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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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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멎었다고 생각되어 교회에 갔다. 그곳에서  작은 화분들 햇살 그리고 새들이 멱을 감는 물통을 보고 돌아온 후 욕조에 들어가 심장 소리를 들어보기로 한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욕조의 물속으로 몸을 누이고,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 거죠. 욕조에 기대어, 물결이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리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 심장이 마구 뛰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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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멎었다고 생각되어 교회에 갔다. 그곳에서  작은 화분들 햇살 그리고 새들이 멱을 감는 물통을 보고 돌아온 후 욕조에 들어가 심장 소리를 들어보기로 한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욕조의 물속으로 몸을 누이고,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 거죠. 욕조에 기대어, 물결이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리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 심장이 마구 뛰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에이미 햄플의 '리즌 투 리브, 사는 이유'의 첫이야기, '욕조에서'의 마지막 단락이다. 두페이지 가량의 초단편인데 . 소설이라기보다 시이고, 차라리 그림이다 싶다. 처음부터 짧고 강렬하다.

 

할리와 전 남자 친구, 이 둘은 마주앉기만 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그들은 서로의 약점과 결점을 모두 알고 있어서, 상대의 기를 죽이는 데 불과 10분의 2초면 충분하다. 할리는 그 친구를 만나는 게 마치 해변의 일몰과 같다고 한다.’ 햄플이 그린 두번째 이야기 중 한 구절이다. 누군가와 연애 시절, 한 시점에서 해보았던 배틀이 떠올라 웃고 말았다. 그녀의 유머는 수준급이다. 짧고 강렬하게 벌침처럼 찌르고 사라졌다. 하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는다. ‘오늘 밤 만남은 할리가 부탁해서 하기로 한 거니까가 끝나갈 무렵,,, 저절로 알아버리고 말았다.소개팅에 나간 나의 마음이 향한 지점을 말이다.... 햄플이 단 한마디도 정확히 말해 주지 않았는데도... '훅'하고 아프게 그 마음이 박혔다.

 

앨 졸슨이 묻힌 묘지에서를 다 읽고 나서는 좀 쉬어 가야했다. 수화를 배웠던 침팬지의 그 주름진 우아한 손동작, 유창해져 버린 슬픔의 말들에 대면하던지 도망가던지 선택해야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짧은 문장, 간결한 표현으로 가장자리만 이야기한다. 그런데 독자를 중앙 지점에 어느새 툭 떨구어 뜨리고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 이거였던 거야? 그런 거였어...  이것이 햄플의 언어 작동법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되도록이면 밤 시간에 철저히 혼자 있을 때 읽어보길 권한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것들, 아파서 차마 다시 꺼내 보지 못했던 것들이 소환되어 표정관리가 힘들 수 있으니까. 그러고 나서, 당분간 아플 수도 있다. 동시에 치유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왜 사는가 하는 삶의 이유도 응시하게 된다. 소설인지 심리치료서인지 혼돈된다. 아마 둘 다 일거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기존에 없었던 언어방식에 있다. 읽는 내내 더 매료된 이유는 에이미 햄플이 세밀하게 짜놓은 날실 씨실의 언어 망에 걸려들어 이제까지 문학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신기한 경험을 했기대문이다.새로운 문학적 경험이 나에게만 충격적이었던 건 아닐거란 단언을 감히 해본다.

d****p 2018.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