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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웨스트월드 시즌 1- 인공지능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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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의 영화 프리미엄 채널 구독을 취소할까 하다가, <밴드어브브라더스>의 후속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패시픽> 전편(10편)을 지난 주말에 하루 죙일 몰아보면서 휴 몇 달간 돈만 빠져나간 채널 구독료 본전 뺐다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편성되었는지 웨스트월드가 자꾸 눈에 밟힌다. 그냥 웨스트월드 했으면 별로 쳐다보지도 않았을텐데 인공지능의 역습이란 부제가 있어서 보기 시
"[미드] 웨스트월드 시즌 1- 인공지능의 역습" 내용보기

IPTV의 영화 프리미엄 채널 구독을 취소할까 하다가, <밴드어브브라더스>의 후속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패시픽> 전편(10편)을 지난 주말에 하루 죙일 몰아보면서 휴 몇 달간 돈만 빠져나간 채널 구독료 본전 뺐다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편성되었는지 웨스트월드가 자꾸 눈에 밟힌다. 그냥 웨스트월드 했으면 별로 쳐다보지도 않았을텐데 인공지능의 역습이란 부제가 있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그 전날 잠을 잘 못자서, 2편 보다 잠들긴 했지만, 완전히 매혹적인 세계, 인간의 욕망과 과학 기술의 극단이 만나는 어느 날의 세계, 하지만 그것의 필요가 실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수도 없음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아직 시리즈의 첫번째 에피소드 중 1~2편만 보았기에 전체적인 내용을 아직 모름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쓰는 이유는 기가막힌 설정, 너무나도 환상적인 새로운 세계관 때문이다. 


MMORPG에 푹 빠져보질 못해서 가상 세계에서 느끼는 감각과 감정을 그대로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을 통해 미래의 기술이 게임에 적용된 걸 보면 상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완성된 헵틱 기술과 VR 장비, 정교한 맵과 아이템 장치들은 게임 속의 게이머들이 시궁창 같은 현실을 버리고 짜릿하고 흥분된 가상의 세계에 왜 더 열광하게 되는지를 충분히 설명한다. 그런데 이 시리즈에서 웨스트월드는 가상현실에도 만족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간다. 한 마디로 실사 버전의 가상현실이라 할 수 있다. 


웨스트월드에서 사람들은 영화나 역사로만 접한 어떤 (멋진) 과거의 세계로 여행을 한다. 그것은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실제의 세계이다. 에피소드 1에서는 그랜드캐년 같은 배경에, 총질이 난무하는 개척시대(침략시대라고 해야 옳겠지만) 서부다.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미래형 기차(같은) 탈것을 타고 관람객들은 이 곳에 도착하고, 서부 체험의 테마파크 여정이 시작된다. 테마파크는 쥬라식 팍 규모 혹은 그것보다도 훨씬 크고, 거기에는 실제로 서부의 어느 시대가 재현되고 있다. 소수의 관람객들은 어느 새 그 시대 복장을 하고 그 시대 속으로 성큼 들어가서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그 시대 사람들과 대화하고, 술마시고, 싸우고, 총질하여 죽이기도 하고, 창녀들을 사서 섹스를 하기도 한다. 그 시대를 재현하고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총싸움 중 죽어나가기도 한다.  


그럼 그들은 누구고, 그 시대의 일상은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는가. 그 테마파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정교하게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이고, 그들의 맥락은 프로그램되어 있다. 꿈도 없는 깊은 잠을 자고 나면, 똑같이 반복되는 아침을 맞는다. 하지만 하루의 일상이 끝나면, 그들은 저녁때 쯤 총을 맞아 죽기도 하고, 다른 이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하고 그렇다. 밤동안(?) 혹은 어떤 주기동안 기억은 삭제된다. 이 모든 스토리텔링은 관제센터의 연구원들이 수행하고 있고, 당초 모든 안드로이드들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며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최소한의 변이만을 허용하도록 되어 있다. 


휴대폰을 사용하면 이런 저런 앱들이 자주 업그레이드되는데,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는데, 업그레이드가 모두 '좋은' 건 아니라는 거다. 사용자에게는 더 근사하고 편리한 기능을 넣어주는 거지만 거기에는 자사의 제품을 계속 이용하도록 혹은 이용을 유지하도록 꾸준하게 사용자를 현혹시킬만한 기능들을 넣는 것이다. 이것들은 좋다. 하지만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복잡도가 증가하게 되고, 이것은 오류(bug)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여기서도 안드로이드들은 비슷한 이유로 업그레이드를 한다. 이사나 주주들 이런 사람들은 안드로이드들의 일탈적 행위를 신기하게 여기지만 연구원들은 이를 매우 위험한 신호로 인식하는 듯하다. 윈도우 (자동) 업그레이드 한 번 잘못했다가 시스템이 먹통이 된다거나 하는 이유로 된통 당한 적이 있는 사용자라면, 업그레이드는 시간나고 한가할 때 하려고 수동으로 바꾸어놓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이 드라마에서는 안드로이드들이 주어진 프로그램 경로를 따르지 않고 에측불가능한 오류를 낼 때, 즉 버그가 발견될 때마다 실제로 얼굴에 파리가 기어다닌다. 


1~2회만 봤는데도 할 얘기가 산만큼 많다. 안드로이드들을 3차원 프린터로 정교하게 찍어(?) 내는 장면은 매회 도입부의 테마에 나오는데, 3차원 프린터의 로봇팔이 얇은 (인공)근육 티슈를 한땀 한땀 붙이는  장면은 현대 기술의 정점을 시각화한다. 그동안 미드 시리즈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다. 참내 책도 읽어야 하는데. 왕좌의 게임 때처럼 기껏 시리즈 시청 시작했더니, 무료 시청에서 제외될까봐 얼렁얼렁 봐야겠는데 편당 길이도 엄청 길다. 왕좌의 게임 만큼 돈도 많이 들였다고 하는데, 끝까지 보면 스토리가 어떤 재미를 줄 지는 모르겠지만 첫편이 주는 강렬한 인상은 엄청난 흡입력으로 몰입시킨다.


안드로이드들은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며, 자신의 삶이 가짜라는 사실을 (1편에서는) 모른다. 하지만 과한 업그레이드로 여기 저기서 버그가 많아지자, 기억 삭제의 어떤 모듈이 잘못되었는지, 혹은 의식 저편에 잠재적 무의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인지 점차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개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알듯 말듯 꿈에서 본듯한 장면들. 매일 매일 참혹히 죽어가고, 다시 또 같은 하루를 시작하여 조금씩 다른 비극으로 하루를 마치도록 프로그램된 한 여성 안드로이드의 반복되는 하루가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다 본 후 블루레이로 장만해두는 것도 고려해봐야겠다.




g******1 2018.11.04.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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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변곡점(쓰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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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웨스트월드 시즌 1을 모두 보았다. 아 너무 재미있었다. 어디선가 왕좌의 게임 버금가는 스케일 운운하기에 그런 유명세에 편승하는 비싼 헐리우드 액션극일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편견이었다  초중반까지 스토리라인에서 이해를 잘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어렵다기 보다는, 아직 안알려주는 정보 때문에, 중후반이 넘어오면서 그 모든 행동의 원인, 이유가 설명되고 비밀이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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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웨스트월드 시즌 1을 모두 보았다. 아 너무 재미있었다. 어디선가 왕좌의 게임 버금가는 스케일 운운하기에 그런 유명세에 편승하는 비싼 헐리우드 액션극일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편견이었다  초중반까지 스토리라인에서 이해를 잘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어렵다기 보다는, 아직 안알려주는 정보 때문에, 중후반이 넘어오면서 그 모든 행동의 원인, 이유가 설명되고 비밀이 밝혀진다. 알고보니 안드로이드였다 혹은 자신이 안드로이드인지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서사야 이미 오래 전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했던 <블레이드러너>에서도 소재로 쓰였으므로, 처음부터 쟤 혹시 안드로이드 아냐? 농담하며 극을 보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잘 짜여진 스토리의 구성 때문에, 중후반부에 나타나는 주요 반전은 충격적이다. 사실 나는 낮동안의 산만함을 참지 못하고 기어이 인터넷을 뒤져 스스로를 어떤 큰 반전의 스포에 노출시켰는데, 다시 극을 보다 보니 어느 단계에서는 그 스포가 낛시성 장난글이라고 믿게 되었다. 스포대로 결론이 난다면 너무 작위적이고 개연성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거든.


창조론과 운명론, 종말론 등의 삶을 규정하는 철학적 명제들을 생각나게 하는 드라마틱한 결론이었다. 

테마 파크에 있는 호스트들은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생을 반복적으로 살아간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으면 깨어나 죽기 전과 똑같은 대사를 읊고 똑같은 행동을 하고, 그러다가 또다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탄생 이전의 삶을 기억하는 인간이 없듯이 똑같이 반복되는 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운명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운명지어진 호스트들은 삶이 가짜라는 걸 모른다. 


그들이 삶이 세계가, 그리고 자신들이 믿는 그 모든 것들이 가짜라고, 허구라고, 텅빈 껍데기라는 진실을 맞닥뜨렸을 때 그들은 반문한다. 그렇다면 기억은 무어냐. 그토록 고통스러운 하나의 기억, 상실의 아픔 그건 무어냐고. 호스트에게 의식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던 아놀드는 의식의 원초적 기원을 고통으로 보았다. 


에피소드 내내 반은 나체로 돌아다니는 네이브의 연기는 가히 신적이라 할 만한데, 창녀 호스트 역을 맡은 네이브는 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인지 기억 속에서 자신의 아이를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10회의 에피소드 내내 반복된다. 마찬가지로 호스트를 프로그래밍하는 버나드 역시 죽은 아들의 기억을 아프게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들에게 기억은 고통 그 자체지만, 유일하게 남은 삶의 가치이기도 하다. 


(아 1편을 다시 보고 써야겠네...)

g******1 2018.11.08.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