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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유명한 번스타인의 DG 말러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LP로 재발매된 건 아날로그포닉이 먼저였습니다. 저는 해당 음반 아날로그포닉 LP를 두 장이나 구입했습니다. 번스타인 지휘 말러 1번이 발매되던 때 아날로그포닉 LP에는 약간의 품질관리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구입했던 3번, 7번 LP들도 좀 문제였지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말러 1번의 경우 일부 구간에 성형 오류(약간의 들뜸? 비춰보면 약간 하얗게 얼룩이 진 것처럼 보이는데 바늘이 해당 구간을 지날 때마다 지글거리는 칙 소리가 나는 현상)가 있었습니다. 교환 요청하는 것이 귀찮아서(설명해도 LP에 익숙하지 못한 판매자는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냥 또 동일한 LP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두 번째 구입한 LP에도 약간의 성형 오류가 비슷한 구간에 있었으나 첫 번째보다 덜해서 감상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이때가 2015년이었습니다. 이제 2018년 번스타인의 해가 밝았네요. DG에서는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이라는 기술적 개선을 내세우면서 LP를 재발매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바로 동일한 말러 1번이 재발매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기존 다운로드 쿠폰 대신 과감하게 CD를 포함시켰다는 점 역시 큰 홍보거리였습니다. 아날로그포닉 LP에서 뭔가 아쉬움을 느낀 저로서는 당연히 본사 발매반 LP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습니다.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을 통해서 뭔가 달라진 사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드디어 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일단 원래 오리지널 LP나 아날로그포닉 재발매에서 충실하게 재현해 놓은 내지 해설지가 빠져 있습니다. 원래 LP 뒷면에 'Notes enclosed'라고 쓰여 있는데, 이번 본사 발매분에는 이 문구조차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단가를 절감할 것이 따로 있지, 이런 내지 해설 제작을 왜 포기했는지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음질이겠죠. 그런데 음질은 정말이지 갸우뚱한 수준입니다. 얼마전에 곽영호 씨가 '레코드의 비밀(앨피)'에서 포노 커브의 중요성을 말씀하셔서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이상하게도 아날로그포닉 LP보다도 음의 크기, 생동감, 투명성 등에서 한 참 뒤로 밀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나름 20년 넘게 LP를 수집해왔고 약 1500여장의 LP들을 감상해왔습니다. 회현동 중고 LP가게(특히 리빙사)에 들락거리면서 중고 LP의 세계에 눈을 뜨고 좋은 반질의 오리지널 LP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솔직히 LP 컷팅 기술자와 프레싱 기술자가 LP를 제대로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었습니다. 들쑥날쑥하는 재발매 LP의 품질 탓에 LP 세계에 처음 진입하려는 일반 소비자들은 진정한 LP 사운드를 느껴보지도 못한채 실망만 안고 그냥 이탈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 가장 아쉽네요. DG의 재발매 LP들 중에는 좋은 소리를 내주는 LP들도 많습니다. LP 공백기를 거친 후, 처음 재발매 LP를 하나 둘씩 내놓을 때는 솔직히 DG 본사 발매반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다시 예전의 노하우를 알아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렇게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이란 개념을 들고 다시 시장에 물건을 내놓았음에도 오히려 전작보다 많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동봉된 CD도 크게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 보관 상태가 안 좋아서 금새 열화가 된 것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네요. 알 CD를 넣어주기보다 차라리 내지 해설지를 만들어 넣든지, 가장 중요한 음질에 더욱 신경을 써서 고음질로 마스터링해서 프레싱을 해주던지,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친 LP가 아닌지 하는 아쉬움만 듭니다. 단지 저에겐 또 다른 LP 세계(좋지 않은 사례)를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점에서, 일종의 경험치 증가를 가져다준 고마움(?)이 듭니다. LP 수집가들이 자꾸만 남의 떡을 크게 보거나 현혹에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미 갖고 있었던 LP를 더욱 아껴줄 걸, 괜히 미워하다가 벌 받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