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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사회파 미스터리 대부로 불리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대표작 <제로의 초점>이다. 그의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의 일상과 소재들을 주체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기존 미스터리 소설처럼 작가적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특별한 인물이나 독특한 설정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테두리 안에서 시대를 반영하고 극적인 묘미를 주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로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 다카무라 가오루, 히가시노 게이고 등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미모의 회사원 이타네 데이코는, 광고대리업계에서 명망 높은 A광고회사 호쿠리쿠 지점장 우하라 겐이치를 중매로 만나 결혼한다. 데이코는 스물여섯 살, 우하라는 그보다 열 살 연상이다. 우하라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고, 아오야마에 사는 형님 부부가 가족의 전부다. 데이코는 남편의 신상에 대해 아는 바가 적어, 우하라가 일하는 북쪽 지방으로 신혼여행을 권유하지만 우하라는 이를 거절하고 다른 코스를 밟아 여행한다. 남편은 결혼과 함께 도쿄 본사 발령이 났지만, 사무실 인수인계와 정리를 위해 자신의 후임과 함께 가나자와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데이코가 본 우하라 겐이치의 마지막 모습이 된다. 예정보다 늦어진다는 엽서를 보내온 남편은 그 뒤로 소식이 없고, 급기야 회사 측에서도 남편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아련히 동경했던 북국의 땅을 남편의 실종으로 인해 데이코는 밟게 되고, 가나자와 경찰서에 실종 신고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미군 점령 시기에 남편이 다치가와 경찰서에 배속되었던 전직 경찰인 점과, 풍기단속반 소속으로 매춘부 단속을 담당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그 가운데 남편의 형 소타로는, 은밀히 가나자와 시내의 모든 세탁소를 방문하는 수상한 행동을 보이다가, 가나자와 남쪽 산악지대 인근 여관에서 청산가리가 든 위스키를 마시고 돌연 사망한다. 함께 동행했던 여자는 미군을 상대하는 밤거리 여자처럼 치장한 젊은 여자였다는 것이 목격자 진술이다.
데이코와 남편의 후임 혼다는, 우하라가 근무하는 지점의 최고 고객이자 지방의 유력인사로 통하는 무로타내화벽돌의 무로타 기사쿠 사장실을 찾아간다. 그곳 안내 창구 여직원인 다누마 히사코의 남편이 얼마전 죽고, 사장의 아량으로 그 부인을 고용했다고 사장의 젊은 아내 사치코가 전한다. 그리고 미군과 영어로 대화하던 히사코의 대화내용을 듣던 데이코는, 그녀가 매춘부들의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데이코에게 그 내용을 들은 혼다는, 히사코의 뒤를 캐기 시작하고 난데없이 히사코는 도쿄로 도망친다. 히사코와 그의 남편 소네 마스사부로는 내연관계일 뿐 정식 호적에 오른 상태가 아니고, 그녀의 남편은 본인 의지로 자살했고, '소네'라는 자수가 상의 안주머니 위에 적힌 점을 듣게 된다. 소네 마스사부로가 죽은 날과 남편 우하라 겐이치가 실종된 날이 일치한다. 그리고 히사코의 뒤를 쫓던 혼다 씨의 비보를 듣는다. 장소는 히사코가 이사한 집이었고, 사인은 청산가리 중독이었다. 데이코는 남편, 남편의 형, 남편의 후임 세 사람의 죽음 앞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혼자만의 외로운 수사를 시작한다.
<제로의 초점>의 시대적 배경은 1958년이고, 데이코의 행동과 생각의 흐름대로 서술하는 일인칭 주인공 주관적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 의문을 품었던 모든 것을 동원해 데이코의 담담한 느낌따라 안내받게 된다. 그녀가 이끄는대로 추리하고, 모든 경우의 수를 떠올리게 된다. 그녀의 육감과 직관은 확신에 근접할 만큼 뛰어나고, 합리적인 상상력 위에 논리적인 해명이 따라붙는다. 시종일관 초라한 농가와 화려한 저택을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이 따라붙는데, 사건의 열쇠처럼 데이코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으나 핵심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교나 장치조차도 미스터리의 함정이 아닐까? 영화 <제로 포커스>로 한국에 출품되었다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흥행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잔혹하고 선정적인 것에만 중독된 독자라면 미스터리라고 해서 덥썩 잡았다간 큰코 다친다. 쟝르가 서정적인 한편의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이라는 이념과 갈등을 배제하고, 패전 직후 미군 점령기라는 대혼란을 겪은 일본 여성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참극을 떠올린다면 그녀들의 수동적인 삶을 적절하게 잘 묘사한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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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의 출근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잘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손을 흔드는 남편을 바라보는 것. 어제와 똑같지만, 나는 내일도 그 모습 그대로 똑같기를 바라게 된다. 너무 평범해서 쳇바퀴 도는 것 같은 똑같은 그림. 하지만 나는 그 똑같은 나의 일상, 우리 집의 일상이 눈물 나게 감사했다고 하면.. 오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곧바로 출장을 떠난 남편 우하라 겐이치. 선을 보고 호감을 갖고,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결혼한 열 살 연하의 신부 데이코는 그런 남편이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출장에서 돌아와야 할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데이코는 남편의 행적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데에코는 남편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자신은 남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편의 과거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고, 남편의 행동엔 어떤 수상한 점들이 있었는지 하나 씩 찾아가는 데이코는 남편이 자신에게 숨겼던 과거가 있음을 알게 된다. 데이코와 결혼을 결심한 그때 남편은 데이코를 진심으로 대했던 것은 분명한데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남편이 없는 이 세상에서 남편의 흔적을 찾아가는 데이코는 그 접점에서 여자를 찾게 되고, 또 다른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전쟁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나 여자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다. 본토에서 전쟁을 하지 않았던 일본이 이럴진대, 전쟁의 한복판 이었던 우리나라는 또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았을지... 생각이 많아진다. 2차 세계 대전에서 패한 일본에 미군들이 들어오고, 그 미군을 상대하는 여자들이 생긴다. 미군들을 상대하는 사람 중에는 타의가 아닌 자발적인 여자들이 있었다. 심지어 배웠다고 하는 여인들이 미군을 발판 삼아 성공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하지만 이후 미군이 철수하면서, 여인들은 그대로 일본에 남게 되고, 과거 자신의 행적을 세탁(?)하고 싶었던 여인들이 생기게 된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싶은 여인과 그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주위에 존재하는 것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는 껄끄러운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면.. 내가 결혼할 때도 말들이 많았다. 만나고 3개월 만에 결혼한 나를 보고 주변에서 더 난리가 났었다. 상대에 대해 뭘 안다고 결혼을 서두르냐, 적어도 1년은 만나봐야 하지 않겠느냐, 혹시 속도위반 아니냐, 너 혹시 남자에게 책잡힌 것 있냐... 등등 하지만 결혼이란 참 이상하다. 죽을 만큼 사랑한 사람과 결혼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전부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다만 결혼이란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게 되었다. 서로에게 딱 맞는 타이밍이 있어야만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것을 보면 오래 사귄다고 해서, 짧게 사귀고 결혼한다고 해서 못사는 것도, 잘사는 것도 아닌 것 같다.
3개월 만에 결혼한 나는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잘 살고 있다. 두 아이를 낳고, 평범하지만 오순도순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해 하며 산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한 남편이 무사히, 그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것. 그것 역시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의 평범한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될 수 있다는 것. 나의 오늘, 나의 하루, 나의 사랑하는 사람 모두에게 고마운 그런 하루다. 무사히... 퇴근해 내 곁으로 와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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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아버지', '일본 문학의 거인', '일본의 진정한 국민 작가' 등과 여러 가지 수식어로 존경받는 작가입니다. 41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문단에 데뷰 하였지만 82세에 숨을 거둘 때까지 소설, 논픽션, 평전 등 천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저는 미스터리 작가로서 지은이를 좋아합니다. 그는 미스터리에서 사건을 해결하거나 복잡한 트릭을 푸는 것만큼 범죄의 사회적 배경과 범인의 동기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는 일상을 배경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미스터리 세계를 창조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데이코'는 중매를 통해 열 살 연상의 '게이치'와 결혼을 결정 합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왔지만, 남편은 아직까지 낯선 타인인 듯합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출장을 떠나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회사일을 정리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 남편이 그대로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남편의 실종이라는 뜻밖의 사태에 망연자실할 겨를도 없이 데이코는 남편의 자취를 찾기위해 도쿄를 떠나 남편이 생활하던 북쪽 땅 가나자와로 떠납니다. 남편의 직장 후임자인 '혼다'의 도움으로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이 곳 저 곳을 탐문하던 와중에 이번에는 역시 남편의 자취를 찾아서 가나자와에 온 게이치의 형인 '소타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합니다.
남편의 실종 사건과 뒤이은 발생한 시숙의 살인 사건. 눈과 추위의 땅에서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홀로 서야 하는 데이코는 남편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과 진실의 모습에 한 발자국씩 다가섭니다. 적막하고 쓸쓸한 북국의 분위기처럼 슬프고 가슴 아픈 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1959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작가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고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서는 지은이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9년에 '제로 포커스'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합니다. 비교적 오래된 작품이지만 책읽기의 흡입력이 정말 훌륭하여 일단 손에 잡으면 금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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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책의 통계자료에 빠르면
일본, 일본인, 일본문화
정형 저 | 다락원 | 2009년 02월
2009년이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2위이자 추리소설 작가로서는 1위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탄생 100주년이였다. 그리하여 최근에 활발하게 드라마 및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올해 봄에는 히로스에 료코 주연 (그녀는 이 영화로 일본아카데미 우수주연여우상을 받았다...만 수상자가 많더만?!)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 예전엔 난 그닥 이 작가에 대해서 큰 인상을 받지못했는데 (뭐 내가 본격추리물이나 코지/역사추리물을 좋아하니까), 알고보니 ㅡ.ㅡ;;;; 그가 무지하게 좋아해던 작가라나. 그리하여 서재를 뒤집어보니 예전 풍림출판사에서 세로줄로 내놓은 풍림명작추리신서의 마쓰모토 세이초씨리즈를 찾을 수 있었다.
책의 서문을 보자면...
아참, 서문엔 일부 의도치않은 (^^;;;)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다.
다시 서문으로..
이 [0의 焦點]은 앞서 발간한 [풍림명작추리소설신서]의 1작인 [殺意의 斷層]의 저자이며 전후 일본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폭발적인 추리소설 부움을 일으킨 추리소설계의 새기수 松本淸張의 대표작으로서 장편추리소설로는 그의 제2작이 되며, 그의 숱한 작품 가운데에서도 단연 가장 많이 읽혔고, 또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명작추리소설이다.
이 작품은 1959년에 발표된 이래 불과 몇년사이에 100판이 발행될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를 몰아, 그야말로 일본으 추리소설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바 있으며 특히 여성독자들의 방향이 대단했었다. 그리하여 그간 2백만부 이상이 팔렸고 수10개 출판사에서 계속 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 이 소설은 저자 자신이 가장 대표적인 글로 손꼽고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져있다.
신혼 1주일만에 갑자기 실종해버린 남편의 행방을 필사적으로 쫓는 한 여인이 겪는 이 흥미진진한 사건은 1인2역의 그 기막힌 트릭으로 독자를 감탄케 한 바 있으며, 일본에 오늘날 같은 추리소설 부움을 일으키게 한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해 놓았거니와 잇달아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기괴성과 필연성, 극한상황에 놓쳐진 범인의 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전개되는 드릴과 서스펜스는 누구에게나 감탄과 흥분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
원래 저렇게 출판사 자체에서 칭찬하는 이야기는 일부 깎아먹고 듣지만, 이 작품은 음 대단하다. 심지어 그 당시에 이 작품이 나왔을때 아마 다른 추리소설 작가들 많이 좌절했겠다. 추리소설의 수준을 화악 높여놔서.
위의 글에서 또 이해가 가는 것은 여성독자들 반응이 좋았다는것은, 실종된 남편을 찾는 데이꼬가 조용히 추적해가면서 그녀의 섬세한 여성심리가 매우 돋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난 이 작품을 읽고서야 마쓰모토 세이초가 매우 섬세한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북스피어 편집장님이 쓰신 글(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6241619365&code=900315)에 따르면,
미스테리란
"물리적 트릭이 아닌 심리적인 작업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것, 작가가 만들어낸 특이한 환경이 아니라 일상에서 설정을 찾을 것,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을 등장시킬 것, 누구나 경험할 만하고 어디서나 일어날 것 같은 서스펜스를 추구할 것.”
이란 신념을 그야말로 이 작품에서 자알 보여주신다.
일단 이 영화의 소개페이지를 보자면, 등장인물에 실종되었다지만 남편배역은 어디로 간채 사진으로 여배우 3명이 보인다. 책을 읽어도 (사람 이름 외우기 힘들어하는 나에게 기쁘게도) 중요한 인물만 이름이 소개된다. 나중에 가서 데이꼬가 '그때 그런 말이 그런 의미였구나'하고 곱씹는게 여러번 나오니까 어쩜 영화를 보면서도 이들 인물을 중심적으로 보면 재밌을 것 같겠다.
p.s: 1) 아참, 중간에 시의 일부가 나오는데,
In her tomb by the sounding sea...
이건 에드가 앨런 포우의 시 [Anabell Lee]의 마지막행이다.
It was many and many a year ago,
2) 영화는 과거 1961년에 한번 만들어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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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리뷰한 [악의]의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정신적 스승으로 꼽는 일본 작가가 바로 마쓰모토 세이초이다. 전후 일본의 불안한 상황과 일본인들의 심리를 범죄라는 측면으로 접근한 이 작가에게 따라붙는 호칭이 바로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아버지이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여러 작품과 그 작품들에 담겨져 있는 세계관은 후대의 일본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범죄에 접근해가는 과정이 밀도있게 그려져 있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내면 묘사나 당시 배경 묘사는 오로지 마쓰모토 세이초만이 할 수 있는 그런 품격을 가지고 있다.
일본 여성 데이코는 우하라 겐이치라는 남자를 소개로 만나 곧 결혼을 하게 되고, 신혼 생활이 시작하기도 전에 잠시 이별을 하게 된다. 가나자와로 출장을 가는 남편을 배웅하러 기차역에 나온 데이코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그 불안감을 현실이 되어 버린다. 곧 온다고 약속했던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데이코는 스스로 남편의 행방을 찾으러 가나자와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을 통해서 자신이 남편에 대해서 몰랐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된다. 전후 일본의 어두운 상황을 한 일본 여성이 처하게 되는 상횡으로 푸는 작가의 놀라운 능력은 역시나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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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한다는 것,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 자신의 과거가 아무리 암울하다 하더라도 차라리 솔직히 털어놨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참사만은 막을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늦은 나이도 아닌 26세에 주인공 데이코는 10살 차이가 나는 남자와 중매결혼을 한다. 아버지 친구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기에, 믿고 결정을 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데이코는 남편 우하라와 알콩달콩 잘 살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호쿠리쿠에서의 2년여 지점장 생활을 정리하고 본사로 돌아올 준비를 한다고 후임자와 함께 떠난 이후 실종이 된다. 도무지 우하라가 왜 실종 되었는지, 그리고 그의 호쿠리쿠에서 지낸 곳은 어디인지 남편을 찾아나선 순간부터 안개속을 걷는 것 같다. 우하라의 형도 처음엔 별걱정을 보이지 않는 것 같더니, 출장을 핑계로 내려와 동생의 뒤를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하라 형이 살해된 사건이 벌어지고, 데이코를 이제껏 도와줬던 우하라의 후임자 혼다도 살해되고, 우하라의 뒤를 캐면 캘수록 도무지 이해안되는 내용들이 많다. 후쿠오카 생활 당시 우하라와 친분관계가 대단했다는 무로타부부를 만나면서 뭔가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어지나 싶었더니, 그 회사의 안내창구를 담당했던 여직원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나중엔 그녀마저도 변사체로 발견된다. 단순히 치정에 얽힌 살인도 아니었고, 사이코패스를 가진 자의 살인도 아니었다. 어둔 역사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했던 사람의 발버둥이라고 해야 할까? 만약 무로타사장의 아내인 사치코가 우하라를 그대로 믿어주었더라면, 아님 자신의 과거를 남편에게 털어놓고 마음이 가벼워졌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무로타는 사치코를 이해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전쟁이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결코 좋은 기억을 심어주지는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가장 무서운 범죄행위가 아닐까 싶다. 2차세계대전후 미군 점령기의 일본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그리고 그런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선택할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적었을지는 아마 상상도 못할정도일것이다. 데이코는 아마 남편의 실종사건을 파헤쳐가면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졌을것이고, 그녀가 마지막에 읊조렸던 범죄행위는 용서할수 없지만, 그런 행위를 할수 밖에 없었던 동기에 대해서만큼은 비난할수 없다고 한 말을 보면 그런 식으로 용서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별기대를 않고 봤던 책인데, 꽤 두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재미나게 잘 읽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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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26살 새댁 .데이코다. 중매로 만난 10살 연상 우하라와 결혼 막햇다. 현모양처를 꿈꾸는 데이코, 가나자와에서 근무하는 우하라, 도꾜로 옮기기 위해 인수인계작업을 위해 가나자와로 갔던 우하라가 실종이 된다. 회사와 데이코는 그를 찾아 나서는 데. 그 과정에서 형과 그의 행방을 도와주던 혼다가 차례차례 죽는다. 중매로 만난 남편에 대해 잘 모르던 데이코는 남편의 과거를 찾아 경찰관 근무시절도 더듬어 보고 점점 여자관계가 의심스러워 지고 마침내 사실로 들어나고 지방 유지 무로타사장과 우하라의 내연녀 다누마도 죽고 전모가 밝혀진다...
한 남자의 치정살인극 이야기다. 26살 새댁의 아픈 기억이다. 예기는 초반부터 물 흐르듯이 쉽게 쉽게 이어져 나간다. 중반부 접어 들면서 이야기가 고조되고 압축되간다. climax를 위해 서서히 .. 예기는 마지막에 한 치 오차없이 , 찜찜함 없이 마무리된다. 역시 일본작가들의 치밀함, 빈틈없음. 넬슨 드밀, 제프리 디버와 같은 쓸데없는 말장난 하나도 없다. 소설의 교과서, 소설은 이렇게 쓰는 거야라고 보여준다. 잔잔하게 재미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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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데이코는 중매로 결혼을 했다 그리고 회사도 그만 두었다 우하라 겐이치인 그녀의 남편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 쪽 춥디추운 지방으로 신혼여행을 가자는 열살 연하의 신부 데이코의 의견을 나중으로 미루었고 조금은 따뜻한 곳으로 충분히 멋스럽고 살짝 달콤하며 적당히 사랑스런 신혼여행을 다녀오게 된다. 겐이치는 회사의 인수인계를 위하여 가나자와로 떠났다. 일주일이면 출장에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는데 가나자와 우체국 소인이 찍힌 남편 우하라 겐이치의 옆서엔 며칠 늦어진다고 했을뿐인데 더이상 연락도 흔적도 없이 우하라 겐이치는 어린신부 데이코를 떠나 버렸다. 실종신고도 없었다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어떤 흔적도 없다. 결국 아오키(회사상사)와 남편의 근무지로 떠나게 된다. 혼다 요시오(우하라겐이치의 후임)을 만났다. 다카오카에 들린다고 했단다. 혼다군과 함께 남편의 2년동안의 발자취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이사람 연기같은 존재로 살았나보다. 회사의 그 누구도 우하라 겐이치의 현재 거처를 알지 못하고 있다.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앞이 캄캄하다. 회사에서 여관을 잡아 주었지만 여자 혼자의 몸인것도 걱정이다. 그러나 데이코는 주저 앉았을 수만은 없다. 남편을 찾아야 한다. 남편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시아주버니와 그의 아내 나나에를 만났을 때를 떠올려본다 시아주버니는 뭔가를 알고 있는듯하다. 거래처인 벽돌공장을 찾아갔다. 무로타 기사쿠 사장과 그의 부인 사치코를 만났다. 여자의 직감은 데이코에게도 있었다 왠지 사치코의 시선이 마음에 걸린다. 아무 흔적도 찾지 못한체 여자의 육감의 의문만을 품은체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데이코의 심장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기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과 연결된 고리들과 살인의 비참한 사건들과 드러나는 우하라 겐이치의 과거의 모습과 행적들이다. 시대를 벗어날 수 없었던 여자들의 사회적 직위와 그 굴레를 벗어났지만 헤어나오지 못한 기억들 속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더 많이 아팠던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죽음으로 밖에 결정 지을 수 없었던 안타까움이 성난파도소리에 묻힌 무로타의 울음소리가 살을 에이는 추위만큼 끔찍하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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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뛰어넘는 반전과 치밀한 스토리텔링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과 치밀한 스토리텔링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과 치밀한 스토리텔링" 이 소설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문구이다. 책을 펴자마자 빨려들어 3시간만에 독파!!! "7년간의 방"보다도 흡인력이 강한 소설
글을 길게 못 쓰는 병에 걸린지라 죄송합니다. 책~~~정말 재미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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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는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그에 대해 미야베 미유키는 자신의 문학의 아버지라고 하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합니다. 그 외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들 역시 입을 모아서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 마쓰모토 세이초가 생각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은 어떤 모습의 소설을 말하는 것일까. 그는 "물리적 트릭이 아닌 심리적 작업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작가가 만들어 낸 특이한 환경이 아니라 일상에서 설정을 찾으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닌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등장시킨다. 또 누구나 경험할 만하고 어디서나 일어날 것 같은 서스펜스를 추구" 하는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소설, 마쓰모토 세이초의 대표작 <제로의 초점>을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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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사실이 그랬다. 남편의 발자취가 남은 곳이지만 삭막하기만 하고 감정이 스며들지 않았다. 신혼여행 때 먼발치에서 보았던 북국의 하늘 아래, 그 땅에 대한 동경은 참으로 덧없는 감상에 지나지 않았다. 우하라 겐이치와 결혼했다는 것조차 현실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78쪽) 데이코는 중매를 통해 우하라 겐이치를 소개받고 결혼을 합니다. 중매 결혼이라 신랑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차차 알게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신혼여행을 떠납니다. 흐리고 가늘게 뜬 멍해보이는 그의 두 눈과 그녀에게 가끔씩 했던 묘한 말들로 인해 복잡한 과거를 가진 남자라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아차린 데이코, 하지만 별탈없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도쿄의 신혼집에 도착하였고, 겐이치는 예전에 일했던 가나자와에 업무 인계를 위해 곧바로 그녀 곁을 떠납니다. 그런데 12일에 오겠다는 엽서 한장을 남긴채, 그에게서 아무런 소식도 연락도 없습니다. 홀로 이런 곳에 서서 북쪽 바다를 바라보는 자신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사라진 남편을 찾아 헤매는 가련한 아내였다. 의지할 데 없는 젊은 아내가 여기에 있다. (135쪽)
끊임없이 불안해하던 데이코의 불길한 상상은 결국 현실이 되고.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실종을 경험한 데이코, 그런 데이코에게 겐이치는 남편이지만 타인과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한 남자입니다. 남편이라고 부르기에도 이상할만치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그 사람을 찾기 위해 북국의 노도 반도를 헤매입니다. 마치 원래 없었던 존재였던 유령을 쫒듯이 말입니다. 그러다가 사건은 점점 커져서 실종으로 시작했던 이야기가 살인 사건으로 발전합니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점점 미스터리해집니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말했듯이 이 소설의 처음은 평범한 일들의 반복으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남편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사건이 생기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궁으로 빠집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끝을 향해갈 땐 그것이 한 사회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큰 그림으로 이어집니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아버지가 말하는 소설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섬세한 전개와 구성이 돋보인 소설이었습니다. ![]() ![]() ![]() 마쓰모토 세이초 원작 소설, 제로의 초점은 일본에서 영화화되어 국내에도 소개되었다.
1959년 소설이라 오래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영화 한편을 본다는 생각으로 보니, 역사의 유물이 된 각종 소품들과 그 시대 사람들의 사고방식들, 당시 일본 사회의 풍경들까지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보였습니다. 대단했습니다. 특히 북국의 절벽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멋있다'가 아니라 '무겁다'입니다. 곧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 파도를 따라서 올라오는 거센 바람, 그 때문에 살을 애는 듯한 추위와 차가워져 있는 마음, 그리고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과 검은 바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풍경의 장소를 등장인물을 따라서 수없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추위 때문에 얼굴이 다 터서 하얗게 변해버린 것 같습니다. 데이코는 홀로 그곳에 내렸다. 그녀는 흩날리는 눈 속을 뚫고 절벽으로 향했다. 메마른 풀들이 깔렸다. 구름도 낮다. 언젠가 이곳에 왔을 때는 멀리 구름 사이로 한 줄기 햇발이 비쳐 그 부분만 바다가 반짝였었다. 그러나 오늘은 하늘이 온통 검은 구름으로 덮였다. 햇살도 없고 구름도 무겁게 내려 깔렸다. (281쪽)
파도가 소리내 우는 바닷가 묘지. In her tomb by the sounding sea. 작년 즈음에 본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이 생각났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한 쪽은 바다, 반대 쪽은 험준한 산이었던 배경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사회파 추리소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로의 초점>과 정 반대의 그림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3계단>은 한여름 태풍이 불어오는 날의 해안이 주 배경이었고, 시작부터 법과 제도에 대한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있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완전히 반대되는 그림인 <제로의 초점>은, 겨울의 눈내리는 날들, 그리고 일상의 시작으로 잔잔한 파장이 일다가 그 파장이 점점 커지면서 사회 문제가 두각되는 이야기입니다. 패전으로 상처 입은 일본의 여성이 13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했음을 말해준다. 약간의 자극만 있어도 오래된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394쪽) 이 소설에서 말하는 사회 문제라는 것은 전후 일본 사회의 어두웠던 일본 여성들에 대한 애매한 위치와 그 때문에 겪게되는 아픔을 말합니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일본 사회와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길을 걷는 일본 여성들, 그런데 어둠이 걷히면서 드러나는 아픔 때문에 하나의 점이 되어 사라져야만 했던 고통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파 미스터리보다 본격 미스터리를 더 좋아합니다. 사회파 미스터리는 일본 사회에 국한된 내용을 간혹 담고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완전히 공감하기가 힘든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그런 면이 약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역시 대단한 소설이구나를 느꼈습니다. 남들이 인정하는 고수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를 말이지요. 문득 이 소설의 제목, '제로의 초점'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데이코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가면서 혼자서 사건을 추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준경 속의 범인 X를 찾기 위해 초점을 마춰가다가 결국 시야가 하나로 좁혀집니다. 하지만 망망해대에서 바닷바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뜬 가늘고 멍한 눈빛을 하며, 사라져가는 과녁이 하나의 점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그 마음과 심정이 제로의 초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아마 이 시대의 사람들은 제로가 되어 사라져 버렸을 테고, 사회 문제 역시 제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나간 일을 재조명하려는 작가의 초점있는 시선이 없으면 말입니다.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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