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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상처받지 않는, 적당한 거리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지난여름이다. 독서와 강연 동호회에서 만났다. 조용해 보이던 작가님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글을 쓰고 있었는데 몇 개월 후 정말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녀의 꿈이 현실이 된 것을 축하한다.
내담자와의 상담 사례를 통해서 그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 담겨있다. 내담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심리적 불안감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전문 상담가를 찾는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부터 상담은 시작되는 것 같다. 잘 들어주는 것. 눈물이 날 때는 이야기를 멈추고 그냥 울도록 자리를 비워주는 것.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상담사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심리상담사가 하는 일을 조금 알게 되었다.
책의 제목을 왜 '적당한 거리'로 했을까. 요즘 대부분의 책은 눈길을 끌기 위해서 자극적이고 어느 한쪽에 편중되는 식이다. 적당함이 주는 어감이 나름대로 합리적이지만 독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문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온화한 색감에 자극적이지 않은 편집은 부담 없이 책을 읽기에 괜찮았다.
감정 일기를 작성해보라는 그녀의 제안이 눈길을 끈다. 나도 매일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고 있고 어떤 일들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다. 훗날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제안은 방법적으로 명확하다. 문장 하나마다 감정을 표시하라는 것. 이를 통해서 감정 속에 반영된 자신의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아래처럼.
예) 승진에서 누락되었다.(화남, 절만, 우울감, 억울함)
내가 최근에 처한 상황을 적용해볼 만하다.
책 마지막 장에 그녀가 말하는 메시지가 있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랄까? 현대 사회의 무수한 정보와 시각적 자극 속에서 고유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나에 대한 개념을 스스로 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사회가 나에게 매긴 순위에 굴복하며 살아가거나 타인이 나에게 씌우라는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면 개인의 진정한 행복은 머나먼 일이 될 것이다. 자기 인생의 VIP가 되는 일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에세이와 심리상담 입문서 두 가지가 절묘하게 녹아있다. 책을 읽다 보니, 그녀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되면 잠실에 있는 작가님의 상담소에 가보고 싶다. 나도 말하지 못하는 인생의 고민거리가 제법 있지만, 쉽게 오픈하지 못한다. 강한 남자이기에, 책임감 있는 남편이기에, 든든한 아빠여야 하기에 '남자의 속마음'을 말하는 것이 사실 익숙하지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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