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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부 아프리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유량
"동남부 아프리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유량" 내용보기
우리는 아프리카를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위치도 한몫하지만, 더 중요한건 우리 교과서, 언론매체, 문헌 등에서 아프리카가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가 인류의 출발점이었고, 아프리카의 면적이 유럽, 오세아니아보다도 크며, 열대지역, 사하라사막 말고도 엄청 지리적으로 넓고 다양하다는 점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알게 되었다
"동남부 아프리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유량" 내용보기


  우리는 아프리카를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위치도 한몫하지만, 더 중요한건 우리 교과서, 언론매체, 문헌 등에서 아프리카가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가 인류의 출발점이었고, 아프리카의 면적이 유럽, 오세아니아보다도 크며, 열대지역, 사하라사막 말고도 엄청 지리적으로 넓고 다양하다는 점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알게 되었다는 듯 놀란다. 이렇게 아프리카에 무지하다 보니 일부 편견이 아프리카 전체 이미지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편견은 단편적 지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몇년 전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하자, 서아프리카가 아니거나 타 대륙에 거주하는 이들도 단지 '아프리카인'이라는 이유로 잠재 위험인자로 분류하고 입국을 철회하는 일이 발생했다. 게다가 올해 동계올림픽 중계 때 "아프리카 사람들이 눈구경 못해봤을 것"이란 한 방송인의 발언이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근거없는 '에볼라 괴담' 인터넷 확산…'아프리카 편견' 우려

http://m.news.naver.com/read.nhn?oid=437&aid=0000048138&sid1=102&mode=LSD





  저자는 어릴때부터 지리를 좋아했고, 지리학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저자는 서문에서 <분노의 지리학>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앞서 언급한 것과 관련한 아프리카에 드리워져 있는 암흑, 편견의 이미지를 타파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을 직접 경험하면서 아프리카를 잘 모르는 우리에게 편견을 극복하고 좀 더 아프리카에 관심을 촉구하고자 여행을 떠나고 글을 쓴 것이다. 저자는 총 3차례의 동남부 아프리카의 곳곳을 여행한 뒤 이를 정리하여 포토 에세이로 엮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까지

저자는 동남부 아프리카 총 7개국의 이곳저곳을 '유랑'했다.




  저자는 동남부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주목하면서 여행을 다니는 모습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일반적인 인식만이 아닌, 때로는 낮은 곳, 소외된 곳, 미처 인식하기 힘든 곳을 주목하면서 동남부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을 인문지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여러 사진을 통해 동남부 아프리카 여러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편견을 깨뜨리는 일화를 소개해주면서 아프리카에 대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려 한다. 



  탄자니아 청년은 이링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봉사자들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봉사가 그들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스럽다는 점에서다. (...) 나와 독일 청년은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독일 청년이 그에게 어느 부족에 속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수쿠마(Sukuma), 니암웨지(Nyamwezi), 차가(Chaga) 같은 부족 이름을 예상했다. 그러나 대답은 이랬다. "I am Tanzanian." 부족이 아닌 탄자니아 국민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었다. (...) 출신 부족으로 평가받는 관행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란다. 이제는 탄자니아가 부족 간 갈등을 넘어 하나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 또한 덧붙였다.(p.308)




옥수수로 만든 음식이 동남부 아프리카에서 널리 주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전에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이란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주목한다. 저자는 동남부 아프리카의 여러 여행 장소를 다니면서 꼼꼼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경관의 형성과정에 관심을 가진다. 게다가 현지에서 지리 전문서적을 구해서 자연환경과 인간생활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규명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저 떠돌면서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여행 장소를 선정할 때부터 장소에 가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모습, 다녀온 뒤 이렇게 책으로 엮는 과정이 저자의 지리적 시선, 지리적 통찰력 덕분에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남부 아프리카의 지도를 꽤 봤지만 이렇게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자연환경의 특성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를 고민해 본 적이 없어서, 저자의 시선이 더욱 신선했다.



  <Namibia - Fascination of Geology>(Grunert,2014)를 보면, 광대한 나미브 사막을 형태학적으로 크게 4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북쪽에서부터 스켈레톤 해안, 자갈 또는 나미브 평원, 대모래바다, 고립된 사구 벨트와 자갈 평원. 이 구분에 의하면 '자갈 또는 나미브 평원'과 '대모래바다'를 구분하는 해안지역에서의 경계는 두 가지다. 첫째는 월비스베이를 향해 북서쪽으로 흐르는 쿠이제프강, 둘째는 스바코프강이다. 위성지도를 보면 나미브 사막의 붉은 사구는 쿠이제프강을 만나 크게 잦아들고,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늘어선 3~5km 폭의 해안사구는 스바코프강에서 잦아든다. 즉 월비스베이와 스바코프문트는 형태가 다른 두 사막의 경계점이다. 따라서 두 도시는 항구도시로의 발달 가능성과 평원을 통한 나미비아 국토 중앙으로의 접근성이 높은 곳이다. (p.116)


스바코프문트, 월비스베이 도시 입지에 이런 자연배경이 있었다니..

저자는 그냥 정처없이 아프리카를 유랑한게 아니다.

이렇게 전문도서를 읽어보고 자연지리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다면 왜 오카방고 델타는 내륙에 삼각주를 만들게 된 것일까? 정답은 남부 아프리카 지질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원래 오카방고 강은 현재와 같이 보츠와나에서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동쪽으로 흘러 인도양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각변동으로 만들어진 단층이 강을 가로막았던 것이다. 결국 강은 흐르지 못하고 보츠와나에 갇혀 거대한 호수를 형성했다. 이후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호수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기후가 이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p.136)



  맛있게 밥을 먹고 식당 안에 있던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그런데 주인이 나를 보고는 그저 웃는다. 세면대 앞에 현지어로 쓰여 있던 문구가 무슨 의미인지를 물어보았다. 손을 씻지 말라는 뜻이란다. 뒤늦게 사과를 했다. 건기라 물을 아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해 주는 주인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p.164)



  내가 로지족에 주목했던 이유도 이들의 문화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문화의 주체는 명확하게 구별되는 건기와 우기에 적응한, 범람원상의 로지족이다. 이들은 홍수에 대비해 언덕을 만들거나 운하를 건설하고, 시기적절하게 농축산업 또는 어업에 종사했다. 왕의 거주지가 건기와 우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상호작용의 결정적인 증거였다. 건기에는 왕이 범람원의 한가운데 있는 레루이라는 마을에서 살지만, 우기에는 범람원보다 높은 지대의 큰 마을 리뮬룬가에 산다. 우기가 되어 왕이 레루이에서 리뮬룬가로 이동하는 쿠옴보카(Kuomboka) 행사는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의례다. 쿠옴보카란 로지어로 'to get out of water'라는 뜻이다. (p.222)


잠비아 서부의 잠베지강은 건기와 우기의 수량 차이가 크다.

우기엔 위 지도상의 초록색 범람원이 모두 잠기고 건기에는 육지로 드러난다.

그래서 우기와 건기에 왕이 사는 곳이 다르고, 왕의 이동이 사람들의 주요 행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정말 흥미로운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지역을 어떻게 기술(description)할지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아프리카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자 한다. 저자는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타파하고자 여행을 떠났지만, 서문에서도 '이 글 자체가 또 하나의 편견일 수 있다'고 전제한다. 왜냐하면 아프리카가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도 객관적으로 위험할 확률이 높은 곳도 다른 대륙보단 많고, 그래서 다른 여행자들보다 용감하고 도전적으로 보이는 저자 역시 어떤 상황에서는 치안 불안을 걱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 중에 사기, 불행 등을 겪으면서 저자도 편견이 생기려고 하는 모습도 있다. 그럼에도 성급한 일반화보다는 최대한 객관적인 서술을 하고자 마음을 다잡는 저자의 태도가 느껴졌다. 나도 지리교사로서 단편적으로 알고있는 지식을 일반화여 지역을 기술하려고 했지 않은지, 나를 되돌아보았다. 문제는 얼마나 지역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역 정보를 수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느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잘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거동이 수상한 청년이 코앞으로 다가오더니 내 몸 이곳저곳을 기분나쁘게 치면서 알 수 없는 말로 소리쳤다. 참다가 결국 이성을 잃고 그 청년의 멱살을 잡았다.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 보츠와나의 이미지를 한 청년이 망쳐 버렸다. 청년은 어디론가 가 버리고 그 자리에서 숨을 한참 고르고 나서야 다시 버스로 갈 수 있었다. (...) 그리고 다시금 깨닫는다. 역시 이렇게 짧은 시간으로는 한 지역에 관한 서술이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디까지가 단편적이고, 어디부터가 일반적인가. (p.147)






  구글지도에서 사진, 스트릿뷰, 장소 정보도 전혀 수록되지 않은, 우리나라 어떤 사람도 가보지 않았을 것만 같은 곳까지 둘러본 저자의 용기와 도전 정신이 귀감이 될 만했다. 동남부 아프리카의 구석구석까지 돌아다니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행을 다니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부제는 '포토 에세이'이지만, 사진과 짤막한 감상만 실린 여타 포토 에세이와는 다른 장르이다. '지리' 포토 에세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도 자연지리, 인문지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고민하면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지리적 해석을 사진과 함께 실었으며, 자신만의 직관적 해석과 여러 전문서적을 참고한 것들이 교차하면서 내용의 깊이도 빠뜨리지 않았다. 동남부 아프리카에 관심이 있는 사람, 여행을 가고자 하는데 잘 모르고 무서워서 걱정인 사람, 또한 지역을 이해하고 기술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r*****0 2018.05.12.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