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열하는 태양, 죽어라 악을 쓰고 우는 매미 소리 아무도 지나가지 않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니 않는, 강원도 산골 오지의 보건진료소 보건진료원 강경민. 아무도 드나드는 이 없는 골지천변 회장님 별장에 호출된 그녀 앞의 낯선 환자.
"나 다른 것도 잘하는데.....마저 할까요?"
그땐 미쳤었다. 한낮의 쏟아지는 폼역 속 찢어지는 매미 소리가, 차 한 대 지나지 않는 바싹 마른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열기가 자신을 미치게 한 거였다. 그 무료함 속에 나타난 잘난 남자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한 번쯤 미쳐 보는 게 어떻겠냐고. 감정도 없이 그 잘난 육체로 자신의 혼을 빼놓고 영혼을 빨아 먹은 존재가 이제 와 제게 속삭였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초반에 왠지모르게 좀 산만하고 집중이 잘 안 되서 이 책, 마음 비우고 끝까지 읽는 걸로 만족해야 겠다 하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오~ 왠걸? 어느 순간부터 몰입되더니 쭈욱~ 잘 읽히더라.
남주여주가 만나고 유체적 관계를 맺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는 이 시간이 짧다면 짧다. 그땐 미쳤었다. 자신을 미치게 한 거였다, 잘난 남자가 유혹하고 있었다 한 번쯤 미쳐 보는 게 어떻겠냐고 라는 소개글에 있는 이 말들이 책을 읽기 전엔 아, 그런가 보다 라고 단순히 생각하고 끝나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정말 공감이 된다.
매마르고 이성적이라 할 수 있는 여주가 어느 날 눈 앞에 나타난 잘난 남주한테 무한정 휘둘리는데이게 '너 바보냐? 등신이냐? 넌 속도 없고 존심도 없냐?'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이럴수도 있지 충분히. 감정이 이성을 지배할 수 있지. 시간이 문제야? 빠져드는데 어쩔 거야' 라는 생각이 든다.
남주 캐릭터가 매력이 있다기 보다 뭐랄까..사람을 조금은 긴장시키고 초조하게 한다고 할까? 어떤 게 정말 당신이야? 가 아니라 이 모든 모습이 다 당신이구나 라는 걸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경민이도 책을 읽는 나도. 여주가 참 괜찮다. 남주보다 여주에게 높은 점수 주는 거 드문 난데 이 책은 여주가 더 마음에 든다.
책 처음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언급되는 에어컨과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 찌는듯한 더위 등등. 계속 반복되는 이런 묘사들과 설명들이 조금은 지겹기도 했지만 책을 덮으면서 다시 본 책 표지와는 참 잘 어울린다 싶기도 하더라.
굿^^ |
|
경민은 언니가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떠나고,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심신이 힘들어지자 종합병원간호사를 그만두고 시골 보건소로 지원하여 한가한 시간을 보내며 안정을 찾아가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