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은 치매를 앓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할머님의 기일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가까운 분이 희귀병으로 큰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한 달 넘게 지내서 병원 생활을 가깝게 접했네요 날이 풀릴즈음, 유독 심혈관센터 중환자실에는 '코드 제로' 라는 알림이 반복되어 울리고 뛰어다니며 긴박한 걸음들을 자주 보았습니다. 중환자 보호자실에선 울다가 한숨 짓는 가족들의 수심 가득한 표정이 비슷하게 보이더군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침상에 있던 환자가 고인이 되기도 하고, 그런 날에는 환자들의 마음도 불안스럽게 요동치는 듯 어둡고 무겁게 가라앉아 보였습니다. 우연히 접한 소설 '미비포유' 존엄사를 다룬 책을 읽으며 병원이란 장소에 몰입되어 펑펑 울기도 했네요. 옆 침상에 계시던, 40년 넘게 환자인 남편을 돌보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는 아주머니의 하소연에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할지 몰라 그저 한숨을 지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 신도는 갑작스런 가족의 위기에 불안으로 기댈 곳을 찾다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는 데, 연락이 닿지않자 되려 불편스런 일을 겪기도 한 것 같았습니다. 처음 겪는 경험들, 가족의 발병, 투병, 간호, 죽음이란 불안 앞에 감히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요. 종교에도, 지식에도, 심지어 비슷한 경험들의 하소연에도 기댈곳이 없었습니다. 병원진과 의사, 간호사에게 의존하며 시계만 쳐다보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갑갑하고 무섭고 흔들리고 불안스럽고 걱정스런 마음이 복잡하게 엉켜 있었습니다. 언제든 또, 누구든 겪을 수도 있는 일이고, 조심한다고 피할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니 막막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건강해지길 바라기보다 어쩌면 갑작스런, 예고된 불행 앞에 극심한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더 필요한 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과정들을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접할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니, 도움이 많이 됩니다.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 환자를 지켜보며 해 줄 것이 없어 무거운 죄를 지고 다니는 듯한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병문안보다 그 어떤 걱정의 말보다 더 위로가 되었습니다. 잔잔히 읽으며 마음을 다잡아 가야겠습니다. 아직 존엄사에 대한 마음의 정리가 완쾌하게 해결되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누구보다 환자를 위해서 깊게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책 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오랫동안 의사들이 지켜온 윤리적 사명은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가능한 한 통증을 최소화하거나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보다 고통을 끝내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변하였습니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의사가 임종기 환자의 가족을 어떻게 대하는지 의료 현장의 현실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말기 환자아 그 가족 친척을 대하고 말기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과 함께 일하면서 겪었던 일상적인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 제정과 대중의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여전히 되도록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사명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면서 말입니다. 저자는 말기 읠를 제공하면서 담당했던 환자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마지막까지 환자 곁을 지키는 환자의 가족에게도 힘이 되고자 합니다... |
|
미국의 유명한 영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가 있다. 선수로선 늙은 나이에 데뷔한 매기는 연속 1라운드 KO라는 빼어난 실력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가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쓰러지면서 의자에 목을 부딪치는 바람에 그만 사지가 마비 되고 만다. 선수로서의 인생은 완전히 끝이 난 셈. 잦은 누워있음에 욕창이 생겨 다리를 절단하는 겹불행에 매기는 삶의 끝내고자 체육관 관장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관장은 그럴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한다. 그것은 관장의 생각에 비윤리적이며 무엇보다 매기의 진실성 있었던 과거 노력들이 그에게 가족 같은 강한 유대적 성질을 품게 했기 때문이다. 혀를 꽉 깨물어 과다출혈을 유도해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매기. 실패를 거듭해도 포기하지 않는 시도에 관장은 결국 늦은 밤 병원에 찾아가 주사기 속에 약을 과다 투여한다. 매기가 더이상 불행하지 않기 위해, 그녀가 마지막 가는 길에 순결한 존엄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 어둠의 장막속에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눈으로 얘기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매기에게 주사를 놓으면 안 된다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매기의 선택은 자포자기가 아닌 것이다. 치열하게 살고 또 견뎌왔던 매기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선택했다고 본다. 이 책,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매기를 생각나게 했다. 책의 저자인 서배스천 세풀바다는 병원에서 약 30년간 응급 의학과 말기 치료 전문의이면서 교수로 근무했다. 그만큼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을 너무나 많이 만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영향에서인지 지금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불치병을 더 잘 이해하고, 평안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전미 신장재단에서 공로상이라는 빛나는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책에는 말기 환자를 돌보는 의료 체계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와 말기 의료에 대한 오해를 상세하게 밝혀주고 있다. 가족, 문화, 종교로 얽혀있는 환자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연명 의료에 대한 이해도 부족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다. 많은 병원들의 숭고한 사명을 지닌 의사들은 끝까지 환자를 살려내고자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 오랜 기간이 어쩌면 모두에게 긴긴 상처로만 지속된다면... 그래서 지혈이 불가능한 상처가 되어 버린다면 누군가는 그 아픈 마음에 반창꼬를 붙여 더이상의 출혈을 막아햐 하는 것이다. 반창꼬를 붙여야 하는 사람은 환자 본인이다. 가족을 포함한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일 수 있는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 태어난 순간부터 짧은 인생을 살며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
|
부모님께서 아주 연로하시다. 움직이시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안 좋으시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님은 영원히 함께 하실것 같아서 나이를 먹어도 가끔은 아이처럼 재롱도 떨고 투정도 한다. 물론, 더 많은 시간엔 부모님을 돌봐드리는 역할을 한다, 당연히.
그리고 얼마 전에 좀 큰 수술을 받았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 나는 내가 그렇게 큰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데 여러달이 걸릴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충격을 받았다.
병원에 입원했던 기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마약성 진통제를 링거로 계속 맞고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붙이고 진통제를 또 먹어도 통증은 견딜수 없을 정도로 정신과 몸을 괴롭혔다.
특히 진통제 덕분에 머리도 가끔 뿌옇고 시야도 뿌옇게 보여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카톡이나 문자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요즈음은 담당교수님께서 수술 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회복하고 있다고 칭찬을 받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몇 일 전 대학병원의 완화의료상담실에 가서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 위해 상담을 받고 사전연명 의료의향서에 서명을 하고 돌아왔는데 얼마 후에 등록이 되었다는 문자가 와서 임종판정이 내려졌을 때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로 등록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들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다니면서 들은 얕지만 많은 지식들, 그리고 이번에 완화의료 상담을 통해서 제대로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와 임종환자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에 대한 책이다.
말기 의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매우 유익하다. 말기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환자와 가족들이 어떤 역할을 하며 임종기에 대한 핵심 내용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심정지라든지 소생술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아파보니 환자는 참 외롭다. 고독하다.
아무리 가족이 위로해주어도 결국 그 고통을 견딜 사람은 환자 자신이고 환자가 맑은 정신이라면 결정을 할 사람도 환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기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의 눈으로 본 일화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어떤 책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이다.
뇌손상을 입은 환자를 그동안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끝까지 생명을 연장하겠다고 주장하는 가족들, 살아남는 가족들에게도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너무 오랫동안 죄책감으로 시달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특히 치매환자의 경우 그에 대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하므로 더 신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명의료결정법은 안락사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칠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아니하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라고 판단되는 경우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결정하는 것에 관한 법이다.
여기에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가 포함된다.
물론,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고 가족에게도 열람하게 할 수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것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
숭고한 죽음이 될 수 있도록, 임종과정에서 덜 고통받고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본인이 결정하고 가족과 의료진이 도와야한다.
그러나, 정말 임종이 가까워지면 "이제 뭘 해 주실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의료진에게 하게 되고 더 이상 가족에게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줄어들고 거의 없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죽음은 슬프다. 그러나, 그 죽음이 더 힘들고 더 슬퍼지지 않도록 삶의 마지막 순간을 잘 준비하는 것도 연로하신 가족들을 위해서 또 나 자신을 위해서 참 중요한 일인것 같다.
책을 두꺼웠지만 관심사여서 그런지 전혀 지루한지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
![]() "말기 의료 전문의가 전하는 생의 끝에 선 환자들과 연명 의료에 대한 이야기"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 2018년 2월 국내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다 삼과 죽음 사이에 선 환자가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지만 법 시행 초기 단계의 제도적, 기술적 미흡함과 가치관의 대립, 복잡한 사안에 따른 혼란과 이해 부족등으로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한 논란도 많다고 한다 낯설고 두려운 죽음앞에서 환자와 가족들은 실제로 마지막 결정을 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닥뜨린다 이때 환자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할 ? 이책은 우리보다 앞서 같은 제도를 시행해온 나라의 의료현장에서 약 30년간 회복 불가능한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 의사가 자신의실제 경험을 세심하면서도 냉철한 목소리로 그려내고 있다
말기의료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환자 세가지 호흡을 방해하는 호흡기 및 폐질환,심장을 정지시키는 심혈관질환,뇌기능 장애를 일으켜 환자의 호흡이나 심장이 멈추게 되는 증증 뇌졸중이다 회복불가능한 말기로 이어지는 네번째 질환은 암 실제로 암은 임종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망원인 말기환자를 돌보는 의료체계를 잘 볼 수 있다
|
|
며칠전 종영된 <키스 먼저 할까요> 드라마를 보다가 존엄사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라 생각하기 싫기도 하고, 반면 나랑은 거리가 먼 단어란 생각도 들고, 가끔씩 너무도 쉽게 죽고 싶다란 말을 내뱉기도 하였어요. 삶의 피로에 지친 남편은 누구에게나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말을 하였고, 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들 녀석은 누구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해 주었답니다. 사실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제목만 보고 제 맘대로 내용 상상을 하였습니다.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 준비된 자세 등등 제 자신을 기준 두고 좀 더 잘 살기 위한 죽을 준비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책을 펼친 순간 이 책은 말기 환자나 임종기 환자들의 존엄사법, 죽을 권리에 관한 법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직접 제가 겪었던 일이 아니었기에 쉽게 읽다가 지치면 어쩌나 싶었지만 의사가 들려주는 의료 현장 이야기는 마치 내 일인 것 처럼 몰입하여 읽게되었습니다. 존엄사에 대해서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과학 기술의 발달이 버겁단 생각을 하고 있던 찬라 기술의 발달로 뇌의 상태를 직접 컴퓨터 화면 속에서 보면서 좀 더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음에 감사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책 속의 여러 사례들을 보았지만 여전히 죽음을 준비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쩡할 때는 생명의 양보다 질에 치중하자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겠으나 막상 죽음 앞에서는 더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계셨기에 치매 환자 부분을 읽을 때는 가슴 먹먹함이 느껴졌어요. 사례에 해당하는 영화 소개를 간간히 해 두었는데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명 치료에 대해 바로 알기 위한 지침서가 되는 책이고 환자와 가족들이 어떻게 해야할 지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랍니다. 비단 현재 앓고 계신 분이나 그 분의 가족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
|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 서배스천 세풀베다, 지니그레이엄 스콧 지음 방진이 옮김 "말기 의료 전문이가 전하는 생의 끝에선 환자들과 연명 의료에 대한 이야기" 2018년 2월 4일, 국내에서 '연명 의료 결정법'이 시행되었다. 삶의 마무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지만 법 시행 초기 단계의 제도적, 기술적 부족함과 개인과 가족간의 의견대립은 물론, 종교와 문화에 대한 신념 등의 차이로 '연명 의료 결정법'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빼곡하다. 2005년 1월 31일, 아버지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 책을 읽는 내내 아버지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잊고 있었던 내가 미웠다. 임종기인 아버지의 고통을 덜어드리기는 커녕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었다. 이 책은 의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임종기 환자와 가족의 현실을 기록했다. 책 어딘가에 아버지 이름이 사례로 실려 있었으면 좋아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 대부분이 말기 환자다. 그렇다면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의료 행위가 말기 의료의 대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젊은 의사들의 열정은 깊을 수 있겠으나 삶의 긴 터널을 지나온 경력직 의사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동네 병원, 1차 진료소의 의사 선생님과 오랜 시간 이어진 교류는 환자가 임종기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있어 중요하다. 그러나 1차 진료의는 마지막 순간의 환자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재정적 문제가 가장 크다. 큰 병원에는 말기 환자를 담당하는 완화 의료 전문가가 있지만 공식적인 말기 의료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완화 전문가들은 일차 진료의 진료 기록서 정보를 바탕으로 진료한다. 두 명 이상의 의사에게서 말기 환자 진단을 받게 되면 연명 치료를 받을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빨리 결정하여야 한다. 언제 의식이 연기처럼 사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고통을 줄여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심폐 소생술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인공 호흡기로 숨을 쉬어 죽는 순간까지 고통을 느끼며 삶을 마감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은 환자 본인에게 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를 대비하여 가족들과 의논이 필요기도 하다. 책에서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는 방법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안내한다. 저자는 연명 의료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 환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명 치료 거부'와 '치료 거부'는 다른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가족은 환자 대신 '연명 치료 거부'를 결정해야 할 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연명 치료 거부'가 환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는 걸 강조한다.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연명 치료 거부'라는 것을 명심하면 된다. '연명 의료' 무제한 시술은 기관내 삽관을 통해 인공 호흡기로 호흡을 돠살리고 가슴 압박, 전기 충격, 각종 약물을 정맥으로 흘려보내고 수분 제거를 위해 도관 삽입 등으로 심장 기능을 되살리는 조치를 모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정지시 심폐 소생술을 거부하되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대신 할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진료는 고통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모르핀 양을 증가시킬 수 없다. 이럴 경우 환자는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모르핀 수액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신체적인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가능 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해야지 죽여서는 안된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실천하기는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종교로 인해 '연명 의료'를 원했던 두옹 가족의 이야기를 읽는 순간 참 많이 울었다. 중간중간 읽다가 가슴이 먹먹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만 두옹의 자식이 이 말을 내뱉는 순간 엉엉 울고 말았다. "심폐 소생술을 하면 갈비뼈가 부러진다는 것도 몰랐어요" 종교 문제로 인한 건 아니었고 심폐 소생술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아버지가 심폐 소생술로심장 압박을 받으시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나에겐 고통으로 다가왔다. 나도 우리 식구도 모두 알지 못했다. 그때 '연명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있는지 조차도 알지 못했다.
당뇨와 암으로 투병중셨이셨던 아버지는 갑자기 찾아 온 심정지에 심폐 소생술을 실시했었다. 남자 의사들의 가슴 압박에 심장이 잠시 뛰다 멈추기를 반복하던 중 의사는 이런 말을 하며 어떻게 할 지 결정을 요구했다. "가슴 압박할 때만 심장이 뛰고 압박을 멈추면 뛰지 않습니다. 계속 하면 갈비뼈가 다 부러집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머니는 멈추기를 원하셨다. 더 고생시키지 말고 이제 편히 보내드리고 싶다 하셨다. 가슴 압박이 얼마나 큰 충격이고 고통스러운지를 알지 못했을 뿐더러 생사의 갈림길에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지러울 뿐이었다. 의식이 점점 흐려지시기 전에 아버지와 연명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70이 넘은 어머니에게 이 책을 권할 생각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보내드렸지만 어머니는 편안하게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다. 꼭 임종기의 환자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연명 의료’에 대해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이제 막 시행된 '연명 의료 결정법'이 잘 정착되어 두려운 죽음 앞에서 평화로운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를 상대로 실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사 선생님들에게도 지면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03쪽 두 번째 단락 간호가 모르핀 수액 투여 준비를 하는 동안~ 간호사 ‘사’자가 빠졌다. 145쪽 4번째 단락 집 안에서도 거의 움직일 못 했어요. 움직이질 못 했어요. 299쪽 테리즈와 대화하는 내용에 느닷없이 플로렌스 등장 플로렌스는 자기 산소 탱크를 톡톡 두드리면서 심호흡을 했다. 플로렌스 자리에 테리즈가 와야 맞을 것 같다... 연명의료에 대한 이해 부족 환자로 플로렌스가 이미 등장했죠.
|
|
언젠가 한밤 중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질병과 부상을 안고 그곳을 찾아왔다. 환자는 많고 의사는 적어서 대기시간이 길었다. 응급실에 있는 동안 안정을 찾을 정도였다. 응급실을 둘러보다 방 한구석에 놓인 침대에 눈길이 갔다. 죽은 듯이 누워있는 그 환자 위로 수많은 수액팩에 연결된 호스들이 늘어뜨리고 있는데 마치 중환자실에 있어야할 환자로 보였다. 그곳에 누워있는 환자는 내가 응급실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문득 ‘저렇게까지 애써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저자인 서배스천 세풀베다 교수는 말기 의료 전문의로서 약 30년간 수많은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봐왔다. 2018년 2월 우리나라에서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지만 아직 연명의료결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연명의료결정은 치료나 회생이 불가능한 말기의 환자 본인 혹은 가족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고 한다. 즉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투여를 통해 환자가 숨만 붙어 연명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오히려 생명을 연장하면 신체적 고통을 심화하며,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실시하는 생명 연장술은 ‘고문’이다. -P117 과거에 비해 의료기술은 한층 발달하였지만 의료사고에 따른 소송도 늘어나서 의사들은 소극적인 진료를 하게 되었다. 환자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명의료행위를 지속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련의 행위들은 환자를 고통스럽게만 만들 뿐 이미 죽음의 길에 들어섰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인 것이다. 저자는 말기환자들에게 그 점을 확인시켜주고 연명의료거부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환자들의 사연들은 연명의료거부를 할 때 여러 가지 걸림돌이 되는 경우들을 보여주고 있다. 환자가 초기치매인 경우 연명의료거부가 환자의 의사에 의해 선택한 것인지 애매하기도 하고 환자가 연명의료를 거부했더라도 가족이나 친지,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연명 의료 거부를 선택했을 때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못한 대접을 받거나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에 소홀히 임할 거라고 생각해서 연명 의료 거부를 선택하기를 주저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P155 말하자면 연명의료 중단은 의료행위를 거부한다고 해서 당장의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이 멈추고 심장이 정지했을 때 최대한 고통 없이 평안하고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환자의 회복 가능이 0에 가까운데 의사 결정 과정이 길어진다면 환자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환자가 회복할 수도 있다는 희망은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겠다는 집념을 낳는다. -P243 저자는 환자가 죽음에 이르는 동안에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죽음직전까지 고통 없이 평안하게, 온전하게 가족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많은 말기환자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연명의료를 거부하고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게 되었다. 평소 건강할 때 기관을 찾아서 작성해두면 좋을 듯하다. 물론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든 살고 싶은 의지가 생긴다면 의향서의 철회도 가능하다. 죽음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싸움이 끝나서 이길 방법이 사라지면 짧고 편안하게 끝내고 싶어요. 충분히 좋은 인생이었어요. 하지만 가야할 때가 되었다면 급행 출구로 나가고 싶어요. 오래 끌고 싶지 않아요. -P466~467 삶의 마지막 순간 충분히 좋은 인생, 그것으로 괜찮지 않을까?
|
|
인간에게 가장 힘든 순간,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란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나에게는 무력함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가장 엄격하면서도 가장 나를 따뜻하게 위해주시고 격려해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순간,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누워 있는 걸 본 순간, 그리고 어릴 때 교통사고로 차디찬 수술대 위에 누워 있었던 그 시간......나이가 어리던, 조금 더 철이 들던 간에, 그 때 나를 관통하던 그 순간의 느낌은 바로 " 무력감" 이였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 느낌, 그 좌절감은 인간 누구에게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죽음 앞에서는 인간의 무력함이 오죽할까... 그 순간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 걸까. "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 " 은 그 순간을 준비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둔 가족에게 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또 어떤 요인들을 생각해봐야 하는지 일반인들에게 의학적으로 많은 지식을 준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이 책은 여러 방식으로 임종을 대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사례를 보여주며 어떻게 각자 이를 적용해 나갈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분노하거나 이를 회피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이 어떤 결정과 함께 과정을 밟아 나가는지를 보여주면서 독자라면 과연 어떻게 할지, 무엇이 최선이 될지에 대해 고민을 던져준다. 특히 현실적으로 그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바로 그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측면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족과 본인을 위해 한번쯤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죽음 앞에서 분노할지, 도망갈지 아니면 자연의 순리에 맞춰 편안하게 안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은 예스 24 리뷰어 클럽으로부터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