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까. 말까. 할까. 하다못해 손을 들고 나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서부터, 지금 이대로도 꽤 괜찮은 나의 삶을 바꾸는 일까지 우리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마주하는 도전앞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머뭇거리고 망설이며 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나중에 ‘그때 망설이다가 좋은 기회를 잃어버렸어’하고 자책하는 나의 모습은 두렵지만, ‘무모한 객기로 내 손에 쥐고 있던 것마저 날려버렸다’고 후회하는 나 역시 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김병도 교수의 <도전력>
“야, 있잖아…(블라블라) 결국 잘되지 않은 것은 너 때문이야!”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많은 자기계발서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일까?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치게 된 건 내게 또 한번의 채찍이 필요해서였을까.
주말 약속도 취소하고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 만에 읽어버린 <도전력>에는 반전이 있었다. 이 책은 따가운 채찍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에 가까웠다. ![]()
첫째, <도전력>은 “너”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개개인의 미미한 용기가 결국 아름답게 꽃피우게 하는 공동체의 “토양”말이다. 피터 드러커는 1996년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놀랍게도 우리나라를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혁신의 나라로 꼽았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꿈쩍하지 않는 기업 교체율과 일자리 재배치율 지표는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면 혁신이 살아 움직이는 문화는 무엇이 다를까. 이는 어린 아이의 교육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본다. ‘실수’에 대해 너그러운 교육. 픽사 회장 에드 캣멀은 “모든 것은 엉망인 상태에서 엉망이지 않은 상태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엉망이었을 때 너무 제재하고, 나무라고, 규제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게 한다면 우리는 엉망이지 않은 “결국은 멋진 상태”를 볼 재간이 없다. 실수 또는 실패할 자유를 주지 않으면 도전력은 자라나지 않는다. 이는 기업이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둘째, <도전력>은 왜 다이내믹 코리아로 빛나던 우리가 도전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는지 원인을 분석한다. 언제부터 “되게 하라”라는 말보다 “되면 하라”라는 말이 진리처럼 다가오게 되었을까. 헝그리 정신을 잃어버리게 되어서인가. 이 책에서 소개한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다’ 챕터를 읽으면서 헝그리 정신의 부재가 반드시 도전정신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산업화 초기의 후진국이든, 선진국이든, 위험을 추구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위험을 기피하는 사람은 소득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나의 경우 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인데 지금까지 내가 위험부담에 따른 비용은 과대평가하고 그 편익은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하려는 도전 자체가 난리가 날 것이냐, 내 발등을 찍을 것이냐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통계상으로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더 높은 소득을 누리며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도전의 긍정성은 ‘확실’하다
![]()
마지막으로 이 책의 차별성의 하나이기도 하고 도전을 망설이는 나에게 가장 크게 도전의 힘과 가치에 대해서 알게 해 준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도전을 했는데 난리도 안 나고, 경제적으로도 별 개선이 안 되고(아니면 하락하고), 대단한 위인도 되지 않으면 어떡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의미가 있다. 바로 내재적 보상이다. 내재적 보상은 도전이 성공했을 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를 먹여 살릴 책임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나로 살 책임도 있다. 이러한 도전의 내재적 보상은 나를 나로서 살 책임을 다하게 해주는 동력이 될 것이며, 나답게 살게 해 줄 힘이 되어준다. 산악인 박영석은 산에 오르는 이유가 산이 거기에 있어서라고 했다고 한다. ![]()
가장 인기 있는 TED 25중 하나인 “취약성의 힘(The Power of Vulnerability)”에서 브레네 브라운은 우리가 취약성을 거부하면 무감각해져서 인생이 주는 기쁨들도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으면, 두려움을 이기지 않으면, 두근거리는 인생, 살아있는 인생은 살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아모르 파티. 우리는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 도전이 필요하다.
![]()
책의 저자인 김병도 교수의 이력을 찾아보니 그를 대표하는 말은 “혁신 전도사”였다.
그 타이틀에 걸맞게 <도전력>에서 그의 “도전”을 권하는 방식은 세련되고 혁신적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차별점은
“네 탓이야” 비난해서 다시 전의를 다지게 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너는 할 수 있어”라며
우리를 등떠밀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감정에만 호소하는 책은 며칠 가지 않는다. 감정이 식으면 우리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정신을 차리고) 제 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이성적이다. 처음부터 혁신하려는 의지가 어떻게 생기는지 큰 그림을 보게 해준다. 수많은
논문, 통계 자료로, 또 우리 주변에 실제로 일어났던 객관적인
사실들로 설득한다. 그래서 차분히 사고하고 판단하게 하며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결국 감정이 움직여진다. 경영서를 넘어 삶의 자세를 논하는
철학서에 가깝다.
![]()
책 서문에 있는 니체의 말이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강한 울림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Live
dangerously! Build your cities on the slopes of Vesuvius! Send your ships out
into uncharted seas! Live in conflict with your equals and with yourselves! 위험하게 살아라. 당신의 도시를 베수비오 화산 기슭에 세워라. 당신의 배를 미지의 바다를 향해 띄워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싸우며 살아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