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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그의 기억을 공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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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의 음반이 아닌 책 중 유일하게 구입한 책이 신해철의 유고집이었다.아마도 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너무나 아쉬워 그의 흔적을 계속 쫓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러 나는 그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가 최근 우리 나라의 스펙타클한 상황을 보고 있다면,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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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의 음반이 아닌 책 중 유일하게 구입한 책이 신해철의 유고집이었다.

아마도 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너무나 아쉬워 그의 흔적을 계속 쫓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러 나는 그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최근 우리 나라의 스펙타클한 상황을 보고 있다면,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줬을텐데...

어린 시절은 그의 이야기에 내가 잘 공감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나도 그의 이야기에 뼛속까지 공감할 정도로 적당히 세속의 때가 묻었는데...

그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렇게 3주년이 지난 이 시기에 그의 가장 친한 지인이 그를 기리며 쓴 책이 나왔다.

그의 바로 옆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에게 신해철은 어떤 사람으로 비추어졌는지 궁금했다.

특히 뮤지션으로의 그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가장 궁금했다.

난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의 본질을 록커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후반기 솔로 앨범들을 그렇게 즐겨듣지는 않았다.

물론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명곡에서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엄청 넓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는 내게 있어 넥스트의 신해철이었다.

 

내가 가장 처음 산 그의 앨범은 넥스트 3집 World 카세트 테이프였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처음 접한 넥스트의 음악에 금세 빠져들어,

넥스트 2집, 1집, 솔로 앨범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며 앨범들을 하나씩 사서 들었다.

새로운 앨범을 하나씩 들을 때마다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음악들에 매료되면서도, 이 뮤지션의 정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그 음악적 본질이 어디서 왔는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는 끊임없이 음악의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던 탐욕스러운 음악의 구도자였다.

 

이 책은 2장 Stardom, 3장 Band, 4장 Solo Fight 를 통해 그의 음악 인생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때로는 진솔하게 비판하면서, 때로는 감정적인 친밀감을 드러내면서..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신해철의 팬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설득력이 강하다.

그 시절 신해철의 음악에 대해 내가 막연히 느꼈던 감상이 그대로 저자의 문장들과 동조를 이루면서 실체화 될 때 느껴지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의 음악을 이렇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오랜 지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그의 가장 큰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그렇게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있었던 많은 곡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나는 록이 아닌 그의 음악도 너무나 좋았다. 

한때는 테크노 앨범인 노땐스 앨범도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들었었다.

그럼에도 내가 외면했던 그의 곡들 (OST 나 기타 수많은 곡들) 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

 

분량으로 보자면 두꺼운 책은 아니다.

인터뷰와 뮤지컬 시나리오를 빼면 반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린 것은 그의 음악이 자꾸 머리 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껍질의 파괴나 Here, I stand for you 같은 노래들이 자꾸 반복 재생되곤 하였다.

 

Epilogue 에서 밝힌 그의 새로운 음악 여정이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것이 너무 아쉽다.

내 청춘의 절반을 함께한 그의 음악이 어떻게 진화할지 영원히 알 방법이 없어 너무나도 아쉽다.

 

그리고.. 똑똑하고 명석한 머리로 공부도 잘 하는 왕수다쟁이 이웃집 형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

 

<책의 커버를 분리하면 그의 디스코그래피가 빼곡히 적혀있는 부분도 마음에 든다>

m*********r 2018.04.1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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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를 다시 듣게 하는 지음(知音)의 회고
"그의 노래를 다시 듣게 하는 지음(知音)의 회고" 내용보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인트로. 모든 중고생 밴드의 연습곡 '그대에게'. 대학 가요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명문대생 출신 밴드.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딴따라. 늦은 새벽 제멋대로의 진행을 보이며 낮은 목소리를 검게 번뜩이던 마왕. 그리고 그의 음악적 행보처럼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의료사고로 젊은 나이에 떠나버린 예술가. 신
"그의 노래를 다시 듣게 하는 지음(知音)의 회고" 내용보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인트로. 모든 중고생 밴드의 연습곡 '그대에게'. 대학 가요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명문대생 출신 밴드.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딴따라. 늦은 새벽 제멋대로의 진행을 보이며 낮은 목소리를 검게 번뜩이던 마왕. 그리고 그의 음악적 행보처럼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의료사고로 젊은 나이에 떠나버린 예술가. 신해철. 


대중들에게 위와 같은 사실들이 두루 알려져 있지만, 그가 생전에 발표한 앨범이 무려 스물 일곱 장이다. 저렇게 피상적인 말들로만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 성실한 음악적 생산 활동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너무도 허망하게 그가  떠나버린 후, 그를 가장 잘 이해하는 평론가이자 그의 노래를 모아 주크박스 뮤지컬(한 가수의 노래로 뮤지컬 한 작품을 구성하는 것. 아바의 노래로 만든 '맘마 미아',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을 함께 구상했던 강헌이 '신해철의 삶과 예술을 기리는 작은 책(p28)'을 불과 20일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펴낸 것이다. 


나는 신해철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모노크롬이나 비트겐슈타인같은 난해한 시도들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가를 사십이 넘어서도 끊임없이 탐구하는 소년의 자세. 대중 뮤지션으로서 그들의 기호에 맞는 음악과 다양한 실험과 시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늘 새로움에 도전하고 목말라하는 음악적 열정. 자신을 둘러싼 사회의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고 음악으로든, 음악 밖에서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것들을 낯간지럽지 않게 담아낸 그야말로 노래답고 아름답고 묵직한 가사.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만 열거해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다. here I stand for you, 먼훗날 언젠가, 해에게서 소년에게, 민물장어의 꿈,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사탄의 신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나에게 쓰는 편지, 일상으로의 초대, 그리고 신해철을 상징하는 그 인트로. 그대에게까지. 자신과 세상, 음악에 대한 고민을 쉬지않고 계속했던 이 위대한 뮤지션의 삶과 생각이 어떻게 음악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이 책, <신해철>을 통해 알 수 있다. 내가 신해철을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들은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그 노래들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말죽거리 잔혹사>, <쌍화점> 등으로 유명한 시인 출신 영화감독 유하는 자신의 영화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의 음악 감독을 맡은 그를 이렇게 평했다.

"신해철은 이 세계를 자신의 멜로디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려는 욕망을 가진 뛰어난 아티스트였다. 말하자면 그의 노래는 우리 대중가요가 안고 있는 감각과 의식의 중세성을 해체하고 그 위에 근대적 기획을 완성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p80)"


저자 강헌은 신해철이 지닌 가장 큰 예지를 "다음을 향한 불굴의 의지(p208)"라고 정의했다. 그가 이끌었던 밴드 N.EX.T의 뜻이 new experiment team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떠나버린 신해철의 이름 앞에 '故'를 붙이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의 음악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자신이 흔들릴 때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고 세상과 싸워나갈 힘을 얻는 많은 이들에게 불멸의 OCEAN에서 신화가 되어버린 신해철. 이 책을 읽으며 슬프게도 그의 노래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마지막 내레이션 부분이 떠오른다.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이 이 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지."


그의 노래와 삶의 궤적을 살펴보는 이 책은 저자가 결코 그의 지음(知音)이 아니었다면 결코 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게 만든다. 더불어 책의 말미에 실려 있는 신해철의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본이 그에 대한 그리움을 더 크게 만든다. 그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던 지난 정부 때는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고 하니,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제작을 시도해 주었으면 한다. 기꺼이, 앨범을 산다는 생각으로 크라우드 펀딩에라도 투자할 마음이다. 


그가 남긴 눈부신 음악적 결과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간적으로 더 멋있다고 느끼게 하는 지점이 어디인가는 그를 추모하는 팬들의 글에서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왜 사느냐라는 질문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알려 준

아주 멋진 남자가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노래를 듣고, 그와 얽힌 내 추억을 곱씹고, 나는 과연 이 형처럼 내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었던가를 반성한다. 형, 그곳에서는 얄리와 함께 편안하게 지내세요. 고마워요.

YES마니아 : 로얄 s*************k 2020.01.1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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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우리에게 - 강헌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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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할 그대에게   “작품은 그것에 몸 바치는 자를 작품이 불가능하리라는 시련에 처하는 지점으로 끌어들인다. 이것은 원래 밤에 이루어지는 경험이며 밤 그 자체의 경험이다....오르페우스가 지옥으로 찾아간 것, 그것은 단 한 가지이다. 오르페우스의 작품의 모든 영광, 그의 예술의 모든 힘, 그리고 심지어 낮의 아름다운 밝은 빛 아래 누리는 행복한 삶의 욕망조차 이 단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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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그대에게  

작품은 그것에 몸 바치는 자를 작품이 불가능하리라는 시련에 처하는 지점으로 끌어들인다. 이것은 원래 밤에 이루어지는 경험이며 밤 그 자체의 경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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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가 지옥으로 찾아간 것, 그것은 단 한 가지이다. 오르페우스의 작품의 모든 영광, 그의 예술의 모든 힘, 그리고 심지어 낮의 아름다운 밝은 빛 아래 누리는 행복한 삶의 욕망조차 이 단 하나의 관심에 희생이 되니 그것은 밤 속에 밤이 감추고 있는 것, 또 다른 밤, 모습을 드러내는 그 감춤을 직시하는 일이다.”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5장 영감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였던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를 찾아 지옥까지 찾아가지 않을 수 없었으며, 불안과 조급함으로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에우리디케를 욕망이라 하든 꿈이라 하든 영감이라 하든 창작자에게 그 의미는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열망이다. 신해철은 평생 그 열망을 좇았다. 그의 데뷔곡이자 불후의 명곡이 된 그대에게가사처럼(“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수 없어요”).

 

음악은 진실로 마약이며, 한 번 중독되면 돌이킬 수 없다. 우리가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국 포크 록의 대부 한대수

 

신해철은 음악 천재도 아니었고 재능이 없다는 숱한 지적을 받았음에도 평생 섹스도 결혼도 안 해도 좋으니 음악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며, 음악을 계속할 수만 있다면 집도 재산도 가지지 않겠다고 간절한 신탁을 요청했고, 신은 마침내 그것을 허락했다.” 강변가요제에서 예선 탈락하자 그는 넉 달 뒤에 열리는 대학가요제에 몰두했다. 아버지 눈을 피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동네 문방구에서 산 멜로디언과 스펀지로 뮤트mute시킨 통기타를 이용해 하룻밤 만에 쓴 <그대에게>는 그렇게 탄생했다. 4박자 8비트의 전형적인 팝 록에 고전적인 코드 진행과 순진무구한 사랑타령 같은 이 곡은 그가 무한궤도-솔로-넥스트-크롬-비트겐슈타인-넥스트-솔로-넥스트를 거치는 긴 세월 동안에도 떼어내기 힘든 영광이자 극복 대상이기도 했다. 이 곡의 신비한 탄생과 마력은 그도 우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비밀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음악을 통해 연결되었다.

 

*<그대에게>에 대한 내 소견

내 생각엔
앞서 나온 A-Ha <Take On Me>가 <그대에게>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
신스팝의 돌풍 시대였고 멜로디언으로 작곡했으니 당연할밖에. 신해철의 음악적 원체험과 평생의 작업에서도 이 일렉트로닉 요소는 결코 빠지지 않는다. 
당시  A-Ha <Take On Me>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대단했다. 뮤직비디오도 혁신적이어서 국내에서 조용필을 앞세워 맥콜 음료 광고로 대놓고 베끼기도; 그 해가 신해철이 <그대에게>로 상을 거머쥐게 된 1988년이었다.

신해철의 저음에 맞춰 <Take On Me>보다 단음 낮게 진행되지만 두 곡의 톤을 맞춘다면 아주 유사해질 것이다. <그대에게>가 록 성향과 드럼과 기타 세션으로 분위기가 사뭇 다를 뿐. 보컬 진행은 A-Ha와 거의 비슷. 화려한 시작과 유장한 종결부 처리 등등도 아주 흡사하다.
나는 지금 표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런 영향 관계, 연결이 흥미롭다는 것이지.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우우 우우~A-HA~A-HA~A~AA~AAa~ 우... 우우... ˝

 

 

  

신해철의 음악만큼이나 우리 눈길을 끈 것은 그가 우리들이 꿈꾸는 자유를 추구하는 이였기 때문이다. 시련과 대가와 굴욕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의 길을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꿋꿋이 헤쳐 간 사람이었다. 시류와 유행에 타협하기보다 스스로의 인문학적 화두를 음악을 통해 풀어나가려 했고, 솔로 2Myself- 넥스트 1Home- 2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 3The Return of N.EX.T Part 2 : World》을 자아-가족-존재-세계를 탐구하는 콘셉트 앨범으로 완성했다. 한국에서 이런 콘셉트 앨범은 드물뿐더러 제대로 완성된 예도 없다. 발라드, , 하우스 뮤직, 아트 록, 메탈 등의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하면서 인정 받든 받지 못하든 개의치 않고 묵묵히 수행한 것은 의지만으로도 힘든 일이다. 그의 이 끝없는 호기심과 실험과 추구를 나는 어쩐지 이해할 거 같다. 1968년 생으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겪은 삶과 문화가 그에게 피와 살로 녹아 있는 게 이제는 눈에 잘 들어온다. “대한민국 첫 번째 영상 세대인 동시에 마지막 라디오 세대였고, 가장 민감한 10대에 ‘MTV'의 문화적 충격을 받은 세대였다. SF와 판타지 장르에도 심취했던 그는 음악이 할 수 없는 영상 서사를 펼치고픈 예술적 욕망을 자연스레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그는 영화음악 감독으로 사운드트랙 앨범을 다섯 편(유하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김홍준 정글스토리>, 송능한 세기말>, 박정우 쏜다>, TV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 냈다. 극영화는 모두 흥행 참패했고, 넥스트가 절정의 기량일 때 아예 정규 음반으로 제작한 영혼기병 라젠카가 아동용 TV 만화였던 건 얼마나 웃픈 일인가. 강헌의 말처럼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 격이었다. 강헌 기획으로 제작한 정글스토리의 흥행 적자를 신해철의 OST가 만회해 주었다는 것도 유명한 이야기다.

이상하게도 그의 삶 전체는 이런 가교에 있었다.

 

* 편견과 가치평가 사이

다시 그대에게로 돌아가자. 이 곡이 대학가요제 그랑프리를 넘어 대회 다음 날부터 무명 록 밴드 음악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대중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이 평지돌출에 놀란 시샘이 덩달아 쏟아졌다. 멤버 전원이 명문대 재학생인 데다 유력한 재벌 그룹 아들까지 끼어 있었으니 음지의 다양한 질투는 거개가 그럴듯하게 들렸다.

초호화판 기자재들이 무한궤도 전용 연습실에 즐비하다는 이죽거림은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이 곡의 멜로디를 문방구제 멜로디언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 길이 없었으므로. 그러나 그대에게를 만 스무 살 아마추어 대학생이 아니라 이들 귀공자군단 뒤에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전담 작곡 팀이 만들어주었다는 낭설은 노골적인 모욕이었다. 가진 자프레임은 짧은 무한궤도 커리어 뒤에도 계속 유령처럼 신해철의 행보 주위를 기웃거리게 된다.”

 

서태지는 표절 논란 말고는 문화대통령으로서 프리미엄을 누린 데 반해, 신해철은 자신의 음악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등 음악 저널리즘에게서 인색한 대우를 받는 복수를 감내해야 했다. 세기말에 이르러 파상적으로 진행된 각 매체의 베스트 100’앨범 선정에 있어넥스트 앨범은 결코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어지러움 음악 행로가 새로운 분야를 향한 창조적 도전의 의미보다는 신해철 자신 혹은 동료와의 음악적 신뢰 결여로 읽힌다는 게 의심의 출발점이다. 전선이 넓어지면 집중력은 당연히 그만큼 엷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경기장의 이동은 변화보다는 변덕에 가깝지 않은가? 이와 같은 유목적 행로는 특히 록 정통주의자에게 참을 수 없는 희롱으로 느껴질 것이다.

장르로 범위를 좁히면 문제는 더욱 선명해진다. 앞선 말한 명반 선정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록 밴드를 음악적 아이덴티티의 토대로 구축했다고 해도 트로트로부터 동요와 민요까지 장르 전선을 확대한 조용필의 경우에는 거의 모욕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아무리 진지한 음악적 접근 태도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모든 장르를 커버하려고 시도하면 예술적 탐욕의 혐의를 받거나 상아한 세대 취향을 노린 상업적인 의도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1980년대의 조용필과 1990년대의 신해철이 일맥상통하는 측면은 일련의 앨범에 걸쳐, 그리고 한 앨범 안에서 극단적인 장르 어법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신해철 앨범에 가해지는 가장 일반적인 공격은 장르의 백화점식 진열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한다.

(중략)

그는 앨범 한두 장으로 일시적인 상업적 재미를 보려고 하면 모르겠으나 한 사람이 음악 인생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그렇게 시도한다면, ‘이 사람은 이것이 콘셉트구나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강헌

 

 

 

* 락과 그 외 사이

(신해철) “나의 음악적 원체험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 혹시 디스코가 아닌지? 농담이 아니다. 나중에 만난 헤비메탈처럼 충격적인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오케스트라의 사운드(특히 홀스트의 혹성>, 베토벤의 교향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와 보니 엠의 디스코는 굳이 말하자면 1970년대 후반에 10대를 시작한 나의 음악적 원체험의 공간에 아직 잔존하고 있다. 내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뒤로 일관되게 나타난 오케스트레이션을 향한 욕망도 아마 그런 영향이 아닐까? 그리고 나중에 프로그래시브를 만나자마자 확 끌린 것도 아마.”

 

(강헌) 당신은 스쿨 밴드 적부터 딥 퍼플 같은 하드 록 사운드에 매료되었다고 아까 말하지 않았는가 

 

(신해철) “아니, 다만 원체험의 중심축에 록이 없었을 뿐이다. 올바른 음악의 태도는 정통적인 것과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것의 조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중에서도 후자에 좀 더 매혹되어 있을 뿐이다.”

ㅡ 『리뷰4(1995)

 

* 서양음악과 국악 사이

(신해철) “이순신 장군 영화는 단체로 관람하면서 공짜인 국립극장의 국악 공연은 한 번도 데려가지 않는 게 우리 교육의 실상 아닌가? 나와 내 세대는 서양음악을 통해 음악을 익혔고, 앞으로도 그 질서는 본질적으로 변함없을 것이라 본다. 따라서 나의 임무는 명확하다. 서양음악을 제대로 흡수하고 소화하는 것, 그리고 그 바탕 위에 나의 음악 언어를 완성하는 일이다. 나는 발라드와 댄스 뮤직은 물론, 랩과 메탈, 그리고 아트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 음악을 섭렵하는 중이다. 몇몇 사람은 내 음악이 너무 서양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생각해보자. 바흐부터 바르토크까지 이들의 음악만을 레퍼토리로 삼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만이 국가의 자랑인가? 우리 대중음악계엔 서양의 록 음악에 우리 국악을 접목시키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김수철 형이 있다. 그의 끈질긴 자세를 나는 존경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나의 몫이 아니며, 국악에 대한 접근은 조급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사실 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앨범부터 국악적인 요소의 고용을 고려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결국 빼버리고 말았다.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할까? 이쯤 되면 우리 대중음악에서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는 분명해진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나는 끊임없이 빈 곳을 채워가는 링커가 되고 싶다.

ㅡ 『리뷰4(1995)

 

* 386 세대로서 고뇌하는 비겁자

뮤지션으로서 신해철의 아이덴티티는 (모든 예술가가 그러하듯이) 유년에서 청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이루어진 주체 형성의 산물이다. 박정희 시대를 지배한 권위적인 가부장주의 아래서 유년을 보내고 전두환 시대의 폭력적인 비민주성을 정면에서 마주한 청년, 어쩌면 한국 근대에서 지극히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해철의 주체 형성 과정은 그로 하여금 뮤지션십과 시민성을 분리하지 않게 만들었다. 다시 말해 신해철은 시민으로서의 자의식이 뮤지션십 속에 실종되지 않은 한국 대중문화의 첫 번째 세대이며, 그는 자신의 시대가 부여한 이 세대 정신을 시치미 뚝 떼고 외면하는 식의 선택을 포기했다. 즉 가족 관계 속에 숨은 세대 갈등과 종교적 경험을 통해 양성된 존재론적 근원에 관한 성찰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더욱 정교하고 사변적인 수사학과 현실주의적 문제의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강헌

 

87학번이었던 그는 전태일이 분신한 청계천 거리에  6월 항쟁으로 나섰다. 백골단에게 잡혀 폭행을 당하는 여학생을 구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숨어서 봤던 경험(‘고문의 망치사건)은 그가 평생 스스로를 ‘(고뇌하는) 비겁자로 말하며 자신의 본질을 파고 들어가는 원체험이 되었다 

 

* 뮤지션과 시대의식 사이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하얀 그림자출신 베이시스트 김영석이 선율을 만들었고, 리더인 신해철이 가사를 붙였다. 신해철은 해설지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삼국-고려 시대까지 족내혼이었다가 동성동본 금혼 규정을 중국에서 수입해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제도로 정착시켰다. 그러나 정작 본바닥인 중국조차 1908년에 동성동본 금혼 관련 법을 폐지했으며, 따라서 미풍양속이란 주장도 개소리라고 말이다.”

강헌

 

 

정치를 혐오했고 연예인에게 금기시되는 정치적 행동으로 어떤 불이익이 올지도 모르는데도 신해철은 노무현 대통령 찬조 연설에 나섰다. 그를 지지하는 결정적 이유로 우직함을 말했지만 그것은 사실 자신이 살면서 지키고자 한 애티튜드였잖은가. ‘솔직함, 달변, 열정, 진정성, 약자에 대한 옹호, 정면돌파... 젠장 또 눈물이.

 

남들과 똑같이 걷는 길에서 낙오하는 무서움보다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무서움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그냥 자기 방식을택한 그.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정치 혐오와 관망의 자세를 버리고 논객이자 행동하는 시민으로 거듭난다. 대마초 합법화에 대해서, 간통죄 폐지에 대해서, 학교 체벌 금지 운동을, 이라크 파병 반대 1인 시위, 이명박 정책과 기독교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면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다작가, 다변가인 그는 꼬박 3년간 단 한 곡도 발표하거나 녹음하지 않고 홀로 외롭게 예술적 탈상을 지켰다.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노무현 추모 앨범 脫傷 -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찍힐까 봐다들 몸을 사리던 때 그는 <Goodbye Mr. Trouble>로 돌아왔다. ‘끝까지 살겠소 죽어도 살겠소 우리 살아서 그 모든 걸 보겠소탄식으로 절절한 그 곡은 이제 신해철을 보내는 우리의 마음으로 남았다. 죽어서도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을 만들게 한 못 말리는 그대여.

 

 

 

우리 앞의 생이 끝나기 전까지 이별의 "안녕"은 없어

시대와 시대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음악과 음악 사이에서 음악만이 아니라 언제나 돋보이는 목소리이기도 했던 그. 그가 꿈꿨던 음악, 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조차 실현하지 못한 밴드 불모지 한국에서 그가 N.EX.T로 실현하고자 했던 행복한 꿈을 이제 누가 해나갈 수 있을까. 여기 응원하고 있는 사람 있어. 힘내시오! 

 

왜 신해철은 그의 노래 민물 장어의 꿈처럼 생애를 걸고 밴드로 회귀하는 몸부침을 마다하지 않았는가? 그것은 자본이 지배하는 문화 산업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밴드야말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음악 청년이 자신의 상상력을 억누르는 통제 체제에 대항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예술적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만들어준 음악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이 부르는 노래의 연주를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이 표현할 욕망을 지도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음악을 창조하고 연주하는 것, 나아가 자신이 녹음하고 자신만의 프로덕트 메커니즘을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헌

 

미완의 프로그레시브, 미완의 록, 미완의 재즈, 미완의 발라드새로운 것도 아니고 낡은 것도 아닌, 뭔가 좀 그런 것같았던 무한궤도의 아쉬움을 끝까지 완성해 보고자 했던 그.

 

이 앨범의 백미는 역시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이 노래는 신해철의 기나긴 디스코그래피에서 매우 중요한 지분을 차지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대에게가 연가의 담론을 빌려 음악에 대한 지극한 충성심을 표현했다면, 장엄하면서도 순수하며 솔로와 코러스의 콜 앤 리스폰스가 효과적으로 잘 배치된 이 노래는 신해철이 짧은 평생을 두고 일관되게 추구한 존재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의 균등성이라는 화두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도입부는 대단히 서정적인 묘사로 시작된다. 템포는 느긋하며 강박적이지 않다. 그는 자신이 속한 야만적인 약탈의 시대로 인해 나날이 파괴되어가는 동시대의 젊음에게, 또한 다름없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반문하고 다시 반문한다. 신해철이 지닌 지성의 훌륭한 애티튜드는 그가 우리에게 답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당하는 모든 이의 다양한 꿈을 응원하는 한편으로 희망을 잃지 않게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스스로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지도록 한다는 데 있다. 바로 이러한 자세가 지난 시절을 추억하며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수많은 이가 (우울한 사춘기 시절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하게 해준) 신해철을 여전히 정신적 구루guru로 숭배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노래가 증명하듯이 그의 권위는 군림이 아니라 상처와 약함에 대한 동감에서 비롯한다. 나중에 이 애티튜드가 노래 텍스트를 넘어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가 품은 정치적 담론으로 발전할 것이다.”

강헌

 

  

  

My Epilogue

 

 

신해철 리뷰를 정리하다 잠들었고

오늘 하루를 걱정하며 서둘러 눈떴다.

내가 쓰는 글이 내게 빛이 돼 줄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복잡하게 얽혀 있음에도 존재의 빛으로 증폭되는 저 풍경처럼.

내게 유일한 희망은 나다.

 

  

"세상의 바다를 건너 욕망의 산을 넘는 동안
배워진 것은 고독과 증오 뿐
멀어지는 완성의 꿈은 아직 나를 부르는데
난 아직 내게 던져진 질문들을
일상의 피곤 속에 묻어 버릴 수는 없어
언젠가 지쳐 쓰러질 것을 알아도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N.EX.T <The Dreamer> 

 

"그대여 꿈을 꾸는가

너를 모두 불태울 힘든 꿈을

기나긴 고독 속에서

홀로 영원하기를 바라는가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

그대 불멸을 꿈꾸는 자여

시작은 있었으나 끝은 없으라 말하는가

왜... 왜 너의 공허는 채워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처음부터 그것은 텅 빈 채로 완성되어 있었다."

N.EX.T <The Ocean : 불멸에 관하여

 

 

 

 

ps 솔직 1) 단도직입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신해철이 Crom 프로젝트 작업할 때 발표한 '일상으로의 초대오르골 꼭! 받고 싶습니다.

ps 솔직 2) 팬심을 아무리 동원해도 신해철 Jukebox Musical The Hero는 음.... <정글스토리> 2가 되기 십상이겠습니다; 설정, 스토리를 더 현대적이고 제대로 보완할 수 없다면, 이건 우리끼리 웃으며 추억하는 걸로; 이것 때문에 별 하나 뺐습니다. 강헌 선생님, 고생 많으셨고 매우 감사합니다. 이 책 보며 울고 웃으며 행복했습니다.


 

g******i 2018.04.21.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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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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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마왕이 남긴 말중에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한 말입니다.언제나 핵심을 찔렀던 그의 말처럼 이 트윗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그야말로 찌질할대로 찌질해서 열등감은 꽉차 있고 자존감은 1g 없었던 시기..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가득했던 답없는 청춘을 달래준 것은 마왕의 음악이었습니다.텍스트만 좋아하는 편이여서 음악을 소음으로 인식했지만 이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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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마왕이 남긴 말중에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한 말입니다.
언제나 핵심을 찔렀던 그의 말처럼 이 트윗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그야말로 찌질할대로 찌질해서 열등감은 꽉차 있고 자존감은 1g 없었던 시기..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가득했던 답없는 청춘을 달래준 것은 마왕의 음악이었습니다.
텍스트만 좋아하는 편이여서 음악을 소음으로 인식했지만 이상하게 그 노래는 심신을 달래주었습니다.

너무도 괴로운 시기였기 때문에 달래준 노래와 같이 뭍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망각으로 고통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홀연히 들려온 비보는 그리운 노래와 예전의 고통을 같이 돌려주었습니다.

그때 기억나는 것은 그 비보에 초췌한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고 열변을 토하던 저자의 강의였습니다.
자신과 마왕의 옛 기억을 들려주는 것으로 저자는 마왕을 배웅했습니다.

저자의 강의나 음악에 관한 다른 저서에서는 대중의 언어로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보다 현학적인 음악에 관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아직도 그 울분이 가시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약간 평론가로서 객관성을 가진 최대치의 수사로 마왕에게 헌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전이 아닌 메모리로 제목을 지었나 봅니다.
우리 곁에 그가 머물렀던 시간들... 그 치열했던 인생에 대한 증언입니다.
생전에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그 이야기를 듣노라면 더욱 더 그리워지네요.

음악에 재능없던 한 소년이 성장하여 
혜성처럼 나타난 인기절정의 가수로, 탈 많은 밴드의 리더로, 
사회 문제에 언제든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던 논객으로 
우리 곁에 서 있었습니다.

언제나 잃어버린 다음에야 그 가치를 알게 됩니다.
그 가치에 대해서 한번 들어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왕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제일 미숙했던 그 순간 같이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이제 또다시 당신이 남긴 노래로 같이 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9***d 2018.04.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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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나의 멘토 마왕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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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너무나 어이없는 마왕의 죽음은 한동안 잊혀졌다고 생각했지만 그충격은 너무나 깊은 상처가 되어버렸다. 그가 누구인가...십대후반부터 나의 20대 후반까지 내 정신적 지주가 아니었던가...동시대에 살면서 꼬박꼬박 앨범을 모으고 공연도 봤었고 라디오도 들으며 나는 얼마나 그로부터, 그의 음악으로부터 위로받았고 성공을 위해 홀로 가족과도 떨어져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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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너무나 어이없는 마왕의 죽음은 한동안 잊혀졌다고 생각했지만 그충격은 너무나 깊은 상처가 되어버렸다. 그가 누구인가...십대후반부터 나의 20대 후반까지 내 정신적 지주가 아니었던가...

동시대에 살면서 꼬박꼬박 앨범을 모으고 공연도 봤었고 라디오도 들으며 나는 얼마나 그로부터, 그의 음악으로부터 위로받았고 성공을 위해 홀로 가족과도 떨어져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버티게 해준 그의 따뜻한 말과 음악으로 나는 버티고 버텼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다보니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잊고 살기는 했지만 그의 음악과 주옥같은 가사들은 언제나 머리 속에 박혀서 사실 행복할때 보다는

마음이 힘들거나 몸이 지치거나 세상사에 상처받았을때 언제나 그의 음악을 찾아듣고 흥얼거리곤 했다.생각해 보니 잊혀졌다 생각했는데 꽤나 깊숙히 박혀있었던 것이었다.

 

이책을 보면서 그런 그를 추억하기도 했고 그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더 알게 되어 기뻤고

책 속에 각본으로 꾸며진 그의 노래 가사들은 다시한번 내 마음을 울렸다.

아직도 그를 생각하면 너무나 억울해서 눈물이 난다.

그가 살았던 세월보다 더 나이를 먹었지만 인생무상은 어쩔수 없고 죽는날까지 그가 그리울것이다.

 

 

k*******e 2020.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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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제 평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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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역하고, 다시, 퀴퀴한, 예비군복을 입는 날 빼고는 착용할 일이 없을꺼라고 굳게 다짐(?)하면서, 복학생느낌이 풀풀 나면서 학교에 다니던 때였으니까.. 대략 2003년쯤 되지 싶다. 내가 동년배들보다 약간 늦게 군대에 간 탓도 있어서, 나보다 생물학적으로 어린 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감내하기 힘든 명령(이른바 정신적 가혹행위)을 암암리에 받았었던 98~99년도의 군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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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역하고, 다시, 퀴퀴한, 예비군복을 입는 날 빼고는 착용할 일이 없을꺼라고 굳게 다짐(?)하면서, 복학생느낌이 풀풀 나면서 학교에 다니던 때였으니까.. 대략 2003년쯤 되지 싶다. 내가 동년배들보다 약간 늦게 군대에 간 탓도 있어서, 나보다 생물학적으로 어린 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감내하기 힘든 명령(이른바 정신적 가혹행위)을 암암리에 받았었던 98~99년도의 군대의 기억을 떠올리자니.. 살짝 기분이 더러워지는 느낌이기도 한데, 분명한 것은, 나는 내가 내무실장이 되고, 이른바 선임병이 되었을때, 내가 전역하는 그날까지는 내무실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일과시간에 근무하던 작전상황실(상황병.. 쪽이 은근 스트레스가 많았지만)에서 후임병에게 구타나 가혹행위를 결코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내 스스로도 맹세할 수 있다. 특히 그 시절에, 뭐랄까.. 전역하는 선임병이 자신이 필요한 워커(군화)를 이제 갓 내무실로 들어온 신참후임병의 것을 땡겨(?)가고 그 후임병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의 그런 심리상태도 생기지 않도록 내가 내 스스로 내 전역때 받게될 워커 및 전역군복을 행정보급관(인사계)에게 직접 달라고 몇 번이고 귀찮게 만들어서 - 대신 상병이나 일병 말호봉들은 괜히 피곤했을수도 있었겠지만 - 스스로 받아냈었던 기억도 분명하다.

 

왜? 마왕!!! 에 대한 책 이야기 하는데, 나의 군대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느냐고???

 

작년 겨울무렵.. 그리고 올해초, 택시운송종사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는다면서, 이른바 무력시위(퍼포먼스)를 벌일때 - 우버 관련, 또 카풀 관련 이야기는 여기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 댓글들은 대부분, 택시운송종사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즉, 나 역시, 말년 병장시절, 잠깐 외출해서, 서점에서 구입해온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에세이를 그때 틈틈이 읽었었었는데, 택시운전사하면, 전부 홍세화 선생님처럼 소위 개혁적, 진보적 마인드이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정해진 루트(노선도)로만 왔다갔다 갔다왔다 하는 시내버스운전사와는 달리 생각이 고정적이지 않게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최소한 말랑말랑한 마인드인줄 알았던 터였는데... 확~~~ 깨는 에피소드가 두 가지가 있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전역하고, 복학해서니까, 또 어쩌다보니,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게되다보니, 택시를 탈 일이 거의 없이 늘 걸어다녔지만, 전공 교수의 심부름으로 경북 구미시에 잠깐 갈 일이 있었었고, 그래서, 구미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목적지까지는 택시를 타야만 했었었다.

 

나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단지 목적지만 말했을 뿐인데..

 

택시기사왈, "1@#$#%$^%%%&^&^*))(&*&^$%##$@$" 하더니, 우리나라는 박정희 같은 "민주적인 독재자"가 다시 나와야 된다 고...

 

살짝 피곤했었었는데, 저 워딩을 듣게 되니까, 잠이 확~ 깨더라.

 

아~~ 홍세화 선생님(무슈 옹그)!!!!!!! 당신 책 때문에, 내가 편견을 가지게 될뻔~~~ 했는데... 고맙게도 요 택시기사덕택에 깨끗하게 와장창 깨져서 정말 고맙습니다...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는거..

 

 

 

다시 구미역까지 복귀하는 택시에 탔을때는, 다른 택시기사였는데.. 그 기사 왈

 

!#@$$%^$%^%^&%^&*%^&*%^ 하더니... "작년(2002년 겨울 대선때)에, 이회창이가 되었어야 되는데... 그래야.. 개대중이 감옥에 쳐넣고... 블라블라..."

 

하~~~~~~~~~~~~~

 

그냥 좀 구미역까지 가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들던지... ㅠㅠ

 

 

 

 

마왕!! 이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 그의 노래와, 각종 예능 프로 또는 토론 프로에서 논리정연하면서도 현실참여적인 말들만이 남아있을뿐이다.

 

나도 사실, 신해철의 노래를 즐겨 듣던 축이었다. 무한궤도때부터, 솔로로 활동하던 시기와 그룹 넥스트 등등

 

그렇지만, 나는 마왕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지지선언을 했고, 또 현실참여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은 "저 놈은 빨갱이닷!!"하고 생각할만큼, 그냥 요즘 아이돌처럼 노래만 부르다가 나중에는 인기가 예전만 못하면, 코끼리의 무덤처럼 뮤지컬 쪽으로 기웃거리거나 드라마의 단역부터 활동하거나 예능에 나오거나 하는 식으로 명멸하는 케이스가 아닌, 현실참여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는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미지로 먼저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강호동이 진행했던 무릎팍도사에서 출연한 마왕의 모습이라든지, 지금은 Jtbc에 계신 손석희 교수가 진행하던 100분 토론의 패널로 나와서 발언하던 모습들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다. 물론, 마왕 이라는 타이틀이 생긴, 시트콤(프란체스카)이라든지, 여러 다른 예능들.. 그리고 또 요때 발매했던 노래들도 있긴 하다.

 

 

 

즉, 마왕은, 당시 택시기사가 "이회창이가 되었어야 했는데... " 하는 뇌까림이 만약 현실화 되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이 아닌, 과연 그 무렵 토론 프로며, 예능에, 또 동시대에 울림을 분명히 주는 노래들을... 출연하거나 부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요즘은, 태평천하였던 이명박근혜시절이 아닌까닭에,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그때만큼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마왕이 활개치던 때, 그리고 김어준총수의 '나는 꼼수다'를 필두로 하는 각종 정치 팟캐스트의 소구력이 그때만큼 못한 만큼 언로가 많이 열린 것이기도 할 것이다. 한마디로 시대를 잘 만나야 된다는 거다.

 

 

 

마왕!! 이 나처럼 고양이를 좋아했다는 사실 - 물론 난 지금도 좋아하고 있다 - 은 많이많이 흐뭇하다.^^

w****s 2019.04.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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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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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팬이라 구매하게 된 책이지만 제 나이대라면 신해철의 음악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죠. 남편만큼 팬은 아니지만 저도 손에 꼽는 애정하는 노래가 있고 그의 음악에 담긴 철학의 깊이에 늘 감탄했더랬는데… 남편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갈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가시다니 하늘도 참 무정하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알음알음 알고 있던 음악들과 신해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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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팬이라 구매하게 된 책이지만 제 나이대라면 신해철의 음악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죠. 남편만큼 팬은 아니지만 저도 손에 꼽는 애정하는 노래가 있고 그의 음악에 담긴 철학의 깊이에 늘 감탄했더랬는데남편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갈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가시다니 하늘도 참 무정하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알음알음 알고 있던 음악들과 신해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책인 것 같습니다. 팬이라면 당연하게, 팬이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 추천합니다.

h******a 2019.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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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과 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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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밴드 음악을 했음에도 신해철이란 인물에 대단히 열정적이지 않았다.물론 내 또래가 그랬듯이 고스트스테이션을 열심히 듣는 청취자였고 우리 나이대에서밴드하는 친구들이 무한궤도나 넥스트의 곡 한두곡 카피 안해본 사람들은 없을것이다.나에게 신해철에 대한 두가지 기억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고스트 스테이션이고또한가지는 군에 입대하고 휴가를 나왔던 가을쯤 대구 시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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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밴드 음악을 했음에도 신해철이란 인물에 대단히 열정적이지 않았다.

물론 내 또래가 그랬듯이 고스트스테이션을 열심히 듣는 청취자였고 우리 나이대에서

밴드하는 친구들이 무한궤도나 넥스트의 곡 한두곡 카피 안해본 사람들은 없을것이다.


나에게 신해철에 대한 두가지 기억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고스트 스테이션이고

또한가지는 군에 입대하고 휴가를 나왔던 가을쯤 대구 시내를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대에게 도입부가 들렸다. 문제는 아 이소리가 라이브인데 아마추어 밴드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이정도 사운드는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더니 그날 대구축제에서 넥스트가 나왔고 그들은 리허설 중이었다.

그리고 나는 몇시간을 길에서 기다리다 해철이형을 보고 돌아갔었다.


이 두가지가 신해철에 대한 나의 짧은 단상이고 그리고 그의 죽음 소식을 듣고 난뒤

신해철은 내게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그의 음악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해철이형의

앨범을 다시 구했고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당시 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게

들리기 시작했고 왜 진작에 깨닫지 못했나 후회가 밀려왔다. 더이상 이사람의 음악을

들을수 없다는건 큰 좌절감을 안겼다.


이책에 신해철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다. 이시대의 구라 강헌과 신해철이 교감한 것들

그리고 그에대한 강헌의 생각과 이야기다. 신해철로 풀어가는 우리 80년대와 90년대 음악계

그리고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 신해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대한 이야기를 

볼수있다. 해철이형이 고인이 된 이후 그의 음악을 들을때 마다 그의 새로운 음악을 더 

들을수 없다는것이 못내 아쉽다. 

v********8 2018.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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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냉철하고도 애정어린 신해철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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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에서 꺼내어 보자마자 인상깊은 외관이 눈을 사로 잡습니다.신해철의 또 다른 활동명 모노크롬 마냥, 책의 디자인도 모노톤으로 심플한데요.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그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써진 겉표지는 신해철의 뚝심마냥 굳건하면서도, 마치 그를 추모하는 추모비처럼 아련합니다. 겉표지를 벗기면, 그의 작업물들이 알알히 적혀있는 검은 양장 표지가 그의 업적을 아
"강헌의 냉철하고도 애정어린 신해철 회고록" 내용보기

 택배 상자에서 꺼내어 보자마자 인상깊은 외관이 눈을 사로 잡습니다.

신해철의 또 다른 활동명 모노크롬 마냥, 책의 디자인도 모노톤으로 심플한데요.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그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써진 겉표지는 신해철의 뚝심마냥 굳건하면서도, 마치 그를 추모하는 추모비처럼 아련합니다.

 겉표지를 벗기면, 그의 작업물들이 알알히 적혀있는 검은 양장 표지가 그의 업적을 아로새긴 기념비처럼 경건하기도 합니다.


 책을 펼치면 문단의 배열의 특이함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보통 첫 문단을 시작하는 문장은 앞을 띄고 시작하는 반면,

이 책은 첫문단의 첫 문장이 앞으로 돌출되어있는 배열입니다.


 이는 마치, 대중사회에서, 특히 그의 주무대였던 음악계에서 이례적으로 볼수 없던 그의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듯 합니다. 


 강헌의 저서인 이 책은, 일전의 '마왕 신해철'을 잇는 회고록입니다.

'마왕 신해철'은 신해철 본인의 글로 그를 추억하였다면,

'신해철'은 신해철을 멀리서, 그리고 곁에서 쭈욱 지켜본 한 음악평론가의 추억을 빌려 읽게 되는데요, 마냥 감상적인 추억이 아닌 냉철한 분석까지 덧보이는 회상록입니다.


1장 프롤로그의 서문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2장 스타덤에서 한국 근현대 음악사에서 스타 신해철의 탄생을 말해주고,

3장 밴드에서 그의 파란만장했던 밴드 이력을,

4장 솔로 파이트에서 역시 파란만장했던 솔로 이력을,

5장 애티튜드에서 그의 신념에 대한 존중을 적으며,

6장 에필로그로, 친구로써의 안녕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이후 부록으로

저자의 신해철과의 인터뷰 전문.

저자가 신해철에게 바치는 뮤지컬각본 완성본이 있습니다.


 저자 강헌은 음악평론가 답게, 사람 신해철을 소개하고 나열하는데에, 한국의 대중음악 역사속의 신해철을 끄집어 내어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냥 음악의 역사뿐만이 아닌, 그때의 사회 속에서의 사람 신해철의 태도를 보여주는데요. 음악과 행동에 있어 본인의 철학이 뚜렷한 사람인 만큼, 음악인 신해철만이 아닌 사람 신해철을 저자의 눈으로 보여주는것은, 마치 제가 신해철의 옆에서 그를 바라보는것 처럼 실감이 났습니다.


 제가 신해철을 알게된 건, 한창 텔레비전 만화를 즐겨보던 초등학생 5학년때, '영혼기병 라젠카'를 통해서였습니다. 이 만화의 주제가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12살인 제게 만화를 보기전부터 큰 인상을 주었고, 저는 저희 누나에게 부탁해서 '영혼기병 라젠카' 사운드 트랙인 넥스트의 4집 앨범 카세트테잎을 손에 넣어, 매일 듣곤 했었지요. 이것이 저의 신해철과의 첫 대면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사에 길이 남을 명반으로 시작된 제 음악 취향은 락, 하드락을 거쳐 프로그레시브 락으로 나아가게되는데, 이는 전부 넥스트, 그 중 신해철의 영향때문입니다. 음악적 취향 뿐만 아니라, 그의 노랫말에서 배운 그의 가치관 역시 제게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가삿말인 '변명하려 입을 열지마, 그저 웃어버리는거야'라는 두 문장은 여전히 변명없는 삶을 살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오랜 골수팬들과는 달리 비교적 늦게 그를 접했다고 할까요, 그러나 어린나이에 접할수 있어서 빨리도 접했다고 볼수 있겠지요. 88년생인 제가, 88년 '그대에게'를 부르며 가수로써의 신해철 탄생을 같이 하게된건 팬의 입장에선 아주 영광적인 우연이겠습니다.


 그의 장례식에도 다녀온지 벌써 4년이 되어가는 지금, 인문학 강의같기도 한 강헌의 저서 '신해철'을 읽는다는것은, 아직도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뿐입니다. 이 갚을수 없는 빚은 끝까지 새기며 안고 가야겠지요. '더 히어로'의 가사처럼 '그의 말투를 따라하며 그의 행동을 흉내 내보기도' 하며 자란 제 마음속에, 제 한명의 히어로를 다시 한번 품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일상속에 항상 그가 새겨져있기를. 이 후기 역시 일상으로의 초대를 들으며 적고 있습니다.


 아직 이 감상의 여운을 즐기려, 마지막 부록인 뮤지컬 각본은 읽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신해철/넥스트의 트랙리스트를 뮤지컬 각본에 맞추어 정리해두도록 해봐야겠습니다.

s*****5 2018.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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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은 나의....
"신해철은 나의...." 내용보기
신해철. 그는 나의 10대 시절 정서적 아버지와 같았다. 나는 그의 가사를 작은 메모장에 옮겨 적으며 우리 아빠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궁금했었다. 그리고 막연히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 신해철의 가사처럼 생각 할 수 있겠지... 신해철이 20대 약관의 나이로 쓰고 노래부른 가사의 내용을 난 40대 중반이 되어가는  이제야 이해하고 있다. 이
"신해철은 나의...." 내용보기

신해철.

그는 나의 10 시절 정서적 아버지와 같았다.
나는 그의 가사를 작은 메모장에 옮겨 적으며 우리 아빠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궁금했었다.
그리고 막연히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 신해철의 가사처럼 생각 있겠지...
신해철이 20 약관의 나이로 쓰고 노래부른 가사의 내용을 40 중반이 되어가는 
이제야 이해하고 있다.

책은 대중문화평론가이신 강헌선생이 책이다.
강헌선생은 신해철이 떠나고 곧장 병상에서 일어나 신해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강헌선생은 지극히 개인적인 그의 생각을 책이라고 하지만
그의 직업상의 문제(?) 책은 어쨌거든 신해철에 대한 약식 평론에 가깝다.
작가가 아니라고 해도 작가의 해박하다 차고 넘치는 음악에 대한 지식은 독자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책은 6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6개의 챕터를 읽고 지나오면 강헌선생이 신해철과 최초의 인터뷰와 신해철의 이력 그리고
신해철이 떠나기 전까지 강헌선생과 함께 작업했던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본이 포함 되어 있다.
주쿠박스 뮤지컬이란 신해철의 곡들로 만들어진 뮤지컬을 말한다
(언젠가는 만들어져야 한다)

신해철이 떠나고 나서 외면했다.
뉴스에 자료화면으로 나오는 그의 장례식장 앞에 늘어선 수많은 팬들 속에 나도 있어야 했다.
곳에 가는 것이 두려웠다
만큼 신해철은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무의식 , 삶의 등대였다.
그가 떠나고 곧장 나온 콘서트나 도서들은 죄다 무시했다
진심을 다해서 후배들이 만들고 쓰고 했겠지만 그저 그냥 장사속처럼 느껴졌다.
근데 이제 횟수로 4 만에 제목까지 당당해 마지 않는 '신해철' 이라는 이름으로 
멋진 책이 드디어 나왔다.

1988.
턱을 괴고 TV 보고 있었다. 대학생 누나들이 하는 음악공연은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출연자로 여러명의 형들이 악기를 잔뜩 챙겨나와 이리저리 분주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부터 그에게 빠졌던거 같다

책에도 88년도 대학가요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신해철은 여름에 있었던 강변가요제에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떨어진다. 그리고 그는 작전을 짠다
'이런 저런 사항을 충족시키는 곡을 만들어야 먹힌다' 같은... 
여기에 관해서는 나는 책에도 소개 되어 있진 않지만 신해철의 직속 후배로 부터 당시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분은 신해철의 서강대 철학과 후배이면서 음악동아리 후배셨다. 나는 서강대를 나온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 년생의 선배들을 보면 항상 그냥 물어본다
'신해철 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요?'
이런 미친 질문이 있나. 뜬금없고 난데없이 말이다.

선배는 신해철이 강변가요제를 떨어지고 나서 동아리 방으로 들어오며 달력을 넘겼다고 한다.
떨어진게 별거 아니라는 투로 대학가요제 스케쥴을 체크를 하며

"이제 알거 같다. 잡았어. 다음은 우리가 대상이야"

덤덤하면서도 자신감에 가득찬 선배의 호기에 선배는  아무렴 그럴리가 했는데 정말 해냈다는 것이다. 당시에 어떤 작전을 짰는지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신기했다.
내가 사회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속에 담겨 있다는 것이..

내가 신해철이 좋았던 이유는

10 시절에는 대중적이였다.
20 시절에는 카리스마 있는 밴드를 했고
30대는 이제 그의 가사가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40대는 ... 
40대가 되자 그가 떠났지만 10대와 30대의 나를 언제나 기억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신해철은 신해철이였다.

키즈 블럭의 음악이 세상을 지배 때도 신해철 음악은 들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점령했을 때도 신해철은 옆에 두고 있었다.
H.O.T 젝스키스 그리고 수많은 걸그룹이 판을 치는 세상에도 신해철은 옆에 있었다.
아마 그는 언제나 나에겐 2등이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새로운 음악이 등장하면 그는 항상 새로움을 장착하고 
등장 해주었다. 그는 항상 책임을 졌던 같다. 나는 어렴풋이 신해철은 이런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책에서 답을 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10대의 시작에서 부터 중년의 시작까지 통틀어 우직하게 마음 속에 들어 앉은 음악인은
신해철 하나다.

여전히 뭔가 생각하고 싶고 쉬고 싶으면
정글스토리 OST 번째 트랙의 기타연주곡을 듣는다

신해철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눈물이 흐를 때도 있고
웃음이 나올때도 있으며
힘들 다시금 일어나 행동하게 해주었다.

아래 나의 심정을 표현한 속의 문장을 인용한다.

 

신해철이 지닌 지성의 훌륭한 애티튜드는 그가 우리에게 답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당하는 모든 이의 다양한 꿈을 응원하는 한편으로 희망을 잃지 않게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스스로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지도록 한다는데 있다. 바로 이러한 자세가 지난 시절을 추억하며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수많은 이가 (우울한 사춘기 시절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하게 해준) 신해철을 여전히 정신적 구루로 숭배하는 이유일 것이다.”

 

많은 글을 쓰고 싶지만 딱히 마왕 스타일이 아닌거 같아 접는다.
책을 써준 강헌선생에게 감사를 드린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b*****n 2018.04.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