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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소한, 사소한 일상이야기.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책~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
리트머스 종이가 될 때가 있었다. 슬픔에 온몸을 적시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는 그런 때가 있었다.-p8 오늘 내게 물든 색은 무엇이었는지를 더듬어 기억했다. 그 색에 따라, 그 온도에 따라 내 세계에 바람이 불었고 햇빛이 비췄고 물리 쏟아졌다가 얼어붙었다고.-p9.10 우리는 스치듯 겪더라도 인연을 만나면 그게 인연인 것을 안다. 인연을 만나면 한순간에 마음의 온도가 달라진다. 그 인연을 붙잡아 온몸을 열면 인연이 존재 안으로 흘러들어와 그 존재가 사는 공간의 온도를 바꾸고 공기를 바꾼다. 낭만이란, 그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다시 되새김하는 것이다.-------------------------------------------p14 자식이 부모를 보며 마음 아픈 순간은 부모가 약해지는 걸 느낄 때라고 했다. ---------------------p27 어머니가 서 있는 길엔 너무 많은 깡통이 널려 있어서, 어머니는 또 성이 나 있었다. 어머니는 발끝에 차이는 불만들을 여자에게 차 넘겼다. 피곤이 진액처럼 흘러나와 디딘 자리마다 거리를 적셨다.---------------------------------p30 이렇게 회색 공기를 마시며 눈뜨고, 회색 공기를 뱉으며 잠들어도, 마음속 한구석에 작은 숲이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 로즈메리 화분은 한 뼘이 채 안 되었지만 여자 마음속 광활한 숲이 사라지지 않게 해주는 비밀이 되었다.-p32 이제는 굳이 새로운 사람을 알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누군가 내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이런 게 나이 드는 걸까.-----------------------------------------------------p34 어디서든 '눈치 없는 새끼' 하나는 지구 불변의 공동체 법칙일까.------------------------------p35 오늘은 딱 저런 고양이가 필요한 날이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가만히 날 지켜봐주는 시선. 먹을 걸 안 줘도 옆에 있어주고 옆에 있어도 꼬리 치지 않으면서.----------------------------------------------p40 아마 우리는 평생토록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간극이 가끔은 마음을 외롭게 하지만,----------------------------------------------p42 너는 나의 어디에 뿌리를 내렸니.---------------------------------------------------p56 표현하지 못할 마음이면 버리는 것이 낫다.--------------------------------------------p60 좋아한다는 건 상대의 모든 걸 갖고 싶은 거래요. 사랑한다는 건 상대에게 모든 걸 주고 싶은 거구요.----------------------------------------p61 나는 네가 말하는 의미들이 너무 좋다.------------------------------------------------p62 어둠을 타고 방울방울 이 마음이 흘러가다, 자고 있는 네 꿈속에 스며들면 좋겠다.-------------------------------------------------p69 내가 너의 인생에서 두 번째라면 난 네가 필요 없다. 나는 겨우 두 번째가 되기 위해서 너에게 웃고, 마음을 주고, 내 하루의 여백을 너로 채운 것이 아니다. 기쁨보다 외로움이 더 크다면 사랑 따위 하고 싶지 않다.------------------------------------p71 마음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글자로서 눈으로, 생각으로 흘러들어올 뿐이다. 둘 사이에 생긴 틈에 단어 단어가 쌓이고, 가깝고 싶었던 마음은 더 외로워진다. 말이 아니라 따뜻한 품이 필요한 것이다. 이해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길에서 다친 작은 동물처럼 조심스레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p72.73 우리는 중요한 무언가를 인생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만난다.' 어떤 우연한 사건처럼. 지나가는 길에 치우지 않으면 더 나아갈 수 없는 방해물처럼 인생의 어느 순간에 공중에서 떨어지는.---------------------p84 사랑에 파르르, 젖고 싶었다. 문제집은 너무 건조했다.-------------------------------------p89 말이 빈 순간마다 A는 몸을 채웠다. 내가 비어 있지 않도록 그는 계속 살을 맞대었다.---------------P108 사람은 자기가 비워줄 수 있는 자리만큼만 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이란 걸 나중에 깨달았다.--------p110 우리는 바이오리듬이 안 맞는 상대였다. 드라마를 찍기에 딱 좋았다. W는 나에게 개새끼였다가 사랑이었다가 개새끼였다가 사랑이기를 반복했고, 헤어짐의 시기에도 그 바이오리듬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나는 그를 버리고 가려고 택시를 잡았다가 그에게 가려고 택시를 잡았고,--------------------------------------P124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을 보내고 또 그 사랑이 언젠가 다시 찾아오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나 나는 헤어짐의 장면을 그대로 잘 보존해둔ㄴ 것이 대부분의 경우에 더 나은 일임을 알았다. 지나간 것은 이미 미화되었기에 우리는 그때보다 더 예쁘게 사랑할 수 없다. 머릿속에 필름이 여러 통 있는 것을 축복하는 편이 더 낫다.-----------p129 나는 연필을 그렇게 멋지게 정의한 글을 본적이 없다. 지하에서 자란 광물과 지상에서 자란 식물이 서로 안은 것. 4B의 연필심을 가진 사람은 물성이 무르고, 관찰한 것의 명암을 더 진하게 그려내고, H의 연필심을 가진 사람은 획이 날카롭다. 생각컨대, 나는 아마도 . B에 가까운 심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오늘의 나를 내일의 자리로 한 눈금 옮겨두기 위해서, 그렇게 계속 쓰고 싶다.-------------------p135.136 누군가에게 사랑은 헌신을, 신성함을 뜻하는 것이다. 파괴를 이야기하는 문장도 있었다. 이런 문장을 올린 이들은 질투와 시기, 초조함을 사랑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언어를 쓴다.--------------------------------------------------p137.138 기억과 가장 가까운 것은 냄새다. (중략) 코끝에서 시작해 머릿속에 재생되는 영상 속에 그 집의 이불, 그집의 부엌, 작은 증조할머니도 함께 담겨 있다. 냄새는 기억 속에 넣은 줄도 몰랐던 것들을 다시 불러낸다. 가을 냄새 한 줄기에 수많은 것이 스친다.----------------------------------------------------p140.141 인간은 이것저것 먹고 쓰는 데 돈이 든다. 먹고 쓴 걸 치우고 버리는 데도 돈이 든다. 소비하고 치우기 위해 태어난 동물 같다.-------------------------------------------------------------------p152 현실이 제일 비현실적이다.-------------------------------------------------------p153 나는 내 모든 순간의 주인이고 싶다. 일을 만들며 배운다는 것은 끊임없이 내가 못하는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p169 예전부터 나는 머뭇거림 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 것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불안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면 스스로 확신을 만들면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다가가보니 그건 단순한 불안이 아니라 복잡한 불안이었다. 확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없다.-------------------------------------------------p187 누군가를 온전히 보내지 못한 사람은 상실의 시간 안에 갇힌다.-------------------------------p211 길었던 숨길이 한 뼘 한 뼘 줄어드는 시간이, 인생.---------------------------------------p214 다르게 살 길을 열려면 이링공뎌링공 살아도 '굶어 죽진 않는다'는 낙관 혹은 배짱 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p218 추모와 아우성. 이런 경험들 후에 우리에게 남는 건 무엇이 될까 궁금하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허무함이 남을까. 혹은 목소리를 내면 변하는 것이 있다는 신뢰가 남을까.---------------------------p224 어른이 되면 근사하게 말하는 능력만 는다.--------------------------------------------p230 어설픈 위로보단 소소한 행복으로 내 삶을 채우는 방식을 더 받아들이고 싶다. 퍽퍽한 삶 곳곳에 소소한 행복이 뿌려지길 바란다. 내 친구는 그걸 '밤빵에서 밤을 찾는 일'이라고 비유했다. 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퍽퍽한 빵이 더 많다. 그래도 그 안에서 밤을 찾아 먹는 게 꽤나 재밌는 일이다.-----p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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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치듯 겪더라도 인연을 만나면 그게 인연인것을 안다. 인연을 만나면 한순간에 마음의 온도가 달라진다. 그인연을 붙잡아 온몸을 열면 인연이 존재 안으로 흘러들어와 그 존재가 사는 공간의 온도를 바꾸고 공기를 바꾼다 낭만이란 이런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다시 되새김하는것이다, 책 내용중에 정말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많아 한줄 썼습니다 일러스트와 내용이 너무 잘 와닿는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