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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날. 꼬마 아가씨는 가마를 타고 외가에 가는 길에 가마 밖에 거지 소년을 보였어. 맨발로 눈밭 위에 선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거지 소년에게 오른쪽 다리를 절며 다가가 자신이 신던 꽃신을 벗어 주었지. 이른 봄날~ 거지 소년은 갖바치네 대문을 조심스레 열며 갖바치 할아버지께 신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 부탁드렸어. 갖바치 할아버지는 거지 소년에게 신발을 만들어 무얼 하려고? 질문했지. 거지 소년의 답은 "편안한 신발을 만들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라고 대답했어. 갖바치 할아버지는 "신발이 뭔지 아는 녀석이구나.이름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지. 디딤이~라고 말하는 거지 소년을 갖바치 하기에 좋은 이름이구나 칭찬하며 대견한 듯 웃었어. 디딤이는 갖바치를 쫓아다니며 열심히 신발 만드는 법을 배웠어. 한 해 두 해,십년이 흘러 디딤이는 어느덧 주위에서 인정받는 갖바치가 되었지. 정성을 다해 신발을 만들다보니 사람들의 발을 사랑하게 되었어. 사람들의 발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갖고 있었어. 그러던 해에 대감 댁 부름을 받았는데,꽃님아~ 라고 부르는 대감댁 부인의 딸을 본 순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지. 한달 뒤 혼례를 앞두고 있는 곱고 단아한 아가씨의 걱정과 소원은 '그날만이라도 다리를 절뚝거리지 않고 똑바로 걸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였어. 디딤이는 그 말을 듣고 빙그레 웃으며 '제가 아가씨를 위해 편안하고 예쁜 신을 지어 드리겠습니다.'라며 걱정 말고 기다려 달라 말했지. 디딤이는 아주아주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아가씨의 신발을 만들었어.그러고는 오른쪽 신발 안에 티나지 않게 굽을 만들어 혼례식 이틀 앞둔 날에 가져다 드렸지. 빛깔이며 모양이며 무엇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곱고 아름다운 꽃신을 선물한거야. 시집가는 날,아가씨의 걸음걸이는 단정하고 흐트러짐이 없었지. 사람들은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것 같다며 칭찬했어. 디딤이는 어릴 적 아가씨가 주었던 꽃신을 가슴에 품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어. 아가씨의 혼례에 작은 선물이나마 드릴 수 있어 한없이 기뻤지. 디딤이는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신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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