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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주제로 씌여진 시들이 많을 거란 생각은 했다.나무를 주제로 한 시들만 모아놓은 시집을 읽은 탓일수도 있겠지만.^^ 오롯이 나무에 집중한 시부터 나무를 통해 또다른 세상을 만날수 있었던 시들 덕분에,고규홍님의 <나무가 말하였네- 옛시>까지 찾아 읽게 되었다. '옛시' 라는 화두가 '나무'를 주제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여진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다.목차에서 '계수나무' 를 보지 않았다면 망설임의 시간은 조금 더 길지 않았을까...
올봄 파주 삼릉에서 계수나무를 보았다. 하트모양도 인상적이였지만..가을날 물드는 계수나무가 아닌,물들때 나는 향기를 맡기 위해서 다시 삼릉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그렇게 하질 못했다.내년에는 꼭 기억해 두었다가 가을날 단풍색이 아닌 가을향을 품어내는 계수나무를 보리라 생각했는데..나무의 향기가 예사(?)롭지 않았던 모양이다. 계수나무에 관한 옛시가 그랬다.
중동이 부러져 사이에 늘어진 계수나무/빛깔이나 모양을 어찌 모란에 비하겠는가/세상 사람들은 나무의 빛깔을 좋아하지만/빛깔만 보지 않고 향기를 탐하는 사람 있으리/
해안이란 이름을 쓰는 이의 옛시로 제목은 '가을 계수나무' 다 이 시를 소개한 고규홍님은 계수나무에 대한 가을 향기에 대한 설명은 소개해 주었으나,시인에 대한 설명은 없다.한자도 찾아 읽어야 한다.(시집을 선뜻 고르지 못한 이유였다.) 늦가을로 접어 들고 있어서인지,소개된 시들 가운데 유독 가을색을 닮은 시들에 시선이 가졌다. 단풍을 보며 단청을 상상하는 시인의 마음이 부러웠다.초록 나무에 누가 단청을 칠했나/옥빛 하늘 흰 구름에 맑은 향 깊다/ 술에 취한 조물주가 붓 휘어 잡고/봄인 줄 알고 잘못 그렸나 보네/ (장초 '단풍 붉은 산길 걸으며) 그런가 하면 걱정인형 많은 이들을 향한 시를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꽃 심을 땐 안 필까 걱정하고/꽃 피니 시들까 시름한다/피고 지느 게 모두 근심이니/꽃 키우는 즐거움 알 수 없네/ (이규보 ,꽃 심다) 걱정인형 지인에게 톡으로 보내 주었더니 깜짝 놀라더라는..^^ 이수광의 '길섶의 진달래꽃'을 읽으면서는 몇년 전 문단을 시끄럽게 했던 시인의 시와 닮아서 또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했다.꽃샘바람에 꽃들을 걱정하는 시인의 마음도 만나고...
해당화 노래/김금원 봄빛 스러지고 온갖 꽃 떨어지니 해당화 붉은 꽃만 홀로 화려하다 해당화 꽃조차 가뭇없이 사라지면 이 땅의 풍경은 적막하고 적막하리
가을을 노래한 시들에 유난히 시선이 갔다. 계수나무'의 가을향기를 맡지 못한 탓이 크다. 고규홍님이 소개한 시 섹션은 '꽃을 보다' 숲 살림' 들길 따라서' 였는데,이렇게 한 까닭은 잘 모르겠다.읽는 독자의 눈에는 나무의 사계절이 보였다. 해서 봄에 찾아보게 될 시,여름날 꺼내 볼 시를 기억해 두었다. 그런데 어느 계절을 주제로 하였든,짧은 시들에서 공통으로 느껴진 감정은 사계절이 모두 담겨 있다는 거였다.푸릇한 나무가 단풍에 물들고,흙으로 돌아가는 과정.. (저자의 소개가 없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했던 건 나의 조급증도 한몫했다. 목차 마지막에 작가 소개가 있다는 걸 다 읽고 나서야 알았으니...그럼에도 '옛시'를 온전하게 읽어(?) 내지 못한건 한시로 읽어내지 못한 까닭이다. 한편씩 읽게 될 때 한시로 읽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으면 좋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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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서 사람을 본다 이른 봄부터 시작된 꽃과의 눈맞춤이 풀꽃에서 나무 꽃으로 시선이 옮겨가는 때다. 유실수를 시작으로 나무에 꽃이 피면 봄이 무르익어간다는 신호와도 다르지 않다.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나무에 주목하는 시기로 사계절 중 나무에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때다. 바로 나무와 사람 사이에 공감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때, 계절이 주는 선물처럼 옛 시와 나무를 만나는 이야기를 접한다. 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 ’를 통해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적어도 세 해에 걸쳐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다 다른 나무에게서 다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 저자의 고규홍은 나무를 대하는 마음에 특별함이 있다. '이 땅의 큰 나무'를 비롯하여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1ㆍ2ㆍ3', '도시의 나무 산책기' 등 다수의 나무를 이야기하는 책을 발간하고 자연과 나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저자다. ‘나무가 말하였네 ’는 저자 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 1ㆍ2'에 이어 발간된 책으로 옛시에 깃든 나무 이야기다. “나무와 시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 다양하다는 것, 흔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것, 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가까이 두고 음미하면 할수록 보이고 들리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잠시 멈춰 관찰하고 기다리면 지금껏 몰랐던 감동을 준다는 것” 오늘의 우리보다 나무와 함께하는 자연적인 삶에 충실했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시에서 나무의 흔적을 찾아내 저자가 생각하는 나무에 대한 생각을 엮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가 옛시를 매개로 나무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황, 김정희, 박지원, 정약용, 김시습, 윤선도, 황진이, 한용운, 왕유, 원매, 도연명의 시까지 나무를 말하는 옛 시 75편을 엄선해 옮기고, 다정하고 세심한 감상과 사진을 더했다. 내게도 해마다 잊지 않고 찾는 나무가 있다. 사는 곳 인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을의 당산나무 기능을 하고 있는 나무에 깃들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다. 그 나무와는 별도로 꽃피는 때를 놓치지 않고 찾아보고 싶은 나무가 생겼다. 인근 마을에 오랜 세월 꽃을 피우고 있다는 이팝나무가 그 나무다. 이처럼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나무마다 사연을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 사람보다 긴 시간을 살면서도 사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나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자 함은 그 안에서 내가 살아갈 시간의 흐름을 찾아보고자 함은 아닐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무와 공유하는 시간에 주목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