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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흑인들의 리듬앤블루스가 미국에서 전국적인 유행을 탔는데 그 이유가 라디오의 보급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왜 라디오에서 (당시로는) 뒷골목 음악인 흑인음악을 그렇게 많이 틀어줬는지..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그 궁금증이 풀렸다.
음악을 공짜로 마구마구 틀어주는 라디오가 보급되던 당시에는 미국의 저작권협회와 연주인협회가 볼 때 이놈의 라디오라는 게 자기들 밥줄 끊어먹을 위험한 최신 매체였다. 그래서 방송국에 압력을 넣거나 연주를 하지않고 파업을 하는 방법으로 라디오에서 자기들 음악을 틀지 못하게 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음반업체가 넵스터나 소리바다를 보는 시각이랑 비슷하다. 하지만 그런 저작권/연주인 협회는 백인들의 음악을 주로 보호해주는 백인기득권이었고, 상대적으로 흑인들의 음악은 저작권이 없었다. (많은 백인 가수들이 흑인 음악을 뺏어서 불렀다. 영화 "드림걸스"에도 이런게 잠시 나오더라.) 손가락 쪽쪽 빨던 라디오 방송국은 저작권 부담이 없는 "신나는" 리듬앤블루스를 아주 "신나게" 틀어댔다.
사랑과 춤을 노래하는 리듬앤블루스는 2차대전이 끝나면서 미국 젊은이들에게 큰 유행을 탔다. 이것이 50년대 록큰롤의 열병으로 바뀌었고 또 60년대로 가면서 진정한 저항정신을 가진 록문화로 발전했으니...백인 저작권협회와 연주인협회 아자씨들...미안해요 몰랐어요. 늦었지만 정말 고마워요.
100쪽 짜리 작은 책이지만 알짜 내용에 은근히 재미있는 글빨로 기차안에서 후다다닥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비싼 커피를 먹었지만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책이 3,300원이라는 죽여주는 가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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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얘기들도 있는데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서 리듬앤블루스 얘기보다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에디슨이 만든 축음기에는 원통형 레코드가 들어간다. 이 원통형 레코드가 원판형 레코드보다 음질이 훨씬 좋았지만 음악 수요자들은 마지막에 원판형 레코드를 선택했다. 원판이 원통보다 대량생산이 더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장은 음질을 포기하고 대량생산을 원했다.
회전수가 78rpm(SP), 45rpm(EP), 33.3rpm(LP)으로 가면서 레코드 시장 뿐만 아니라 음악의 장르도 같이 재편되었다.
전쟁터 군인들이 듣던 휴대용 전축이 상용화되면서 젊은이들은 바깥에 나가 끼리끼리 좋아하는 음악을 들게 되었다. (그전엔 거실에서 인상쓰고 있는 아빠한테 허락을 받아야 고가의 전축에 손댈 수 있었다.)
집에서 누구나 녹음할 수 있는 카세트 테이프가 60년대에 보급되면서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음악이 유행하게 되었다. 빨간 "Record" 버튼만 누를 줄 알면 누구나 데모테이프를 만들어서 음반사에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LP에서 CD로 또 MP3로 음악 매체가 바뀌면서 음악을 듣는 문화도 어떻게 따라 바뀌는지..등등등 얘기들.
음악의 흐름을 인물, 사건에 따라 풀어쓴게 아니라 "음악을 재생하는 매체"의 변화에 따라 풀어쓴 책. 가볍지만 재미있다. |
| 그의 이름은 "金土日" 잘은 모르지만 예명일 것 같고 실명이라면 이름을 지어주신 누군가는 센스가 대단하신 분인 것 같다. 이름 속에 담긴 어떤 유머감각처럼 저자는 딱딱하고 어려운 말을 늘어놓으며 잘난척하지 않고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물론 저장매체에 대한 전문용어는 생경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이 분이 얕은 지식으로 이런 글을 쓰고 있진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5년 현재 적어도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악 재생 도구는 단연 mp3일 것이다. mp3나 p2p 프로그램과 관련된 저작권 논쟁에서부터 소리의 문화사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소리' 자체에 대한 역사가 아니라 LP, (FM 라디오)카세트테이프, CD와 같은 소리 저장매체에 대한 역사이다. 역사가 반복되듯 새로운 저장매체의 등장과 그에 따른 갈등 구조는 비단 지금의 mp3와 관련된 논쟁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저작권 논쟁을 풀어가기 위해 저장매체의 역사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축음기를 발명한 것은 에디슨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당시에 발명된 재생도구가 그것 하나였던 것은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경쟁했던 것이다. 그러한 경쟁에서 이긴 것이 지금 우리의 기억 속에 가장 뚜렷하게 살아있다. 그때는 자본주의가 태동할 때였고 그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다고 여기는 것은 돈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장에서 좀 더 손쉽게 많은 물건을 찍어내려면 찍어내기 쉽고 운반하기 쉬운 모양이어야 했다. LP판은 원판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이 통념이지만 막 등장했을 당시에는 원통형도 있었다고 한다. 원판모양이 자본주의의 경제구조에 부합했기 때문에 원통형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소리의 문화사에 있어서도 전쟁이 끼친 영향은 크다. 암호 해독을 위해 만들어진 기기들이 미국의 음악들을 세계에 전파시키게 되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녹음할 수 있는 테이프는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알아주었다. 이때 지금의 mp3 저작권 논쟁과 같은 갈등이 벌어지게 된다. 미국의 백인을 대표하는 예술인 집단은 일체의 음악활동을 하지 않은채 파업에 돌입했지만 이는 힘없던 언더그라운드의 흑인 음악가들이 밖으로 나오게하여 결국 자신들만이 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를 계기로 R&B 같은 흑인 음악이 미국에서 유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소형 라디오나 워크맨 같은 것들은 휴대할 수 있게 되어 젊은이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곧 음악과 젊은이들의 문화를 연결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어 등장한 CD는 보관의 영구성과 음질의 우수성을 내세우며 테이프보다 두배나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었지만 사실 보관상의 문제도 드러났고 가격이 두배나 될 정도로 음질이 뛰어나지도 원가가 비싸지도 않다고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 한가지는 저장매체와 재생도구의 공생관계이다. 전자기기 분야의 큰 회사들은 레코드회사를 함께 가지고 있곤 했다. 뉴미디어가 등장하면 고가의 플레이어를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또 이렇게 고가의 플레이어를 먼저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고 그들의 취향을 따라가다보니 LP로 되어있는 클래식 레이블을 CD로 복각해서 판매함으로써 별다른 생산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또 다시 큰 수익을 올리는 식이었다. 이런 공생관계를 깬 기이한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 mp3이다. LP, 테이프, CD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mp3 파일은 형태가 없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mp3 파일을 주고받다 보니 '음악에 대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는 그 사람들이 mp3 공유 때문에 음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주장대로 mp3 플레이어는 만들어 팔았지만 워크맨이나 CD플레이어 때처럼 음반을 함께 팔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덧붙이자면 인터넷 자체가 정보 공유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p2p 프로그램 같은 것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다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2004년과 2005년에 미국의 통계를 보면 음악과 관련된 저작권에 의한 수익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저작권자들이 핸드폰 벨소리나 컬러링, 미니홈피 배경음악 같은 것을 통해 거둬들이는 저작권료는 충분히 많을 것이다. 플레이어가 소형화되어 언제어디서나 휴대할 수 있게 되고 우리 주위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음악이 더 우리 삶에 가까이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음악이 우리 삶과 밀접해지면 결국은 지금은 화내고 있는 저작권자들에게도 좋은 일일텐데 왜 그렇게 덮어놓고 화만 내느냐고 저자는 말하는듯 하다. |
|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소리의 문화사 - 축음기에서 MP3까지」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레코드 미디어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어 보고자 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다. 하지만 읽는동안 머리 속에서 계속 맴맴도는 것은 ''온고지신'' ''타산지석''이라는 사자성어였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단지 축음기에서 MP3까지 소리가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시간적으로 나열하기만 한것이 아니라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그것을 발명한 사람들 조차도 예측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회적 문제가 함께 발생했던 상황 또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바로 ''소리바다''나 ''벅스뮤직''과 같은 저작권 문제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사실로 부터 현재를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이 책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저작권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리''의 역사를 통해 찾아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레코드 미디어의 발전과정을 보면서 특히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표준화와 대량화이다. 알다시피 표준화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만큼 중요한 문제인데 처음 축음기가 발명되어 생산에 들어갔을 때부터 표준화 문제가 나타났다. 에디슨과 벨에 의해 만들어진 포노그래프, 그래포폰은 원통형(cylinder)이었고, 에밀 벌리너의 그라모폰은 원반형(disc)이 었는데 소리의 기록과 재생 기능에서 원통형이 더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준화가 된 것은 원반형이 었다. 마치 비디오테이프의 표준화 경쟁에서 베타 규격이 VHS에 밀린 것처럼 말이다. 원반형이 원통형보다 대량 생산이 쉽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산업혁명 이래로 ''대량''이란 말은 대중화 혹은 일상화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음악 산업에서도 이점은 마찬가지였다. 같은 이유로 카세트 테이프 경쟁에서도 필립스사의 컴팩트 오디오 카세트가 릴투릴 테이프를 물리치고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점은 바로 미디어의 진보가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다. 축음기가 발명된 이래 레코드 미디어의 음질은 개선되고 용량은 확대되어 점점 편리해지고 있지만 라디오와 공테이프처럼 새로운 미디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일도 있다. 공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때문에 저작권자와 연주자들이 방송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그 틈을 타 비주류 였던 록이나 리듬앤 블루스가 주류로 편입했다. 그리고 공테이프의 발명은 제3세계까지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했고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테이프는 음반업계의 공공의 적이 되어야만 했다.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역사는 진보한다 혹은 돌고 돈다라는 말은 둘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소리의 역사에 있어선 그렇다. 저자는 MP3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반복이라는 표현을 했다. ''소리바다''로 대표되는 저작권 문제는 고속 통신망이 급격하게 대중화 되면서 P2P와 MP3 플레이어를 통해 MP3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발생하게 됐다. 철학자 하버마스의 말대로 기술진보가 사회의 변화를 규정하는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그 옛날 라디오와 공테이프가 등장했던 시절처럼 오늘날 음악적 환경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지난날의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그 누구도 라디오가 음반업계를 망친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에도 라디오와의 공생을 통해 정상을 향해 나아갔던 캐피털(Capital)이라는 레코드사처럼 시대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그동안 기술발전을 통한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진보의 역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기대하게 한다. ''소리의 역사''를 살펴 보면서 그 말미에는 대중들의 권리가 향상되는 쪽으로 귀결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을 과거의 역사에서 찾아보는 것은 분명 유익한 일 일것이다. 비록 망각속에서 반복된다 하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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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고 항상 그 유래와 역사에 대한 궁금증에 갈망하던 차에 생각보다 많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작아서 가격도 부담없었지만 생각보다 좋은 내용이 많다. 축음기와 레코드로 대표되었고 꽤 오랫동안 그것에 의해 지배되었던 시대을 지나 실체가 없는 파일에 의해 점령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그것이 좋고 나쁨을 떠나 매력적이냐는 물음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나는 오히려 향유할 수 있는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지금이 오히려 좋은 시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