자리에서 책을 다 읽고 말았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장을 조용히 지켜보는 작가님을 보면서 나도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수 하늘 소는 좋아하지만 투구 뿔은 싫어해서 잡아먹는 북방 여우의 모습은 볼 수 없고 똥으로만 등장해서 나를 아쉬게 했던 북방 여우와도 작별하고 한번도 등장 안 한 곰과도 작별을 해야 한다.

작가님이 곰을 만나셨다면 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없었을테니 아쉬워 말아야겠다.

드디어 1년이 지나고 떠나고 싶지 않지만 다시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가족들은 조금 더 성장하고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도시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나도 훌쩍 어디론가 떠나서 모든 것을 잊고 살아보고 싶지만 내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다.

아니 어쩌면 이것 역시 핑계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들처럼 새로운 삶에 도전할 용기가 없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가족들의 도전과 용기가 부럽고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이들처럼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a*****2 2019.04.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