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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작가에게 처음부터 속았다!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작가에게 처음부터 속았다!" 내용보기
<지나가는 녹색 바람>을 읽고 구라치 준이라는 작가에게 흥미가 생겨서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을 구매했습니다. 6년 전 책이라서 그런지 자간 등이 좀 오래된 느낌이었고 그 탓에 가독성이 좀 떨어졌지만 구라치 준이라는 작가의 문체는 책 편집에서 비롯된 가독성 문제를 말끔히 해소시키더군요. 확실히 대단한 작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반전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작가에게 처음부터 속았다!" 내용보기

<지나가는 녹색 바람>을 읽고 구라치 준이라는 작가에게 흥미가 생겨서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을 구매했습니다. 6년 전 책이라서 그런지 자간 등이 좀 오래된 느낌이었고 그 탓에 가독성이 좀 떨어졌지만 구라치 준이라는 작가의 문체는 책 편집에서 비롯된 가독성 문제를 말끔히 해소시키더군요. 확실히 대단한 작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반전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작가에게 속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의심도 없이 슬슬 흘러가는 스토리에 도대체 범인이 있긴 한 거야, 라면서 몰입했는데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작가가 처음부터 설치해둔 덫에 턱하니 걸린 채로 결말까지 질질 끌려왔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은 광고업계에서 일하던 스기시타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스타 워처라고 불리우는 미남자 호시조노의 매니저가 되어 눈 내리는 산장에 초대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산장에는 스기시타와 호시조노를 포함한 9명의 인물이 머물게 되고, 다음날 아침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데요. 설상가상으로 눈사태로 산장에 갇힌 그들─ 상당히 본격 미스터리에서 볼 법한 기본적인 설정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각 장마다 작가의 코멘트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가 상당히 독특한, 작가가 하나의 사건을 재구성해서 보여준다는 듯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독자는 스기시타의 시점에서 사건을 주로 보게 됩니다.


사실 사건 자체는 그다지 재미나 보이지 않습니다. 우연한 자연 사태로 인해 갇혀 버린 그들, 그 속에서의 살인. 눈 내리는 산장을 섬으로 치환하면 아마 비슷한 설정의 여러 작품들이 떠오르실 것 같아요. 그런데 구라치 준은 이런 뻔한 본격 미스터리 설정을 살짝 비틉니다. 바로 구성이 작가의 코멘트를 단 건데요, 이 작가의 코멘트는 스토리 전개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독자가 책을 바라보는 입장을 꽤나 제한 시킵니다. 너무 많은 걸 설명드리면 스포가 될 수 있어 더 언급하긴 어렵지만, 수많은 힌트가 작가의 코멘트에 숨겨져 있고,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함으로써 추리를 제한 시킵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뒤에 나오는 반전에 헉, 합니다. 나름대로 작가가 원하는 대로 잘 따라갔다고 생각했는데 따라가기는 커녕 아예 시작점부터 제대로 따라가질 못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거든요.


스토리가 참 잘 짜여져 있구나,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범인을 밝혀낼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읽어갔는데 뒷통수를 강하게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라치 준 작품이 유독 그런 반전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인의 동기는 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사람의 감정에서 비롯되어졌고 범인의 상황이 아니기에 너무 약한 동기인데 싶은 생각이 드는 걸 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현실에서 등장하는 살인 동기는 어이없는 것들도 많잖아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조금은 충격적인 동기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현실 반영된 동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치밀하게, 촘촘하게, 덫을 처음부터 끝까지, 범인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해서 옭아매듯 독자를 끌고 간 것이 참 대단했습니다. 중간 중간 스기시타의 감정에 이입하면서 쭉 따라가다가 결말이 조금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범인이 했던 말이 계속 울리네요. 진짜 그런 마음을 가진 건지 거짓말 한 건지, 아마 후자인 것 같기는 한데 이래저래 참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작품 공장이라고 불리는 작가들도 많은데 구라치 준은 너무 적게 작품을 내서 아쉽습니다. 한국에서 그나마 적은 작품들도 별로 출간되지 않은 것 같아 더욱 아쉽구요. 꾸준히 출간되면 참 좋겠습니다.

a********k 2017.12.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