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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할머니의 로마인 이야기를 고등학생 시절부터 즐겨 읽었다. 로마 제국의 장대한 역사를 다룬 이 책을 한창 입시 공부에 매진해야할 고등학생이 어떻게 빠져들게 되었나? 그건 바로 2권부터 바로 시작되는 로마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인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 군대가 히스파니아에서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로 진격하는 스피디하고 강렬한 전쟁 이야기 때문이었다.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가 스스로 아마 한니발이라는 남자에게 강력한 애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듯, 한니발의 신출 귀몰한 전략 전술에 로마라는 국가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다. 그의 재능이 가장 빛났던, 로마 사상 최악의 참패로 규정되는 칸나에 회전에서 한니발은 300년 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제가 사용했던 바로 그 전법을 응용하여 몇배나 되는 로마 대군을 거의 전멸 시킨다.
그렇게 이탈리아 반도를 마치 제 집처럼 휘젓고 다니던 한니발이지만, 수 많은 전투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본국에서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소규모 독립부대가 당시 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 가도에 놓여있던 로마 제국을 완전히 쓰러 뜨릴 순 없었다.
전열을 재정비한 로마는 맞붙어 싸우기만 하면 패퇴하게되는 한니발 군대를 이탈리아 반도에 묶어 둔채, 역으로 한니발의 본국인 카르타고 본토를 직접 때리는 전략을 들고 나오고, 마침내 로마 정복을 눈 앞에 둔 한니발은 통한의 눈물을 머금고 이탈리아 반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런 한니발 앞에 나선 것은 20대의 어린 장군 스키피오, 40대 후반의 백전 노장 한니발과 20대의 패기 넘치는 스키피오의 대결은 예상 밖으로 스키피오의 완승으로 끝난다. 스키피오가 한니발을 패배 시키는 결정적인 한 수가 바로, 한니발이 칸나에 전투에서 들고 나왔던 알렉산드로스의 전법이었던 것이다. 한니발은 자신이 로마군을 벌벌 떨게 했던 바로 그 전법에 자신이 패배하게 되는 얄궂은 운명의 장난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