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백만장자의 아프리카 모험담이다. 그런데 성질 안 좋은 허풍선이 남작과 괴팍한 돈키호테를 뒤섞어 놓은 듯한 인상의 모험담이다. 성질 안 좋은 허풍선이 남작이 아프리카에 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괴팍한 돈키호테가 아프리카 원주민 여왕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야기의 상징적인 동물로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가 나온다는 점에서,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비의 왕 헨더슨](펭귄클래식코리아, 2011)은 현대 미국 문학의 거목 솔 벨로가 195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우연과 부조리로 점철된 현실 세계를 떠나 태양의 땅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괴짜 미국인 백만장자 유진 헨더슨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유진 헨더슨은 침울하고 거칠고 포악하고 거기다 반쯤 미쳤다.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말썽을 일으키는 등 충동 제어에 문제가 있는 인물 유형이다. 어릴 때는 골목대장감이었다. 헨더슨은 자주 자신이 가진 군인성격을 들먹인다. 지뢰를 밟아 부상을 당한 탓에 상이기장을 수여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총 5명의 자녀가 있다. 그의 첫번째 아내 프랜시스는 내성적인 성격의 금발의 미녀지만 정신분열증 환자다. 두번째 아내 릴리는 몸집이 크고 매우 활달한 여자로 헨더슨보다 스무 살이나 어리다. 둘 사이에 쌍둥이 아들이 있다. 릴리의 아버지 시먼스는 배관설비 도매업자로, 부부싸움 끝에 권총으로 자살해 버린 상냥하고 감상적인 사내였다.
중년에 접어든 유진 헨더슨은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살아왔지만, 그의 내면은 정신적인 공허와 소외에 시달린다. 다른 사람의 재산과 자리를 빼앗아 차지했다는 죄책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 구원에 대한 갈망으로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난폭한 행동과 과장된 말투로 위악을 부려봐도 소용없자, 그는 도망치듯 친구 찰리 앨버트와 아프리카로 떠난다. 현지에서 만난 안내인 로밀라유는 마치 돈키호테를 모시는 산초마냥 헨더슨을 아르느위 족의 마을로 안내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의 문제인 저수지의 개구리떼를 제거하기 위해 폭약을 사용하다가 수원지를 날려버리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