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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서 편식이 심하다. 책을 좋아하지만 관심없는 분야의 책은 말그대로 관심이 없다. 선호하는 장르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여행서적이다. 내가 미처 몰랐던 것인지, 최근 여행이 보편화되어 다양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요즘 접하는 여행서적도 참으로 다양하다. 뭐니뭐니해도 여행작가가 직접 여행하면서 쓴 여행수기가 제일이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풍성하게 담은 책도 유용하지만, 작가가 직접 여행하면서 쓴 일기같은 여행책은 나도 그곳으로 데려다준다.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여 항상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성격상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래서 서른이 되면서 없는 용기를 짜내어 여기 저기 다니기 시작했다. 사진찍고 직접 인화하여 앨범에 꽂아놓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고도 직접 겪은 일마냥 추억하는 재주가 생겼다.
몇 년 전 친구와 몽골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다. 사실 친구가 간다고 하기에 부랴부랴 숟가락 얻어서 같이 갈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몽골 여행이 쉽지 않았다. 자유여행은 더더욱 힘들고 패키지로 가더라도 씻거나 이동할 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등... 하여간 그 당시 20대였던 나의 여행 기준에 너무 동떨어진 얘기라 아쉽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그 때 내가 참 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동안 휴대폰이 없이 어찌 지내며, 샤워도 제대로 못하면 어떻게 하냐며 깔끔은 혼자 떨고 앉았던 내가 우스웠다. 30대가 된 지금은 충분히 그렇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의 도시라곤 수도인 울란바타르 밖에 몰랐는데 진짜 몽골을 보려면 그 외 지역을 둘러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의 구성도 하루, 이틀, 날짜 순으로 되어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직접 찍은 사진과 때때로 이해를 돕는 시각자료들로 무슨 말인지 몰라 해매는 것 하나 없이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우와... 30대 노처녀 감성에 맞지 않게 공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집중도가 최고였던 것 같다. 촬영이 금지 되어 있는 공룡화석 사진까지 실어주셔서 얼마나 감동스러웠는지 모른다. 몽골이 공룡의 땅이었다니...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몽골의 공룡박물관...ㅠㅡㅠ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는 바다가 있어 좋긴 하지만 바다 방향을 빼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정감이 있어 좋기도 하지만 평생을 갇혀 살다보니 뻥 뚫린 러시아 들판을 봤을 때 내 속도 뻥 뚫렸던 기억이 있다. 그 때이후로 시야가 탁 트인 곳에 가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는데 몽골을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책에 나온 사진들은 하나같이 뻥뻥~~ 뚫린 시야를 자랑했다. 그 사진 속에 있는 분들이 너무나 부러운 순간이었다. 몽골에 대해 정말 아는 바가 없었는데 몽골 문화, 지리, 역사 등 소소하게 알게 된 것이 참 많았다. 앞으로는 절대 몽고라고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가끔 몽골 여행을 하고플 때마다 책을 또 보고 또 보고 몇 번이고 더 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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