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이 나올지 잘 예상이 되지 않았던 책이다. 코끼리가 사물을 삼키는 일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상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의 부제를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이라고 되어있는데 이 부제를 보면 어떤 내용일지 예상이 될 것이다. 사물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물에서부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사물들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그런 연습이 가능해지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어떤 것을 생각할까? 나의 경우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거나 그냥 그 사물의 원래 용도 그대로만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물을 볼 때 흔히 자신이 사용하는 용도로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용도 외에 이 사물이 하고 있는 역할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사물을 볼 때 그 용도로서 사용하는 것 외에 그 사물에 대해서 그와 관련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 책에서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런 우리들을 반성하게 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사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용도로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 사물이 나오게 된 현재의 사회적 배경, 현상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너무도 흔한 사물이기에 생각하지 않았던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서 이 사물이 이런 역할이었구나, 우리의 사회에서 이런 현상들이 나오게 된 것과 연관된 사물이구나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저 사물로만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사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깨달음은 너무 흔한 것이기에 쉽게 놓치기 쉬운 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익숙한 것이기에 더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해지는 시점인 것 같다.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다양한 것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깊게 생각해보기의 과정을 거쳐보면 좋을 것 같다.
(12p)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나와있다.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는 것, 정말 좋은 일이지만 쉽지 않기에 이런 시각을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사물 그 이면의 의미까지 알아갈 수 있는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다양한 사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는 연습이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이세상에 나쁜책이 있을까? 하지만 좋은책은 분명있는것같다. 때로는 기분이 좋아지려고 책을 읽고, 스킬을 배우고싶어서 책을 보기도하고, 시험 공부를 하려고 책을 본다. 그리고 책을 통해 사고의 방식을 바꾸거나 지식을 쌓을수도 있는데 바로 이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이 내게 그런 역할을해 주었다.
저자는 p.12 이책은 문명의 도구를 통해 정치와 예술과 인문과 테크롤로지의 만남을 일상 시간 안에서 유머러스하게 주선하고 그 새로운 만남을 시민의 언어로 번역하고 싶은 저자의 소망의 산물이라고 했다.
당장 주변을 돌아보면 보이는 사물들. 가위, 단추, 라디오, 베개, 비누같은 사소한 사물들을 가지고 어떻게 새로운 만남을 주선하려는지 기대가 높았다. 단지 어린왕자를 읽었고 책의 제목에 나온 코끼리가 그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임을 알고있다 하여도 이책의 수많은 코끼리를 만나는 것이 나에게 하나의 지식이 될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p39. 구루프 여자들이 머리를 말때 사용하는 구루프이다. 이 사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여야할까 문득 떠올렸다. 저자가 말하는 구루프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때 헌법재판관의 머리에 있던 구루프다. 본래의 목적은 머리를 마는것이지 장식이 아니며 공개적으로 사용되는것이 아니였는데 요즘은 머리에 구루프를 말고도 아무렇지 않게 다니거나 노출하는것이 유행처럼 되었고 이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억압의 도발이고 뻔뻔함의 현상학과 관련된 사물이라고 했다. 하나의 구루프는 뻔뻔함이라는 현상학으로까지 번졌다. 읽는동안 아무 의식없이 빨려가듯이 이런식의 생각도 가질수 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사물을 바라볼수 있으려면 배경지식이나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반성이 동반하게 된다. 수많은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개인의 차이가 크지만 그것을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내고 해석할수 있는것은 아무나 안되는것같다. 이책은 그런 사고를 위해 많은것을 제시하고 알려주는것 같아서 내게 좋은책이 되었다.
컴퓨터를 사용하려면 늘 사용하는 '마우스'는 어떨까. 저자는 단 2줄로 표현하였다 p.81 그 세계로 들어가려면, 우리는 반드시 한점을 클릭-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쩌면 저자에게 가장 어려운 사물이었던가 보다. 아니면 그 크기가 너무 커 코끼로 보이지 않았던지. 사다리는 어떠할까, 오르고자 하는 하는 지점에 최단거리로 에둘러가는 일없이 신속히 닿게 해주는 반중력 사물이란다. 사다리에서 반중력이 나오게 될줄은 몰랐다. 내가 생각해낼수 있는 사다리에서는 반중력의 단어가 없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너무나 쉽게 보이는 것. 어느 수퍼앞에, 뜬금없이 포장마차 옆에, 커피 자판기 옆에, 아니면 아예 건물 한칸을 통째로 자리잡고 있는 '인형뽑기기계'를 보면서 이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떤 현상이 보이는지 생각하게 될것 같다. 책에 쓰여진 허무주의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골목상가에 한집 건너 하나씩 있는 인형뽑기 가게나 기계가 나에게 해를 끼치는것도 아닌데 불편했던것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눈에 너무나 자주보이고 늘 보이는 평범한 일상의 물건에서 보이지 앟는, 닿지 않는 현상을 바라볼수 있는 재미를 많이 배운 책이여서 좋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어린 왕자가 우주의 수많은 소행성에서 만난 이들이 그러하듯, 표면에만 집착하는 지구의 어른들은 절대로 보지 못하는 존재의 핵심이 거기에 있다. - P. 007 존재의 깊이에 닿는 대화를 꿈꾸며 -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자신의 사색을 담은 메모에서 ' 아이들은 늘 폐기물에 이끌린다 ' 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고 한다. 어른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인공 사물에서 아이들은 천진한 놀이터를 발견한다는 것인데, 어른들의 시선과, 아이들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른들은 유용성이 있어야 인공사물 (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갖가지 물건들 )이 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인공사물 - 유용성의 개념을 깨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 때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돌들 하나로도 친구들과 두세시간을 거뜬히 놀았었는데, 다음에 또 놀려고 정성스레 쌓아두었던 돌들은 다음날 어른들에 의해 사정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저자는 가위, 계단, 고궁, 고글, 교과서, 구르프.......향, 헤어드라이어, 형광등, 화분 , 확성기까지 일상에 있는 수많은 인공사물에 인문학적인 접근을 했다. 코끼기를 삼킨 사물들이라는 제목이 생긴 이유가 때문일 것이다. 모자 -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이름했던 어린왕자의 한 구절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물들이 보아뱀 속으로 들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깊이가 참으로 깊고 넓어 매우 흥미롭게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렇다고 인공사물을 아무것이나 골라잡아 늘여놓은 책은 아니다. 책을 다 읽고 언급된 인공사물을 목록을 천 천히 다시 읽어보니, 저자는 굉장히 깊이 있는 사고를 하며 인공사물을 하나하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언급된 사물들이 모두 지금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공사물 하나하나에 관련된 철학적 접근이 흥미로웠다. "계단" 하나로 이렇게 거시적인,한편으로는 미시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저자의 시선이 무척 부럽기도 했다.
" 그러나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계단의 동일성은 그만큼이나 지루하다. 형태적 일탈을 미연에 방지하는 이 촘촘한 반복성은 다음 스텝과 그 다음 스텝으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발걸음에 안정성을 부여하지만, 이 안정성으로 인해 권태의 현상학을 발생시킨다....(중략 ).... 이 고통의 핵심은 ' 권태' 다. 인간에세 육체적 노역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동일한 것의 반복이 파생시키는 권태, 삶의 ' 무의미'다. - P. 025 ~ 026 중에서
책을 읽으며 여기에 나열된 인공사물 외에 다른 사물에 대해서도 철학적인 접근을 해보고 싶은, 또한 그래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늘 우리는 사물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있지만 거의 의식하지를 못한다고 볼 수가 있다. 사물 없이 단 한 시간만 살아보라고 하면 아마도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하지 싶다. 그렇지만 사물에 대한 고찰을 제대로 해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늘 있으니까 있는가 보다...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물에 의외의 놀라운 점을 발견하는... <사물의 철학>을 쓴 함돈균의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퍽 재미나게 읽었다고 하겠다. 세종서적에서 나온 이 책은 표지가 흥미롭다. 사물로써 코끼리를 표현해놓았다. 그림이 있는 부분이 도드라지게 두툼하여 따로 붙여 놓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사물이 많이 있다. 또 책의 제목에서 연상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어린 왕자에서의 일화... 대부분 모자를 그렸다고 생각을 했지만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그림이었다는 이야기를 잘 알 것이다.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사물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이 되겠다. 참으로 다양한 사물을 관찰하고 사물 너머의 존재하는 경이로운 세계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너무 흔하여 존재의 가치조차 잊고 있었던 우리 주변의 사물이 이토록 심오한 깨달음을 주다니... 또한 사물은 하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세월호 사건의 노란 리본 같은 것... 희망을 상징한다고 해서 노란색을 퍽 좋아했었는데 그날의 아픔이 덧칠해져 더는 좋아할 수만은 없다. 매년 봄이면 노랗게 피어나는 개나리... 4월 16일이 연상이 되어 슬픈 노란색이 돼버린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시시포스의 고통이 권태라고 말하지만... 또 다른 책에서는 시시포스가 굴러떨어진 바위를 밀며... 유유자적... 주변의 풍경을 즐기는 자세로 끊임없이 바윗돌을 굴리고 또 굴렸다는 의견을 내놓았었다. 이렇듯 하나의 사물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에 따라 삶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 교훈적이다. 그림자로만 된 그림책의 경우 금방 특정 그림을 찾는 이가 있는 반면 좀처럼 찾아내지 못하는 이가 있듯 말이다. 아마도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본다면 이전과는 다른 사물이 가진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지 싶다. 세상에 나온 모든 것들에는 의미가 없는 것은 없다. 아무리 소소한 것들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된 것처럼... 모든 사물에는 사물 나름의 쓰임이 있을 것이다. 이 책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읽으며 심미안... 제3의 눈으로 본다는 것을 되새김질해보았고... 하찮은 것의 소명... 내게 있어 보잘 것 없는 삶이라도 태어난 이유가 있음을 돌아보게 만든 책이 되었다.
|
|
예전에『사물의 철학』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사물의 철학』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사물을 모아놓았는데, 가로등, 거울, 달력, 립스틱, 명함, 버스, 생수, 선글라스, 연필, 의자 등 항상 내 주변을 맴돌았지만 나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았던 다소 사소한 것들에 대해 세세하게 살펴보며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매일 이용하기도 하는 물건들에 대해 재인식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번에는『사물의 철학』이 2015년 출간된 후 3년이 지난 후에 이 책『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도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사물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낸다.
![]()
![]() 이 책의 저자는 함돈균. 2006년『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 시야로 결합시키는 이론, 문학사연구와 현장비평에 매진해 온 문학평론가다. 인문정신에 담긴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실천적 생각발명그룹 시민행성'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사물을 다룬 이 두 번째 책에서 계단, 칫솔, 스쿨버스, 단추, 사다리, 좌변기, 텀블러, 콘센트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인공 사물들에 대해 또 한 번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대화의 목표는 역시 새로운 시각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마치 낡은 사물에서 빛나는 비유를 창조하는 시인처럼 가장 익숙한 것으로부터 낯선 질문을 발명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나 흥미진진한 지적 여행이 될 것인가. 내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사물들은 외양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실은 '코끼리를 삼킨(숨기고 있는) 어떤 것들'임을 볼 수 잇는 눈을 갖게 된다면 참 좋겠다. (12쪽_저자의 말 中) 사물들의 순서는 기역니은 순으로 되어있다. 가위, 계단, 고궁, 고글, 교과서, 구루프, 귀도리, 나무 펜스, 노란 리본, 다이어리, 단추, 드론, 등산 스틱, 라디오, 마우스, 만년필, 목욕탕의 탕, 무대 조명, 묵주, 바둑알, 박스, 방제복, 밴드, 베개, 벤치, 비누, 비자, 빨대, 사다리, 센서, 손톱깎이, 숟가락, 스쿨버스, 스툴, 스피커, 실타래, 쓰레기통, 아파트, 액자, 에어컨, 에코백, 열쇠고리, 인형뽑기 기계, 정수기, 조리, 좌변기, 주유기, 지갑, 참빗, 책, 철조망, 칫솔, 코인, 콘센트, 타일, 텀블러, 트렁크, 티백, 파티션, 포스기, 핫바디, 핫팬츠, 향, 헤어드라이어, 형광등, 화분, 확성기 등 67가지 익숙한 일상 사물들을 가장 힙하고 낯설게 사유하는 인문적 훈련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순서대로 보아도 되고, 이들 사물 중 관심 있는 사물부터 펼쳐 읽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짤막한 글 속에서 생각의 끈을 놓치지 않고 새롭게 사유의 오솔길을 거니는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생각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이 생각에 이어서 펼쳐나갈 수도 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밴드_상처 난 자리가 중심이다. 몸이란 참으로 예민해서 아주 작은 상처, 아주 작은 통증만 생겨도 신경은 그 자리를 향해 쏠리고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 이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것이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배꼽일까, 심장일까, 얼굴일까, 아니면 허리일까. 혹시 중심은 고정적인 특정 자리가 아니라, 이 작은 사물을 붙여야 하는 그 상황에서 발생한 바로 그 상처의 자리가 아닐까. 상처에 몸 전체의 신경이 집중됨으로써 육체와 정신도 꼼짝없이 그 자리에 구속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 작은 밴드란 결코 만만한 사물이 아니다. 몸의 '중심'을 긴급히 돌보는 사물이니 말이다. 이런 사고를 확장시켜보자. 사람의 신체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중심이 있다면? 지금 이 시각 아픔을 호소하는 곳이 있다면, 그런 존재가 있다면 거기가 바로 사회의 중심이요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자리가 아닐까. (111쪽)
![]()
![]()
![]() 세상을 우주적인 시야로 보는 법도 있고, 미세한 부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보는 방법도 있다. 이 책은 짚어보지 않으면 그냥 스쳐지나가도 이상할 것 없는 물건들에 대해 진지하게 사유하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살펴보게 하는 책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사소한 듯한 사물들에도 할 말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로는 지금과 다르게 사물을 인식하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
|
우리는 수많은 사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물은 큰 의미없이 우리 삶 속에서 침묵?하며 흘러간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사물들을 다시 바라본다. 별로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일상의 사물들에서 발견하는 철학적인 생각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초반부에서는 '고궁' #oldpalace 에 대한 내용에 시선이 갔다. 책은 읽어보지 않았으나 E. H. 카의 유명한 명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에 대해 생각을 하니 궁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해봤었나 싶기도 하다. '과거'라는 외형을 띤 '공원'이라는 말이 쿡 질리들 와닿는 것은 그 이상의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만년필'이 영어로 #fountainpen 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아 부끄러웠다. 그것 보다도 생각하지 않던 '찌르는 방패'에 대한 저자의 생각 '만년필로 쓰는 글은 찌르되 동시에 해치지는 않는 것, 그러므로 표면의 날카로운 논리가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가치를 보호하는 방패가 되기 위한 정신의 운동이라는 사실, 바로 그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p.86)에 대해 떠올리며 앞으로 만년필을 사용할 때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중반부를 넘어 만나는 스쿨버스 #schoolbus 는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접하게 된다. '도로 위의 메시아'라고 하기에 비약이 너무 크지 않은가? 했으나 내용을 읽다보니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물이었다. 그리고 하반부로 다가가며 만나게 되는 책 #book '이상한 나라의 아날로그'라는 수식도 흥미롭다. 왜 '이상한 나라의'인지는 대충 예상을 했으나 글로 다시 확인한다.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물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익숙함은 별 생각없이 대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익숙함 속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글로 표현한다. '낯설게 하기'란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유에 대해 괜찮은 책을 택했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았던 사물들이 정체된 내 생각에 파문을 일으키는 시간이었다.
|
|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부제로는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이라고 달았다. 참 맛깔나는 책이다. 제목에 나오는 코끼리는 당연히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무기가 삼킨 그 코끼리다. 그러니까 어른들 눈에 엉뚱하게 비쳤던 그 모자가 사실은 이무기이고, 모자처럼 보인 이유는 이무기가 코끼리를 삼켰기 때문인데, 어른들은 그저 겉모습만 보고 모자라고 판단해 버렸다. 그래서, 이 책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은 저마다 이무기의 다른 변형이다. 표지를 보면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코끼리를 이루고 있는 온통 산만한 저 사물들은 모자이고, 빨대이며, 구두, 반창고, 가위, 책 같은 사소한 것들이다. 코끼리 몸을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바코드 리더기와 드론 같은 최신 사물도 보이고, 옛 가옥이나 빌딩, 계단 같은 이색적인 사물도 보인다. 결국 그것들은 겉으로 보기에 코끼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저마다의 다른 깊이와 넓이로 존재하는 사물들이다. 문학평론가인 함돈균은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인 시야로 결합시키는 현장비평가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그의 이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눈만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사물들을 저자만의 시선으로 철학적으로 그러나 무뚝뚝하거나 난해하지 않은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몰래 숨겨놓은 곶감 빼먹듯 아껴가며 하나의 사물씩 탐독했다. 거의 70개에 가까운 사물들이 저자의 눈에 포착되어 아낌없이 다른 모습으로 관찰되고 사유되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물이라고 생각되는 가위, 단추, 라디오, 만년필 같은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물로 접근하기 어려운 신상 잇템인 귀도리(나는 이 책에서 귀도리를 처음 알았고 얼른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다. 나는 아직 한번도 실제 귀도리를 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마 이제 알았으니 이번 겨울에는 만나볼 수 있으리라.) 텀블러, 구르프, 핫팬츠, 핫바디 같은 것들도 있고, 인형뽑기 기계, 콘센트, 스툴, 스쿨버스, 주유기 같은 사회적인 것들도 있다. 어떤 사물이든지 작가의 눈에 포착되면 벗어날 길이 없다. 사물인터넷이 4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그 사회가 오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모르겠다. 우리는 사물을 사물 그 너머에 있는 추억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빗이나 철조망 같은 그런 사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아픔과 아련함 같은 그 뾰족한 무엇. 그래서 실타래는 우리에게 문제라는 것은 풀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실마리를 찾아 끈기 있게 풀기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면 좋겠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인데, 이 책이 참 쓸모 있고 좋은 건, 사물이라 이름 붙인 다양한 작은 것들 어딘가에 깊이와 넓이와 사유와 행복과 감사와 사랑을 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면 결코 책에 소개되지 않았을 많은 작은 것들이 이제는 외롭지 않게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물들을 작가의 글로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사람에게 유년기가 잇는 것처럼, 사물에도 유년기가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세상에 출현하는 최초의 순간을 떠올려보라. (008쪽) 사람살이는 곧 인공 사물과 관계 맺는 일이다. 삶은 도구와의 관계 연속성 안에 있다. 사람들은 흔히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의 연속이 인생이라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람보다 도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더 길다. (009쪽) (가위) 어릴 때 자주 들리던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소리. 그 가위는 아무것도 자르지 않는다. 두 개의 날이 엇갈리며 만들어내는 명랑한 율동감과 소리 자체로 음악적 퍼포먼스를 구현할 뿐이다. (020쪽) (노란 리본) 우리의 봄은 결코 2014년 세월호 사건 이전의 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변색된 봄의 이미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사물에 대한 사람의 감수성을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나누는 절단면, 이것을 철학자 들뢰즈는 ‘사건’이라고 불렀다. ‘사고’는 ‘처리’되면 끝나지만, ‘사건’은 집요하고 철저하게 ‘해석’되어야만 한다. (059쪽) (다이어리) 마법은 그때 시작된다. 이 사물은 시간의 주인이 되려는 개인의 의지와 소망을 담은 노트다. ... 미래는 본래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방향에 놓인 시간의 속성을 뜻하는 말이다. (063쪽) |
|
어린왕자의 모자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사물을 다르게 보는 시선의 차이는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까지 느끼게 합니다.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은 일상의 사물에 대한 지적 여행으로 정치, 예술, 인문, 테크놀로지에 대한 시선을 알려준다고 되어있네요. 일상을 다르게 보는 독특한 시선과 생활을 다루는 사색이 기대되었습니다. 본문 맨 처음엔 가위는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용도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계단은 과정으로만 존재하는 사물이다. 올라가는 길이 됐든 내려가는 길이 됐든, 이 사물은 일정한 방향을 지시하며 그 방향의 목적지에 도달하면 그 존재도 끝난다.
가위와 계단에 대한 이미지를 초현실주의 분위기가 나는 삽화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고궁-역사는 현재와의 대화다 고글-불가능한 싸움
다이어리-반짝이는 건 출발의 순간 닿고 싶은 시간의 섬들을 정해놓고 그 방향을 다이어리에 적으며 계획한다 해서 그 섬에 항상 닿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물에 무언가를 적는 순간 나는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반짝이는 시간의 실루엣을 볼 수 있다. 이 실루엣은 내가 의도한 여행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확신의 결과물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 시작을 결심하는 순간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음의 보물섬같은 것이다. 단추-머뭇거림의 존재 양식 드론-전지적 시점의 미디어 라디오-라디오 스타 마우스-클릭이 시작이다 그 세계로 들어가려면 우리는 반드시 한 점을 클릭-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년필-찌르는 방패 목욕탕의 탕-카타르시스형 사물 무대 조명-생명을 품고 있는 어둠 어둠은 혼돈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그것은 생명을 예비하고 생명을 품고 있으며 생명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그 자체로 온전한 시간이자 세계다. 그런 점에서 빛을 '조명'하는 사물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의 어둠을 관장하는 사물이다. 묵주-기도에 깃든 장미향 이 책에선 사물을 언급하고 그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유명 철학자의 말이 인용되기도 하고,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주제에 맞는 특이한 삽화로 화집을 보는 듯한 기분도 느끼게 하네요. 진지한 말과 사색적인 표현이 많은 책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알고 있는 대상을 통해 함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그러나 내가 이 대화에서 추구했던 것은 공동의 상식적 시각이 아닌, 오히려 그것에서 벗어나거나 넘어선 시각이었다. 표면의 모자가 아니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보는 너머의 눈, 존재의 깊이에 닿는 대화 말이다.” 함돈규 작가의 저서 <사물의 철학>은 시스루에서 포스트잇까지 수 많은 사물을 다양한 철학적 성찰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조금 더 심화되고 깊이있는 시각으로 사물을 풀어낸 <코끼리를 삼낀 사물들>이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사물부터 낯선 사물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들을 바라본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사물이 결합되어 있는 '만년필'에서는 한비자의 양립할 수 없는 논리의 비공존성과 마크 트웨인의 찌르는 웃음을 읽는다. 간단한 조작으로 인간의 시야를 넓힌 '드론'에서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찾아낸다. 걸그룹의 핫팬츠에서는 해방감과 주체성, 관음증 등의 아젠다를 끄집어내며, 에코백은 유행을 넘어 도덕적, 정치적 무의식의 세계로 나아가는 기호라고 해석한다. 저자는 '사물'을 단순히 사물로 보지 않고,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시간과 국가의 체제를 개념화하는 정서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이후, '노란 리본'은 한국인들에게 '비극과 모순의 상징'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인형뽑는 기계'는 어떠한가. 인형을 뽑으리라는 기대보다는 뽑는 행위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에서 허무주의를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사물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다. 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생각하는 역발상은 격변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표면의 모자가 아니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리고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보는 너머의 눈을 주목한다.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멋진 통찰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 예고하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