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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딸에게 어떤 존재로 비줘질까?' 구본형작가의 둘째딸인 구해언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내내 자문을 하게 만든다. 변화경영사상가로서는 확고한 위치를 다지고, 연구원들을 양성해가면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갔던 구본형작가, 그의 일상을 들여다본다는 설레임이 기대되어 이 책을 읽게 된다. 아빠 구본형이라는 거대한 산, 그 옆에 작은 언덕을 만드는 구해언작가. 커다란 산이 있기에 그 산을 바라보며 그 산이 주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았을 것이다. 스스럼없이 지내는 둘째딸과의 대화와, 일상, 그리고 편지들을 보면서 나는 딸들과 감정의 교류를 제대로 해 내고 있는지, 커다란 산처럼 안전한 보호막이 되어 주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 홀로 우뚝선 구해언작가, 아빠가 첫 책을 남겼던 때보다 10년은 앞서서 시작한 건 아빠의 힘이지 않을까? 책 전반적으로 잠잠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만큼 작가의 안정된 감정이 보인다. 아빠에 대한 회상과 정원, 회사일,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느낌으로 이뤄진 책이다. 만약에 나의 둘째딸도 아빠에 대한 책을 써줄까? 당당히 아빠 이름을 걸고 말이다. 그런 작은 희망을 위해서는 나 나름대로 딸과의 추억을 만들고, 나 자신이 아빠로서 직장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탁월한 삶을 살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그 노력한 결실을 가족과 나누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딸과 나누는 대화한마디, 스킨십이 더욱 특별히 느껴진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 삶과 내가 바라보는 사람과의 관계가 살며시 각도를 틀어가며 더욱 좋아지는 것을 보면, 나에게 있어 책은 좋은 스승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임에 틀림이 없다. 엉뚱하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신만의 언어와 그림으로, 행동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둘째딸을 생각하니, 입가에 웃음이 맺힌다. '아빠 구본형가 함께'는 아빠를 생각하는 딸이나, 딸을 생각하는 아빠에게 한단계 더 높은 관계를 지향하게 만드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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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구본형과 함께. 이 책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시작으로 수많은 자기계발 저서의 저자이자 변화경영 사상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故 구본형 선생의 딸 구해언님의 책인데요. 생전에 저자가 아빠와 함께 다녔던 '산책', 아빠가 가꾼 '정원', 아빠와 함께 한 '여행', 아빠가 자신에게 쓴 '편지', 아빠가 남기고 간 '서재'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가 저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는 이유는 책의 집필 의도입니다. 바로 사랑하는 아빠와의 추억, 소중했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펜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이 책은 딸이 가지고 있던 아빠와의 추억이 오롯히 텍스트로, 그것도 책으로 세상에 나온 책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이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꿈이 아닐까요?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것일텐데요. 예로부터 위대한 영웅들이 업적을 남기고자 한 이유는 세상이 오래오래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해 자녀가 소중히 기억하고 오래도록 남기기 위해 책으로 출간한다는 것은 아빠들의 로망이지요. 딸 구해언 작가는 아빠 구본형 선생을 '친구'같은 아빠라고 합니다. 세상에!! '친구같은 팀장'처럼 환타지에서나 가능한 줄만 알았던 저에게 심대한 반성을 하게 만들더군요. 친구같은 아빠! 불가능해보이지만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구본형 #구해언 #위즈덤하우스 #아빠구본형과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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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구본형과 함께』
1. 저자에 대하여
구해언, 구본형 선생님의 둘째 딸, 변경연 10기 연구원, 회사원전통적 소설 문법의 자장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적 상상력을 실험하고 허구와 진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장편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섰다.
아빠를 매우 사랑했던 둘째 딸이다. 아빠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신 아빠를 기억하며,
내 삶도 나의 속도와 모양에 맞게 살고 싶다 (Yes 24 발췌)
P20 국물만
한 숟갈 떠서 천천히 입안에 흘려 넣는다. 손댓국은 영혼을 달래주는 힘이 있다. ‘오늘도 애썼다. 욕봤어’ 하고
등을 도닥거려 주는 것 같다.
P45 아빠는
상상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계셨던 것 같다. 그 비법은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상상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모은다. 또 마음에 들었던 발상 한 조각을 간직한다. 그리고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찾는 것이다.
P49 나를 도우려는 힘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게 된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즐거움은 그 힘이 무척 세다. 아빠는 이 선한 영향력을 ‘공헌력’이라고 말했다.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무기가 아닌, 자신의 강점으로 고객을 도와줄 수 있는 차별적인 공현력을 연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내가 남을 위해서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베풀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되고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신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 내가 남에게 나누어 줄 만한 것을 말이다. 단지 그것을 우리가 잘
발견하지 못하고 개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 삶의 목적은 그것을 찾는 과정이고 찾은 사람은
찾은 것을 나누어 주면서 다른 것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공헌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P53 목련
꽃눈을 떠올리면, 때로는 하루하루를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누구도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빳빳한 잎을 늘리고, 가을에
열매를 맺더라도, 겨울은 조용히 준비하며 보내는 것이 목련 나무의 일생이다. 지겹고 긴 시간일 것 같지만, 한 가지 약속이라면 다음 봄은 찾아온다는
것이다. 겨울은 이 기다림에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시간이다. 그것 또한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P55 ‘아름다운
사람’의 정의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찾아 세우고, 자신의 강점을 단단히 버려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
P61 자신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야 한다. 아무도 대신 써 주지 않는다. 태어날
때 하나씩 주어지는 태몽처럼, 삶에도 떠올리기만 하면 가슴이 뛰는 나만의 이야기가 하나 있어야 할 터다. 온전한 자신만의 세계, 그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파도처럼 모래 위에 자신의 노래를 썼다 지웠다 다시 쓰는 것으로 점점 더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마치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철쭉처럼 말이다.
P64 관음죽
꽃은 아주 드물게 핀다. 대략 10년 전후에 한번 정도 피는
것 같다. 이런 드문 개화 때문인지 관음죽의 꽃말은 ‘행운’이다. 행운이라는 것은
결국 매일 조금씩 어제보다 사람만이 만나게 된다. 기회가
왔다고 모두가 행운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미리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행운을 잡을 수 있다. 그러니 조금씩 자신을 키워 나가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관음죽을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나무라고 할 수도 있겠다.
P81 자신의
의견을 가지지 못하면 어떤 분야에서도 쓸모가 없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까지, 많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만들어 내야 한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인생은 자신만의
것이고, 대부분의 인생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철저하게 자기 판단의 몫이다.
P113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사람을 살아 있게 하고, 일상을 전혀 새로운 날로 바꾸어 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증거가 필요한 존재다. 즉 꿈을 이루기 위한 한 번의 행동에는 유통기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멋진 계획이 나의 현실이 된다.
P161 우리는
최고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천재 또한 내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유일함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 유일함이 마음을 끌고 감동을 주는
‘차별성’을 갖추려면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소스가 있어야 한다. 순수한 나의 생각과 경험뿐만 아니라
최고의 것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부지런히 읽고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어제보다 더 나아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이다. 그것이 소명이다. 성장은
승리보다 더 귀중하다. 성장은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하다.
P169 레치얌은 ‘삶을 위하여’라는 뜻인데, 행복한 삶이 아니라 그냥 ‘삶을 위해서’라는 뜻이다. 힘들고
고통스럽고 부당한 삶이더라도 삶은 그 자체로 거룩하고 축하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외할아버지는 포도주
향의 달콤함을 맛볼 때마다 우리 삶이 그 자체로 축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P203 고난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살아라’라고, ‘발견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내길 요구한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패배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어떻게 행동할 지 선택할 수 있다.
P216 ‘지금의
현실보다 좀 더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많이 들어간 현실을 다시 만들어 보자. 아주 이상적인 모습까지는
단번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해도, 단 몇 분이라도, 단 몇 시간 만이라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살아보자. 그리고
이 경험을 점점 더 확장시키고, 이윽고 삶 전체를 나의 색깔로 바꿔 보자.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자. 자신을 활짝 꽃 피우자’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건실한 다리를 놓아
두 가지가 함께 나의 삶을 이끌어 가게 하자. 그래서 일흔 살, 여든 살이 될 때까지 즐겁게 일하면 살수 있는 사람이 되자.
3.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저자의 아빠인 구본형 선생님의 책을 많이 읽고 구절마다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었다. 일반 독자들이 책으로 만나는 구본형 선생님, 구본형 작가와 달리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아빠를 바라보는 딸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다. 평소에 책이나 강연에서 만나는
구본형 선생님을 과연 딸로서 느낀 것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1.사랑하는 자녀에게 남기고 싶은 것을 글로 표현하자
2.삶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자
저자는 아빠와 추억이 담긴 집을 정리하면서 아빠와 함께 했던 것을 하나씩 정리했다. 그것이 이 책의 목차와 같다. 산책, 정원, 여행, 편지, 서재로 나누어서 정리했다. 물론 저자와 아빠가 같이 한 것을 5가지 카테고리로 남겼다. 각 chapter에는
아빠와 함께하면서 느낀 감정과 공감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살아온 기록이기도
하고 한 사람이 아빠의 추억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다가 떠나갔을 때 그 사람을 기억하면서 여러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추억할 수 있다면 큰 축복이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내 삶을 정리해준다고
하면 몇가지 키워드로, 몇 개의 카테고리를 정리를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되려면 그 사람의 삶이 굵직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살아 있을 때 주로 집중하고 크게 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 할 것이다. 많은 것이 있겠지만 저자가
구본형 선생님을 아빠로 생각하면서 5가지로 정리한 것은 아마도 거기에 많은 시간을 쏟으셨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와 함께한 산책, 아빠가 평소에 시간을 할애하며 가족과 지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사계절동안 가꾼 정원, 그리고 구본형 선생님이 가족들과 제자들과 함께하고 즐긴 여행이다. 강연을 하기 위해 국내로 이동하는 것도 여행이라고 표현하실 정도였다. 또한
구본형 선생님이 자식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또한 평소에 배우고 어제보다 아름다워지고 발전하기 위해 읽은 책이 고스란히 담긴 보물 창고인 서재, 그리고 자신에게 아빠의 육성이 담긴 편지로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삶이 기억된다면 정말로 기쁠 것이다.
나도 이러한 삶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내 삶이 어떻게 분류화되고 기록될 것인지를 잘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어떤 카테고리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도 해야 하고 스스로도 그 분류를 염두해 두고 살아야 하겠다.
3. 자신의 아름다운 삶을 통해서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자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아빠의 평소 생각을 책 전반을 통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구본형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자신의
삶이 어느 순간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이 늘 그 자리에 정체되기 보다는 조금씩 눈이 띄지 않더라도 매일의 변화의 삶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계절에 피는 꼬치 다르고 사계절의 나무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매 순간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삶도 늘 똑같고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가치를 뻗고
열매를 맺고 그늘을 만들어 남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것처럼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를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하지 말고 남을 위해서 사용하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런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 성장하고
같이 커 나가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그것이 저자가 아빠한테 받은 큰 유산인지 모른다.
삶이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매순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고통을
이겨내면서 현실을 살아내야 한다. 주어진 삶을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삶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또한
삶을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매순간 변해야 한다. 그자리에 멈추어 있더라도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고
가치를 조금씩 하늘로 뻗고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면 그 삶이 아름다워져서 다른이들과 어울리며
살 수 있다. 그러면서 삶에서 얻은 과실을 나누어주고 그 삶에서 더욱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의 목적은 어쩌면 나와 같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고 거기서 잘 놀고 잘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이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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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기차를 타고, 가끔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은 즐겁기도 하고 늘 나를 설레게 한다. 공간의 이동을 즐기던 어느 날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보며 먼 과거로의 시간 이동을 느끼게 됐다. 여행은 시간의 이동 !
오늘 “아빠 구본형과 함께”를 접하며 여행을 떠난다. 어느덧 성장한 둘째 딸은 느티나무와 함께 아빠와의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고, 신혼집 아파트 변 능소화를 보며 아빠를 오늘로 초대한다.
아빠는 산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고, 꽃을 사랑하고, 여행을 사랑하고, 글 쓰기를 사랑하고, 사람 사랑하고, 특히 아내와 딸들을 사랑하고..... 딸은 아빠를 사랑하고, 아빠를 추억하며 나 다움을 발견하고,,,,,
이 책을 통해, 반짝이는 아빠(내겐 아버지와 어머니)와의 소중한 기억들을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모래처럼 사라지기 전에 마음속에 그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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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선생님의 둘째딸 해언 씨가 책을 냈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4년 후 집을 팔게 되면서(두 딸은 결혼하고 사모님 혼자 그 큰 집을 관리하기 어려우셨을 것이다) 아빠와 그 곳에서 살았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당신과 둘째딸이 닮았고(사색적이고 담백한 느낌이), 사모님과 큰딸이 비슷하다고(똑소리나는 자기주장이나 화려함 같은) 쓰신 적이 있다. 과연 책의 곳곳에서 선생님의 분위기와 흡사한 것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기획 파트를 맡고 있는 직장인 7년차로, 일이 많을 때는 몸이 힘들고 일이 적을 때는 마음이 힘들다고 한다. 가끔 회사 출입문에서 ID 카드가 잘 읽히지 않으면 ‘벌써 잘린 건가’ 라는 농담 섞인 속마음이 튀어나온다니, 상시적인 불안을 안고 사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 마음을 짐작해 본다. 이제껏 평범한 능력치를 갖고 살아왔으며, 모임에서는 주로 관객의 역할을 한다는 토로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과 비교 되어 책 속의 천재들을 미워할 정도로 인간적인 갈등을 품고 있는 저자는 그러나 차츰 단단한 자긍심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 누구보다 애틋했던 아빠의 사랑과, 자신을 재료로 실험하며 진화해 나갔던 작가 아빠의 궤적이 커다란 의지가 되어준 것은 물론이다. 마침내 저자가 " 성장은 승리보다 더 귀중하다. 성장은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하다"고 썼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31세에 이미 만만치않은 성찰을 선보이는 저자가 "선비처럼 힘껏 배워서 늘 푸르고 고운 사람"이 될 것이 믿어진다. 구선생님께 “해언이가 글을 잘 써”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구샘을 닮았으면 인문성이 발달한 것도 당연할 터,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쉬는 시간 10분이 무료해서 철학선생님을 찾아가 직접 쓴 글의 피드백을 받곤 했단다. 안그래도 오래된 책을 좋아해 오다 구샘이 돌아가신 다음 해 10기 연구원 활동을 했으니 공부의 골격도 잡혔을 것이다. 때로 앓을 정도로 일의 균형을 잡느라 애쓰며, 잘 살아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저녁에 글을 쓰는 직장인으로서 저자는 구샘의 제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 처럼 평범하지만 자기다운 삶에 대한 뜨거운 갈망을 품고, 글쓰기로 그 무기를 삼는 이가 구샘의 가장 정통적인 독자요, 제자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책은 아빠와의 추억을 간직하는 딸의 기록이자,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을 스승의 가르침을 새겨보는 제자의 학습록이 된다. 구샘은 늘 편지를 쓰셨다고 한다. 저자가 대학생이던 시절 외국인학생을 2주간 인솔하고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못해 속상해한 적이 있었나보다.
구샘께서 43세 때 무심히 반복되는 일상에 쐐기를 박고 ‘구본형’으로 거듭나게 된 출발점인 지리산 단식 때 쓴 편지를 읽으며 살짝 소름이 돋았다. (140쪽) 아빠는 아빠의 세계 속에서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게 될 때, 내 삶이 괜찮은 생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단다. 1997년 8월 19일 구샘은 18년을 하루같이 자신의 다짐을 실천하셨고, 마지막 순간 큰 따님에게 “딸아, 내 삶은 그런대로 아름다웠다”고 하셨다는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말하는대로” 이루어진 삶을 사신 것이고, 그럴 수 있었던 비밀은 한결같음이었던 것이다. 차분하게 힘을 좍 빼고 쓴 글이 아름답다. “아빠 특유의 설렁설렁한 느린 걸음” 같은 표현에서 나도 구샘이 보이는 것 같아 ‘웃픈’ 심경이 된다. 저자는 자신이 “또래보다 거의 전방위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성격”이라고 하지만, 전방위적으로 다 잘할 필요는 없다. 우선 돌아가신 분을 책쓰기로 추모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하고 유일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건 사모님이나 큰 따님도 못 하고 오직 둘째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쓰는 것을 좋아하고 지난 일을 가만히 돌아보며 배우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아주 특별한 몸짓인 것이다. 어린 딸을 어찌나 소중하게 안고 있는지, 딸은 또 어찌나 수줍게 웃고 있는지 표지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본다. 둘째딸이 ‘꽃봉오리가 터질 때 나무가 아프지 않을까?’하고 물어보았을 때 구샘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상상해 본다. 그런 발상은 이 바닥 사람이 반응하는 포인트니까. 구샘은 ‘아니, 오히려 엄청 시원할 거야’라고 대답해 주셨다고. 꽃이 핀다는 것은 조급해하지 않고 제가 나와야 할 때를 아는 자연스러움의 절정이요, 커다란 기지개를 하듯 나무에게도 즐거운 일일 것이니 저자가 덜 조바심내고 덜 불안해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리라 믿는다. 그건 구본형을 아빠로 둔 둘째딸의 축복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